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고 마무리글 적을 생각을 하니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다행인지 아닌지 손님이 빨리 빠져 시간이 나서 적어봅니다
넙데기를 장악한 백만자리를 이겨보려고 발앞에 몇주걱 주고 멀리 케스팅 해봅니다 그러나 찌빠지는 소리를 듣자마자 어디선가 자리별동대가 출동합니다 약해빠진 크릴은 이겨내지 못합니다 몇번을 반복해보지만 의미없는 행동일뿐이네요 머리를 굴리기 시작합니다 초보는 답이없습니다 이럴땐 어떤 조법을 써야하는지 알턱이 없지요 ㅜㅜ
잔머리를 굴려봅니다 자리를 피하려면 반유동이나 투제로를 해야할것 같은데 채비교채하는 시간도 아까워 제로채비에 2b 봉돌을 목줄중간에 하나달아 잠길 채비로 바꾸곤 발앞에 밑밥을 군데군데 난사합니다 자리가 여기저기 엄청몰려들어 정신줄을 놓고 있는찰나 저는 멀리 찌를 날려보내곤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밑밥도 주지 않습니다 줬다간 자리가 또 스토킹을 할테니깐요
자리가 모르는지 아님 알고도 봐주는지 찌와 함께 크릴이 가라 앉습니다 그리고 저는 크릴이 달려있을꺼란 믿음을 가지고 스풀에서 풀려나가는 원줄을 살짝 살짝 잡아봅니다 조류는 아까와는 반대로 우에서 좌로 천천히 흘러갑니다 몇미터쯤 크릴이 가라앉았을지 상상을 해가며 넙데기를 지나갈 긴꼬리를 꼬셔봅니다
그렇게 몇번의 반복후 살아있을꺼라 믿고있는 크릴이 넙데기 좌측 끝을 지나가고 있을쯤 뭔가 미약한 어신이 오는것 같습니다 원줄을 잡고있는 손가락끝에 온신경을 집중해봅니다 뭔가가 살짝 당기는 느낌이 듭니다 다시한번 살짝 원줄을 당겨보니 확실히 뭔가가 물고 있는듯합니다 저의 낚시대가 힘차게 허공을 가르며 챔질을 합니다 그리곤 초보지만 초보답지 않게 릴링을 시작해봅니다 묵직합니다 이번에 장만한 14테크의 드랙이 거꾸로 풀려나가는 소리에 온몸이 짜릿해집니다
넙데기엔 저희 일행밖에 없고 여기서 저는 마음대로 해도되기에 저도 모를 환호에 오예를 연발합니다 형님이 틀채 대줄까하시며 저에게 물어보시네요 그런데 그순간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분명 고기인것 같은데 처박거나 갑자기 힘을 쓰면 째는듯한 그런 움직임이 없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그냥 굉장히 묵직합니다 릴링을 하며 형님께 이상하다고 고기가 맞는지 모르겠다고 걱정스런 한마디를 해봅니다 그순간 제느낌은 통발이나 커다란 쓰레기가 바늘에 걸려 약한 조류를 거슬러 끌고 오는거 아닌가란 생각을 해봤네요 ㅋㅋ
하지만 그생각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물밑에서 시커먼 커다란 고기가 올라오는데 이장면은 낚시티비에서나 보던 장면입니다
지금 이고기는 오짜를 잡아보지못한 제눈에는 오짜가 훌쩍 넘어 보입니다 저는 고기를 보고 흥분해서 옆에계신 스승이자 형님께 뜰채~~ 뜰채~~ 뜰채만 연발합니다
그리곤 걱정이 찾아옵니다 저희에겐 조립되어 있는 뜰채가 없습니다
이동시 분해해서 정리를 해버렸거든요 ㅜㅜ
형님이 차분히 저를 진정시키며 조금만 버티라고 하시네요
물에는 띄워뒀지만 꽤높은 파도가 고기를 들었다 놨다를 반복합니다
그파도를 따라 저도 춤을 춥니다 ㅋ 아마 옆에서 보셨으면 꽤 웃겼을꺼 같습니다 춤을추다 그제서야 액션캠을 켜둔게 생각나 다른형님께 찍어달라고 부탁드립니다 ㅋ 조금 여유가 생겼습니다
그리곤 프로못지 않은 틀채질로 스승님이 마무리를 해주시네요 틀채에 담겨나오는 순간 저의 고기가 되었고 그놈은 넙데기에서 제일 운없는 고기가 되어버렸습니다~~ ^^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사진투척합니다
무슨 새파란 보석을 박아둔것처럼 눈이 이쁘네요
난생처음 고기들고 사진도 찍어봤습니다 이런거 부끄러워 안했었는데 다른분들 들고 찍은거 보니 부럽기도 하더라구요
이번에 조행기를 적어보며 느꼈습니다 다른분들 조행기 그냥 읽고 부러워만 했었는데 시간투자 및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네요 다음에 또 적을수 있을까 싶네요 ㅋ 그동안 멋진 조행기 적어주신분들 이자릴 빌어 감사합니다 ^^
그리고 허접한 긴글 읽어주시느라 다들 고생 많으셨습니다
올 1월에 잡은 긴꼬리 43cm 사진은 써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