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말 들으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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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야말 들으래이

G 8 553 2004.07.20 09:50
내는 어무이 모시고 살아야제.
니 읍내 중학교 졸업하머 고등학교는 부산으로 보내 주꾸마.
니는 지게지면 안 된데이, 글 더 배우거래이.
석아, 참말로 내 소원이데이.
암송아지 대여섯 배 치머 대학교는 서울로 보내 주꾸마.
두고 보래이, 내 할 수 있다 말이다.
니 한 개도 미안할 거 없데이, 석아!
이 시야(형)가 회계 다 해낫데이,
조, 숙이 가시나 시집도 내가 보낼끼라.
내 팔뚝, 다리 보거래이,
니는 보리 가매이 못 지제.
내는 한참에 시 가마이 진다 아이가.
니는 책 시 가마이 져라 말이다.
어무이 말 절대로 듣지 마래이.
시야말 들으래이.
니 성공하머, 어무이하고 숙이하고 내하고 서울구경 시켜 주래이. 참말이데이.
이 거 묵어바라, 석아,
자주감자 꾸벘능기라.
이장집 보뚜막 밭데기 내가 간다 아이가,
아리제, 그래 물 마셔래이.
언칠라(체할라).
아이고, 이누마야, 감자도 하나 옳게 못 묵나.
와 그라노, 석아,
야꾹대가 너무 젖었나,
석아,
내 정지(부엌)에 물 떠 오께.
lsr_82266_172[222584].jpg

멍석깔고
야꾹대 모깃불에 자주감자 구워내던 밤,
티재(마루)에 앉은 제 벗의 송아지 회계였습니다.

074.jpg
저 산딸기로 허기채우던 세월에
석이는 미국에서 박사가 되었고
새참 나르던 숙이는 하나뿐이던 읍내 예식장에서 면사포를 썼습니다.
벗은 시종 삽짝에 눈이 갔지요.
석이는 오지 않았습니다.
오늘 그 멍석자리에
후루룩 잔치국수가 게 눈 감추는데
벗이 정지에 물뜨러 가네요.

***(2004. 7. 20/경주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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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
G ㅠㅠㅠ 04-07-20 10:06
월드님...
오늘은 초복인데

모깃불 피워 놓은 마당에 옹기종기 둘러 앉아
소 마닥자리 오줌냄새 맡으며 호박죽 먹던 생각이 나네요.

눈물겨운 보릿고개를 연상하는 사진과 글...
오늘은 눈물과 함께 빵을 먹으며 다시 성숙해지렵니다.

아침부터 코가 맹~해짐은 동감해서일까요?

G 생크릴 04-07-20 10:20
가심 뿌사지는 야그가...눈가새를 적사뿌네예..ㅠ.ㅠ

그 정답던 20~30년전의 고향풍경과 생활상을 피부에 와 닿는군요..

월드님! 항상 좋은글 감사드리고 오는 초복인데 한그릇 훌치야지예...
G 육지고래 04-07-20 10:51
언제 보아도 가슴찡해지는
옛날 고향이야기 남의 계단논부치고
소 배내기 얻어 키우든시절 남의논두렁에
소꼴베다가 논주인과 다툼도하고 일부러
소꼴 못베어가게 벼에 농약살포한것처럼
빨간깃발 꽂아놓고 지금생각하니 웃음이.......
시골 고향생각나는 글 많이 부탁드려요!
G 더불어정 04-07-20 12:08
석이는 어머니의 말씀을 가슴 깊이 새기고
열심히 공부했나보죠?지게 않질려구~~~

옛날 우리 어머님들의 속내를
엿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글,고맙습니다.
G 창조 04-07-20 12:55
오랬만에 형님 글 접합니다. 오늘은 초복인데 어찌 보양식 한그릇 하셨는지요~ 기나긴 장마도 끝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항시 건강에 유념하시어 무탈없이 지내시길 빌겠습니다.
G angel 04-07-20 15:35
장마가 끝나고 초복인데 아직도 서울에는 햇살이 귀하네요.
도시 사람들이야 시원한게 좋겠지만은 ...
여름은 뜨거워야 열매가 맺는다고 .
첫 추수한 옥수수 앞에두고 시골노인이 서울 젊은이에게 한마디 합니다.

제가 낚시 좋아해서 매일 기상청 접속해서 날씨 확인 하는 것 아는 집사람은
오늘도 물어봅니다. 비가 안 오겠냐고...
장마철 빨래 말리기가 겁이 나나 봅니다.

석이는 공부를 잘했나 봅니다.
석이 형님은 동생 공부시켜 놓고
자식들 뒷바라지 또한 그렇게 하셨겠죠.

오늘도 익어가는 옥수수 쳐다보며
동생네 식구들, 서울 나간 자식들이
휴가라고 찾아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지요.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경주의 여름은 천마총의 시원한 나무그늘이 생각납니다.
G 경주월드 04-07-20 16:19
그 호박죽을 이곳에선 범벅이라 합니다. 늙은 호박죽인데 울콩이 씹혀야 제맛이지요. 담 너머로 죽사발이 넘나드는 정겨움을 아시다니...

초복에 훌치는 건 닭백숙도 좋지요.
성게 비빔밥은 요...

낫의 날끝을 쥐고 동그라미 안에 꽂아 넣는 경기(?)가 있는데
그게 소풀따먹기 낫치기입니다.
제가 60년대 서라벌의 MVP였습니다.

그무렵 벗의 어무이도 돌아가셨습니다. 조실부모로 부모역할을 다 해야했던 벗은 대단한 집념으로 동생들을 키워 냈습니다.

님께서도 보건하시길...
보양식으로 황소개구리 시식하자는데 어쩔까요...

G 경주월드 04-07-20 16:44
님의 옥수수 이야기에
씨강냉이 삶아 먹다 도리깨로 얻어 맞은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귀신만 씨나락 까먹는 모양입니다.

제 벗은
'농자천하지대본'은 몰라도
빈 소달구지에 걸어 넘는 촌부의 고갯길은 잘 압니다.
잘 계셨습니까, 님.
오늘은 형산강 바람도, 황성의 솔바람도 익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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