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구미에서 서식 중인 왕초보 낚시인입니다.
스크롤 압박이 매우 심하니 주의바랍니다 ㅎㅎㅎㅎ
- 구입 동기 -
2013년 머모피 젠틀맨3 1-75와 다이와 쥬피터 3500번 (무게 315g 짜리 ㅎㄷㄷㄷ ) 으로 낚시를 배웠엇습니다.
작년 5월에 구입하였으니 벌써 1년이 다되어 가네요.
낚시에 완전 무지했고, 가르쳐주는 사람조차 없는 관계로..
낚시를 잘하게 된다면 큰 고기들을 잡게 될테니 1.75대를 사서 전천후로 사용하면 될꺼야~~
라는 생각으로 1-75대를 질렀었습니다. 릴에 대해서도 아는바가 없어서, 크고 무거운게 무조건 좋은 줄
알고 315g이나 나가는 다이와 쥬피터를 사용했었지요 ;;;;;
낚시를 한 6시간하고 나면 손목이 얼얼하고 뭔가 마비된 기분이 들고 중노동을 한 기분이였습니다.
사람들이 하루종일 제자리에 서서 한손으로 낚시대를 들고 하는 걸보며
'얼마나 낚시에 미쳤으면 저 무거운걸 들고......... ㅉㅉㅉㅉ ' 라 생각하며 경이롭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낚시방에서 시마노 릴들을 구경하고 만져볼 기회가 되어 가볍고 릴링감 좋고
가격또한 적당한 레아늄 ci4 3000번을 구입하여 1-75대에 장착 후 사용하니
하루종일 들고 있어도 무겁지 않아서 ( 상대적인 무게감이겠지요?? 그 전에 쓰던 다이와 쥬피터에 비해 ^^;; )
땅에 낚시대를 한번도 내려두지 않고 낚시를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릴을 바꿔보니 돈들인 맛(?) 좀더 고급에 관심이 가고
한국에서 전천후 낚시대라는 1호대를 구입하고 싶어졌습니다.
기왕 살거 좋은걸 사야 중복투자가 없다는 인낚 지식인 고수분들의 가르침을 받아
(사실 이미 마음 속으로는 최고급 낚시대에 마음이 쏠려 있었습니다. )
제 나름대로의 기준을 정하였는데
1. 무게가 가볍고 밸런스가 좋아야한다.
2. 초릿대 가격이 비싸지 않아야하며 쉽게 as되는 국산 제품이여야 한다.
3. IM 가이드나 EM 가이드여야 한다. (이게 왜 좋은지도 모르면서 다들 좋다고하니 ㅎㅎㅎ )
4. 방파제 낚시에 무리가 없어야하며 뽀대나 어디 내세워도 꿀리지 않아야한다.
5. 구입 전 실제 소유자들의 사용기, 댓글 등을 꼼꼼히 확인한다.
이 기준을 충족시키는 낚시대 중 구입 후보에 오른 제품은
쎄제 S.U.P 와 영상 펜텀기 였습니다.
쎄제 sup는 국내 낚시대 중 최고가에 속하는 제품이며 광고글에서 보인 엄청난 자신감? 의 마케팅 방식이
제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였고
영상 펜텀기는 광고를 전혀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평가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낚시대라며
악플조차 없다는 점이 끌렸습니다.
(손잡이 그립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평가가 딱 한건 올라와 있을 뿐입니다. )
수많은 고민과 네이버 구글 등 모든 검색수단을 동원하여 장단점을 찾아보며 두 낚시대를 비교하기 시작했습니다.
인낚에 회원가입하고 지식인에 질문도 하면서 고민에 고민을 하던 중 사실 마음은 쎄제 SUP 로 쏠려있었습니다.
우리나라 최고가 제품~~ 왠지 뽀대 나잖아요? ㅎㅎㅎㅎ
365낚시마트가서 직접 들어도 보고 휘둘러도 보고 결제를 하려던 순간!!!!!!!!!!
릴시트에 싸구려 제품마냥 본드자국이 있더군요. 100만원 가까이 하는 낚시대인데 -_-
다른 쎄제 제품들을 봐도 전부 본드자국이 지저분하게 보이더군요. 제품상의 하자가 아닌 원래 그런 것마냥 ;
완전 실망하여 집에 와서 다시 인낚을 훑어보기 시작..
눈에 띄는 글이 있더군요.

명검 중 명검. 한때 명품 소리듣던. 가격은 60만원. !!!!!!!!!!!!!!!!!!!!!!!!!!!!!!!!!!!!!!!!!!!!!!!
가격도 쎄제 sup보다 저렴하네????
이 말에 미친듯이 갈등하며 제품을 실제로 보고 결정해야겠다는 생각 밖에 안들길래
그 길로 구미에서 부산 공장까지 직접 찾아가서 방문하였습니다.
사장님께 제 낚시 스타일 및 경력 등을 말씀드리며 충분히 상담하였고
중국애들이 낚시대를 주문할 때 이름을 새겨준다 하시더군요.. ( 전 좀 희소성있거나 특이한 것을 좋아합니다. )
저 : 사장님 죄송하지만 저도 낚시대에 이름 새겨주실 수 있나요??? 한문으로요.. ㅋㅋㅋㅋ
사장님 : 당삼이지 콜~! ㅋㅋㅋㅋ
이걸로 바로 계약이 성사됐습니다. ㅎㅎ
- 공장에 수령하러 가다 -
화요일에 계약했는데 금요일에 출고해달라고 무작정 조르며 금요일에 다짜고짜 찾아갔습니다 ;
방문했을 때 시간은 정확히 저녁 6시였습니다. 작업이 마무리 단계라 하시길래
낚시대 수령하고 방파제 놀러가야지~~~ 하는 생각에
택배로 보내주신다는 것도 거절하고 쳐들어가다시피 방문하였습니다.



공장의 작업실 내부로 들어가자 수천개의 낚시대 부속들이 어지러이 널려있었습니다 ;;
사장님께 구경좀 해도 되냐 여쭙고 승낙을 구한 후 의자에 앉아
최대한 방해가 되지 않게 숨죽이며 지켜보았습니다.

제가 구경을 시작했던 단계는 바트대 손잡이의 고무??? 우레탄 도색부터입니다.
우선 도장을 자동차 도장에 쓰는 건을 쓴다는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사타건은 아니고 어느 브랜드 제품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깜짝 놀랬던 것은 ' 바트대 우레탄 도색을 뿌리신 후
스프레이건을 완전히 분해. 신너에 담궈 깨끗히 세척, 닦은 후
다음 바트대 우레탄 도색이 들어가는겁니다 ;;;;;
하나하나 뿌려가며 분해 청소 후 다음 바트대 도장을 하게되면 시간적으로 엄청나게 소모가 되는데!!!!!!
왜 이렇게 늑장을 부리시는가 해서 여쭈었습니다.
나 : 사장님~ 왜 일일이 세척하고 다시 하십니까? 같은 도료이니 그냥 뿌리셔도 되는데요?
사장님 : 도료가 뿌리다보면 도색건 내부에서 미세하게 막히기 때문에
도장이 불균형하게 뿌려져서 깔끔하지가 않아!!
난 내가 만족하는 제품을 손님에게 주고 싶지.. 내가 만족스럽지 못한 제품은
절대로 손님에게 주지 않는 주의야.
한번 불량이 나면 다시 보수하고 다듬는데 더 시간이 걸리기에
한번에 완벽하게 일을 처리해야 한다.
나 : .....................
사장님의 말씀에 전 중학교 시절이던가?? 국어책에서 본 수필 ' 방망이 깎던 노인 ' 이 떠올랐습니다 ;;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잠자코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괜히 재촉하다가 미운털이 박힐까봐서요 ㅎㅎㅎ
시간도 많이 흘렀고, 이래저래 사장님과 대화도 나누며 약간의 친목도 생겼단 생각이 들어
공장에 있는 낚시대를 만져보기도 하며 구경을 시작했습니다.
전 영상산업에 펜텀기 제로. 펜텀기 1-53. 펜텀기 마스터만 있는 줄 알았는데, 파이어 레드 이소. 블루 씨 이소. 루어낚시대, 민장대들도 있더라구요.
파이어 레드와 블루씨는 중고가 (30만원대)와 중저가 낚시대(20만원대)인데
자중은 펜텀과 비슷하다 하셨습니다.
하지만 마감처리 ( 무게감 및 밸런스 셋팅 )가 펜텀보다 덜 들어가고
릴시트 장착공정이 펜텀과 다르다며
펴놓고 들어보면 펜텀보다는 무게감이 조금 더 나간다 하시네요.


왼쪽이 펜텀이고 오른쪽은 파이어레드 입니다. 외관상 큰 차이점은 도색 외
펜텀은 릴시트 접합부위가 굴곡지지않고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으며
파이어레드는 약간 입체적으로(표현이 맞나 모르겠네요 ;; ) 처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두 바트대를 보면 펜텀이 파이어레드보다 굵었습니다. 얇은 바트대를 좋아하시는 분은 파이어레드에 더 끌리실 것 같습니다.
핸드폰 사진이라 나타내기 힘든데 두 대를 만져보면 확연한 굵기 차이가 있습니다.
파이어 레드는 여성분들이 쓰기에 좋을 것 같아요.
이것저것 구경하던 중 바트대 손잡이 도색 및 열처리가 완료되고 사장님께서는 다른 작업을 시작하시네요.


이거 뭔지 아시는 분??? 일반인들은 저게 뭔지 감도 안오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랬거든요.
자동차로 치면 페인트를 올린 후 도장을 보호하고 광을 살리기 위해 클리어페인트층을 올립니다. 그래야 미세한 흠집에서 보호가 되며 도장의 색이 변하지 않거든요.
펜텀기도 클리어층을 올리는데, 저 기계 속에 클리어도장 액이 담겨 있어서 쑥 넣었다가 위아래로 움직인 후 쭉 빼주면??? 클리어코팅 완성이더라구요 ㅋ
신기하고 재밌었습니다. 사장님도 이 단계가 가장 빠르게 마무리되기에 편하다 하시더군요.
클리어층이 완성되고 나면 다시 열처리 건조부스로 입고됩니다. 자동차 도장도 보통 60도에서 110도로 구워지는데, 장비가 작아서 그런가 120도로 굽는다
하십니다. 공장 내부는 보일러를 켜놓지 않아도 열처리부스로 인해 나름 따뜻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바트대 하나 가지고 열처리부스에 대체 몇번이나 넣던지;;;;; 제가 눈으로 확인한 것만 5번이였습니다 ㅡoㅡ;;;
시간은 이미 새벽 2시가 넘었구요.. 낚시하러 가려했던 마음도 점점 포기상태에 이르고 있었습니다.
클리어층 열처리가 끝난 후~~~~



거친 클리어표면을 매끄럽게 하기 위해 사포질과 광택작업을 하시네요.



이번 작업은 릴시트 쪽 미끄럼방지 작업 중입니다. 바늘로 우레탄을 한땀한땀 찍어서 만드십니다 ㅡoㅡ;;;


비교가 되시나요? 작업 전과 작업 후입니다. 확실히 손잡이의 그립이 상승되며 잡았을 때에 손에 착 달라붙는 기분이였습니다.

허나, 왜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한발자국 내딛을 때마다 지옥의 고통을 선보이던
나무 지압슬리퍼처럼 오래 쥐고 있으면 손이 아프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제 낚시대엔 엠보싱처리 안해주시면 안되나요? 오래쥐면 손아플까봐요..하며 청을 드렸습니다.
사장님은 문제없다며. 엠보싱 처리 전 손잡이는 소비자들이 불만이 있기도 했는데, 엠보싱처리 후 다들 만족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손님을 본 적이 없다며
걱정 붙들어메고 믿으랍니다 ㅎㅎ

다음 단계는 제가 특별히 요청한 저만의 낚시대~~~ 제 이름 석자를 낚시대에 새겼습니다!!!!!
어렴풋이 보이시지요? 금색 한문~~ ^^;;
저것 역시 열처리 과정을 거치는 중입니다.
눈빠지게 기다리던 낚시대에 제 이름이 새겨져있습니다. 마무리가 되어가는구나!! 지금껏 기다린 보람이 있구나 등등
온갖 감정이 머리 속을 휘저으며 감격스럽기까지 했습니다.
이름 새기면 중고로 팔 때 문제된다면서요?? 허나 전 상관없습니다~ 중고로 팔 생각 전혀 없거든요~ 저만의 스페셜한 낚시대니까요 ^^

시계를 보니 어느덧 새벽 4시 20분입니다. 제 낚시대 하나 받기 위해 기다린 시간이 벌써 10시간째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전 미친 것 같습니다. 명품 낚시대 그게 뭐라고... 낚시대 받아서 룰루랄라하며 바로 낚시가야지~~~~~~
정말 가볍게 들른 발걸음이 무려 10시간을 넘어섰습니다. 희안한 것은,
기다리는게 지루하다거나 화가 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구경하면 할 수록 감동받는다 해야하나, 고집쟁이 방망이 다듬는 영감같지만.
왜 한국 낚시제조계의 장인이라 불리고 펜텀기가 명품이라 불리는지 이젠 알 것 같습니다 ㅎㅎ
저로 인해 사장님도 잠한숨 못주무시고 저녁식사도 못하시며 밤샘 일하시는게 죄송스러울 뿐입니다 ㅠ ㅠ ;;;
구경하는게 너무 신기하고 재밌어서 저 또한 저녁을 못먹었었으나
사장님이 맛있는 빵과 우유를 사주시며 그걸로 같이 저녁을 떼웠습니다. ㅎㅎ


옆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보니 이미 제 낚시대는 완성되어가네요. 정말로 마무리 작업입니다 키야~~~~~~~~~
EM 가이드로 주문했고, 초릿대 끝 1번 가이드만 IM 가이드로 했습니다.
저 초릿대 가이드 찍은 사진이 많이 흔들렸네요.
너무 감격스럽고 흥분되다보니 사진이;;;;; 쩝.

모든 작업이 마무리되고 시계를 보니 6시네요.... 정확히 사장님네 공장에서 12시간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ㅋㅋㅋㅋ
저 제대로 미친거 맞지요?
사장님께 혹시 나같이 기다리는 사람 또 있었냐 하니 한두시간 기다리다가 택배로 받으시지 저처럼 끝까지 기다려서 받아간 건 처음이라 하시네요.
전 1번을 좋아합니다. 최초의 펜텀기 수령자가 될 수 없으니, 이번 생산분의 일번이 되고 싶었습니다.
제가 이번 생산분 중 제일 늦게 주문해서 제일 먼저 찾아간다며 제가 막 요리조리 사진찍는걸 보시고는 인낚에 올리려 하냐며.
인터넷에 글 남기지 마라 하셨습니다. ㅎ
자랑은 하고 싶고~ 한달씩 석달씩 기다리는 분들도 계신데 단 며칠만에 찾아오다보니 저 스스로도 좀 죄송스럽기도 하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자면 전 대신에 구미에서 부산까지 두번이나 날라와서 12시간동안 기다렸잖아요~~~~~~~~~~~ ㅠ ㅠ
이 정도 정성이면 일번 해도 되는거지요? ㅋㅋㅋ 다른 펜텀 예약 회원님들 제가 먼저 수령했어도 너무 언짢아하지 말아주세요.
긴 수령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개봉기는 나중에 올릴께요~~~ 일하고 밤샘낚시하다 또 일하고 오느라 힘드네요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