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루어, 배스 토너먼트 현장 스케치

에깅에 이른 볼락 루어 바람으로 인해 바다낚시도 바야흐로 본격적인 루어 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있다. 아직까지 일부 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호래기 에깅은 물론 볼락을 비롯한 락피쉬 루어, 조만간 다가올 농어루어 시즌과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오징어 에깅까지 줄줄이 사탕처럼 엮어진 루어낚시 재미가 꾼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그런 호황의 한편으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재 바다루어의 경우 ‘찌낚시보다 잘 낚이기 때문’에 시작한다는 꾼들이 많다. 특히 볼락루어의 경우 80% 이상이 조과의 향상을 기대하고 입문한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 루어꾼은 루어낚시가 가지고 있는 원초적인 재미를 느끼지 않고 말초적인 접근으로 인해 일어난 현상이라고 지적한다.
▲전야제에서는 스폰서 소개와 참가선수 소개, 대회 규정에 대한 안내가 이루어졌으며 신입프로에 대한 소양교육이 실시되었다.
지난 3월 11일 일요일. 루어낚시의 메카라고 할 수 있는 안동호에서는 NS가 주최하고 KSA(한국스포츠피싱협회)가 주관한 2007 NS Blackhole cup 프로토너먼트 대회가 열렸다. 배스토너먼트로는 올해 개막전으로 국내에서는 손꼽히는 규모를 자랑하는 대회다. 기자가 굳이 이 대회를 찾은 것은 루어낚시에 관한한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배스꾼들의 낚시를 직접 보고 바다루어꾼들이 가져야 할 기본 양식을 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까지 바다대회만 다녀온 기자의 눈에 전문 배스 토너먼트는 생소한 것들 투성이였다. 대회 진행 순서야 대개의 대회가 비슷했지만 진행 방식이라든지 대회규정, 즉 고기를 낚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어떤 상태로 살려 오느냐에 따라 점수가 정해지는 방식은 고기를 낚아내는 과정과 손맛을 중시하는 스포츠피싱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배스대회는 스폰서와 스텝의 파트너쉽을 강조한다. 이번 대회 주최사인 NS의 김정구 사장과 NS 블랙홀 팀원들
▲3월11일 새벽에 개막식이 거행되었다. 간략한 대회 일정과 주의할 사항이 전해졌으며 이날 강풍이 분 까닭으로 무엇보다 안전이 강조되었다.
▲출발 직전 각자의 보트를 점검한 후 제비뽑기에 의해 정해진 순서대로 출발한다. 경북 안동호의 주진교
개인의 보트를 가지고 스스로 포인트를 찾아 낚시에 임하는 배스낚시. 이른 새벽 안동 주진교 아래에 모여든 50대가 넘는 보트의 물결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번호 순서대로 힘차게 포인트를 향해 달리는 보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후련해지는 느낌이었다.
대회 시간은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어탐기를 이용해 포인트를 잡고 시간 내에 도착해 계측을 해야 하기 때문에 복골 복 식으로 정해진 포인트에서 어쩔 수 없이 낚시를 해야 하는 바다낚시 대회에 비하면 본인의 낚시 실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이라 할 수 있겠다.
반드시 고기를 살려야 한다
2시가 가까워지면서 계측을 하려는 선수들이 하나 둘 씩 도착하기 시작했다. 보트를 멈추고 그들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지정된 장바구니 같은 가방에 - 아마 바다로 치면 살림망 같은 - 물을 담고 자신이 낚은 배스를 담아서 초스피드로 계측대를 향해 뛰어오는 것이었다.
▲철수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속속 도착하는 선수들. 계측시간 내에 계측을 마치지 않으면 벌점으로 감량된다.
▲활성탄을 푼 물에 배스를 담궈 배스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이때 제대로 서 있지 못하는 배스는 감량 처리된다.
▲고기를 소중히 다루는 것이 배서들의 기본 자세다.
▲9030g으로 대회 우승을 차지한 NS 블랙홀팀의 강시원 프로
▲태풍같은 바람이 부는 악천후에서도 대물급 배스가 많이 낚여 과연 프로라는 찬사를 받았다.
그 이유인 즉, 배스가 살아 있다 하더라도 계측대 - 싱크대 처럼 생긴 것 - 에 고기를 넣었을 때 제대로 중심을 잡고 움직이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만약 배스가 살아 있다 하더라도 배를 뒤집거나 하면 300g을 감점 처리한다. 그래서 최대한 고기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활성탄 같은 것을 물에 첨가해 보관하기도 한다. 계측을 끝낸 배스는 곧바로 ‘릴리즈’해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해 준다. - 물론 이 부분은 환경론자와 배서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부분이다. 유해어종으로 분류된 배스를 한쪽에서는 없애고, 한쪽에서는 잡았다가 놓아주거나 치어를 방생하기도 한다. 다행히 배스는 과거 폭발적인 증가세를 멈추고 국내 생태계에 편입되는 과정을 겪고 있다고 한다 - 사진 촬영을 위해 배스의 입을 잡은 손을 좀 꺾어달라고 주문하자 “고기한테 안 좋아요”라고 한사코 거절하는 선수를 보고 과연 자원 보호가 생활화 된 배서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에 비해 현재 루어낚시가 활성화 되면서 벌써부터 연안에 서식하는 고기 자원을 걱정해야 하는 바다 쪽의 상황이 오버랩 되면서 지금부터라도 락피쉬 루어를 할 때는 선별해서 고기를 낚을 수 있는 인식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정에 초점을 맞춘 대회 진행
이번 대회에서는 5위 중 3명이 주최사인 NS 블랙홀 팀에서 수상했다. 그 중 우승자도 있어 그야 말로 NS 일색으로 대회는 막을 내렸다. 배스토너먼트 대회 진행에서 발견한 특이한 점은 스폰서와 스텝에 대한 배려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바다 대회의 경우 스폰서는 현수막에 몇줄 들어가고 상품 시상에 관여하는 것이 전부일 뿐이지만 배스 대회에서는 요소요소에 스폰서와 해당 스텝에 대한 홍보를 해 준다. 이는 대회 주최 스폰서 뿐만 아니라 참가하는 프로를 지명할 때도 꼭 해당 스폰서를 거명해 줌으로써 간접적인 홍보를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시상식이 끝난 다음 수상자들과의 공개 인터뷰를 통해 어떤 채비와 테크닉으로 낚시를 했는지 상세하게 설명해 줌으로써 당일 낚시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과정 또한 매우 바람직한 부분이었다.
▲시상식이 끝난 후 수상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낚시정보를 공유한다.
대회가 끝난 다음 몇몇 배스프로와의 이야기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이들은 배스자체를 자원화 하여 배스낚시가 어느 곳에든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것이다. 안동의 경우 과거 배스낚시의 메카로 발돋움하여 상당부분 지자체의 수익에 영향을 끼치기도 했었다. 그런 측면에서 바다낚시의 경우는 낚시를 관광상품화하기 위한 저변확대 노력이 지자체는 물론 낚시단체에도 절실하다.
▲배스의 경우 충실한 저변이 있었기에 빠른 시간 내에 정착할 수 있었다. 바다루어는 현재 발빠르게 공급되고 있는 장비, 용품 판매를 통해 급속도로 인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루어낚시의 진정한 재미를 보급하려는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바다루어낚시는 이제 걸음마 단계다. 2007년이 바다루어낚시 중흥의 해가 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루어낚시가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생각, 즉 ‘즐기는 낚시’가 되도록 바로잡아 가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인터넷바다낚시 취재팀장 다크템플러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