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하시기 한달전 글입니다

신상품 소개


회원 랭킹


공지사항


NaverBand
[휴게실] 세상사는 이야기

▶세상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는 게시판입니다.
▶특정인 비방/폭언/모욕/시비성 글은 예고없이 수정/삭제될 수 있으며, 일정기간 이용 제한 조치됩니다.
▶게시판 성격과 맞지않는 글은 예고없이 삭제 또는 이동될 수 있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서거하시기 한달전 글입니다

1 참바다 3 1,027 2009.05.26 23:22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언론에 호소합니다. 저의 집 안뜰을 돌려주세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부탁합니다.
그것은 제게 남은 최소한의 인간의 권리입니다.

저의 집은 감옥입니다. 집 바깥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갈 수가 없습니다.

저의 집에는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카메라와 기자들이 지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도, 친척들도, 친구들도 아무도 올 수가 없습니다. 신문에 방송에 대문짝만하게 나올 사진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상한 해설도 함께 붙겠지요.

오래 되었습니다. 이 정도는 감수해야겠지요. 이런 상황을 불평할 처지는 아닙니다. 저의 불찰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다 할지라도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최소한의 사생활은 또한 소중한 것입니다.

창문을 열어 놓을 수 있는 자유, 마당을 걸을 수 있는 자유, 이런 정도의 자유는 누리고 싶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지금 이만한 자유가 보장이 되지 않습니다.

카메라가 집안을 들여다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며칠 전에는 집 뒤쪽 화단에 나갔다가 사진에 찍혔습니다. 잠시 나갔다가 찍힌 것입니다.

24시간 들여다보고 있는 모양입니다.

어제는 비가 오는데 아내가 우산을 쓰고 마당에 나갔다고 또 찍혔습니다. 비오는 날도 지키고 있는 모양입니다.

방 안에 있는 모습이 나온 일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커튼을 내려놓고 살고 있습니다.

먼 산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가끔 보고 싶은 사자바위 위에서 카메라가 지키고 있으니 그 산봉우리를 바라볼 수조차 없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사람에게 너무 큰 고통을 주는 것입니다.


언론에 부탁합니다.

제가 방안에서 비서들과 대화하는 모습, 안 뜰에서 나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마당을 서성거리는 모습, 이 모든 것이 다 국민의 알권리에 속하는 것일까요?

한사람의 인간으로서 간곡히 호소합니다. 저의 안마당을 돌려주세요. 안마당에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는 자유, 걸으면서 먼 산이라도 바라볼 수 있는 자유, 최소한의 사생활이라도 돌려주시기 바랍니다.



2. 노무현 전대통령이 홈페이지에 사망 전 검찰소환 조사당할 때 당시직접 쓴 글입니다.


‘사람세상’ 홈페이지를 닫아야 할 때가 온 것 같습니다.



처음 형님 이야기가 나올 때에는 ‘설마’했습니다.


설마 하던 기대가 무너진 다음에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용서 바랍니다.’ 이렇게 사과드리려고 했습니만, 적당한 계기를 잡지 못했습니다. 마음속으로는 '형님이 하는 일을 일일이 감독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저로서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변명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500만불, 100만불, 이야기가 나왔을 때는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모르고를 떠나서 이미 밝혀진 사실 만으로도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명예도 도덕적 신뢰도 바닥이 나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저는 말을 했습니다.

‘아내가 한 일이다, 나는 몰랐다’ 이 말은 저를 더욱 초라하게 만들 뿐이라는 사실을 전들 어찌 모르겠습니까? 그러나 저는 그렇게 말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정치를 떠난 몸이지만, 제 때문에 피해를 입게 될 사람들, 지금까지 저에 대한 믿음을 버리지 않고 계신 분들에 대한 미안함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었습니다.

또 하나 제가 생각한 것은 피의자로서의 권리였습니다. 도덕적 파산은 이미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한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피의자의 권리는 별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사실’이라도 지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앞질러 가는 검찰과 언론의 추측과 단정에 반박도 했습니다.


그런데 정 상문 비서관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이 되었습니다.

이제 저는 이 마당에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수가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분노와 비웃음을 살 것입니다.

제가 무슨 말을 더 할 면목도 없습니다. 그는 저의 오랜 친구입니다. 저는 그 인연보다 그의 자세와 역량을 더 신뢰했습니다. 그 친구가 저를 위해 한 일입니다. 제가 무슨 변명을 할 수가 있겠습니까? 저를 더욱 초라하게 하고 사람들을 더욱 노엽게만 할 것입니다.

이제 제가 할 일은 국민에게 고개 숙여 사죄하는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나면 그렇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제 이 마당에 이상 더 사건에 관한 글을 올리지 않을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에게도 동의를 구합니다. 이 마당에서 사건에 관한 이야기를 하지 않도록 합시다. 제가 이미 인정한 사실 만으로도 저는 도덕적 명분을 잃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서 무슨 이야기를 하더라도 사람들은 공감하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정치적 입장이나 도덕적 명예가 아니라 피의자의 권리를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것도 공감을 얻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이제 제가 말할 수 있는 공간은 오로지 사법절차 하나만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은 이곳에서 저를 정치적 상징이나 구심점으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 사건 아니라도 제가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동안 저는 방향전환을 모색했으나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해 고심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그런 동안에 이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이상 더 이대로 갈 수는 없는 사정이 되었습니다.

이상 더 노무현은 여러분이 추구하는 가치의 상징이 될 수가 없습니다. 자격을 상실한 것입니다.

저는 이미 헤어날 수 없는 수렁에 빠져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수렁에 함께 빠져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은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적어도 한 발 물러서서 새로운 관점으로 저를 평가해 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저는 오늘 아침 이 홈페이지 관리자에게 이 사이트를 정리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관리자는 이 사이트는 개인 홈페이지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회원 여러분과 협의를 하자는 이야기로 들렸습니다.

그래서 이 글을 올립니다.

이제 ‘사람 세상’은 문을 닫는 것이 좋겠습니다.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3 댓글
1 대전돌돔 09-05-27 09:14 0  
얼마나 힘이 많이 드셨으면.....
훌훌 털고 편히쉬세요...(__)
1 大物戰士 09-05-27 10:40 0  
그때...
지인의 [미니홈피]에서 몇귀절 중략된 그 글들을 보았었네요.

그땐...
어쩌다 이모양 까지~~~~~~
그래서~~ 修身齊家治國平天下 라고 했거늘...ㅊㅊㅊㅊ
일국의 원수였든 분이었고
특히 올곶게 살겠다던 그분 이었기에..!!

하면서도,,,
뒷자태에 다할수 없는 연민의 정을~~~~~~~ㅜ.ㅜ

지금...
이렇게 그분을 보내며
다시 글을 접하니....
아~~.....!!!!!!!!!!!!!!!!!!!!!!!!!!!!!!!!!!!!!!!!!!!!!!!!!!! 얼마나 회한이 깊어셨을까..?? ㅠ.ㅠ
범인, 민초들도 참기 어려운 주변을 보며~~~~

저는 오늘...
이미 고인이된 그분을..........
다시 그 바위떵이,,, 백척 낭떠러지 위에다 세웁니다. ㅡ,.ㅡ;;

그분 생전~ 미움을 쌓고,,, 잘못했든 일을 들춰보며
하나하나~ 발디딤 돌을 깍아 냅니다.

하면서...
그분께서 하셨고~ 보이려 했든 옳은 일에는 발디딤 돌을 덧대어 봅니다.

아무리 독하게 그분의 발밑을 깍아내려 해도...
그분을 그 길로 보내기엔~~ 너무나 맘이 아픕니다..!! ㅠ,.ㅠ;;

지금도...
구린내 나는 억만금을 도적질해 쳐먹었든~~
지쌔끼들 깜방에 쳐넣는걸 지넘들 두눈으로 보면서도~~
여직껏 냅내~ 하며 살고있는 4넘의 쌍것들도 버젓이 살아 있는데...
왜..?? 그분께선 그 길을 택하셨으야만 했을까요..!!
무었이 그분을 그 백척낭지 위로 디밀어 올렸을까요..!!

미안 합니다....!!!!
후회 됩니다....!!!!
뉘들 처럼 "사랑 했었습니다"는 아니였느지 몰라도... 지금 부터라도~~
사랑 합니다....!!!!
고맙습니다.....!!!! 님과 함께 살았다는 겄만으로도~~

오늘도...
내맘속의 喪廳에... 담배 한개피 불 붙여 올립니다. ㅡ,.ㅡ

노짱이시여..!!
이승 번뇌 다~ 훨훨 벗으시고..
평안히 영면 하소서..!!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