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친구분들 다들 강녕하셨습니까?
허거참 장남 이거참입니다.(_ _)

저도 아버지께서 이곳에 緣을 가지신 것처럼, 늘상 다니는 커뮤니티들이 있어
자랑을 하고 다니다가 ㅎㅎ;;;;;; 아버지 생각이 나서 오랜만에 들어와 인사드립니다.
아니나다를까, 어제 꽃바구니 사진을 올려놓으셨더군요^^

축하해 주신 여러 형님,삼촌들께 감사드립니다.

멀쩡하게 공부 잘 하다가 고2때 갑자기 디자인 하겠다고 미술학원 보내달라고 했을때
두말 않고 지원해주신 것도 아버지이시고

최고라는 홍대 산업디자인과 특차로 합격했을때
"서울대 입시 다시 한번 봐라, 그리고 서울대 합격한 다음에 콧방귀 뀌면서 홍대 다녀라."
라고 하신 것도 아버지이시고

아들네미 친구들 삼성 현대 엘지 쉽게쉽게 들어갈때
굳이 바이크 디자인 하겠다며 졸업작품비 400만원 내놓으라고 할때
아무말씀 없이 쌈지 열어 400만원 기꺼이 삥 뜯겨 주신것도 아버지이시고

졸업하고 BMW, 두카티 바이크 디자이너 되겠다며
포트폴리오 준비한답시고 일년동안 피씨방 알바 할때도, 약주 한잔 걸치고 오셔서
"시간이 걸려도 좋으니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준비해서 너 하고 싶은 일 꼭 하거라."
하신것도 아버지이십니다.

아버지, 고맙습니다.

합격소식 듣고 좋아라 하다가 문득
"내 스스로 내 인생에 얼마나 자부심이 없었으면
그래봐야 일개 회사원, 나이 서른 되어
기껏 돈 조금 더 주는 직장 들어간다고 이렇게 기뻐할까...."하고 반성도 해보고,

그깟 대단치도 않은 회사 이름 가지고 내가 자랑스러워 할 것이 아니라
나로 인해 회사가 자랑스러워 할 수 있게 해야겠다 생각도 해보곤 합니다.

졸업하고 철이 조금은 들었는지, 꿈도 중요하지만 현실도 중요하다는 것도 배웠습니다.

아버지, 저 바이크 좋아하지만 기계 중장비도 그것 못지 않게 좋아합니다.
바이크 디자인하겠다고 이탈리아로, 일본으로 언제 날라갈 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바이크 디자인은 취미로 남겨놓고
Neo-Classic style의 굴삭기, Post-Mordern style의 장갑차를 디자인해볼까 합니다^^

好事多魔이고 塞翁之馬라,
언제 무슨 일이 생길지 오히려 마음이 더 불안하고, 더 조심하게 됩니다.
말조심하고, 행동조심하고, 길 건널때 좌우 한번 더 살피고...
나름대로 어려운 시기 건넜으니
이제 富貴榮華를 누려보자며 (<-ㅋㅋ 짜식. 이제 막 험한 세상에 발 내디딘거다)
떨어지는 낙엽도 피해가는 심정으로 조심조심
다니던 직장 사직서 준비하고, 인수인계서 쓰고 지냅니다.

대리석 식탁 디자인하고, 나무 식탁 디자인하고, 중국 베트남 말레이지아에 OEM주고
가격 0.5불 깎느라 국제전화로 seller들과 더듬더듬 짧은 영어로 티격태격하는 일들이
제 성격엔 썩 잘 맞는 일은 아니었을진대

힘든 시기 잘 건널 수 있게 해 준 가구회사 리바트에 고맙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가구 사실때 다른회사 가구 사지 마시고 리바트 가구 사십시오 ㅎㅎ
제가 제품개발자로 일했기에 보증하건대
중국 공장들이 품질 검수가 너무 까다로워 공급하기를 겁내는 회사가 리바트요,
어지간한 동남아 공장들은 품질기준 맞추지조차 못해 공급하지 못하는 회사가 리바트입니다.
대리석식탁 60도로 달궜다가 영하20도로 얼리기를 6차례 반복하여
깨지지 않고 살아남아 팔려나간 식탁들이 바로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리바트 대리석 식탁입니다ㅎㅎ

본의 아니게 옆길로 샜습니다. 죄송합니다^^;;;
회사 기밀이니 누설하면 안되는데..-_-;;;;;

지금 회사에서 벌려놓은 일들이 많아서
이직하기 전에 하루이틀이나 쉴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조만간 부산 한번 내려가서
아버지도 뵙고 삼촌분들도 뵙고 소주도 한잔 따라드릴 수 있으면 영광이겠습니다.

평안하고 행복한 주말 보내십시오^^

ps : 사진은 작년여름인지 재작년 여름인지..그렇습니다^^
좌청룡은 우리나라 중고딩들의 최고 인기 인터넷사이트인 웃X대X에서
웹디자인,관리 하느라 바쁜
하나뿐인 제 소중한 여동생, 허거참씨의 막내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