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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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전의 악몽이 재현되는 듯..

G 13 3,241 2006.04.10 16:50
주말에 남편 따라 낚시를 갔습니다.

낚시에 거의 ...광 수준인 남편은 금요일 밤에 운전하며 잠 한 숨 안자고
남해까지 내려가서 도착하자마자 낚싯대를 펴고
낚시를 합니다.
너무 열심히 합니다.

지금은 곧잘 합니다만 2년 전까지만 해도(3년동안 몰꽝)
우리는 주말마다 가는 낚시에 몰-꽝이었습니다.
일요일 저녁 올라오며 남편은 거의 울듯한 표정으로
나는 정말 어복이 없나봐..라며 침통해했습니다.

저는 옆에서 차라리 내가 해녀가 돼서
바닷속으로 들어가 물고기를
남편 낚시바늘에 몰아라도 줘야할 것같은 절박함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던, 2004년 2월 어느날
남편은 영등철이라 고기 잡을 생각은 아예 말아야 한다면서도
꽃송이호를 타고 비진도 00여로 새벽3시에 출조하였습니다. 저도요.

저는 갯바위에 기대어 계속 잠을 자며 침을 닦았고,
남편은 쉴새없이 낚시를 했습니다.

그러다가 오전 9시쯤
너무 추워 더이상 잠을 청할 수 없었던 저는
부시시 일어나 라면을 끓여
남편에게 함께 먹자고 재촉하였습니다.

남편은 못이기는 척 젓가락질을 했고
눈은 계속 찌만 노려보았습니다.

그러다가 갑자기 냄비뚜껑과 젓가락을 집어던지더니

낚시대를 홰액--하고 챘습니다.

저를 돌아보더니 남편은
"왔다~!" 라고 외치며

대를 높였다낮췄다하며 낚시방송에서 본 것같은 포즈를 취했지요.

물에 띄운 물고기를 보더니 남편은 감동 반 굳은 표정 반이었습니다.

본인도 처음 본 커다란 물고기였습니다.

저도 젓가락을 집어 던지고 뛰어 나갔습니다.

남편이 저에게 "뜰-뜰-"이라고 외쳤습니다.
멀직이 있던 뜰채를 집어들고 바다 속 물고기에 가져다 댔습니다.

그런데 이놈의 뜰채가 빙빙 돌아가더군요.
저는 있는 힘을 다 주어 뜰채 끝을 붙잡고 망 속에 고기를 넣었죠.

그리고 뜰채를 한 칸씩 접으려는데 접어지지 않고
계속 빙글빙글 돌더니 바로 발 앞까지 와서는 물고기가 쏟아지고 말았습니다.

사진으로만 보던 감성돔이고 거의 40센티가 넘는 것이었습니다.
물고기도 정신을 못차리는지 쏟아져서는 멈칫 하더라고요.


남편은 저를 어이없이 쳐다보고
저는 물고기를 잡으러 바다 쪽으로 막 내려갔습니다.
그런 저를 남편이 잡아올렸습니다.

무릎까지 다 젖은 저에게 남편은 막 호통을 쳤습니다.
"죽으려고 그러냐"고요.
저는 눈물이 막 났습니다.
처음 잡은 큰 물고긴데....엉~엉~ 하면서요.

남편은 뜰채를 완전히 펴놓지 않은 본인 잘못이라고 위로를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아쉬워 죽는 눈치였습니다.

남편은 한번도 뜰채를 사용해보지 않아서 펴놓을 생각도 한 번에 쭉펴는
방법도 몰랐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남편과 저는 방생했다고 생각하자고 하며 서로를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거짓말처럼 그때부터
남편의 낚싯대에 감성돔이 자주 물어주었습니다.

지난 2년동안 저는 정말 물리도록 감성돔회를 먹었습니다.

거짓말같겠지만 물고기가 회로 먹고 남아서
좀 두껍게 잘라서 튀김을
해먹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어끄제
주말 낚시를 갔는데,

낚시가 안된다고 투정하는 남편과
라면을 끓여먹고 남편이 잠깐 볼일보는 새
찌가 물속으로 쏙- 빨려들어가는 것을 본

저는 평소 남편에게 배운대로
거침없이 낚싯대를 홱- 챘습니다.

그런데 정말 힘이 좋았습니다.
저는 질 수 없다는 열정에서 릴을 벅-벅- 감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팬티고무줄이 툭! 끊겨 내려가는 느낌--

이번에는 .... 터쳐 먹었습니다.

남편에게 평소 줄관리를 어떻게 하는 거냐고 핀잔했지만
마음은 너무 미안했습니다.

어떻게 온 어신인데..
미숙한 저땜에....흑흑

그러나 그 뒤 남편은 4자 한 수 했습니다. 2-30센티 짜리 여섯마리 하고요.
작은 고기는 방생하고 세마리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괜찮은 조과지요?
올라오는 기분도 괜찮았답니다.

= 어부의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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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댓글
G 영등감시 06-04-10 17:02
줄 터지는 표현이 가관입니다...ㅎㅎㅎ

G 왕삼이 06-04-10 17:03
ㅎㅎㅎ 거의 낚시꾼 수준이시네여! 부군이 부럽습니다.
하지만 항시 안전사고에 주의 하셔야죠...
G 나루터기 06-04-10 17:21
정말 부럽군요. 두분의 부부애에 감동받았습니다.행복한 가정이라 여겨지네요. 취미생활도 같이 하시니 정말 좋으시겠어요. 조행기 참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G 낚시는즐거워 06-04-10 17:39
저도 마누라랑 낚시다니는데 저보다 더 잘합니다. ㅋㅋㅋ

저는 성질이 급해서 어쩔때는 너무 심하게 챔질하다보니 고기는 안올라오고 고기 입만 뜯어져 올라온 적도 있습니다. - 이거 거짓말 아닙니다. ㅎㅎㅎ
G 참볼락 06-04-10 17:43
두 분 너무 재미나게 취미 활동을 하고 계시네요.
평생 좋은 금슬로 지내시기 바라오며,고기 욕심 너무 내지
마시고,자연을 즐기고,고기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취미활동
하시기 바랍니다.그리고 항상 안전을 먼저 염려에 두시기
바라오며,행복하세요
G 미스타스텔론 06-04-10 18:12
팬티고무줄이 툭! 끊겨 내려가는 느낌, 표현이 재밌습니다.

이제 요령이 자동으로 생겼을 것이고 대물이 와도 두려움없이 올릴 것입니다. 터져보지 않은 사람은 대물을 낚지 못한다는 사실이 있기에 앞으로 대물을 만나면 용기있게 여유있게 손맛보며 낚아 내시기 바랍니다.
G 푸른바다11 06-04-10 20:42
정말 부러운 부부 낚시인입니다. ^^* 3년을 꼴방을 치고 처음 잡은 고기를...그런 상황에서도 본인의 부주의와 아내의 사랑.....

정말 감동적입니다.
그렇습니다. 낚시는 평생 할수있는 취미생활입니다.

두분의 모습은 저의 미래 희망 사항입니다.

저도 얼릉 애들 키워놓고 마눌이랑 둘이서 낚시다니는게 소원입니다.

항상 대물하시고, 두분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__)*
G 한국전층팀 06-04-10 20:54
많은 조행기 중에
아쉽고 흐믓한 조행기 인것 같습니다..
정이 물씬 풍기네요..
늘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깨바즐낚하시길....
G 생크릴 06-04-10 23:00
부럽습니다...부창부수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셔서 낚시 오래 하세요...
G 본류지류 06-04-11 00:03
부부의 정을 바다와 함께 한다는 점이 넘 부럽습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조행이 두분과 항상 함께 하기를 기원 드립니다.
G 바다의운명 06-04-11 00:26
생동감있는 이야기와,부부애가 참보기좋습니다
저는 이런분들 보면 간,쓸개 까지 다뽑아주고싶은 심정입니다.....ㅎㅎ
그렇다고 저의 부부애가 않좋은것은 안닙니다^^

1년반쯤전 어느 여름날 욕지도 박과마을앞 방파제었습니다
두분의 부부조사가 낚시를 오셨는데 아마 부산에서 오셨나 봅니다
그런데 그때위험천만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밤에
방파제에는 저와 또다른 초보조사님(완죤히 막가파초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분의 아범님..(그분도 초보였죠)같이 오셨는데 어디서 조황였듣고 아범님께 싱싱한 횟거리 만들어 드릴려고 모셔왔나봅디다..(효도할려고)
하지만 어디 고기가 뜻되로 잡힌답니까..??...그것도 참돔을....ㅎㅎㅎ

깜깜한밤 있었습니다~~!
어디에선가 갑짜기 들려온 여자의 비명소리......!!
아뿔싸..!
초보분이 그만 사고를......
그놈의 고기를 잡는다고 뒤도 안보고 원투자세로 원투하다가 그만 그여자분의 눈밑 언저리를 걸었던군요.......얼마나 아팠겠습니까...?
다행인것은 눈자위로 조금만더 접근했더라면 실명할뿐한 사고였죠
얼굴에 피가 난자한 상태에서 여자분은 고통을 호소하고,어두운 밤에 바늘뺄려고 정신없어하는 남편분....
보다못해 제가 나서서 쪽가위로 줄끈고 빨리 마을 입구에 있는병원으로 가시라고 하고 보냈지요
밤9시에 다행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6바늘낍은 얼굴로돌아오셨습니다
초보분은 미안해 죽을라고하고 그아범님은 연신죽을죄를 진듯 고개를 90도입니다....-~-
그때 그여자분이 무슨말씀하신줄 아십니까...??

" 아이고 젊은 양판~~! (초보분께 하신말씀)
넘 미안해 할필요 없고^^ 치료비 달라 안할거니깐 걱정말고 못잡어면
그돈으로 아범님 횟거리나 싸주세요^^?? 알았죠 "
하시면서 끝까지 낚시하신다고 민장대 들고 낚시몰입하시는것을 보고 참 느낌을 찡하게 받았습니다
역시나 바다를 닮은 부부조사님들은 이해심도 넓고, 부부애도 그만인가 봅디다.......!
그분들이 오늘은 어느 갯바위에 서계실지..
또다시 만나게 되면 시원한 곡차한잔 대접하고 싶습니다^^



G 삼여 06-04-13 12:17
어부의 아내님께 낚시꾼의 입장에서 "짝짝짝" 박수를.....
제 가족도 이런글은 자주 봐야 하는데....잔소리, 먹는 재주밖에는 없습니다.
G orca 06-04-18 22:10
제 마누라는 얼마전 제가 낚수대 닦고 있는데 제가 한번 만져보라고 낚수대 줬더니만 좁은 방에서 원투(낚수대도 안뽑은 상태에서)질을 하더니만 낚수대 뿌라먹었습니다. ㅎㅎ 울 마눌님하고 비교되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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