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위에서의 하룻밤

회원랭킹(월 글등록)


공지사항


NaverBand
낚시인 > 조행기

물위에서의 하룻밤

1 해나 21 4,795 2015.11.05 10:41
<img src=
 
훌륭한 낚시꾼은 물고기의 입장에서 생각한다고 했다.
물고기가 좋아하는 미끼와 물의 온도와 위치와 깊이등..그러나
상대의 입장이 되어본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한세대학교 신강균교수의 2008년 나온 책 '1000가지 설득비법'에서- 

 <img src=
 
누군가가 "우리는 살기위해 먹는가 먹기위해 사는가"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시겠습니까.

출조길에 먹는 한끼의 밥.
어떤 사람은 배가 고파 먹을것이요 또 어떤 사람은 다가올 허기를 이기기 위해 먹는다.
필자는 후자에 속하는것으로 생각 드는것이 보통,
집을 나서기 전에 배를 채우고 나서기 때문이다.

먹는다는 건
즐거움이며 내 몸을 위한 의무 이기도 하다.

 <img src=
 
낚시를 나서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출조가 계획되고 다음날로 출조일이 다가 오면
잠을 설치고 음식도 제대로 먹지를 못한다.
왜 그럴까.

도박사와 낚시꾼의 심리는 같은 선상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바로 '기대심리'다.
한장의 카드를 보기전에 뒵혀져 있는 카드가 원하는 카드이기를 바라는 마음.
물속을 타고 흐르는 바늘에 본인의 기록어가 물어 줬으면 하는 마음.
이것이 근본적으로 같은 심리라는 말이 되겠다.

 <img src=
 
이렇게 '내일은 얼만큼 크기의 고기를
어떤 방법으로 공략을 해서 자랑 할만한 고기를 잡을수 있을까' 공상을 하다 보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잠이 들지않는 설레임.
모두가 경험 했을 일이고 지금도 그 설레임에서 벗어 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큰것, 많은것'을 잡는 상상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아마 많은 대답들이 나오리라.
"그런 경지라면 이미 釣仙(조선: 신선의 경지에 든 낚시꾼)이지"
"그건 또랑낚시꾼(생활낚시인, 잡어 사냥꾼) 아닐까?"
"낚싯대를 들고 나가면서 잡을 고기 생각을 않는다면 꾼이 아니지 않겠어?" 

 <img src=
 
그러나 필자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우선 굴리고있는 차가없으니 짐을 최대한 줄여야 하고
짐을 주리다 보니 당연히 쿨러나 바칸 같은건 들고 나설수가 없어
특별한 경울 빼고는 집에 고기를 갖고 올 수가 없게되고
자연적으로 현장에서 먹고 즐길 만큼의 고기만 잡으면 될터
고로 출조전에 설렐 이유가 없어진다.

결론적으로 단순히 먹고 즐기기 위한 출조가 되어
그냥 갯바위에 오르는 자체를 힐링으로 여기게 되니
저절로 마음을 비우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것이 설레지 않는 이유가 되어 잠도 자지고 입맛도 평소와 다르지 않아진다. 

 <img src=

이번 출조는 그럴 사정이 있어 아주 편한 곳에를 다녀 오게 되었다.
크게 선호하는 낚시장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경외하는 장르도 아닌
여친과라면 더없이 좋을 '해상펜션'에서의 낚시다.

더러 좌대낚시는 가 본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시설이 잘되어 있는곳은 처음이라
"이게 대체 낚시터야? 숙박시설이야"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었다.

 <img src=

해저로 케이블을 깔아 한전에서 전기가 바로 들어 와 있고
시 상수도도 직수로 설치되어 있으니, 조명걱정 물걱정은 할 필요가 없고
비록 전기판넬이긴 해도 난방 또한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여기에 조과까지 따라 준다면.... 금상첨화 일텐데' 라고
누구나 바랄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이날은 운이 좋았던지 실한 볼락과 감성돔이 일행 다섯명에게
골고루 손맛을 안겨 주었으니 더 말해 무엇 할까.

 <img src=

정오가 넘은 오후 3시경에 들어 가서 어두워질 때 까지 낚시질을 했는데
볼락과 감성돔이 심심치않게 물고 올라 오는 곳.

낚시 하다가 피곤 하거나 입질이 소강상태를 보이면 방에 들어가 누워서 쉬고
술한잔이 하고 싶으면 숯불그릴(화로)에 잡은 고기 굽거나
적당한넘 골라 회를 만들어 안주하면 되고....

이곳이 바로 낚시꾼의 천국 아닐까 싶은 곳이다.  

 <img src=

그날밤 우리가 왕소금 뿌려 숯불에 구워 먹은 볼락이 몇마린지 셀수가 없고
잡은 감성돔 4짜는 없었지만 주종 25에서 30중반 정도로 5마리 회를 만들어 먹었고
먹다가 낚시 담그면 고돌이 매가리가 잡히니
그넘들도 소금뿌려 구워 먹고
먹고 먹고 또 먹다 보니 자야 할 시간.

 <img src=

먹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눈을 뜨니 해는 이미 중천에.
철수전에 먹을 꺼리를 잡기위해 모두가 열낚한 결과
볼락은 겨우 7마리.
감성돔은 어제와 비슷한 크기로 여섯마리에 벵에돔 한마리.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불거나 이렇게 주야장천 낚시꾼들이
들낙거리며 소란을 피워도 고기가 나와 준다는게 어찌 보면
신기 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 

 <img src=

易地思之(역지사지), 고기들 입장에서 보면
날이면 날마다 군침도는 먹을꺼리 내려주고 좌대밑에 그늘진곳 있어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지않게 하는 곳.
그러나 그곳이 그녀석들의 무덤 이라는걸 어찌 알수 있을까.

사람 사는 사회도 이와 무에 다를거 있을까
돈 잘 벌려 호의호식 하는곳이 있다면 누군들 떠나려 하리. 

 <img src=

<img src=

아침겸 점심 식탁에 오를 감성돔 6마리와 벵에돔 한마리.
볼락은 숯불에 구워서 반주 한잔에 해상펜션에 구비된 쿠쿠압력밥솟으로 지은
구수한 밥 한공기를 먹고 드는 생각은 '떠나 오기 싫더라'는....ㅎ

이렇게 <물위에서의 하룻밤>을 꿈결같이 보내고 나니
갑자기 '갯바위는 고생 길'이란 필자답지 않은 엉뚱한 마음이 들었다.


 &lt;img src=

여기서 양해 말씀 올립니다
다름 아닌 "이번에도 장소 공개는 할수 없다"는 점입니다.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게시겠지만 언급은 참아 주셔서
예약에 줄서는 불행을 미리 피해 갔으면 합니다.

감사 합니다.
읽는분에 따라서는 지리 할수도 있는 조행기를
끝까지 읽어 주셔서요.

다음 조행기 올릴때 까지 깨.바.즐. 안낚 하세요. 

 &lt;img src=


                들려 드릴 곡은 Dana Winner

                  'Stay with me till the morning'이라는 곡으로
                                  영화 <Out of Africa>의 테마곡입니다.


 

 

 

 


0

좋은 글이라고 생각되시면 "추천(좋아요)"을 눌러주세요!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밴드로 보내기
  • 네이버로 보내기
  • 텀블러로 보내기
  • 핀터레스트로 보내기
21 댓글
1 벵킬님 15-11-05 10:55 0  
항상 해나님조행기를 보면서 느끼지만 현장감이 남다릅니다,,ㅋㅋ 이번엔 조용한곳을 다녀오셧네요,,,저렇게 현장에서 먹어줘야 제맛인데,,입에 침이 고이네요 ,,, 넘 부러워요ㅡ,,,,,
1 해나 15-11-05 12:39 0  
주변에 낚시친구들이 많다 보니
원도권낚시로 부터 선상, 좌대 도보포인트 낚시까지
거절 못하고 휩쓸려 다니게 되고, 이번엔 도보낚시에서
돌아 오자마자 그보다 앞서 다녀온 좌대낚시 조행기 꾸미던것
마무리하여 오늘 포스팅을 마쳤을 뿐입니다^^*
1 거제의아침 15-11-05 14:04 0  
아..늦은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군침이 돕니다.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마음 충분히 이해합니다. 아마 알고 계신 분들도 조심해서 다녀 오리라 생각이 듭니다. 볼락구이가 너무 탐스럽습니다...
1 해나 15-11-05 17:31 0  
송구합니다 허기를 더 재촉 하게해 드려서^^*
그날밤 저 볼락구이를 몇석쇠 했는지 기억이 없고
매가리구이도 했는데.... 다들 얼마나 맛있게 먹어 대는지....ㅎ
이번 출조는 좀~편한곳으로 다녀오셨네요.
언젠가는 해나님과 같이 물위에서 하룻밤의
추억을 만들고 싶습니다.
잔잔한 음악과 멋진 풍경들~
수고하셨습니다.^^
66 해나 15-11-05 17:34 0  
그럴날을 기다립니다.
어제는 또 지인의 편센에서 잡은 감성돔으로
회 떠 먹고 남은 머리와 뼈로 지리탕(맑은탕)을 끓여
얼마나 맛있게 먹었던지.... 올들어선 부쩍
조행기가 '묵자판'으로 그려지는것 같습니다.
1 emseekr 15-11-05 17:54 0  
매번 느끼지만
여행작가(낚시를 테마로한)로 등단해 보시지요?    낚시춘추같은 월간지에 기고라도 해보심이~.  내용 구성이 멋떨어집니다.  캬~
1 해나 15-11-05 19:59 0  
과찬의 말씀을요.
시문학으로 등단 한지는 30여년이 되었지만
정작 문학활동을 한적은 한번도 없었습니다.
칼럼은 여기저기 올라 간적은 있으나....ㅎ
56 찌매듭 15-11-05 18:02 0  
결론은 장소를 공개할 수가 없다시네요? -_-,,

가끔은 생활낚시를 한답시고 통영쪽의 달아공원까지 가서 좌대를 타보기도 합니다.
명목이야 그럴싸하지요....

노모께서 맛나시다는 슈퍼전갱이를 잡겠다는 것이지요.....

근처 설계사무소의 실장에게 그곳을 가르켜 주었는데
전주에 있는 주말각시를 만난후에는 전주에서 통영길이 멀지가 않다는군요....

아직도 낚시를 간다하면 조금은 설레기도 하고 잠을 설치기도 하고, 전날의 음주를 절제하기도 하니
경지에 이른 곳이 어디인지 모르겠습니다~~~~~~ㅜㅜ
56 해나 15-11-05 20:08 0  
ㅎ.... 장소의 비공개가 결론은 아니나
굳이 공개를 하지 않더래도 예약손님이 줄을 서는 곳이다 보니....ㅎ
40이상의 대전갱이는 거제도 일원의 갯바위에서는 8-9사이
한달간만 반짝 비치다가 25이하의 매가리로 자리바꿈을 하더군요.
지난 9월엔가 소매물도에서 55대전갱이를 잡아 보곤
올해 전갱이는 마감을 하게 되었지요 제경우는^^*
그리고
출조 전날의 설레임.
기록갱신의 목표도 시들 해지고
많이 잡아야 하겠다는 의욕도 별로여서 그런지
이제는 무덤덤 해졌는데 이는 아마도
너무 잦은 출조를 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설레임도 없어지고.... 꼭히 이걸 '경지에 올라서'라
말을 하긴 그런거 같아요^^*
23 그그림자 15-11-06 11:52 0  
역시 해나님의 조행기를 보면서 어떠한 장르의 낚시를 하시던 꼭 동반되는 목적이
진정한 힐링을 즐기고자 하시는 낚시를 추구하시는듯 합니다.
늘 즐겁고 행복한 출조길 되세요.
23 해나 15-11-06 23:05 0  
이런 말을 저는 종종 합니다.
"내가 낚시를 하는 목적이 짜릿한 손맛이 50%
그리고 잡은고기 먹는 맛50% 때문"이라구요.
보통은 자신의 기록을 깨고 쿨러를 채우는게 목적이겠지만....ㅎ
59 폭주기관차 15-11-06 15:18 0  
이번엔 해상펜션엘 다녀오셧네요.
요즘엔 시설들이 정말 잘 되어었더군요.

티비에.에어컨 사워시설까지도 육지의 잘 갖춰진
펜션에 비교해도 손색이 없더군요.
더군다나 바다위에있고 포인트가 좋다면 감성돔회에
맛좋은 볼락구이도,낚시인에게 지상낙원인듯 합니다.ㅎㅎㅎ
언제나 먹거리와 멋진 풍경사진들로 즐거움을 주시니
이번에도 역시나 즐갑합니다.

주말 날씨가 좋지않네요.
갯가에 가시거든 안전하게 즐기시길...
59 해나 15-11-06 23:11 0  
이 좌대위 컨테이너 안에도
싱크대와 냉장고 티브이는 물론 난방시설에
에어컨 까지 시설이 되어 있었던것에 비해
이용 요금은 생각 보다 부담이 적은 편이었습니다.
4-6인용 1박2일 비용이 평일 22만원이니까요.
지금 전국엔 가을비가 내리는 모양입니다
비가 귀한 이곳 경산에도 오는걸 보면^^
월요일 까지는 출조계획이 잡혀있지 않으니
몇일간 집에서 푸욱 쉴것 같군요.
1 바다위풍금 15-11-06 21:25 0  
역시 또 최고의 하루를 보내셧군요 ~ ^^
수많은 조행기를 보면서 제일 부러운 갯바위 만찬 (낚시 만찬)
보고 필요한것은 배움을 느끼는 글입니다
솔직 큰고기 자랑 하는것보다
그 날 잡히는 고기로 좋은 시간 보내시는 모습이
저희들이 바라고 본보기로 삼아야 하는 목적일듯 합니다
어제는 저도 한번 따라 해봤습니다
갯바위에서 친우와 볼락매운탕 오뎅탕 자연산 회 ..실력이 미천하여
돔 회는 실패했지만 그 맛이 육지 밥상과 차원이 틀립니다
제가 낚시를 하는 이유에 훌륭한 시간이 보탬되어 감사하더군요
항상 출조 하시면 즐거움 가득한 낚시 되십시요
아름다운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꾸벅  ^^*
1 해나 15-11-06 23:22 0  
저도 처음에는 거의 뜯다싶이 회를 뜨곤 했는데
먹는걸 워낙 좋아 하다보니 자주 잡은 생선을 만지게 되고
그러다보니 이제는 제법 먹음직 스럽게 썰어 담게 되었습니다.
제가 이 '갯바위 주점'이란 단어를 사용 하기 시작 한것은
수년전 함께 갯바위를 타던 조우 故7080님과 조행기를
쓰면서 처음 사용 하게 된것입니다.
회에 술만 곁들여진것은 '갯바위 주점'으로
거기에 회덥밥이나 밥이 함께 차려지면 '갯바위 만찬'으로요^^*
그날그날 대상어를 정해 놓은 출조를 하기는 하는 편이고
또 보통은 그 대상어를 잡고 오지만 더러는 대상어
얼굴도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렇다고 다른
손님 고기도 잡지 못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요.
벵에돔 사냥을 가면 누구에게나 잡혀주는 자리돔과 용치 놀래기.
1 바다위풍금 15-11-08 14:17 0  
가슴이 먹먹해집니다 ~
처음 찌낚을 배워 몇년동안 눈에 짚히는데로 다니다가
인낚을 알게되고 함께 다니시던 조행기도 접했습니다
그당시 조행기를 비디오로 찍어
대단한 열정을 보여 주시던 분으로 기억 되고 있습니다
7080님과 댓글로 주고받은 내용도 선하여
저의 머릿속엔 "영원한 낚시인" 으로 남으실 분입니다
벌써 3-4년전 이곳에서 한 선주와의 마찰이 있은 뒤로
스스로가 싫어 "손맛으로"닉마저 삭제 해 버렸지만
항상 마음만은 아름다운 글이 있는곳을 찾습니다
이유없이 내어주는 바다처럼
글자에도 청결하게 살아 숨쉬는 글이 감사할뿐입니다
3 통사정 15-11-07 22:04 0  
제목이 예전에 수잔리인가? 애로비디오 제목이네요 ㅋ
사진 잘 보고 갑니다 ^^
3 해나 15-11-07 23:22 0  
나는 그런 영화는 본적이없고
 "바늘 구멍"의 작가 '켄 폴릿'의 쓴 &lt;물위의 하루&gt;라는
책은 읽은적이 있습니다.
아무튼 박학 하십니다^^*
3 통사정 15-11-07 23:31 0  
네~~건강하십시오 ᆢ자주 달리십니다
3 해나 15-11-08 11:33 0  
^^ 이번 가을들어 좀 그런거 같군요.
 
포토 제목
 

인낚 최신글


인낚 최신댓글


온라인 문의 안내


월~금 : 9:00 ~ 18:00
토/일/공휴일 휴무
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