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대교 감성돔이 노니는 곳

아쉽게도 교각에서 낚시를 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그러나 삼천포에서는 가능하다. 바로 교각에 배를 대고 선상낚시를 즐기는 것이다.
▲삼천포 대교 밑에는 특유의 세찬 조류를 육안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마산에서 낚싯대 수리 전문점인 칼라피싱을 운영 중인 곰네바리 님에게 전화를 받은 것은 지난 주 초. “감시 치러 함 안 가볼랍니까?”라는 것이었다. 그렇잖아도 가을 시즌으로 접어들면서 감성돔 소식이 궁금하던 참이었다. 하지만 날씨가 좋지 않았다. “거기는 천둥 번개 쳐도 낚시 됩니다”하는 얘기. 귀가 솔깃해졌다. 과연 어디길래 날씨에 상관 없이 낚시를 할 수 있단 말인가.
“삼천포 다리 밑입니다.”
이 맘 때쯤이면 삼천포 내만에서 선상낚시를 한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뚱딴지 처럼 다리 밑이라니? 게다가 그 곳은 물살이 너무 쎄 낚시하기가 어려운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자신만만하게 가자는 걸 보니 뭔가 꿍꿍이가 있는 모양이었다.
“씨알은 그렇게 크지 않는데 마릿수가 잘 나옵디다” 그렇다. 가을 감성돔은 씨알 보다는 마릿수가 아니던가. 궁금증을 풀기 위해 나는 출장 준비를 서둘렀다.
▲현재 삼천포 대교 교각에서 선상낚시를 즐기는 배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삼천포에 도착해 팔포 신매립지 앞에 위치한 바다낚시에서 배를 탔다. 조그만 선상낚시배였는데 기자, 선장을 포함하여 총 5명이 나섰다. 배를 몰아 도착한 곳은 삼천포 대교의 한 지역인 늑도. 늑도로 연결되는 다리의 교각 앞에서 배는 멈췄다. ‘정말 다리 밑에서 낚시를 하려는가?’는 의구심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배를 교각에 바짝 붙이더니 줄을 묶는 것이었다. 정말 그림의 떡으로 봐 왔던 다리 밑 낚시를 경험해 보는 순간이었다.
▲인근의 갯바위에는 숭어와 감성돔을 낚기 위해 나선 꾼들이 평일 임에도 많은 편이었다.
▲곰네바리님이 잔 씨알의 감성돔을 낚았다. 기대만큼의 씨알이 아니라 곧바로 방생.
대충 채비를 하고 크릴을 끼워 던졌다. 선장님은 “최대한 다리에 붙여야 됩니다”라고 말한다. 구멍찌는 5호. 수중찌 역시 5호를 달았다. 목줄에는 3B 봉돌을 채웠다. 이 정도 되어야 조류를 안정되게 탈 수 있을 것 같았다. 채비는 서서히 정렬 되면서 자연스럽게 다리 쪽으로 다가왔다. 정렬 후 1m 정도 흘렀을까. 5호찌가 순식간에 잠겼다. 내심 흥분의 도가니, 그러나 너무나 손쉽게 올라온 것은 5호찌 만한 볼락이었다. 나는 괜히 멋쩍게 웃으면서 “삼천포 뽈라구는 힘도 좋네요”라고 말했다.
▲죽방렴 인근에서 입질을 받았다. 신나게 랜딩을 했으나 숭어였다.
▲또 한번의 입질을 받았다. 결과는 볼락. 그러나 찌낚시에 나오는 볼락 씨알은 20cm 남짓한 굵은 씨알이었다.
씨알이 잔 것이 흠이었다. 곧바로 방생. 입질도 그것으로 끝이었다.
“자리 한번 옮겨 볼까요?”라는 선장의 제안. 모두가 두말 없이 채비를 걷었다. 이동한 장소는 건너편에 있는 죽방렴. 배를 죽방에 묶고 채비를 흘리기 시작했다. 장소가 협소해 나는 채비를 아예 걷어 버리고 사진이나 찍을 요량이었다. 난데없이 씨알 좋은 볼락 서너마리가 올라오더니 잠시 후에는 숭어가 입질에 가세했다. 조류는 여전히 빠르게 흘렀고, 다리 밑에서는 몰랐지만 밖으로 나오니 여전히 햇볕은 따가웠다. 약 한시간 정도 땡볕에 있더니 모두가 초죽음이다. “철수 합시다”
▲잔 씨알의 잡어 속에서 그나마 손맛을 선사해 주었던 숭어
▲센 조류를 이기기 위해 교각에 배를 의지하고 조류가 죽는 부분을 노리는 것이 핵심이다.
조황이랄 것도 없었다. 잔 씨알의 감성돔은 방생했으니 아예 없었고, 숭어 몇 마리와 볼락 서너마리가 전부. 조황이 좋다고 모두가 잡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삼천포 일대의 선상낚시에는 현재 30~50cm에 이르는 다양한 씨알의 감성돔이 낚이고 있다. 평균적으로 한 선단에 열 마리 이상의 감성돔이 낚이지만 이상하게도 취재 당일에는 인연이 없었다. 채비는 기본적인 감성돔 장비(1호대, 3천번 릴)에 5호찌를 준비하면 된다. 활성도는 높은 편이며 조류가 죽는 부분을 집중 공략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초보자 TIP! 안 접히는 낚싯대 안전하게 접기
▲가이드가 염분으로 인해 꽉 끼어 낚싯대가 접히지 않는 경우가 있다.
▲뒷 마개를 돌려서 뺀다. 이때 낚싯대가 뒷 쪽으로 쏟아지지 않도록 조심한다.
▲뒷마개 크기에 맞는 동전을 준비한다.
▲평평한 바닥에 댄다. 경사지거나 울퉁불퉁한 바닥은 안된다.
▲낚싯대를 뽑았다가 힘차게 내려친다. 너무 세게 치면 가이드가 파손될 우려가 있으니 조심할 것.
▲안전하게 낚싯대를 접을 수 있다.
취재협조
칼라피싱 마산점 055-244-27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