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공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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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락공원에서.....

G 6 460 2004.01.23 22:38


영락공원에서.....


김일석


이곳을 들어서면
늘 까닭 모를 슬픔이 치민다.
내려오는 사람들, 올라오는 사람들
한 사람 한 사람 눈을 쳐다보며
고단한 인생
그 무한대의 슬픔을 체감한다.


힘겹게 차를 세워두곤
터벅터벅 언덕길을 오르다보면
솜사탕이며, 번데기봉지를 든 아이들은
무슨 잔칫날마냥 폴짝폴짝 뛰지만
고작 명절에야 한번씩 찾을 뿐인
이 스산한 곳을 들어서면
저 걸어가는 어깨들 마다에 얹힌
순간 순간의
힘겨운 삶을 느끼는 내 눈은
시리디 시리다.


수없이 나열된
사각통, 그 어느 구석엔
슬프게도 내 아버지와
내 어머니가 계시다.
짧은 묵념, 그리고
상자를 쓰다듬는 내 손가락 끝으로
번져오는 지난 수십년간의
아, 깊은 추억의 편린들이여...


마냥 선해 보이는
키 작은 아버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와
참배실로 들어설 때, 난
그의 볼을 타고내리는 눈물을 보았다.
아마도 그의 부인은
사고나 병으로 하늘나라로 갔을테고
얼마나 깊은 슬픔을 삼키며
저 아이 하나를 보듬고
작은 저 아이에게 기대며 힘겨울까


서툰 글씨로
아이 이름을 한글로 적은
초라한 지방(紙榜) 앞에 엎드린
어느 부부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아, 사랑하는 아이를 잃고
혹시 죄책감에 이 세상이 싫었을 그들이
눈물겹도록 애잔하고...


참배실 바깥에 쪼그려앉은 할머니
작은 나무 조각을 쓰다듬으며
하염없이 눈물을 훔쳐내린다.
저리도, 무엇을 추억하는 걸까
무엇이 아쉬운 걸까
도저히 짐작할 수 없는 그
깊은 회한의 주름살에 고개를 숙이고 만다.


사람들 눈가엔
하나같이 깊은 슬픔
버얼건 눈자위가 뎅그렁하고
잠시잠깐 참배실을 나와 터벅터벅
그 시끌벅적한 현실에
다시 고개를 세우고 걷는다.


세상에 죽음이 없다면
진정한 치열함이 있을까
죽음이 없다면
진정한 반성과
진정한 추억이란 있을까



아, 세상에 죽음이 없다면
가슴 속 이리도
뜨거운 사랑과 연민이
절절한 그리움
눈물겨운 회한이 또 어디 있을까!


바다낚시 풍경
photo...http://www.kisfish.com
music...양희은...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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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G 더불어정 04-01-24 06:12
80년대 후반,장마나 태풍이
몰아 닥치기만 하면
묘자리가 사라져
유골이 뒤바뀌기도 해
많은 민원을 일으키기도 했던 영락공원.

그곳에 님의 부모님이 영면하고
계신다니 이 추운 겨울에
더욱 슬퍼지는 군요.

일석님,
동해안 소봉대에서 뵈온 이후
꽤 오랜 만입니다.
그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고고한 鶴같은 자태로
낚시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시는 님의 자태가
그립습니다.
G 김일석 04-01-24 08:56
더불어 정님...보고싶군요...^^
소봉대에서의 그날 이후 님들에 대한 생각이 부쩍 많아졌답니다.
언제 또 소주 한잔 해요~!!

참, 그리고 여기 부산의 영락공원은 초현대화된 납골당을 일컫는답니다..
부산 오시면 전화하세요~
G 학선생 04-01-24 09:48
김일석님 반갑습니다.

홈페이지 멋있던데요....
G 김일석 04-01-24 11:01
학선생님...오랜만이군요~
홈이 멋있으시던가요?
감사합니다.
전 아직도 학선생님의 귀여운 그 춤을 잊지못하고 있답니다.....^^
참, 생신이셨군요...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G 방랑자 04-01-24 11:33
김일석님

새해 더욱 건강하시고.
하시는일 순조로우시길 빕니다.
언제나 멋있는 "콧털"기억 하겠습니다.

매일 매일 좋은일로 행복해 하십시요. ....^*^ ..!

G 마스크낀 감시 04-01-24 20:43
김일석선생님..동안 무탈하셨는지요...?

좀전에 선생님홈..

새롭께 리모델링하신 홈에..들렸다가 왔네요..

차분한 갈색톤이 주는.. 그 편안함과 안락함..?

너무 편한맘에 졸음이 밀려와서..ㅎㅎ 간단하게 흔적만 남기고 나왔네요.^^

선생님..새해에는 복도 많이 많이 받으시고 항상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모두 순조롭께 잘 풀리는 한해가 되길 소원해봅니다..

닉을 바꾸고 첨으로 글을 올리는데..혹시 헷갈릴까봐..ㅎㅎ

전에 갯바위총각(?)이라고...ㅎㅎ 혹시 기억하시는지...실리도..!

이번에..큰맘먹고

마스크낀 감시로 개명을 하였네요..ㅋㅋ

선생님..내내 건강하시고 하시는 일..번창하시길 바래봅니다..그럼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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