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에서 마누라 탈출시키기
G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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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06 14:43
흐...
다들 뉴스를 보셔서 알겠지만 어제 고속도로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제 마눌은 대전근교의 계룡에서 천안으로 출퇴근을 합니다.
아침 7시 20분에 출발을 했고 전 눈이 많이 와서 9시30분쯤에 사무실로 출발을 했습니다.
출근하려고 보니 눈속에 차가 묻혀 1시간 30분을 낑낑 대다가 포기하고 사무실에 연락해서 집에서 탱자탱자 하고 있었죠.
그런데 마눌이 전화가 와서는 청원인터체인지는 지났는데 갇혀서 꼼짝을 못한다는 겁니다.
전화기 배터리도 얼마 안남았고 기름도 반정도 밖에 없다고 하더군요.
참... 난감한 상황이었죠.
일단 상황을 좀 더 두고 보기로 했죠.
오후 2시 30분쯤에 다시 전화가 와서는 아직도 그자리에서 꼼짝을 안한다면서 울먹거리는 겁니다.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제가 간다고 했습니다.
걸어서라도 갈 생각으로 말이죠.
통화도중에 배터리가 다 되어서 전화도 끊겼습니다.
걸어서 그곳까지 가기로 마음먹고(고속도로 거리상으로는 약 30 - 40Km정도로 예상) 조그만 배낭에
이불하나, 김밥4줄, 생수1병, 새양말 하나 이렇게 넣고 걸어서 출발을 했습니다.
그런데 눈길을 1시간을 걸었는데 고속도로에도 못 올라가더라구요. 기차역에 전화해보니 2시간 후에나 기차가 있더군요. 할 수 없이 다시 기차역으로 방향을 바꿔 기차역으로 가서 신탄진까지 타고 갔습니다.
신탄진에 6시에 도착, 국도를 이용하여 청원인터체인지 방향으로 다시 걸어가면서 히치하이킹을 시도했습니다.
4대째에 성공해서 청원인터체인지 방향으로 가는데 약 1킬로를 남기고 다시 차가 밀려서 서버리더군요.
거기서 내려서 한참 걸어가다보니 옆에 고속도로가 보이더군요. 거의 무릎까지 빠지는 벌판을 지나 고속도로로 월장, 중앙선 월장 해서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아내와는 통화도 안되는 상황이니 도데체 어디쯤에 있는지 알수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고속도로 4차선을 왔다갔다 하면서 찾아 갔죠.
다행이 1신간 30분 정도 걸어가면서 찾다보니 마눌차가 보이더군요. 그때가 7시 30분쯤 되었습니다.
문열고 들어가니 아내는 저보고 엉엉 울더군요.
신발과 옷은 물에 젖어 완전 엉망
김밥먹고 이불덮고 앉아 있었는데 다행스럽게도 우리가 있는 곳 200미터 전방에서 중앙분리대를 부숴 하행선을 이용할 수 있게 하더군요.
그래서 하행선을 타고 서대전 인터체인지로 출발했습니다. 그때가 저녁 9시 쯤 되었더군요. 가는 길에 걸어가는 군인 발견해서 태우고 대전인터체인지에 내려주고 신나게 달려갔죠. 서대전 인터체인지로..
약 시속 60킬로로 달려가는데 차가 미끈거리며 휙 돌아버리면서 옆방향으로 그냥 쭉 미끄러져 가더니
노견을 지나 가드레일 쪽으로 확밀겨 갔습니다. 순간 아찔했는데 다행이 눈이 아주 많이 쌓여서 눈이 쿠션역활을 해 다행이 가드레일 충돌은 면했습니다.
다시 출발, 서대전 인터체인지 1킬로를 남기고 정체, 그때가 9시 30분이었습니다.
정말 꼼짝도 안하더군요. 잠시 후에(-_-) 톨게이트 통과, 그때가 새벽1시 30분쯤이었죠.
아내가 고속도로에 진입한 시간이 오전 7시 30분이었으니 고속도로에서 꼬박 18시간을 보낸거죠.
이젠 집에 갈 수 있겠구나 했는데 집으로가는 도로가 문제였습니다. 거기서 집까지는 약 6Km인데 오르막길이 2개 있습니다. 하나는 무사히 통과, 남은 하나가 걱정이었지만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차가 밀려밀려 있더군요. 여기서 밀린 이유는 가다가 힘들다고 아무곳에나 차를 방치해두고 그냥 가버린 일부 몰지각한 인간들 때문이었습니다.
차가 눈위에 빠지기를 서너차례 결국 집에 도착해보니 오늘 새벽 6시 30분이었습니다.
샤워하고 자는데 마눌 사무실에서 전화와서 이렇게 깨어났습니다. ㅡㅡ;;
온 몸이 다 쑤시는군요. 이제 밥이나 먹어야 겠습니다. 에휴~~
P.S : 가장 열을 받는 것은 한국고속도로공사에서 고속도로 사용료를 받더라는 겁니다. 물론 가까운곳에서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와서 기본요금만 냈지만 너무 열받더군요. 그정도면 제가 손해배상을 청구해야 될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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