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을 넘나들며 얻은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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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을 넘나들며 얻은 죄

1 쪽빛노을 13 1,197 2009.04.15 18:12
봄 마중 산행 길에 시야 속으로 들어오는 초록 풍광에 잠시 넋을 내려놓는다.
산에서 피는 산 아지랑이
푸른 허공을 따라 피어오르고 소멸되어 가기를 반복하면서 아스라이 뻗어 있는 길을
따라 띠를 이루며 너울너울 춤을 추는 것이 끝이 보이질 않는다.

산자락을 끼고 굽이굽이 흐르는 물줄기처럼 영원할 것 같으면서도 공중분해 되어 없어
지는 자태에 매료되어 한동안 산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길에 정기 품은 바위를 깔고 앉았다.

멍하니 쳐다보는 빈 하늘가에 바닷가에서 일어났던 낡은 소품 같은 기억들이 뭉게구름처럼
보송보송 피어오르며 밀물처럼 밀려온다.

사선을 넘나들었던 그날,
태산처럼 높은 너울파도는 저승사자 검은 도포자락이 바람에 나부끼듯 너풀거리며 갯바위에
다가와 흔적 없이 모든 것을 휩쓸어 가며 그 넓은 바다를 덮었다.

백상아리처럼 흰 이빨을 드러내놓고 단숨에 들어 삼키는 포말 속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살아야겠다는 욕망이 활화산처럼 타오를 때 되 밀려오는 파도를 타고 갯바위 콧부리를
잡아 구사일생 되 살아 났다.
생애 그날 본 그 바닷가의 파도는 분명히 피에 굶주린 악마의 형상이었다.

그리고 미련 없이 모든 것을 버렸다.
성난 파도가 저토록 나를 미워하며 원망하고 울부짖는데 무엇을 주워 담는다 말인가?

손때로 얼룩진 낚시 장비를 심연의 어둠을 먹고 사는 용왕님께 모두 제물로 바치고 허허 실실
빈손으로 밤새 어둠을 가르며 집으로 돌아왔다.

어둠의 때가 끼인 새벽녘에 평온하게 곤히 잠들어 있는 아이들 얼굴을 먼저 보았다.
평온함이 얼굴을 감싸고
행복의 미소가 퍼져있는 숨소리를 들으며
아이들이 몸을 뒤척이는 모습에서 살아서 돌아 왔다는 안도의 숨을 쉴 수가 있었다.

그날이후 사선에서 헤맸던 것을 영원히 비밀로 부치며 온몸을 병원에서 바느질하기에
바빴다.

째져서 살 갓이 벌어진 다리에 아홉 바늘 꿰메고 얼굴 면상 상단에 세번을 꿰메고 나서야
낚시가 종료되었다.

그리고 3주 후 모든 낚시 장비를 갖추고 다시 바닷가를 찾았다.
그 바닷가는 쉼 없이 나를 보고 오라 오라고 변함없는 파도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저 넘의 파도가 말하는 정체성이 과연 무엇일까?
나를 무엇 때문에 혼돈의 나락으로 끝없이 파도 속으로 밀어 넣을까?
난 바닷가란 틀 안의 악마의 유혹으로부터 이토록 자유롭지 못할까?

천둥이 울리고
성난 번개가 하늘을 가르고
너울이 나를 몰아 바다 한가운데 띄울 것 같은 파도에 아랑곳 않고 낚싯대를 드리운 미친
나를 보고“이 양반 정신이 있나”당신 정말 죽고 싶어 환장 했슈” 엉 ~

호루라기를 들고 있던 그 경관의 손에서 경련을 일으킨다.
아무도 없는 방파제에서 천둥 번개와 함께 너울과 싸우고 있는 나를 보고 하는 말이었다.

이렇게 한바탕 질펀히 바다와 벗 한지 이십년을 보내고 또 십년을 보낸 지금 -
내 몸의 견적서 나왔다.

전신 구타가 울고 갈 정도로 전신을 가혹하게 사용한 죄 - 어깨 좌우 오십견
인정사정 볼 것도 없다는 손맛에 취한 죄 - 테니스 엘보

황홀한 검푸른 밤바다를 보고 무아지경에 이러러 볼일 못 본 크나큰 죄 - 치질
무한 시간을 갯냄새에 취하여 자주 잇몸 관리를 못한 괘심 죄 - 잇몸에 풍치
원활한 조류소통 홈통 갯바위에 장시간 차지한 죄- 다리 관절통

바다를 사랑한 죄뿐인데 이렇게 많이 내 몸 안의 견적서가 나왔다.
답답함이 엄습하는 꿀꿀한 오후 뉘가 이런 심정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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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댓글
1 육지고래 09-04-15 21:44 0  
어찌 그동안 전화도 없고 조용하더니 무씬일이 있었는가벼!
아~!! 이몸도 지금 풍치가 심해서 좋아하던 그시기도 입에댄지 오래됐고
씨방 주둥아리 부어서 띵나발 되어스리 밥도 제대로 못먹고~~낚시도 못가고~ ㅠㅠ
아직도 학공치는 있던데 오사리급도~`
1 호미 09-04-15 21:54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나는 차칸넘은 아닌갑네요~
뒷간가다 떵~밟았다 생각하소~마 ㅋㅋㅋㅋㅋㅋ~ ㅡ,.@
1 육지고래 09-04-16 15:29 0  
씨방 웃씸이 나지요!.....아이구 내 강냉이.....>*<
1 호미 09-04-15 21:50 0  
깜딱~놀랬네~

이제나  저제나~하며
기다린  세월에  흔적조차  없더마는....

뭐시~ 작살  났는갑따~ 우짜꼬~ $%^$#%^&%$# ~ ㅠㅠ


무정한  세월에  장사~있는가요

그넘과  벗~하지  안았더래도
해가  서산에  걸릴  쯤  되면  남는건  골병뿐이라는데
웬넘에  덤태기를  그러키나  덮어  쒸우는기요  그넘이  섭섭고로~ ㅋㅋ

세상에  못이길  넘이  술과  세월이랍디다~ ㅡ,.ㅡ

그래도  그넘은  잘  있겠지요
세월아  네월아~  왔다가  갔다가  일말에  양심도  없이~ 쩝``

그넘도  보고잡고  쪽빛노을님도  그리웁고..

오늘  밤에는  그넘도  멀리하고
사랑방에  군불이나  지피가꼬  푹~  쫌  찌지시소~

골병에는  아랫목이  최곰~더~ ㅋㅋ
1 오공자 09-04-16 10:01 0  
우찌지내시는지....
외 농사는 성공적이셧는지...
한상자 부쳐주소 계좌주시구.......
1 mbc1754 09-04-16 02:39 0  
여러님들 이야기를 들어본께 이제 환갑이 코앞에 닿은것 같으네요. ㅎㅎ

똑같은 취미생활을해도 자신이 처신하기 나름인것을 누구를 원망하리오
1 허거참 09-04-16 03:2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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歲月의 風霜이 남겨준 삶의 徵表..
오늘도 나그네 그 迷惑을 못 이겨 그 흔적 反芻의 되풀이..

生이란 건 苦痛과 快樂.. 苦惱와 熱狂.. 煩憫과 歡喜의
間斷없는 連續이 아니었던가..

어짜피 우리네 저 끝 모를 廣野를 향해 放浪을 떠나리라
한 발 한 발 디뎌 가리라, 그래도 希望을 품은 채..

灼熱하는 太陽의 沙漠도 지나왔고
푸르른 草原의 벌판을 지나면서
突風 몰아치는 雪原도 넘어서리라..

하지만 에구, 이넘의 腰痛아 齒痛아 神經痛아..! 나 좀 살려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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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공자 09-04-16 09:59 0  
행님 , 잠몬자는 것이 그병때믄이엇소,,,,,
1 조류타기 09-04-16 09:04 0  
어이쿠! 경로당이네

난 아직 청춘인데 잘 못 들어왔네.

얼른 나가야지.

어르신들 안녕히 계세요.

휘리릭∼
1 오공자 09-04-16 09:57 0  
성난 파도와 바람에도 아랑곳하지않고
낚수하든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너울만보믄 마음에 큰넘 놀러나오는
때인데 ,,, 생각만 듭니다.
몸이 제대로 따라주질못하니  따라준들
집에와 한술들고  퍼질러 있으믄  몸이
무거운것이 팔,다리, 허리 ,여기저기 쑤시는
것이 와 이런가,,,,?

낚수 , 꽤오래 한것같은디..
바다에 자빠져도 보고 , 조각배 뒤집어져
물속에서 궁상도 떠러받고
차도 바다물속에 수장도 해봣고.....

노을님 의 한탄도 들어보니
남의 야기 같진않아서 잠시 둘러보고갑니다.
어젠 음식먹다 이상하여 뱃어보니 20여년전에
이빨 치료해 뒤집어쒸운 보철 빠져서
나오더이다.... 에구,,, 쩐드러갈일 생기넹....
1 조경지대 09-04-16 16:18 0  
아주 오랜기억에 울산의 삼발이님....
잘 지내셨냐고 인사 드리기가  글 내용을 보니
좀 송구 스럽습니다.

그래도  내일 도 바다가 그리운건  어쩔 수 없는
진실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은  항상  청춘인것  같은데 꺽어져가는 몸은
세월 탓하기에 너무 미약합니다.

뜻깊게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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