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별미 호래기를 낚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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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별미 호래기를 낚자.

50 발전 23 4,303 2015.12.19 06:30

호레기는 찬바람 쌩쌩부는 겨울에 쪄서 먹어도 맛있지만 라면과 함께 삶아 먹으면 호래기에 나온 육수가 더해져 국물맛이 담백하며 해장에 그만이다. 

술먹은 속을 풀어야 하는데 뜨끈하고 얼큰한 국물이 또 술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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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엔 남해 대교권으로 호래기 잡으러 수시로 들락거리며 밤을 새운 날이 많았었다.

오후 근무인 날은, 밤 10시 30분 퇴근과 동시에 호래기 포인트로 달려 출출한 배를 호래기 라면으로 채우고, 냉동실에 비축하여 틈틈히 술안주로 먹기위해 새벽까지 부지런을 떨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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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성돔, 벵에돔 같은 어종과 달리 비린내도 없을뿐더러, 막 잡아온 호래기를 초장에 찍어 회로 먹거나 찜기에 넣어 따끈하게 쪄 먹으면 집에서도 환영받는다.

그 맛을 알기에 집사람도 호래기 잡으러 간다면 어서 갔다오라고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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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래기 시즌이 되어 안테나를 높이 세우고, 어디서 호래기가 많이 나오는지 수시로 확인하다가 인낚의 파수꾼인 아디다스님에게 전화를 했다.

그렇게 연결되어 아디다스님이 자주 찿는다는 포인트로 동행하게 되었다.

그런데 하필 이날은(17일) 올 겨울들어 가장 추운 날이었다.

민물새우를 호래기 바늘에 끼워야 하는데 손이 얼어 미끼를 제대로 끼울수 없었고, 톱밥에 넣어 놓은 새우도 딱딱하게 얼어 버려 부러지기 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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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방한 준비를 하고 갔는데도 손과 발에 감각이 없다.

핫팩 몇개 정도는 준비하여 주머니 마다 넣어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했다.

원줄은 합사를 사용하다보니 바람에 취약인데, 그나마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것이 다행이었다.

.

노안으로 인해 합사줄이 꼬일때는 엉킨 줄 풀어 내기가 정말 쉽지 않다.

앞으로 오랫동안 낚시를 해야 하는데 퇴화 되는 신체 때문에 같이 낚시 하는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날도 꼬인 줄을 풀지 못해 아디다스님이 풀어 주어 고맙기도 하지만 얼마나 미안한지......,

안경을 벗었다 꼇다 혼자 쌩쇼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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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레기 라면을 끓여 먹기 위해 라면과 소주 1병은 내가 준비하기로 했다.

고속도로 고성 톨게이트를 빠져 나온시간이 자정 무렵이 되었고, 목적지까지 가는 도중에 편의점 한 개 정도는 있겠지하고 생각했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편의점 있는 곳을 찾아 시내로 나갈수는 없었다.  속으로 편의점이 있어야 하는데, 왜 안 보이지 살펴보며 운전을 한다.

목적지까지 5분 정도 뿐이 안 남았는데도 끝내 편의점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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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으로 불켜진 고성군 동해 파출소가 보여, 차를 세우고 파출소에 들어갔다.

당직중인 경찰관에게 인사를 하고

" 혹시 이 근처에 편의점 없나요? " 라고 물으니

" 약 3분 거리에 있으니 CU 고성 동해점을 검색해서 가시면 됩니다 " 라고 설명을 해 준다.

오!, 편의점이 있긴 있구나 정말 다행이다.

T맵을 검색해서 편의점을 찿아갔다. 목마른 여행자의 오아시스와도 같이 편의점 불은 환히 켜져 있었다.

그런데 안에 사람이 안 보인다. 문을 밀어 보니 잠긴 상태이다.

팻말엔 새벽 한 시까지 영업한다고 써 있는데 약속도 안 지키고 일찍 문을 닫아 버린 것이다.

그것도 불을 환히 켜 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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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패가 아닐수 없다.

혹시 몰라 아디다스님에게 미리 전화해서 오다가 편의점이 있으면 라면좀 사오라고 했다가, 파출소에서 편의점이 있다고 하여 아디다스님이 사온다는 것을 놔 두라고 했는데, 나이 먹고 실수나 하고 있으니 답답하다. 

.

편의점 위치를 물었던 파출소로 다시 가서 경찰관에게 혹시 라면 있으면 살수 없겠느냐고 부탁을 하였더니 세 개를 그냥 내어 준다. 라면값을 계산하려해도 괜찮으니 그냥 가라고 한사코 거부하여 들고 나오긴 했는데 상당히 미안하다.  

저 위의 호래기 라면 사진은 이러한 우여곡절 끝에 먹게되었던 것이다. ㅎㅎ

동해파출소 당직 경찰관님 너무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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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 있는 라면을 먹고, 새벽 4시 30분 아디다스님은 낮에 일을 해야 하기에 가시고 혼자 남았다.

서서히 동이 트고 동네 암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현장을 철수한다.

혼자 남아서 약 십여수는 더 한 것 같다.

씨알 좋은 호래기 두 마리가 올라탈 때는 나름 손맛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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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 하는 길의 일출이 멋지다.

.

이날의 일정은 미조 팔랑방파제로 넘어가서 올 시즌 마지막 벵에돔낚시를 하는 것이었다.

남해에 정착하신 지인의 집으로 들어가서 아침밥을 해결한뒤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것이 오전시간이 다 갔다.

황토방에 장작 불을 넣어 바닥이 뜨끈뜨끈하여 추위에 얼은 몸을 녹이기에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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벵에돔 낚시 실력이 미천하여 두 마리의 벵에돔을 낚아 내고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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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의 낙조가 너무 아름다워 차를 멈추게 한다.

이제 며칠 안 되면 반백의 나이가 된다.

살아온 날보다 살아갈 날이 더 조금 남는다. 마음은 아직도 철부지 어린 소년인데 몸만 늙어 가는 느낌이다. 1박 2일의 낚시 여독이 남아 몸 곳곳이 쑤신다. 

.

좋지 않은 날씨에도 함께해 주신 아디다스님과 일행분에게 감사드리며, 수고하셨습니다.

다음엔 매물도 당금 방파제에서 한겨울 벵에돔 낚시를 또한번 같이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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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댓글
1 길잃은갈매기 15-12-19 09:39 0  
저도 2년전부터 찾아온 노안에 도래 구멍에 낚시줄도 제대로 끼우지 못하는 자신을 보노라면 뭔가 모를 슬픔이 마구마구 생김니다. 특히 밤엔 더더욱 심하고요. ㅠㅠ 호래기가 참 ~~ 맛깔스러워 보입니다 즐거운 조행기 잘보고갑니다 ^^
1 발전 15-12-20 01:15 0  
바늘 묶는것도 이젠 감으로 해서 묶습니다.
잘 보이지 않으니 세월앞엔 약이 없나 봅니다.
나도 늙는구나 생각하면 서글프고......,
그래도 감으로라도 할 수 있을때 까지는 해야 지요.
2 강짱 15-12-19 09:51 0  
추운날씨에 고생했습니다. 호래기라면 정말 맛나보입니다. 전 감성돔보다 호래기를 더좋아합니다.근데 잡을줄은 몰라서 삼천포어시장에서 사서먹습니다
2 발전 15-12-20 01:17 0  
어시장에서 호래기를 파는 곳이 있으니 다행입니다.
엊그제 아디다스님에게 들어보니 김해에선 한 마리에 3천원 한다고 하더군요.
감성돔이 잡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호래기보다는 더 맛있지요.
23 그그림자 15-12-19 10:47 0  
캬~호렉낚시의 타크호스이신 아디다스님과 호렉낚시를 즐기셨습니다.
발전님 낚시의 열정이 대단 하십니다.
모조록 다스님과 즐거운 시간되셨을듯 합니다.
마릿수 호렉손맛 축하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23 발전 15-12-20 01:18 0  
저 위의 사진은 자료 사진이 몇장 있습니다.
그날은 올해 들어 가장 추운날이라서 호래기가 많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저렇게 잡았으면 얼마나 좋았겠습니까
그래도 호래기 라면 끓여 먹었으니 그거로 만족합니다.
6 낚주 15-12-19 11:43 0  
일단 추운데  수고많이 하셨습니다~~~~~~~
노안으로  잘 비도 안하고 채비를 할려면
한참을 헤메이는거는 많이
 공감하네요~~ㅠㅠ
그래도 호랙 라면 우여곡절끝에 ㅎㅎ
정말 맛나비네요~~~
그렇게 호랙라면 드시니깐 더맛있지예?????ㅎㅎ
우째그래 편의점도 없는지 ㅎㅎㅎ
추운데 수고하셨습니다~~~
추운데 옷  따시게 입고 안출하세요~~~~^*^
6 발전 15-12-20 01:20 0  
안녕하세요.
오늘 송년회 할텐데 여수에서 대구로 가서 송년회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전 빠집니다.
모쪼록 대구 포항분들 모이셔서 즐거운 시간 갖기를 바랍니다.
호래기 라면 중독성있습니다. ㅎㅎ
호래기 동출도 한번 하시지요.
1 나한사람 15-12-19 11:50 0  
추운데 고생 많이 하셨네요...
그래도 맛난 호랙라면은 포기할수없는 겨울철 별미지요..
저도 이제는 노안이 오는지 언제부터인가  낚시바늘 묶어서 쓰는것이 점점 힘이 들어지드라구요..
멀리는 잘 보이는데 가차이 있는모들이 잘 안보이는지라 ㅎㅎㅎ
그래도 움직일수있을때 까지는 낚시대를 놓지 않으려 합니다
다같이 아직 움직일수있는 날까지 화이팅 하세요~~
항상 추운 겨울에는 방한에 주의 하시고
항상 안낚 즐낚하시기 바랍니다
1 발전 15-12-20 01:21 0  
제가 그렇습니다.
멀리 있는 것은 그나마 잘 보이는데, 가까이 있는 것은 안 보이니
안경을 벗었다 꼇다 하면서 겨우 겨우 바늘 묶고 채비합니다.
엊그제도 얼마나 추운지 핫팩도 하나 가지고 가지 않아서 엄청 떨고 왔습니다.
갑자기 날씨가 영하로 떨어져서
오라고 답해드리기가 무지 고민되었습니다.
새우도 얼어서 부러지고 음료수도
얼어서 마시지도 못하는 추위에서도
그래도 호랙라면과 조금 챙겨가셔서 다행입니다.
일때문에 멀리서 오신 발전님 홀로두고 올려니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같이 간 일행분도 있어서
할수 없이 먼저 왔네요.ㅠㅠ
벵에돔까지 하시고 안 피곤하셨습니까?
먼길 수고많으셨습니다.
다음에는 당금에서 뵈어요.^^
66 발전 15-12-20 01:24 0  
호래기 낚시를 안 가도 될건데, 제가 간다고 해서 마지못해 오신거 아닌가 미안하더군요.
그나마 호래기 라면이라도 끓여 먹고 나와서 다행입니다.
다음엔 출발하는 곳에서 미리 준비해서 가야 겠습니다. ㅎㅎ
집어등 하나 얻어 쓰고 반납도 못하고 왔습니다.
챙겨 주시고, 엉킨 줄 풀어 주시고 고맙단 인사 드립니다.
당금에서 벵에돔 번출로 추억을 만들고 오시지요.
수고했습니다.
1 emseekr 15-12-19 16:57 0  
ㅠㅠ 진짜 고문이네요.  아 ~ 호랙라면아!! 소주를 곁들여야 완성인데... 아까비 ~.
발전님의 글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아디다스님과의 동행낚시 즐겁고, 뜻깊었으리라
생각되네요.  건강 챙기면서 안낚 & 즐낚에 대물 만땅하세요 ^^
1 발전 15-12-20 01:25 0  
호래기 맛에 빠지면 추운 겨울 불켜진 방파제 찾아 다니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ㅎㅎ
쌍걸이가 올라올때의 희열은 대단합니다.
한번 다녀오세요.
1 어부왕 15-12-19 20:09 0  
그날 아디다스님이랑 동출 했었네요,
그 추운날에....
그래도 좋은 조우들과 동출은 언제나 잼 나지요
맛난 호랙 라면과 벵에돔 까지.
수고 했습니다.
1 발전 15-12-20 01:28 0  
아침에 철수 하면서 졸려서 혼났습니다.
혼자 따귀를 때려가면서 졸지 않으려고 애썼네요.
7시쯤 되니까 출근하는 사람들이 엄청 나더군요.
하마터면 사고 날 수도 있었고요.
호래기 몇 마리 잡으려다 큰일 날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니 철수를 조금 일찍 할걸하고 후회를 했습니다.
호래기 라면 한번 끓여 먹을만큼 가져왔네요. ㅎㅎ
오늘 송년회 재밌게 잘 하세요.
1 뽀로로롱 15-12-20 01:45 0  
어제 동해면 가서 꽝치고 왔는데,
역시 저는 물때탓으로 돌렸지만, 저의 실력탓이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대구에서 또한번 달려볼렵니다.
1 발전 15-12-21 00:53 0  
저도 호래기는 많이 해 보지 못해서 조언을 드릴수는 없는 입장입니다.
다만 당시에 하는 것을 보니 채비를 서서히 침강시키다가 캐미집어등이 떠오르거나 옆으로 이동이 될때 입질파악을 하더군요.
그리고 거의 수심 4~5미터 권에서 입질이 왔습니다. 참고하세요.
1 꽝맨~ 15-12-20 17:44 0  
ㅎㅎㅎㅎ 역시 대단하십니다. 젤 추웠던 날이었는데,,,..호래기는 있네요..채비가 장대가 아닌 릴로 하셨네요..조행기 재밋게 잘 봤습니다. 제가 즐겁네요..세상에 도움주는분이 많습니다. 그렇게 부탁도 못하지만..,,,
1 발전 15-12-21 00:53 0  
내일 한번 달려 보게요.
될지 안 될지는 몰라도요.
1 거제의아침 15-12-20 23:03 0  
먼 곳까지 오셨네요. 혹시나 고성에 오시면 연락주세요.. 따뜻한 차 한잔 대접해 드리겠습니다..
현지인도 잘 못잡는 호래기를 잘도 잡으시네요..ㅎㅎ
1 발전 15-12-21 00:55 0  
여수에서 고성까지 멀다면 먼길입니다.
과거에 당진에서 다닐때를 생각하면 엄청 가까운 거리이지만요. ㅎㅎ
거제의 아침님은 집이 거제로 알고 있는데, 고성엔 웬일로 계시나요?
말씀만으로도 온기가 넘침니다.
고성쪽으로 가게 되면 연락드리지요. 감사합니다.
59 폭주기관차 15-12-21 19:46 0  
수고하셧습니다.
저도 올해부터 노안이 시작되어 가까운곳은
잘 안보이고 멀리있는 것은 그런데로 잘 보이네요.
안경점에 갓더니 시력측정결과 노안이라고 조금더 불편해지면
오라하더군요.^&^
말씀처럼 앞으로도 오래도록 낚시해야하는데 갯바위나가서
도래매듭 구명이 잘 안보여서 여러번 헛곳을찌르기도합니다.ㅎㅎㅎ
쪼금은 서글퍼지네요.ㅎ

맛난 호렉~ 다스님과 함깨하시어 즐거운출조 하셧네요.
다른때보다 라면이 몇배는 더 맛있었을 듯 합니다.ㅎ
잘 보았네요.
올해도 얼마남지않았는데 건강하게 보내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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