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이번에도 낚시 장비 구매 후기입니다. 그중에서도 오늘은 낚시 밑밥주걱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고대하던 제주도 출조가 딱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온라인 낚시 매장에서 챙겨준 생일 할인쿠폰도 사용할 겸 밑밥주걱을 포함해 여러 용품을 구매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구매한 밑밥주걱은 벨몬트 사의 "MR-010" 제품입니다. 아래는 낚시 매장 홈페이지에 실린 내용입니다.

벨몬트 사의 밑밥주걱 모델명은 "MR"로 시작하여, 뒤에 숫자가 붙는 방식입니다. 숫자는 제품의 소재와 길이에 따라 세 자리 수로 정해지며("010"~"610"), 같은 제품군 안에서도 컵의 용량이 클수록 세 자리의 마지막 숫자가 커집니다.
예를 들어 제가 구입한 "MR-010" 제품의 경우에는, 길이가 690mm로 가장 짧으면서 컵의 용량도 가장 적은 12.5cc 밑밥주걱입니다.(용량은 S : 12.5, M : 16, L : 23)
먼저 제품의 전체적인 모습입니다.
회색의 컵, 붉은색의 샤프트, 검은색의 손잡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MR-510" 제품이 컵, 샤프트, 손잡이까지 모두 검은색으로 되어 있던 것과 비교가 되네요. 그리고 길이도 60mm 짧습니다.
전체 길이가 690mm로 상대적으로 짧은 밑밥주걱을 구매한 이유가 있습니다.
위의 사진은 작년 11월에 가파도 두성에서 벵에돔 낚시를 하던 모습입니다. 처음 사용해보는 밑밥통 스탠드를 갯바위에 설치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750mm 밑밥주걱을 사용하는 게 영 어색했습니다. 밑밥통이 바닥에 있는 게 아니라 허리 높이에 있다 보니 밑밥이 잘 다져지지도 않고, 밑밥을 담은 주걱을 아래로 내려 다시 던져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습니다.
결국 낚시를 멈추고 너울이 올라오지 않을 만큼 밑밥통 스탠드의 높이를 낮춘 다음, 밑밥통과의 거리를 두면서 낚시를 계속했습니다. 낚시를 하면서도 조금 짧은 밑밥주걱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지난 거문도 출조에서 실제로 사용해보니 밑밥이 던져지는 거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일본 유명 공방에서 출시되는 길이 680mm의 고가 밑밥주걱도 있으며, 우리나라 유명 낚시인이 디자인하여 유행하고 있는 제품의 길이도 약 720mm입니다.
『컵』


컵의 형상은 물방울과 비슷합니다. 끝이 뾰족해서 밑밥통의 옆면과 밑면이 만나는 구석의 밑밥까지 쉽게 담을 수 있습니다. 체감 효과는 미미하지만, 밑밥과 밑밥주걱의 분리와 수분의 배출을 돕는 공기구멍도 채택되어 있습니다. 아래 사진의 일본 T사 제품과 비교를 해보면 전체적인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두 제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컵의 테두리 마감입니다. 벨몬트 사의 컵 테두리는 바깥으로 휘어지면서 매끈하게 처리된 반면, T사의 컵은 별도의 마무리 가공이 안 되어 있습니다. 사용을 하다 보면 위의 사진처럼 날카롭게 닳아 밑밥통의 표면에 보기 싫은 상처를 남기거나, 낚시가방 안에서 다른 제품에 흠집이 생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컵의 각도가 5° 기울어져 있는 것도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일단 밑밥통 벽면에 좀 더 강한 힘으로 비빌 수 있어서 담긴 밑밥의 점도가 더 높아집니다. 그리고 밑밥을 담아 올릴 때 밑밥통 표면/테두리에 걸려 밑밥이 부서지는 확률도 줄어듭니다. 마지막으로는 밑밥을 던질 때 밑밥주걱 컵의 끝부분에 밑밥이 걸려 발앞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앞으로 손을 밀면서 밑밥을 던지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가 될 겁니다.
『샤프트』
샤프트는 탄소 소재로 되어 있습니다.
좀 더 고가의 밑밥주걱인 "MR-210~213" 모델에는 40t 카본이 사용되었다는 표기가 있지만, 이 모델에는 그런 표기가 없네요. 그래도 탄성이 좋고, 제품의 무게가 45g으로 정말 가볍습니다.
『손잡이』

손잡이는 조밀한 EVA 소재로 되어 있으며, 다른 벨몬트 사의 밑밥주걱들도 동일합니다.
단시간의 낚시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장시간의 낚시에서는 딱딱한 나무 손잡이보다 훨씬 손이 편합니다. 낚시를 다녀온 다음날 손 전체가 뻐근한 느낌이 든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EVA 소재의 손잡이는 편안함 뿐만 아니라 밑밥주걱 자체의 무게를 적게하여 전체적인 피로도를 낮춰 주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벵에돔 밑밥주걱의 종류입니다. 아래 두 제품은 위에서 소개 드린 벨몬트 사의 밑밥주걱이며, 위 제품은 "평화공방 수제 밑밥주걱"입니다.
벵에돔 밑밥주걱은 12.5cc 컵 용량을 선호합니다. 특히 크릴을 섞은 밑밥을 좋아해서 15cc가 넘는 컵 용량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빵가루 밑밥/미끼를 사용하는 낚시의 경우에 밑밥주걱 컵 용량은 너무 크지만 않다면 중요하지 않다는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샤프트의 강도가 너무 높은 제품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강한 샤프트의 밑밥주걱으로 당장 한 번의 밑밥은 정확하게 멀리 던질 수 있겠지만, 낚시를 진행하는 6~8시간 동일한 힘으로 안정적인 밑밥 투척을 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힘이 들어가는 낚시는 분명 후유증이 남는다는 생각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부드러운 샤프트를 선호하며, 위의 밑밥주걱들이 그런 제품들입니다.
감성돔 밑밥주걱도 마찬가지여서, 모든 밑밥주걱은 평화공방과 벨몬트 사의 제품만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성돔 낚시도 비슷하겠지만, 특히 벵에돔 낚시에서 정확한 밑밥 투척과 가는 원줄을 가장 신경쓰고 있습니다. 그래서 밑밥주걱과 원줄의 경우 마음에 드는 특정 회사의 제품을 정해놓고 잘 바꾸지 않는 편입니다.

"평화공방"은 포항에 있는 낚시 공방입니다. 원래 포항시 북구 쪽에 "평화낚시"라는 작은 낚시점이었는데, 요즘은 다른 곳에서 낚시점이 아닌 작은 공방 형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수제 밑밥주걱이 특히 유명하고, 작은 목줄찌 같은 소품들도 자체 제작하여 판매됩니다. 예전에 포항에 살 때는 낚시를 가거나, 주변을 지나가면서 들르기도 했습니다. 당시에도 일반적인 낚시점이라기보다는 낚시인들이 모여 토론하거나, 연구하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유명 낚시인들의 왕래도 자주 있었고요.
오동목과 코브라 가죽을 사용한 수제 밑밥주걱이기 때문에 길이, 샤프트의 탄성, 손잡이의 두께가 제품마다 조금씩 달랐습니다. 샤프트와 손잡이만 결합된 시제품 수십 개를 직접 만져보고 골랐던 기억이 나네요. 아래 사진의 밑밥주걱에 새겨진 이름도 제가 직접 쓴 것입니다. 밑밥주걱을 주문해놓고, 완성되기 직전에 따로 방문해서 정성 들여 한자 한자 이름을 남겼습니다.
좀 더 어렸고, 바다 가까이 살 때 가졌던 당시의 열정을 지금도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중한 밑밥주걱을 고정시킬 주걱 걸이 줄도 같이 주문했습니다. 방파제 낚시를 거의 하지 않지만, 방파제 낚시 또는 야간 낚시에서 활용할 생각입니다.
가마가츠 사의 긴꼬리 벵에돔 바늘인 "아와세차 다메지나"도 함께 구매했습니다. 무미늘 바늘을 사용할 때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지만, 장점이 확실한 바늘입니다. 이번 가파도/마라도 출조에서 사용할 계획입니다.
밑밥주걱과 긴꼬리 벵에돔 바늘까지 제주도 출조 준비를 모두 마쳤네요. 좋은 날씨 속에서 오랜만에 뵙는 현지 낚시인들과 즐거운 출조 다녀왔으면 좋겠습니다.
올라오는 14호 태풍 「찬투」의 영향으로 남부 지방에는 거센 비바람이 예보되고 있습니다. 특히 제주도의 피해가 심할 것이라는 기사가 계속 나오네요. 아무쪼록 큰 피해 없이 무사히 태풍이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