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녕하세요.
뱀모기입니다.
겨울이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왔습니다. 여기 저기 벗꽃이 피고 봄내음이 풍기는 이때가 되면,
여기 저기서 시즌을 시작하는 소식들이 들리기 시작하네요.
어짜피 맞이해야 하는 첫 시즌 시작을 탐사차 부산 형제섬 대물벵에돔 한마리 보고파 지더군요.
그리고 차가운 새벽공기가 아닌 포근함이 묻어있는 봄이라 더욱 기대감이 부풀어 었었답니다.
저녁 단잠에 빠져 있던 저는 알람에 벌떡 일어나 주섬 주섬 전날 챙겨놓은 장비를 챙기고 집을 나섭니다.
집에서 다대포까지 새벽시간 30분이면 도착을 하기에 출조지가 가까워 너무 좋습니다.

도착한 다대포감성낚시 강아지도 하품하며 손님을 맞이 하네요.
귀여워라 ~~~ 오늘 한마리 하겠지? 물으니 쳐다보더니 쌩 하고 가버리네요.
오늘 쓸 밑밥재료를 준비하고 출동 준비 합니다.

시즌 시작이 아니니... 진풍경은 없네요.
원래 같으면 리어커에 낚시짐을 한 가득 싣고 일렬로 선착장을 걸어가는 모습이 참 설레는데.
오늘은 혼자 제 짐만 싣고 갑니다. 혼자 평일 낚시를 즐기니 짐도 간편하게 다닌답니다.

그래도 형제섬 가시는 분과 외섬으로 가시는 분들이 조금은 있네요.
참돔과 부시리 그리고 벵에돔이 비친다는 소문이 금새 퍼졌나 봅니다.
그래도 전쟁터가 아니라 오늘은 편안하게 낚시 할 것 같습니다.

각자의 포인트에 하선을 하고 전 오늘 13번에 내렸습니다.
벵에돔 낚시가 목적이라 본류가 흐르는 곳이 아니라 홈통이 진 곳을 찾아 내렸습니다.
밤에 내려 할일은 밑밥 만들기입니다.
낮은 수온에 잡어는 없을꺼구. 벵에돔이 반응하기 좋게 반나절 낚시에 쓸 긴꼬리집어제 한봉과 크릴 2개 빵가루 하나만 준비했답니다.

벵에돔이 좋아하게끔 크릴을 아주 잘게 부셔 줬습니다.
그리고 집어제 반봉과 빵가루 한봉을 첨가해 알맞게 점도를 맞춰 주고 중간 중간에 점도를 맞춰 가면서 밑밥 배합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요즘 밑밥 만드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낚시 시작을 알리는 해가 떠 오르기 시작합니다.
어제 바람에 아직 너울이 있네요.
원래 가야할 12번 홈통은 아직 너울이 올라오는게 무섭네요. 나중에 상황 보고 옮겨야겠습니다.

저번 대마도에서 박대표님께 선물로 받는 찌로 셋팅을 시작합니다.
수심 6M 권의 바닥층을 노리기 위해
G2 찌를 달고 바로 밑에 2번 봉돌을 물리고 바늘 위 50Cm 위에도 엄청 작은 봉돌을 물린 채비입니다.
채비는 맨날 혹사 당하는
1호대에
릴은 스텔라 ar3000
원줄 블랙마크 1.75
목줄 1.75 3.5m
바늘 미장 6호
한마리만 물어봐라는 심정으로 목줄을 조금 강하게 사용했답니다.

벵에 낚시가 참 부지런한 낚시죠. 던지고 감고 던지고 감고 하는 도중에 갈뽈락이 한마리 물어 주네요.
크릴 미끼에 금방 반응을 하네요.

섬과 섬사이 물꼴이 좋아서 어선들이 통발 작업을 많이 하네요. 어자원도 줄었지만 생계가 업인 어부들도 힘든 건 마찬가지 같네요.
빈 통발이 더 많이 올라 오네요.
여름이 되면 전쟁터인데. 오늘은 포인트 여기 저기 많이 비어 있네요.

원래 내려서 낚시 할려고 한 12번 홈통입니다. 아침 시간이지만 너울이 계속 차 오르고 있어서 포기했답니다.
나중에 너울이 죽으면 넘어 가도 될 것 같습니다.
작은 노래미와 볼락들과 씨름하다 보니 어느새 해는 중천에 올랐네요.
오늘도 얼굴 못 보고 가나 싶은 불길한 생각이 들더군요.

간식으로 가져간 영양갱과 헤즐럿 캔커피 먹고 다시 화이팅 외쳐 봅니다.
아자! 아자! 아자!
채비도 바꾸어 봅니다. 조금 더 안정감 있게 B찌로 셋팅을 하고 열씨미 밑밥도 주고 미끼도 크릴과 빵가루를 바꾸어 가면서 낚시를 하지만
올라 오는 것은 다 잡어 ㅎㅎㅎ
아직 수온이 차가운 것을 보니 조금 더 있어야 되겠다.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미장 긴꼬리 바늘입니다.
미늘이 없어서 고기에 데미지를 작게 줍니다.

바람도 죽고 너울도 죽고 원래 낚시 했던 13번 자리를 버리고 12번 홈통으로 들어 왔습니다.
바람을 등지고 있는 자리라 입고 왔던 옷들을 다 벗어도 덥네요.
올 여름은 어떻게 보내야 하나? 싶네요.
장비 체크하고 밑밥도 새로 만들고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벵에돔 한마리 잡아 볼려고 정말 불타는 열정을 쏟아 붙고 있습니다.
잘 생긴 크릴 꽁지 떼고 머리 떼고 캐스팅 후 밑밥 몇 주걱 투여하고 뒷줄을 잡아 긴장감을 주고 있을 무렵.
찌가 살포시 잠시더니...
슬금 슬금 들어갑니다.
드뎌 오는가.... 하하하
조금만 더 가져가라 ~~ 조금만 더 ... 이내 시야에서 사라지는 찌를 보고 챔질하니...
덜컹 !
1호대가 사정없이 쳐 박힙니다. 지구를 건 것이 아닙니다.
드랙은 사정없이 풀리고 대는 하염없이 울어 대고 제 머릿속은 온 생각이 왔다 갔다 합니다.
발밑으로 들어와 쳐 박는데... 이거 감당이 안됩니다. 분명히 오짜이상 벵에다.
이거 먹어야 한다 ... 어떻게 받은 입질인데... 먹어야 한다.
갯바위 밑으로 내려가서 앞의 수중턱에 줄이 쓸리지 않게 최대한 힘겨루기 들어갑니다.
이제는 바닥에 붙어서 꼼짝을 안하는 이놈!
환장하겠네요. 견디다 견디다 이놈도 한풀 죽었는지 조금씩 릴링이 됩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 이내 찌가 보이고...
거무티티 한 놈이 살짝 보입니다. 허걱.
엄청난 놈입니다. 정말 대물입니다.
손에 땀이 나고 등은 벌써 흥근하게 젖어 있구. 팔에 힘은 빠질 대로 빠졌구.
먹어야 한다 꼭 먹어야 한다. 이놈~~ 하고 대를 세우니 소름이 돋더군요.
대물 농어입니다. 어림 짐작으로 M급 처럼 보이더군요.
수면에서 사력을 다해 바늘털이를 하는데. 세차게 하지 않네요. 물 밑에서 저랑 겨루면서 힘이 많이 빠졌습니다. 하하하
혼자서 저 놈을 뜰채에 넣기까지 3번을 할 동안 저는 이미 힘이 다 빠져 버렸습니다.
우여 곡절 끝에 겨우 뜰채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원줄 1.75 목줄 1.75 바늘 6호에 대물 따오기급 농어를 잡아 내었습니다.

무게감도 장난 아니구요.
머리가 괴물이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입니다.
이런 기록고기를 잡으니 기분이 날아 갈 정도입니다.
무용담이 하나 더 늘었죠 ~~~

바칸에 고기를 넣으니 고기가 움직이지도 못하네요.
와 크긴 정말 큽니다.

저 작은 바늘 미늘도 없는 바늘이 저 자리에 꼽혀서 올라왔습니다.
목줄로 쓸려서 한계까지 왔네요. ㅎㅎㅎ 너가 운이 없는거다. 내가 운이 좋은거구.
이제야 한숨돌려 지네요.
시원한 물도 먹으니 살 것 같습니다.

저놈 한마리와 사투를 벌이고 나니... 배가 고프네요.
밥 맛이 꿀맛입니다.
어깨에 힘이 바짝 들어가서 산이 되려고 하네요.
이 기분 아시죠?

앞에 계신 분들 저 멀리서 박수 쳐 주시면서 멋지다고 하시네요.
감사합니다. ^^
그래도 주 대상어 한마리 얼굴 보고자 마치는 시간까지 정말 열심히 낚시를 했답니다.
수온이 차서 그런지 밑밥에 반응하는 잡어 개체수가 거의 없습니다.
가뭄에 콩나듯이 들어 오는 입질에 볼락 노래미 복어가 다네요.

내 바늘 돌려도 ~~~ 이놈 삼켜서 줄 끈을라고 이빨로 잘근 잘근 씹어 주네요.
영리한 놈입니다.
그냥 바늘 가져가라 ~~~ 줄 자르고 던져주니 인사도 없이 가네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 철수 30분전까지 벵에돔 입질을 받아 보지 못했습니다.
옆에 조사님 저번주에 들어오셔서 벵에 2마리 잡으셨다고 하시던데요. 오늘은 힘들다고 이야기 하시네요.
수온이 조그만 더 올라 주면 어김없이 당찬 손맛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내가 있었던 자리는 흔적 하나 없이 정리하고 ~~~ 오는 철수배에 오르니... 역기 저기서 카톡으로 대단 대단 하네요.
어깨 힘이 한번 더 들어 갑니다.

회집 앞에서 지인들과 먹기전 제 사진 한장 남겨 봅니다.
캬 ~~~ 정말 크고 멋지죠?
오늘 정말 큰 행운을 만났습니다.
형제섬 벵에돔 낚시
http://blog.naver.com/hswsuso/220374507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