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짓 전갱이? 금쪽같은 전갱이!

이미 제목에서 밝혀 두었던 바, 고작 전갱이냐고 비웃는 이들도 꽤 많이 계시리라 짐작한다. 당연한 일이다. 고백하건데, 돌돔에서 참돔, 참돔에서 전갱이로 대상어종을 옮기게 된 것은 내 깜냥으로는 ‘100%’ 확실한 대박이 가능한 어종이 바로 전갱이라고 확신했기에 ‘안전빵’으로 전갱이를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조황란에는 전갱이 대박을 전하는 소식들로 가득했고, 불행 중 다행으로 전갱이 낚시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해 둔 글은 찾아 볼 수 없었다. 굳이 덧붙이지만 또한 전갱이는 안주감이자 반찬감으로 손색없는 다재다능한 어종이 아니었던가!
카드채비면 준비 끝
마릿수 낚시에는 반드시 필요한 채비가 있다. 이름하여 ‘카드채비’. 카드 모양의 종이에 가지바늘 채비가 둘둘 말려 있다고 해서 카드채비라 불린다. 이 편리한 채비로 인해 우리는 볼락, 열기, 고등어, 전갱이 등의 채비를 할 때 일일이 서너개, 혹은 대여섯개 이상의 가지바늘을 묶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필자는 이 카드채비에서 바늘이 엉키지 않게 빼내는 것이 너무나 어렵다고 생각한다. 물론 설명서에는 ‘이 곳을 당기면 쉽게 풀린다’고 써 있다)
전갱이 카드 채비의 바늘은 3~6개 사이. 7월 24일 취재지로 선택한 경남 거제시 거제면 서정리 일대에서는 이 채비를 이용한 전갱이 낚시가 한창이다. 조황 확인 결과 며칠 동안 최하 20cm에서 최고 30cm가 넘는 전갱이들이 쿨러가 넘치도록 낚인다는 것이었다.
▲낚싯배로 전마선을 끌어서 양식장 부표에 묶어두고 선상낚시를 즐기는 것이 거제도 일대의 전갱이 낚시 패턴이다.
인터넷바다낚시 회원인 곰네바리 님, 잠수함 님, 미인 님과 취재팀을 맞추어 새벽 5시에 항을 출발하여 포인트인 양식장에 약 10분 후 도착했다. 거의 해가 뜬 직후부터 낚시를 시작했는데 기대와는 달리 채비가 내려가자 마자 득달같이 전갱이가 달라드는 입질은 보이지 않았다. “이상한데?”라고 고개를 갸웃거리는 취재팀과는 달리 배를 몰고 있는 거제 영웅낚시 김성희 사장은 “좀 있으면 뭅니다”라고 말하며 일행을 안심시켰다.
전갱이는 한방이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었다. 전갱이라고 취재 징크스에 해당되지 않는 어종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잘 나오던 고기도 카메라만 들이대면 수줍음에 모습을 감춰 버리고, ‘이상하다, 어제하고 물이 다르게 간다’, ‘수온이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런 날은 없었다’ 등등의 말은 너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취재를 할 때 이 정도 핸디캡이 없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솔직히 말해 4대돔이나 농어를 대상어로 삼지 않고 굳이 전갱이로 우격다짐을 했던 것은 더운 날 짧게 많이 취재를 해서 보다 쉽게 넘어가 보려는 얄팍한 속내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바다는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즉석에서 썰어낸 전갱이 회는 꾼만이 즐길 수 있는 특급 메뉴다.
아침 나절에 열댓 마리 낚아 놓은 전갱이를 물칸에서 꺼내 잠수함 님이 회를 뜨기 시작했다.
“좀 묵어야 힘 내서 하지요”
전갱이회. 낚시꾼이 아닌 일반인들은 평생 맛을 못 볼 수도 있는 최고급 회. 살아서 펄떡거리는 전갱이 만 회로 떠 먹을 수 있기 때문에 현장이 아니면 구경하기 어렵다. 특유의 고소하고 쫀득한 맛이 일품이다.
“약 먹읍시다”고 하길래 돌아 보니 소주 한 병이 나온다. 하긴, 적게 먹으면 약이다.
전갱이도 황이냐고, 설마가 사람 잡았다고 시원찮은 조황에 대해 너도 나도 한마디씩 하자 영웅낚시 김성희 사장은 “전갱이는 한방입니다. 한 번은 들어옵니다. 그때 빨리 잡아야 합니다”라고 안심 시켜 준다.
▲이 맛 때문에 벌써 사흘 째 바닷가를 배회 중이라는 잠수함 님.
▲약 먹고 계시는 곰네바리 님.
▲전갱이회는 입에 착 감기는 맛이 최고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지만 기름기가 다소 있기 때문에 초장이나 쌈장에 찍어 먹는 것이 제대로다.
약간의 고패질이 필수 테크닉
전갱이 선상낚시는 양식장 부표에 배를 묶어 놓고 낚시를 한다. 양식장 자체가 내만권에 위치하므로 선상낚시 특유의 ‘롤링’은 거의 느낄 수 없다. 특히나 취재 당일은 바람 조차 거의 없는 날이라 마치 방파제에서 낚시를 하는 느낌이었다.
전갱이 입질을 빨리 받기 위해서는 크릴의 선도와 모양이 중요하다. 되도록 싱싱하고 모양이 제대로 잡힌 큰 것을 꿰는 것이 좋다. 또한 바닥에서 10~20cm 정도 채비를 띄웠다가 가라앉히는 고패질을 살짝 해 주면서 입질을 기다린다. 그래도 입질이 없으면 고패질의 범위나 시간 간격을 조정하면서 어느 정도의 수심에서 전갱이가 입질하는지 체크해 두어야 한다. 또한 카드 채비의 어느 바늘에 전갱이가 달리는지 잘 살펴보면 입질층을 빨리 파악할 수 있다.
▲곰네바리 님의 채비에 전갱이가 낚였다. 힘깨나 쓰는 탓에 가지고 노는 맛도 일품이다.
▲취재팀 중에서 가장 많은 마릿수(?)를 낚아낸 곰네바리 님.
밑밥은 통째로 살림망에 넣어 바다에 담궈 두면 자연스럽게 녹으면서 지속적인 품질효과를 발휘해 준다. 전갱이가 낚이게 되면 신속하게 바늘을 빼 물칸에 넣어두어야만 죽지 않는다. 바늘을 뺄 때 너무 힘을 주면 목이 꺾여 죽는 경우도 있으므로 주의할 것.
쿨러 바닥을 겨우 가린 조황
이 기사의 원래 제목으로 예상했던 것은 “무더위 입맛? 걱정마세요! 밥도둑 전갱이” 정도 였다. 그러나 한심한 마릿수를 보니 밥도둑은 커녕 밥 한공기도 제대로 비울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철수 시간이 가까워지자 어찌할 바를 모르던 영웅낚시 사장님. 그나마 흐렸던 날씨가 해까지 살짝 드러나면서 취재팀은 전원 철수를 결정했다.
▲전갱이는 입질이 들어올 때 단 시간에 신속하게 솎아내지 않으면 마릿수를 거둘 수 없다. 또한 입이 얇아 잘 찢어지므로 빠르게 갈무리 해야 한다.
원래 조황이 나빴던 것도 아니었고, 상황이 안 좋았던 것도 아닌데 정확한 이유를 짚어낼 수가 없었다. 다만 하루에 두 세 번 정도 전갱이가 들어오는 시간이 있는데 그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 이렇듯 몰황에 가까운 조황이 나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날은 취재팀 뿐만 아니라 같은 지역에서 낚시를 했던 다른 배들 역시 비슷한 조황이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납득할만한 이유가 되었다.
비록 저마다 준비한 쿨러는 채우지 못했지만 만만하게 보았던 전갱이 낚시 또한 이러한 깊이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점이 새롭다.
▲수많은 취재를 하면서 처음으로 ‘우울한 표정 지어 주세요’라는 요청을 하고 찍은 사진.
▲역시나 오후 팀들은 많은 전갱이를 낚아 소금구이까지 해 먹는 여유를 보였다.(사진 제공 거제 영웅낚시)
▲오후팀들은 쿨러가 미어지도록 마릿수를 낚아냈다.(사진 제공 거제 영웅낚시)
이로써 취재 징크스에 또 하나의 기록을 보태게 되었다.
▲취재에 협조해 주신 거제 영웅낚시 김성희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거제영웅낚시 011-859-1096 / 055)633-579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