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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글] 지하철에서 본 풍경 2개...

G 0 537 2004.03.15 19:44
토요일날 동문 모임이 있어서 지하철을 타게 되엇습니다.

부산 하고도 자갈치 근처에 횟집이라 당연히 술 좀 먹을거로 예상을 하고 차를 나두고 지하철을 탓습니다.
시간이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사람들이 좀 북적엿는데 제가 앉은 자리가 출입문에서 세번째 좌석이엇습니당.

출입문이 열리면서 사람들이 들어오는데 왠 할머니가 탑니다.

허리가 한 팔십도 정도 굽은 할머니....
제쪽으로 옵니다.

갑자기 제 앞에 선 사람 허벅지를 부여잡습니다.

그 사람 놀랍니다. 상관않고 허벅지를 지랫대삼아 제 쪽으로 옵니다.
허리가 굽어서 더 키가 작아보이는 할머니....

서 잇는 남자의 허리띠근처에서 할머니 머리가 나옵니다.

제가 자리에서 일어날려고 하자 손짓으로 절 만류하더니 저한테 껌을 한통 던집니다.
제 옆사람에게도 던집니다.

자세히 보니 할머니 왼쪽 다리와 왼쪽손을 못씁니다.

왠만해선 잡상인엔 꿈쩍않는 저도 어쩔수 없더군요.

지갑에서 천원꺼내서 드리고 껌은 필요없다고 햇더니절 보더니 자기는 구걸하는게 아니라면서 껌 안챙겨가십니다.


그리고선 중앙쪽 자리로 나아가실려는 할머니....
출입문쪽 앉아잇던 안경쓰신 할머니가 그 할머니를 부릅니다.

천원주시면서 , 껌을 건내는 그 할머니에게 기어이 자기는 껌이 필요없다고 다시 줍니다.

다른 사람의 허벅지를 부여잡고 한쪽팔과 다리를 질질 끌면서 이동하는 그 할머니를 보면서..
왠지모를 서글픔과 우울함이 밀려옵니다.

출입문쪽 앉아잇던 할머니는 혼잣말로 막 정부 욕을 합니다.

저런 사람은 나라에서 보조해줘야지, 어떻게 저러고 다니게 내두는냐는 둥,

안경 낀 눈가에 눈물이 촉촉한 그 분은 비슷한 나잇대의 그 껌파는 할머니가 넘 불쌍해보엿나 봅니다.

전 주머니속의 껌을 만지작거리면서 (300원 짜리더군요. 껌을 안씹는 저로선 요새 껌값이 그리 많이 올란는지 첨 알앗습니다.)

이 껌을 씹어야 하나 말아야하나 하는 사소한 생각을 하고잇엇습니다.

몇정거장 지난 후 출입문쪽에서 계속 혼잣말하는 할머니도 내리시고 사람들도 이제 좀 한산해진 역에서 남자 둘이 탑니다.


제 옆에 자리가 비자 그중 한명이 앉습니다.

서 잇는 나이가 좀 어린듯한 남자에게 내가 앉아야되겟지?
하면서 큰소리로 얘기를 합니다.

술냄새가 약간 나는 것으로 보아 낮술햇나봅니다.

덕분에 안듣고 싶어도 술냄새 폴폴나는 입으로 떠드는 얘기를 고스란히 듣고 잇어야 햇습니다.

"내가 이 지구에서 육체적인 나이로는 제일 어리고 정신적인 연령으로는 나이가 제일 많아"
"나 아직도 조금만 꾸미면 20대로 사람들이 본다 "
"내 나이가 두개야 33살, 38살 ㅋㅋ"

자기 주민증을 꺼내서 서 잇는 사람에게 보여줍니다.

아마 자기가 많이 젊어보이길 원하나 봅니다.

흘낏 옆으로 본 제 옆에 앉은 남자는 안경낀 얼굴에 피부는 과히 깨끗하지 않은듯한 썩 그렇게 젊어보이는 스타일은 아니엇습니다.

청바지에 운동화를 신은 것도 썩 어울리는 몸매는 아니더이다.

한참을 자기가 지구를 들수 잇다는 둥,
아직도 한창이라는 둥 떠들던 그 친구도 몇정거장 후에 내렷습니다.

괸시리 우울해집니다.

내년이면 나도 마흔인데,
세월이 얼마나 사람을 아프게도 하고
서럽게도 하는지.....새삼 느껴지는 풍경이엇습니다.

거스를순 없지만 최소한 나이들어가면서 남에게 손벌리거나 욕먹게는 안늙어야 되겟다는 별 잡스런 생각도 들고.....


PS) 동문모임에 가서 할머니 얘기를 햇더니 다 뒤에서 앵벌이 시키는 사람이 잇다고 하더군요.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런 일이 없기를 맘속으로나마 바랍니다.

건내는 천원짜리를 입으로 받아서 한 손으로 다시 정리해서 주머니에 꼬깃 넣던 그 할머니.....

오래 사시라는 말을 적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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