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울보미소입니다.
이번 달 초에 욕지도로 다녀온 강우피싱 4분기 워크숍 이야기를 남깁니다.

욕지도로 가는 여객선은 통영 삼덕항, 중화항 등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는 통영 삼덕항에서 아침 6시 45분에 출항하는 여객선을 예약하였습니다.

욕지도로 가는 여객선이 생각보다 컸습니다. 강동훈 대표, "거제범" 봉암 형님의 차에 낚시 짐을 나눠 싣고 배에 선적하였습니다. 봉암 형님은 워크숍에 오기 전에 손 세차를 하시는 열정을 보여주셨네요 ^^ (배의 후미에서 유턴하여 선적하기 때문에 서둘러 차를 실으면 먼저 하선할 수 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 참석한 스탭들은 모두 7명이었습니다. 경호 형님은 선발대로 하루 먼저 들어가 계셨고, 저희 6명은 토요일 새벽 배로 출발하였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포르투갈 전이 열리던 날이라서, 배에 타자마자 모두 휴식을 취했습니다. 바닥이 따뜻해서 좋았는데, 베개가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

잠깐 눈을 붙였다가 바람 쐬러 나와보니 저 멀리 욕지도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처음 방문하는 욕지도였습니다. 생각보다 큰 면적의 섬이었습니다.

저희가 이번에 이용한 출조점은 욕지도 여객선 터미널 바로 맞은편의 "낚시이야기"라는 곳이었습니다. 낚시점과 출조점을 병행하고 있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자 넓고, 깨끗한 가게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밝은 조명 아래 여러 낚시 제품들이 가지런히 진열된 모습이 인상적이었네요. 친절한 사모님께서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


워크숍 때 사용한 집어제와 압맥은 포항에 있는 "미끼방" 낚시점에서 지원을 받았습니다. 세아 흑조 집어제의 총판을 담당하신다고 하네요. 나중에 포항으로 낚시를 갈 때 한 번 들를 생각입니다.

밑밥이 준비되는 동안 새로운 강우피싱 스탭 모자를 지급받았습니다. 이번에 발매된 낚시 모자는 메쉬 재질로 되어 있어서 무게가 가볍습니다. 통풍성도 좋아서 낚시를 하는 동안 피로도를 줄여줄 수 있다는 장점도 있네요. 현재 강우피싱 밴드 내 소량 재고가 남아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욕지도는 섬 자체의 면적도 넓고, 부속 섬들도 많아서 포인트 경쟁이 심한 편은 아니라고 합니다. 돼지국밥으로 따뜻하게 배를 채우고, 천천히 출조하기로 하였습니다.

자유로운 낚시를 좋아해서 필드스탭으로 활동하는 두 곳을 제외하면 어떤 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요즘에는 좋은 분들과 함께하는 동출, 정출의 즐거움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낚시에 대한 개개인의 견해를 교환하고 갯바위에서 여러 낚시 기법을 접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인 동시에, 마음 맞는 분들과 인간적으로도 친분을 쌓을 수 있습니다.

사진 속 제 표정이 그런 즐거움을 잘 표현하고 있네요 ^-^"

제가 속한 1조가 제일 먼저 하선하였습니다. 저희들은 대부분 "사다리 타기"를 통해 조를 정하고, 선장님이 배를 대는 순서대로 하선합니다. "누구와 어디에 내리는 것"을 그날그날 새로 정하는 방식이 제일 공정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하선하면서 당연히 짐을 제일 위로 올렸는데, 선장님께서 "낚시는 아래 비탈진 곳(하얀색 살림통이 있는)에서 해야 한다"라고 다시 알려주셨습니다. 사진 속 갯바위가 거뭇거뭇 보이는 것처럼 발판이 많이 미끄럽고, 좁은 곳이었습니다 -_-;;;

위쪽에는 이렇게 넓은데 말입니다.
군데군데 불을 피운 흔적이 보이고, 팩을 박은 곳도 있어서 돌돔 낚시 또는 야영 낚시 자리로 인기가 많은 곳 같았습니다.

주변을 둘러봐도 낚시할 자리는 배를 댄 곳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저는 배에서 내리면 제일 먼저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 전체 갯바위를 둘러봅니다. 높은 곳에 서면 갯바위의 생김새를 잘 파악할 수 있어서 그날 낚시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욕지항을 빠져나와 초도가 마주 보이는 자리였습니다. 욕지도가 처음인 저로서는 녹운도, 노대도, 초도 등 이름만 들어본 부속 섬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있었네요.

철수하고 나서야 선장님으로부터 "욕지도 끝강여"라는 자리 이름을 들었습니다.
감성돔이 많이 나오는 곳이라고 하던데 전체적으로 낚시 자리가 경사져 있어서, 밑밥통이 미끄러지지 않게 자리를 잡는 것이 어렵고 발가락에 계속 힘을 주고 있어야 하는 피곤함도 있었네요 ㅠㅜ


파고가 낮은 날이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물때상 철수가 예정된 5시 반까지 들물이 계속될 예정이었습니다.

욕지도에서 만나는 첫 물고기는 복어였습니다. 낚시 도중에도 목줄을 씹어놓는 입질이 종종 들어오는 것으로 봐서는 복어 개체 수가 많아 보였습니다.
채비는 영상산업 팬텀기 1호, 원줄 2.5호, 목줄은 강우피싱 경기스페셜 1.5호, 나만의 수제찌 늘보 1.5호 & 더멀리 3호, 감성돔 바늘 4호에 봉돌을 가감하였으며, 미끼는 크릴이었습니다.


복어 외에도 혹돔, 쥐치 등의 잡어도 보였습니다. 빠르게 흐르던 조류가 죽어서 감성돔 낚시를 하기에 적당하다는 생각이 들면, 곧이어 쥐치의 입질이 들어왔네요 ^^;;

수심을 더 주고 바닥을 긁다 보면 군소가 바늘에 걸려 나오기도 했습니다. 저 보라색 체액은 볼 때마다 신기합니다. 바늘 빼다가 손에 좀 묻기도 했는데, 그리 꺼려지는 느낌은 아니었네요. 제 고향인 포항에서는 제사상에 올리기도 합니다.


이날도 부산의 경호 형님과 같이 하선하였습니다. 9월 울릉도 독립문, 10월 소안도 출조에 이어서 12월에도 경호 형님과 갯바위에서 즐거운 시간 보냈네요 ^^"

발앞으로 붙은 구멍찌가 우측 갯바위를 따라 천천히 흐르다가 시원하게 물속으로 들어가면서 원줄을 당겼습니다. 신중하게 챔질 해보니 제법 무게가 느껴져서 '한 마리 얼굴 볼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그런데 물 밖으로 올라온 녀석은 뜻밖에도 혹돔이었습니다.
뜰채질을 도와주려던 경호 형님과 저, 허탈함에 둘이서 한참 웃었네요 ^^;;;

원래 혹돔이 많은 곳인지는 모르겠지만, 동시에 혹돔 두 마리가 올라온 적도 있었네요 ㅠㅜ 이곳에서 돌돔 낚시하는 사람들도 많이 속았을 듯 합니다.
사실 혹돔을 낚시 전에 정말 큰 입질을 받았습니다. 낚싯대 전체가 물속으로 꽂힌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씨알이 컸습니다. 브레이크를 주면서 대응하려고 했는데, 이내 낚싯대가 하늘로 서버렸네요. 왠지 돌돔 같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근처에서 낚시를 했던 강대표도 비슷한 입질을 받았다고 하네요. 참돔 두 마리가 낚인 것으로 봐서는 씨알급 참돔이라는 얘기도 설득력이 있어 보였습니다.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재밌게 낚시를 하고 있는데 낚싯배 한 척이 빠르게 저희 앞을 지나갑니다. 만조가 가까워진 시간이라 안 그래도 수위가 높아진 상황에서 너울이 크게 일어났네요. 그 너울이 금세 낚시 자리를 쓸었고, 신발이 다 젖은 건 물론이고 밑밥통 안으로 바닷물이 들어오면서 더 이상 낚시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옆자리 경호 형님의 밑밥통과 쏠채도 너울에 쓸려갔네요 ㅠㅜ 조류가 강하지 않아서 다행히 다 건지긴 했지만, 하루의 낚시를 마무리해야 했습니다.
그 일이 있기 전에도 그 선박이 몇 번이나 지나가는 것을 보았고, 그 선박도 낚시하고 있는 저희를 보았을 텐데 왜 그렇게 갯바위 가까이 빠른 속도로 지나갔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나루"의 방언인지, "나그네"의 방언인지는 모르겠지만, 통영의 그 낚싯배를 이용할 일은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름난 자리라고는 하지만, "끝강여"에서의 낚시는 유쾌하지 않게 끝이 나버렸네요. 다음에 한 번 더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안 드는 낚시 자리도 처음이었습니다. 발판 자체도 그렇고, 너울에 취약해서 낚시하기에 조금 위험하다는 느낌이 들었네요.


급한 일이 생겨 참가를 못하신 병완 형님이 포항에서 보내주신 돼지고기를 구우면서 저녁 식사를 시작하였습니다. 좋지 않았던 기억들은 갯바위에 다 놔두고 그때부터는 즐기는 시간이었네요 ^o^

12월 치고는 날씨가 따뜻해서 뒤풀이 식사를 야외에서 진행할 수 있었습니다. 매니저 승욱이와 막내 지운이가 고생해 준 덕분에 편안하게 식사를 했네요 ^^


오전에 펜션 사장님이 낚았다는 49cm 감성돔회와 달달한 쥐치회가 준비되었고, 다른 일행들이 낚아온 쥐치들의 간은 따로 제공되었습니다. 몇 년 전에 처음 먹었던 땅콩버터 맛의 쥐치 간은 시간이 지나도 별미였습니다!!

멋진 칼 솜씨로 맛있는 회를 준비해 주신 사장님도 잠깐 자리로 놀러 오셨습니다. 다음에도 꼭 한 번 놀러오라고 말씀하셨네요. 사장님도 친절하시고, 무엇보다 낚시인들의 마음을 잘 이해해 주셔서 편안하게 지내다 왔습니다 ^^

이튿날에는 기상이 좋지 않아 갯바위 출조를 취소하고 펜션 앞에 있는 방파제에서 잠시 낚싯대를 드리웠습니다. 전날 49cm 감성돔이 나온 곳이었지만 강한 바람 탓인지 이날 감성돔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네요.

대신 귀여운 쏨뱅이 한 마리로 1박 2일 욕지도에서의 낚시를 마무리했습니다.
나중에 차를 싣고 관광 겸 2박 3일 정도 출조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낚시 민박도 저렴하고, 통영/고성에서 출발하는 낚싯배 선비의 1/2 정도 수준이라는 것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부속 섬들이 많아 기상 영향도 적을 것 같고요.


숙소로 돌아와 짐을 챙기고 어제 남았던 삼겹살과 라면으로 아침 겸 점심을 먹었습니다. 아침에 방파제에서 바람을 맞을 때 따뜻한 라면 국물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


가마가츠 뜰채 망을 두고 마지막 가위바위보 승부도 있었습니다. 1등을 차지한 경호 형님께서 1박 2일 동안 고생한 막내 지운이에게 다시 선물하는 훈훈한 장면도 있었네요 ^^"

여객선을 기다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면서도 또 낚시 얘기를 실컷 했네요. 전날 토의한 내용 중 누락된 내용, 추가 논의가 필요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돌아오는 여객선에는 승객들이 많았습니다. 한편에 겨우 자리를 잡고 몸을 눕히며 충분한 휴식을 취했네요. 멀미가 심한 저에게는 낚싯배보다는 큰 여객선을 이용하는게 훨씬 나았습니다.


삼덕항으로 돌아와 근처 중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고 헤어졌습니다. 거제범 봉암 형님의 형수님께서 직접 만드셨다는 유자청도 감사히 받았습니다.
돼지고기 찬조해 주신 병완 형님, 펜션 제공해 주신 경호 형님, 맛있는 국밥 사주신 지형 형님, 유자청 선물해 주신 봉암이 형님까지......좋은 형님들 덕분에 더욱 풍성한 워크숍이었습니다. 다음에 저도 찬조할 부분을 찾아야겠습니다 ^^
강우피싱 식구들과 실컷 낚시를 즐기면서 심도 있는 토의도 잘 마쳤던 워크숍이었습니다. 항상 스탭들의 의견들에 귀 기울이는 강동훈 대표와 궂은 일 도맡았던 매니저 승욱이, 막내 지운이도 정말 고생 많았습니다. 덕분에 1박 2일 잊지못할 시간 보냈네요!!

2주 전 여수에서 열린 "제6회 다이와 슈퍼 배틀컵 치누"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입상하지는 못했지만, 저희 운세를 확인할 수 있었네요 ㅋㅋㅋㅋ 다음에는 그 이야기를 남겨보려고 합니다.
모든 회원분들 안낚하시고, 편안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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