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낚시를 갈 때마다 날씨가 나쁘다. 바람이 강하게 불고 비가 내리고. 어쩌다 날씨가 좋으면 수온이 떨어지고 기온도 뚝 내려간다. 날짜를 못 맞추는 건지, 아니면 요즘 날씨가 이상해선지 좋은 환경에서 낚시를 하는 경우가 드물게 느껴진다.
갯바위 시즌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대마도로 낚시를 떠나본다. 생각은 이렇지만 막상 또다시 지름신과 손 떨리는 손맛이 그리운 건 사실이다. 이 재미 때문에 낚시를 줄곧 다니다보다.
서두가 길다. 빨리 대마도 낚시여행으로 들어가 보다. 대마도를 오가는 선편으로는 오션플라워, 코비, 리나, 비틀, 오로라, 이렇게 5척이 있다. 이번에는 비틀을 타고 가게 됐다. 참고로 비틀은 낚시여행으로는 추천하지 않는다. 낚싯대 승선이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에는 코비와 공동운항을 할 때만 하더라도 가능했었는데, 지금은 제재를 당한다. 낚시가 목적이어도 낚시장비가 없으면 승선해도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빈손으로 가서 무슨 낚시를 한단 말인가! 나는 지난번에 대마도 민숙집에 장비를 두고 온 것이 있어 비틀을 타고 가게 된 것이다.
짧은 일정으로, 오후 배를 타고 히타카츠에 도착했다. 다행히 출발할 때보다 날씨가 점점 좋아졌다. 2박 3일 일정인데 대마도에 가는 날에는 낚시를 하지 못하고, 철수하는 날 또한 오전 배를 예약한 탓에 낚시가 불가능하다. 단 하루, 그 하루를 보고 대마도에 오게 된 셈이다.
날씨가 환상적이라 할 만큼 좋다. 하지만 방향이 남서풍이다. 예감이 좋지 않다. 그래도 열심히 즐겨보려고 남쪽 포인트를 향해 달려본다.
올해는 유난히 대물벵에돔이 잘 안나오고 있다. 수온이 문제인 듯 한데, 그나마 쯔쯔등대 주변의 선상낚시에서는 대물급이 곧잘 낚였는데, 갯바위는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마도 갯바위 근처에서 선상낚시를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갯바위 조황이 점점 나빠지는 것 같기도 하다.
남쪽의 어느 갯바위 포인트에 도착했다. 괜찮은 느낌이다. 충분히 기대해볼만하다고 생각됐다. 물색도 좋고 조류 흐름 또한 원활했다. 미끼를 던지면 금방이라도 물어줄 것 같은 분위기였다.
크릴 한 장에 3kg 덕용 집어제 한봉지를 바닷물과 섞어 밑밥을 준비하고 밑밥을 뿌리고 첫 캐스팅을 했다. 여지없이 찌가 자물자물 거린다. 세계최초로 개발된 삼우빅케치 렉세스 EXR 리미티드 T-500 낚싯대를 사용해 벵에돔을 공략해 본다.
역시나 굵은 씨알은 아니었다. 30cm 정도 되는 벵에돔이다. 들어뽕! 다시 입질, 그리도 또 들어뽕을 하니 28cm 정도 벵에돔이었다. 그렇게 중치급을 낚으며 시간이 흘러가고 있었다.
드디어 오후 5시가 지나면서 피딩타입에 접어들었다. 역시 기대를 가지고 낚싯대와 채비에 믿음을 가져본다. 50분 정도 지나자 찌가 스물스물 잠긴다. 챔질하니 당기는 힘이 예사롭지 않다.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덩치 큰 벵에돔이 수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갯바위로 끌어내 대략 길을 재보니 52cm 정도다. 당찬 손맛과 짜릿한 기분을 맛봤다. 혼자 낚시하는 탓에 사진 찍어줄 사람이 없어 스스로 몇 장을 휴대폰카메라에 담고 서둘러 채비를 던진다.
두 번째 히트, 이번에는 47cm 정도 벵에돔이다. 역시 해 질 무렵이 가까워지자 대물급이 갯바위 가까이 붙었나 보다. 세 번째 히트, 조금 전과 비슷한 씨알이다. 그 뒤로 중치급 입질이 몇 번 더 이어졌다. 충분히 먹을 만큼 낚았기에 중치급은 모두 방생하고 덩치 큰 벵에돔 3마리를 들고 철수길에 올랐다.
2박 3일 일정에 하룻 동안의 마음 편안한 낚시를 즐겼고 다행히 덩치 큰 벵에돔을 만나 대마도로 향한 보람도 있었다.
렉세스 EXR 리미티드 T-500 낚싯대를 테스트하기 위해 대마도를 수차례 드나들었는데, 그때는 낚시가 목적이었기보다는 낚싯대의 성능을 점검하는 차원이라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낚싯대가 이미 출시된 이후에 즐긴 ‘혼낚’은 여러모로 즐거움을 안겨줬다.
(참고로 사진은 민숙집으로 돌아와 찍은 장면이며, SⅡ로 표기된 낚싯대는 렉세스 EXR 리미티드T-500 테스트 모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