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이름 <마루& 아라>에 걸맞게 바닷가 절벽위에 자리하고
이용 세대별 공간이 유럽풍으로 각각 독립가옥으로 건축을 하여
팀별 프라이버시를 최대한 존중 하고 있다.
가는 중에 '가천 해안의 집'에 차를 세워 두고 그아래 내려가
30급 감성돔 2수를 잡아 펜션으로 간 시각이 저녁 6가 넘었고
낚시를 마치고 먼저 집에 와 있던 김사장도 3마리의 감성돔을 잡아다 놓고 있었다.
우리는 인사를 나누고 서로 잡아 온걸 합쳐 나는 포를 뜨고
남은 머리와 뼈로는 김사장이 지리탕을 끓였는데 그 지리탕 끓이는 솜씨가
웬만한 주방장 못지 않았다.
먹고 마신후 운동을 위해 주변을 산책 하다가 대실용(貸室用) 방을 들어가 보니
이태리산 이부자리가 보통 고급스러워 보이지를 않았다.
일행 세사람은 김사장의 배려로 황토방에서 피로를 풀고 다음날 아침
먼동도 트기 전인 5시 반에 밑밥을 비비고 장비를 챙겨
목표한 멍석바위를 향했다.
젊었을적에는 별로 힘들이지않고 오르 내리던 비탈진 길이건만
이제는 거의 기다싶이 조심을 하며 목적지에 도착을 하니 온 몸에는 땀이 흥건.
물위의 찌가 보일때쯤 부터 밑밥을 넉넉히 뿌려 두고 채비를 하는데
건너편의 낯선 낚시인은 벌써 한마리 걸었는지 낚싯대가 멋지게 포물선을 그려낸다.
낚싯꾼의 마음이란 젊으나 늙으나 이럴땐 괜히 바빠진다.
멍석바위에는 두사람이 낚시를 할수있고 발판이 평평하게 안전하여
나와 J가 올라 서고 경산의 K와 펜션의 김사장은 올라 서기전 왼쪽 앞으로
약간 홈통진 자리엘 서게 되었다.
평균 수심이 7-10m권(맨 위 지도 참조)이라
낚싯대는 이번에 J에게 선물로 받은 원더랜드 그랜드마스터 챌린저 원에다가
2500번 릴, 원줄 2호에 목줄 1.5호. 찌는 1호 고리형 구멍찌. 바늘은 지누 2호셋팅.
이 낚싯대는 사양상 자중이 147g으로 표시 되었듯, 나이든 나같은 사람에겐
딱 안성맞춤이라 들고 설치기에 그저 그만이다.
시력도 떨어지고 동작도 느려진 내가 채비를 다 마칠무렵
조금 젊다고 손빠른 옆자리 김사장은 벌써 30 조금 못미치는 때깔좋은 감성돔 1수를 한다.
그걸 보고 '오늘은 뭔가 좀 될것 같은 예감이군' 생각을 하며 첫 캐스팅을 하였는데....
예감은 예감일 뿐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간조시간인 아침 7시를 넘어 들물이 2시간이나 지난 9시가 되도록
우리 자리나 옆자리나 제대로 된 입질 한번 받지 못하고 시간만 가고있다.
조금시라 미약 하지만 중들물이 시작되어 조류가 조금씩 움직여주는 9:30
수면 아래를 기듯이 흐르던 내 찌가 잠시 멈칫 하더니 자물자물 전형적인
감성돔 입질임을 간파하자 잠시의 시간을 더 기다렸다가 챔질.
하지만 아무런 반응없이 올라 오는 바늘.
살펴 보니 크릴 몸통이 반듯하게 잘린 틀림없는 감성돔 입질의 흔적에
밑밥 몇주걱을 뿌린 뒤 우리는 신경을 집중하고 그때 부터 찌의 움직임에 시력을 모았다.
그러다가 또다시 조금전 같은 찌의 움직임.
이번에는 멈칫 하다가 스물스물 가라 앉음과 동시에 챔질.
덜컥.
초릿대가 밑으로 고꾸라진다.
대를 세우는데 그다지 힘이 들지 않는걸로 보아 그리 큰 사이즈는 아니다 싶은 마음으로
올려 놓고 보니 35cm가량.
피딩타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따문따문 그저 그만한 사이즈로 6마리가 올라 오고는 입질 뚝.
그때 시각이 11시 경이었고 오후 2시 철수시 까지 3시간은 간간히 숭어만....
물심(유속)이 살아 나면 씨알도 마릿수도 기대가 되겠다는걸 확인 하고
들고 올라갈 걱정에 감성돔 7수와 숭어는 4마리만 챙기고 5마리는 다시 바다로 돌려 보낸 후
따가운 가을 햇볓을 받으며 땀으로 목욕을 하며 정차해 둔 차까지 걷고 나니
"다시 오기 싫다"란 생각과 "운동 한번 신나게 했다"는 자위가 절로 된다.
배를 타고 포인트로 직행하는 출조와
이렇게 등산을 하듯 도보로 포인트 진입을 하는 장소중에
서로간 장단점이 있겠으나 체력이 된다면 나는
후자를 권하고 싶고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
이렇게 하루의 낚시를 마친 우리는 지난 밤 신세를 진
'마루& 아라'(위 사진 약도)펜션으로 가서 펜션을
관리하는 아주머니에게
감성돔 2마리와 숭어 한마리를 드리고 차의 핸들을 대구쪽으로 꺾었다.
"낚시를 떠난다는건
고단한 일상에서 벗어나
갯가에 선다는것 만으로 힐링이 되는것 아닐까"
나는 그렇게 생각 하고싶다.
일상이 바빠 거의 전투에 가까운 낚시를 해야 하는 사람이라면 어려운 일이겠지만
시간이 넉넉한 사람이라면 이렇게 시설좋은 숙식공간을 이용 하는것도 나이들어
저같이 골골대는 낚시객에겐 좋은 방법이라 여기며, 이번
남해 가천 조행기를 마칩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천 갯바위에서 놀란것은 "10년 전보다 갯바위가 깨끗하다" 입니다.
날이 갈수록 쓰레기는 담아 오고 낚시자리를 씻고 가야 한다는 생각들이 공감 되어져서 나타난
현상.
그렇게 기분이 좋을수 없었습니다.
♪ Omar Akram - A day with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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