바캉스 손맛 <1>휴가 막간에 즐기는 가족낚시 요령

피서지에서 섣불리 낚시장비를 꺼내들다간 ‘또 낚시냐’라는 핀잔 듣기 일쑤다. 자연스럽게 가족들이 낚시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사전 작업이 중요하다. 일단 저녁식사를 마치고 한숨을 돌린 후 가까운 방파제로 나들이 가 보자. 이는 지금까지 다소 무료해 있던 가족들에게 낚시의 재미를 일깨워 주기 위한 것이다. 여기서 곧 낚시할 수 있다는 기쁨에 들뜨면 곤란하다. 되도록 무심한 척, 가족들을 위해 나서는 척 해야 가족들의 호응을 받을 수 있다.
밤낚시는 이런 의도에 가장 잘 어울린다. 그렇지 않아도 마땅히 할 일이 없는 피서지에서의 밤은 아무리 재미있다고 해도 곧 시들해지기 십상이다. 그래서 평소와는 달리 관심을 보이지 않던 것이라 할지라도 객기(?)로 덤벼드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가족과의 밤낚시는 이러한 객기를 십분 활용해야 한다. 처음 가보는 장소, 처음 잡아보는 물고기는 그들에게 가장 좋은 추억거리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기본 장비와 필수 품목 마련하기
자신의 장비는 차치하더라도 우선 가족들의 장비부터 갖춰 보자. 어차피 일회용으로 쓸 요량이라면 가까운 낚시점에 들러 아내를 위한 민장대, 아이들을 위한 손낚시 채비를 구입해도 좋다. 하지만 종종 가족과 함께 낚시를 즐기려는 마음이 있다면 장비 마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민장대 낚시나, 릴과 함께 판매되는 원투낚싯대를 구입하는 것이 비용 면에서는 가장 싸게 먹힐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봐서는 좋지 않다. 원투낚시의 경우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가 힘들뿐더러 지루해 할 수 있다. 또한 생미끼를 써야 하기 때문에 지렁이류의 미끼는 여자나 아이들이 만지기 힘들어 한다.
가장 좋은 선택은 저렴한 루어대와 릴을 구입하는 것이다. 저렴한 지그헤드와 웜세트를 구매하면 채비도 간단한 뿐더러 낚시 재미도 덩달아 느낄 수 있다. 또한 이 채비로는 방파제에서 노래미나 우럭, 볼락 같은 고기를 심심찮게 낚아낼 수 있으므로 낚는 재미도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이다.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는 막 쓰는 루어대 가격은 3~5만원 선이며, 릴 가격도 2~5만원 선에서 장만 가능하다. 지그헤드와 웜세트도 1~2만원이면 적당하다.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면장갑도 필수 품목이다. 생미끼 낚시를 할 요량이면 밑밥을 약간만 준비해 부담없이 짧은 시간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쓸 밑밥 외에도 아이들이 쓸 밑밥을 따로 준비해 일회용 숟가락으로 밑밥 던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도록 해 준다.
묶음추나 묶음바늘 세트를 준비해 따로 채비를 해 주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도록 한다. 도래를 묶는 법만 가르쳐 주어 스스로 채비를 하는 즐거움도 선사해 준다. 더 간단하게 채비를 하기 위해서는 원터치로 바늘과 도래가 교환 가능한 채비를 구입하는 것이 좋다.
주의할 것은 테트라포드는 위험하므로 되도록 석축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것이다. 또한 밤낚시를 위해서는 렌턴이나 모기기피제는 반드시 준비한다.
함께하는 낚시로 분위기 잡기
장비 장만은 되도록 혼자서 준비해 아무도 모르게 미리 챙겨 놓는다. 작정하고 장비 챙겨온 ‘티’를 내면 결국 ‘자기 낚시 하러 온 것이구나’하는 핀잔을 듣기 일쑤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가까운 방파제를 찾아보자. 어딜 가더라도 방파제에는 꾼들이 많을 것이다. 이제껏 제대로 낚시터를 가 보지 못했던 가족들이라면 반드시 그들의 쿨러에 관심이 집중되기 마련, 이때 아빠가 나서서 고기들을 보여 주며 설명을 곁들여 주면 누구나 한번 잡아보고 싶어질 것이다. 서서히 함께 낚시하는 분위기를 만들면서 낚싯대를 챙겨 준다. 자신이 낚시터에서 처음 받았던 감동을 십분 활용해 그 점을 부각시키면서 가족이 자연스럽게 낚싯대를 잡도록 유도한다. 하다 못해 석축 사이에 있는 게라도 잡아준다면 호응은 커진다.
가장 입질이 잦은 잡어 공략
여름철 방파제 인근은 잡어 천국이라고 할 만 하다. 도다리, 노래미, 망상어, 게다가 요즘 찬항 주가를 드높이고 있는 전갱이까지. 반찬감으로만 보던 고기를 현장에서 살아 있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신기해 할 노릇이다.
낮에는 주로 노래미나 돌팍망둑, 망상어를 공략하고, 밤에는 전갱이나 볼락, 우럭을 노려본다.
우선 공략할 곳은 석축, 혹은 방파제 진입부. 이 곳은 사람들의 왕래도 잦고 발판이 안정되어 있어 처음 낚싯대를 다뤄보는 사람들도 안전하게 낚시할 수 있다. 본인 역시 자리를 잡고 빠른 시간 내에 어느 어종이라도 잡아내는 것을 보여주어야 지루해 하지 않는다.
민장대나 릴 찌낚시의 경우 감각만으로 입질을 가늠해야 하는 맥낚시보다 눈으로 즐길 수 있는 찌낚시가 가족낚시에는 효과적이다. 찌는 보는 것만으로 낚시를 한다는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밑걸림이 덜해 번거로움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밤바다를 수놓고 있는 각종 캐미컬라이트와 전지찌의 불빛은 굳이 입질을 받지 않더라도 충분히 눈맛을 볼 수 있는 대상이다. 밑채비는 쌍바늘보다는 외바늘 채비가 낫다. 조과에 있어서는 쌍바늘이 앞서지만 아직 채비놀림이 익숙치 않을 경우 채비가 엉키기 일쑤이므로 이를 풀다 보면 오히려 짜증이 날 때도 있다. 더불어 쉽게 채비를 거둬들이고 조과를 높이기 위해 줄 보기나 집어용 캐미를 달아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