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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노인바위) 벵에돔 낚시(feat. 강우피싱 3분기 워크숍 둘째 날)지난 글에 이어서 울릉도 벵에돔 낚시 둘째 날 이야기입니다.

출조를 앞둔 낚시인들의 하루는 대부분 밑밥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새벽 4시에 겨우 눈을 비비며 방을 나서니 일찍 일어난 일행들이 정성스럽게 밑밥을 준비하고 있었네요.

전날 사용한 밑밥에 크릴 2장,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장을 더 섞어주면서 저도 밑밥 준비를 서둘렀습니다. 개인이 필요한 만큼 미리 크릴을 주문해두었기 때문에 딱 알맞게 녹아있어서 밑밥을 준비하기 수월했습니다. 가격대가 좀 있지만 "세진민박"의 크릴은 미끼로 써도 될 만큼 상태가 좋았습니다.(실제로 밑밥크릴을 미끼로 사용하였습니다)

모든 출조 준비를 마치니 민박 이모님께서 식사 준비가 다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푸짐한 해물라면에 식은 밥까지 말아 먹으면서 든든히 배를 채웠습니다. 아침과 점심의 간격이 있는 민박 출조 시에는 입맛이 없어도 아침을 꼭 먹고 있습니다.

저동항을 빠져나와 낚시 포인트로 향하는 중 뒤쪽으로 다른 배 한 척이 바짝 쫓아오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자세히 보니 울릉도의 다른 낚시점 선박이었네요.
아마도 와달리 넙적바위에 손님을 내려주기로 되어있어서 그런지 이리저리 급하게 세진민박 배를 추월하려는 느낌이었습니다. 접안하고 하선하는 시간을 생각하면 그래봐야 한 포인트 차이인데......저렇게까지 위험하게 배를 가까이 붙일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선박이 빠르게 지나가면서 생긴 너울 때문에 저희 배는 꿀렁꿀렁 바이킹을 좀 탔네요 ㅡㅡ(고기 그게 뭣이라고......)

이날 제가 내린 곳은 "노인바위"라는 포인트였습니다. 바위의 생김새가 허리를 숙이고 있는 노인의 모습과 닮았고, 또는 높은 자리로 이동할 때 조심조심 옮기는 걸음이 노인과 비슷하다고 하여 지어진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관음도 일대에서는 이름난 자리로 낚시 방송에서도 여러 번 소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전날의 짧았던 낚시 시간이 아쉬워 서둘러 채비를 마치고,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채비는 영상산업 칼리번 1.2호대, 강우피싱 오션피어스 원줄 1.5호, 나만의 수제찌 달인 0c 찌, 조수 고무,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목줄 1.5호, 벵에돔 바늘 5호였습니다.
밑밥이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기준치 벵에돔들이 얼굴을 보여주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 이후 넉 달 만에 만나는 울릉도 벵에돔이었습니다 ^^"



노인바위는 정면에 보이는 "죽도"를 중심으로 초승달 모양으로 수중여가 박혀 있는 지형이었습니다.
들/날물 상관없이 우측 45° 방향에서 낚시자리 앞쪽으로 다가오다가 왼쪽의 수중 직벽 근처로 밀어붙이는 조류가 흘렀습니다.
쯔리겐 한국지부 경기부장을 맡고 있고, 항상 즐겁게 낚시하시는 모습이 멋진 형님입니다. 이날도 심심하지 않게 농담도 주고받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네요. 위로 형님이 한 있는 지형 형님께, 아들 둘을 키우며 생긴 고민 상담도 받았습니다 ^^" ("이제 시작이다"라는 말씀이 기억나네요 ㅋㅋㅋㅋㅋㅋ)
노인바위 낮은 자리에서 낚시를 하던 지형 형님이 벵에돔의 입질을 받아 시루는 모습입니다. 낚여 올라온 30cm 중반의 벵에돔이 이날 최대어 내기에서 1등을 했던 벵에돔이었습니다 ^-^

해가 완전히 떠오르고 밑밥이 꾸준히 들어가면서 벵에돔의 씨알이 점점 커졌습니다. 대부분 30cm 근처의 씨알이었습니다. 한창 활성도가 좋을 때의 체색은 아니었지만, 본 시즌이 조금 지난 10월에도 울릉도 벵에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섰던 노인바위 높은 자리에서 왼쪽으로 바라본 모습입니다. 사진상으로도 듬성듬성 박혀있는 수중여가 끝나는 직벽이 보입니다. 벵에돔 입질의 대부분은 발앞으로 붙은 채비가 왼쪽 직벽으로 붙을 때 들어왔습니다. 바늘이 직벽을 지나갔다는 생각이 들면 채비를 회수해야 밑걸림을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직벽 쪽에서 들어오는 입질은 대부분이 긴꼬리 벵에돔들의 입질이었습니다. '뿌려진 밑밥이 조류를 따라 직벽 부근에 쌓이고, 그 밑밥띠를 따라 긴꼬리 벵에돔들이 들어와서 직별을 타고 놀다가 크릴을 먹은게 아닐까'라는 짐작이 들었습니다.
채비가 직벽 부근에 닿으면 더 이상 여유 줄을 주지 않고, 채비에 긴장감을 주는 것도 효과적이었습니다.

점심때가 되어 세진민박의 배가 노인바위 쪽으로 다가왔습니다. "토끼굴" 포인트에서 낚시를 하던 매니저 승욱이가 "관음도 끝바리" 자리로 옮기기 위해 배에 오른 김에 도시락/밑밥 배달을 도와줬네요 ^^"
"세진민박"에서는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부족한 크릴, 집어제 등도 갖다 주기 때문에 이른 새벽 주변이 캄캄한 상황에서 무거운 밑밥통을 들고 무리해서 하선할 필요가 없습니다. 꼭 필요한 양만큼의 밑밥만 챙겨 하선하는 것이 훨씬 안전한 방법입니다.

이날 도시락 메뉴는 유부초밥이었습니다. 도시락이 올 때가 다 되어갈 때쯤 지형 형님이 "오늘 유부초밥 왔으면 좋겠다"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정말 유부초밥이 왔네요 ^^"
온기가 남아있던 군만두와 함께 맛있게 점심을 먹었습니다. 밥과 반찬이 따로 있는 것보다 훨씬 더 간편하게 먹을 수 있었습니다.

도시락 배달 편에 부탁한 밑밥크릴 1장과 황금비율 긴꼬리 벵에돔 집어제 1장, 지형 형님께 뺏은(ㅋㅋㅋㅋㅋ) V9 집어제를 섞어 오후 밑밥을 준비하였습니다. 오전에 쓰던 미끼는 밑밥에 섞어주고, 밑밥크릴에서 미끼로 쓸 크릴을 조금 덜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나서도 벵에돔들의 시원한 입질은 이어졌는데......

바람과 너울이 심해졌습니다. 멀리서부터 구름이 몰려오는 모습이 다음날부터 날궂이를 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자리한 노인바위에서 남동풍은 거의 맞바람에 가까웠습니다. 특히나 제가 섰던 노인바위 "높은 자리"는 수면에서 낚시 자리까지 7m 정도 되기 때문에 원줄을 관리하기 너무 어려웠습니다.
1.5호 원줄/목줄은 그대로 둔 채 1호 구멍찌에 순강수중 1호를 매달아 반유동 채비로 바꿔서 채비 하강 속도를 높이고, 물속에서 안정감을 더해주었습니다.


벵에돔 낚시에서는 잘 쓰지 않는 반유동 채비이지만 일단은 채비가 안정되어야 밑밥과 채비가 동조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밑밥을 먼져 주고 채비를 던질 때까지의 시간 간격만 계산해 주면 되었습니다.
채비의 변화가 효과가 있었지는 긴꼬리 벵에돔의 입질은 끊어지지 않고 계속 들어왔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찌의 호수에 상관없이 벵에돔이든, 감성돔이든 대상어의 입질이 들어오면 찌에는 시원하게 어신이 전달됩니다. 채비 정렬 속도가 빠르다 보니 수면 아래 어슬렁거리던 부시리의 입질도 피할 수 있었네요 ^^"

원래 노인바위 왼쪽으로 흐르던 조류가 수중여에 받쳐 죽도 쪽으로 뻗어갈 때 입질이 잦다고 들었는데, 이날은 14물임에도 불구하고 조류가 빨라 그대로 수중여를 빠져나갔습니다.
뒤편에서 빠른 조류를 노리던 지형 형님이 참돔의 입질을 받기도 했습니다 ^^


오후가 될수록 일반 벵에돔보다는 대부분 긴꼬리 벵에돔들이 올라왔습니다. 오전의 벵에돔들보다 체색이 좋아서 '큰 씨알의 벵에돔이 입질해 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목줄을 1.7호로 변경했습니다.
이날 낚시를 하면서 예닐곱 번 채비를 터트렸습니다. 부시리의 입질로 확신하는 입질 외에도 한두 번은 씨알 좋은 벵에돔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발앞의 수중턱에 모두 목줄이 잘렸습니다 ㅠㅜ

철수를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는 발앞의 수중턱 주변을 바로 노렸습니다. 밑밥은 발앞에만 주고, 5m 수심에 고정에 1호 반유동 채비를 갯바위 가장자리에 바짝 붙였습니다. 조류에 밀려나려고 하면 조금씩 끌어와 포인트를 벗어나지 않도록 했습니다.
원줄과 목줄을 각각 2.5호와 2호로 각각 올린 뒤 릴의 드랙을 다 잠그고, 입질이 들어오면 빠른 타이밍에 챔질을 할 생각이었습니다.


1시간 정도 집중해 봤지만 철수할 때까지 작은 돌돔과 긴꼬리 벵에돔 녀석들의 얼굴만 더 볼 수 있었네요. 기다렸던 큰 씨알의 벵에돔을 만나지는 못했습니다.

멀리서 세진민박의 배가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보통 하선한 순서의 역순으로 철수하기 때문에 관음도 쪽으로 다가오는 배가 보이면 평바위, 딴바위 등에 내린 일행들에게 전화를 주는 식으로 철수 시간을 알려주면 편합니다.

어느새 주변은 어둑해지고, 철수하는 길에 뒤돌아보니 관음도와 죽도가 보였습니다. 내년 5월 말부터 시작될 울릉도 벵에돔 시즌에는 좀 더 자주 방문할 생각입니다. 이날도 죽도 한자리에서 4 짜 긴꼬리 벵에돔 5마리가 올라올 만큼 벵에돔 자원이 풍부한 곳입니다.

전날 바빠서 못 남겼던 단체 사진을 늦게나마 남겼습니다. 좋은 형님들, 동생들......요즘 낚시가 더 즐거워진 이유 중 하나입니다 ^^'


민박으로 돌아와 일행들의 조과를 확인하였습니다. 어느 자리할 것 없이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벵에돔들을 낚아 오셨네요.


그중에서도 저와 함께 하선한 지형 형님의 35cm 긴꼬리 벵에돔이 이날 최대어였습니다 ^^"

30cm 이상만 챙겨왔는데도 저도 나름 마릿수 손맛을 봤습니다. 지난 6월 울릉도 첫 출조에서 겨우 한 마리의 벵에돔을 만났었는데, 그동안 나름 준비한 게 효과가 있었나 봅니다.

일행 중 고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어서 25cm 이상의 벵에돔들은 대부분 챙겨왔습니다. 바구니에 나눠 담고 세진민박의 냉동고에 보관을 하였습니다.

이날 세진민박의 낚시인 손님은 저희가 유일했습니다. 강우피싱에서 계획하고 있는 신제품 출시 계획과 다음 4분기 워크숍 일정 등에 대해서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습니다.

미리 주문해놨던 오삼불고기 된장찌개도 맛있었고, 특히 병완 형님께서 직접 장만한 긴꼬리 벵에돔 회 맛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

이튿날에는 기상 예보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갯바위 출조는 이날로 마무리하고 모든 장비를 씻어 말려두었습니다. 덕분에 집에 돌아와서 할 일이 많이 줄었네요 ^^


전날과 마찬가지로 둘째 날에도 저녁 식사 후 저동항으로 에깅낚시를 나갔습니다. 병완 형님과 지형 형님께서 잦은 손맛을 보셨네요. 저는 전날과 마찬가지로 진수 동생과 컵라면 등 간식을 조달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세진민박의 사모님 음식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가격이 비싸고, 예약 손님이 아니면 식사할 곳 찾기도 힘든 울릉도에서 이만한 식당을 가기가 쉽지 않습니다. 특별히 내어주신 볼락 매운탕으로 마지막 날 식사까지 든든하게 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에 울릉도로 출조하게 되면 무조건 세진민박을 통할 생각입니다. 낚시, 숙박, 식사까지 크게 고민하지 않고 한곳에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어서 정말 편했습니다.

모든 정리를 마치고 짐을 실은 다음 민박 사장님, 사모님과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두 분 덕분에 잊지 못할 추억 만들고 돌아왔네요.

2박 3일 동안 일행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진돌이와도 작별 인사를 나눴습니다. 마지막까지도 배를 뒤집으며 애교를 부리는 모습이었습니다 ^^"

후포 여객선 터미널로 돌아와 일행들과의 저녁 식사를 마친 뒤 포항 본가에 들러 울릉도 오징어를 드리고 왔습니다. 창원으로 내려오는 시간 때문에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아파트 1층에서 엄마에게 던지듯이 전달하고 왔네요 ^^;;;


운전한다고 고생했다며 경호 형님께서 건네주신 무늬 오징어도 깨끗하게 손질해서 얼마 전 아내 생일상 차릴 때 같이 올렸습니다. 형님께 들었던 대로 장만하니 처음 해보는 제게도 그리 어렵지 않은 작업이었습니다. 아내가 좋아해서 더 기분이 좋았네요 ^^

경호 형님께서 또 챙겨주셨던 샤인 머스캣은 둘째 규빈이가 좋아했네요. 학교 다녀올 때에 맞춰 한 송이 씻어 놓으면 금세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부모님께서도 울릉도 마른 오징어 잘 드셨다고 하니 출조 뿐만 아니라 뒤풀이 면에서도 완벽했던 출조였습니다.

다음 이야기는 지난주에 경호 형님과 다녀온 소안도 감성돔 조행기가 될 것 같습니다. "여명 강성윤" 형님의 소개로 또 좋은 포인트 하나를 알게 되었던 즐거운 출조였습니다.
오늘 하루 잘 마무리하시고, 가족들과 즐거운 주말 보내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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