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쯔리겐 한조무역 필드스텝 손대식입니다.
한동안 몸이 안좋아서 낚시를 쉬었는데 간만에 지인들과 매물도를 다녀와서 몇줄 남겨보았습니다.
시간나실때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8. 12월 31일 새벽.
이날은 대부분 연휴이긴하지만 엄연히 평일(월요일)임에도 가락IC 인근 대형낚시점에는 낚시객들로 인산인해입니다.
제가 낚시를 시작한뒤로 이렇게까지 붐비는날은 처음보는것 같은데 낚시인 700만 시대라더니 틀린말은 아닌것같군요.
당신은
허리고자가 아닙니까!
본인입으로 워낙에 떠들고 다녀서 이제는 동네 꼬꼬마들도 다들 알겠지만 저는 지긋지긋한
허리디스크때문에 한동안 낚시를 쉬었는데요. 본래는 충-분한 재활기간을 거쳐
2019년 상반기부터 서서히 낚시대를 잡는것으로 계획을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람이 살다보면 무슨일이던 계획대로 되는것은 없지않습니까.
융통성(?)있게 하루정도는 앞당겨서 갈수도 있고 뭐 그런것이지요.
제가 그렇게 앞뒤가 꽉 막힌사람도 아니고해서 조금 일찍 나섰습니다. (대신 양옆이 막힘)
아무튼 그렇게 되어서 동호회 회원들의 매물도조행에 함께 하는것으로 결정지었는데요.
가장 걱정스러웠던 무거운 밑밥통 같은것들은 왠만하면 들지않는것이 좋을듯하여 짐꾼(총무)을
동행시켰습니다.

새벽부터 한시도 쉬지않고 돌아갔다는 낚시점 밑밥믹서기.
예상컨데 최근 감성돔조황이 좋다고 소문난 가덕도 갯바위는 오늘 발디딜틈이 없으리라
짐작됩니다. 물런 부산에서 가까운 거리의 지세포, 구조라 갯바위도 마찬가지일듯 하구요.
하지만 우리는 그곳을 벗어나 아싸(인싸반대)의 지역 매물도로 떠납니다.

감성돔 조황이 확실치는 않지만 시즌상 그나마 널널한 매물도가 포인트도 그렇고 여럿이서
함께하긴 그나마 괜찮은듯하여 목적지를 그렇게 정한것인데 솔직히 잘하는짓(?)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최대한 경비를 줄여보고자 낚시점에서 집결해서 카풀할수 있는 인원대로 배분하여 거제
대포항으로 출발합니다. 이럴때 운전하는 회원은 뭔가 손해보는 느낌이 없지않아 있을텐데
매번 고맙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계속 좀...

시영씨도 군대가기전 20살때부터 허리고자 확진을 받았다하여 환자2인에 짐꾼1명으로 조를
맞췄습니다. 환자팀인만큼 최대한 발판이 편편한 포인트에 하선하는것으로 확답을 받았구요.
제 경험상 고기는 뒷문제인듯 합니다.
좋은 포인트에 내려줘도 어차피 못잡거든요.

이제는 익숙한 도로를 지나서..

대포항 도착.

전국각지(?)에서 동호회 회원들이 집결했습니다.
밴드장으로서 그냥 아는형으로서 동생들의 2018년 마지막날을 이렇게 칙칙하게 보낸다고하니
안타깝기도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지들이 이렇게 보내고싶다는데...

허리때문에 쓰러졌던 8월초부터 여태까지 5개월간 낚시를 못갔었는데 간만에 바다를 보니
기분이 너무 좋네요. 그냥 커피한잔하러 바다를 가는것과는 상반되는 기분.
낚시꾼은 역시 바다를 끼고 살아야하나봅니다.

선착장옆 방파제에 동네낚시인들로 보이는분들이 계셨는데 저곳은 볼때마다 느낀거지만 비올때
낚시하기 딱 좋을듯합니다. 물런 비가오면 낚시를 아예 안가는것이 옳습니다만 "환자"분들이
항상 존재하시기때문에 차선책으로는 안성맞춤.

선착장 발밑을 사진으로 담아봤는데 바다색은 뭐 그저 그렇습니다.
물색 좋아도 못잡고 수온이니 바람이니 포인트니 그런것 따져봐야 못잡으니 그것들이 저에게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더군요. 오늘 같은날은 다른것 안따지고 발판 좋은곳에만 내려도 행복할것
같습니다.

이제 구조라주민 성진이만 도착하면 준비완료.
본래 집가까운놈(?)이 제일 늦는법입니다.

그놈을 기다리는동안 밴드내에 최고 밉상을 맡고있는 하승이와 셀카도 찍구요.
하승이는 오늘 매물도에서 철수후 곧바로 인근 숙소에서 하루를 묵고 내일은 선상낚시 스케쥴이
있다고하는군요. 제수씨가 매우 좋으신분인가봅니다.

구조라주민까지 도착하고나서야 매물도행 배에 오릅니다.
좀 일찍일찍 다니자.

동호회 회원 9명외에 미리 예약하신 2명을 더 태워서 출항하는듯합니다.

몇명안되는 인원임에도 흘림낚시다보니 짐이 꽤많네요.

오늘은 그리 춥진않지만 그래도 겨울인데 설레여서 그런지 다들 선실밖에서 이야기하느라
정신없군요. 저는 일단 매물도까지 시체처럼 반쯤 드러누워서 쉬는걸로...
#환자스타그램

아...
이얼마나 기다려왔던 순간입니까.
눈물까지는 아니지만 정말 감동스럽습니다.
병실 침상위에서 앉지를 못해서 누워서 밥을 먹고 걷는것은 커녕 앉는것까지 안되니 화장실까지
이동하지못해서 매우 암울했던 시절. 그 힘겨웠던 시절을 다 이겨내고 제가 이렇게 또다시
뻘짓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그때 마나님께 이렇게 말했지요.
인간승리를 보여주겠다고.
지금은 힘들고 어렵고 낯설지만 이 모든것을 다 이겨내고 오도열도를 꼭 가고싶다고....
그때 마나님의 씁쓸한 표정을 잊을수 없네요.

하지만 아직까지는 몸상태가 완벽하지않기때문에 어디서든 드러누울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허리디스크는 알아보니 완치를 바라본다기보다 평생 관리를 하는것으로 받아들이는것이
낫다라고는 하더군요. 그래서 계속 드러눕는걸로...
아무래도 낚시보다는 카포에라나 주짓수를 배우는편이 유리할듯 합니다.

잠시 드러누웠더니 대포항에서 매물도까지는 금방이네요.
출항전에 발판좋은곳에 내려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는데 내리고보니 다행히 발판은 괜찮은것
같습니다.

우리가 하선한 포인트 우측 홈통으로 먼저들어오신 야영팀이 있었는데 여쭤보니 일찍 철수하신다고 합니다.미리 알았더라면 다른곳으로 하선할수도 있었을텐데 하선 당시에는 숨어계셔서 아예
안보이더군요. (은폐력+100)
본의아니게 실례가 될뻔했습니다.

하선 직후 갑작스레 걸려온 회사업무 전화를 받고나니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꼭 이럴때만 전화가ㅋㅋㅋㅋㅋㅋ(하아)
부랴부랴 유선으로 일을 처리해놓고 간단하게 식사부터 합니다.
간만에 낚시다보니 마음이 급하지만 오늘 철수시간은 넉넉한 오후 4시.
마음이 편안합니다.

편의점표 편육과 김치.
그리고 김밥.
차갑게 식은 상태에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수 있는 먹거리들로 엄선해보았는데요.
허리디스크로 몸져눕기전에는 버너를 들고다니며 라면이라도 끓여먹었었으나 이제는 짐을 줄이는것에 급급하게 되었습니다.
이것도 다 이겨내야하는데 앞으로 더 건강해지면 지금보다는 좀 더 맛있는것들을 해먹고싶습니다.
고기는 내맘대로 되는것이 아니니 이런것이라도....

간단히 식사를 해치우고 드디어 낚시를 좀 해보려고했더니 걸려온 원희의 전화.
형님, 뭐 이상한거 없어요?
뭐 뭐가 이상하다는거지.
대체 무엇이...
형님, 여기 델가드 무엇???
????????????
원희와 저는 낚시가방 메이커, 모델까지 똑같습니다.
그래서 원희는 밴드 스티커를 붙혀두었고 저는 흰색 마카로 이름을 써놓았는데 저는 하선직후
걸려온 업무전화때문에 멀리 떨어져있었고 이때함께 하선한 동생들이 제 장비까지 다
내려놓았더군요. 제가 확인을 못했더니 원희와 낚시가방이 서로 맞바뀌었던겁니다.
제탓입니다.
아니 원희탓인가...
그냥 원희탓으로 하겠습니다.

<눈물없이 볼수없는 델가드 역사>
2018년 6월. 큰마음먹고 델가드 구입.
6~7월. 허리가 안좋아서 낚시 자제함.
8월초 허리디스크 통증로 쓰러져 119타고 실려감.
8월초~11월초.종합병원입원, 집에서 요양.
11월 출근. 낚시금지명령 떨어짐.
12월말. 예상보다 이른 날짜에 델가드 한번 써보겠다고 두근두근거리며 낚시갔더니 가방 바뀜.
구입후 반년이 지났는데 대체 델가드는 언제써볼 수 있다는 말입니까.

그래도 기왕 이렇게 된것.
간만에 밖으로 나온 낚시이니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기분좋게 채비를하려고 원희의 낚시가방을
열었더니 1.5호대만 두대. 원희는 대상어가 감성돔이 아니라 참돔....
살다살다 1.5호대로 감성돔낚시는 처음해보는군요.

오늘 저의 기분을 대변(代辯)하듯 어신찌는 젠 "십파아아아알"을 골라들었습니다.
1호에 1호 수중찌 그리고 2b 좁쌀봉돌을 달아주었구요.
수심은 10m부터 시작합니다. (사실 십팔메다를 주고싶었음)

제가 서있는 위치의 바깥쪽으로는 오늘 짐꾼을 자처한 경환이와 젊었을때부터 허리디스크를
앓아온 시영씨가 차례로 섰습니다.

작년 6월 정출 우승자 시영씨.
대상어가 벵에돔이라 "벵-신"타이틀을 가지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무척 부럽네요.
하지만 오늘의 대상어는 감성돔이라 초반부터 힘을 못쓰는 모양새입니다.
https://nochobo11.blog.me/221292055964
▲작년 6월정출.

낚시시작 1시간 가량 소강상태.

밑걸림이 아예 없는 지형인지 수심이 무척 깊어서 그런것인지 채비에 반응이 없어서 좀더 부력을
높혀보았습니다. 그리고 예보했던 날씨보다 너울이 더 심해집니다.
면사매듭 수심 대략 12~13m.

생명체 확인.

강한 바람이 불어와서 필자의 최애템 비박매트가 날아가버렸습니다.
어차피 우리에게 뜰채는 무용지물 아이템이지만 이런것이라도 건져내면 나름 밥값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뜰채질은 허리부상을 앓고있는 저대신 짐꾼 경환이가 집도합니다.
자꾸 이런거 시켜서 미안하다.
그때 몹시 하기싫어하는것같은 눈치였는데 사실 그래서 더 시켰다.-_-;;;

귀찮았던탓인지 경환이는 저 멀리 반대편으로 도망을 가버렸네요.
매트가 날라가면 누가 건져내라고...

그래 형은 너 하나만이라도 행복하면 됬다.
난 어찌되던 너만 좋으면 됬지..
물에 빠져도 넌 도와줄수 없겠지만 네가 행복하다면 난 괜찮아.
머 괜찮아....
정말 괜찮아.

그옆에는 시영씨.
낚시를 잘하고있는가 싶더니 얼마안가서 울상을지으며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다고 하는군요.
잃어버렸다기보담도 "수장"시켰다고 표현하는것이 맞는것 같습니다.
하지만 수장이후 많이 흔들렸을텐데 멘탈을 바로잡기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훌륭했구요.

개인적으로 그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제 판단에는 뭔가 많이 수장시켜본것같은 고수의 느낌.

저는 몰래 본인의 스마트폰 안전을 재확인하고 낚시를 이어갑니다.
다행히 안전한곳(?)에 잘 보관되어있더군요.

솔직히 현재 상황만본다면 낚시가 잘될것같은 분위기는 전혀 아니었습니다.
제가 기술이나 조황은 엉망진창이지만 나름 분위기파악은 잘하는편이거든요.
그래서 출조건수 대비 개고생은 덜하는편입니다.(뿌듯)

새로운 어신찌를 지급받은 기념으로 수면위에 떠있는 모습을 촬영하려했으나 엉뚱한곳을 찍었군요.
뭐든지 안하다가 하려고하면 잘안되는법입니다.
낚시도 자주가야 이런것도 익숙해지는법인데 역시는 역시입니다.

멘탈을 잘 부여잡고있는가싶더니 시간이 흐를수록 한숨이 늘어가는 시영씨.
경환이가 혹시나하는 마음에 확인차 전화를 걸어봤는데 신호음이 얼마안가서 끊어지는군요.
수장
확인사살
회생불가!!
절대 절대 찾을수 없음!!
철수후 마나님께 등짝스매싱 각.
시영씨는 확인사살후 기분이 매우 언짢았는지 주섬주섬 장비를 챙겨들고 제옆으로 다가옵니다.
거긴 아주 구석탱이 "째진홈통"의 마지막 정거장인데...
낚시가 될리가 있겠습니까.
제가 또 아주 착해빠져서 시영씨에게 조금더 옆으로 땡겨서 본인 바로옆에서 낚시를하는것이
더 편하지않겠냐고 권유했으나 지금 상황이 상황이라 낚시는 어차피 형식적인것이라며 그냥
거기서 하겠다고 합니다.
하기사 얼마전 구입한 최신형 스마트폰을 수장시켰는데 낚시가 뭐라고 눈에 들어오겠습니까.
찌하나 발앞에 툭 던져놓고 집에 돌아가서 마나님께 어떤 변명을 할것인지에 대한 대책마련에
정신이 없겠지요.
쯧쯧.

?????
낚시가 눈에 안들어온다더니 진짜 말도 안되는곳에서 입질을 받은 스마트폰 살폰마 시영씨.
처음에는 대물 노래미인가 하다가 파블대가 꾹꾹 대는것을보니 직감적으로 이것은 숭어다라고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감성돔은 아닐것이야.

감성돔이네요.

오늘은 이쯤하고 먼저 접겠습니다라고 말하러 왔던 짐꾼 경환이가 급히 뜰채를 들었습니다.
뭔가 한방에 뜰채에 안담기는것이 위태위태합니다.

감성돔 머리가 힐끗 보이는데 사이즈가 훌륭하군요.
밑밥은 오전내내 필자가 줘놓고 수확은 엄한사람이....

스마트폰때문에 마음고생이 많았을텐데 이것으로 위안이 되었다면 형은 괜찮아.
허리도 안좋은데 다시 밑밥 많이가져가서 집어하면 되었지 멀.
6개월만에 델가드도 못쓰고 고기도 밑밥만 엄청 주고 못잡았지만 형은 괜찮아.
정말 괜찮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