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대포 갯바위가 연일 가을 감성돔을 마릿수로 토해내고 있는 와중에 저는 도망갑니다.
마음편히 나만의 자리를 고수하며 가을 정취를 느끼기에 그곳은 이미 제손을 떠나간 자식같은
기분이었지요.

듣자하니 추석연휴동안 다대포 갯바위는 온사방에 밑밥크릴이 튀는 전쟁터였다는데 그래도
감성돔은 계속 나오는것을 보면 무리들이 들어오긴 엄청 들어왔나봅니다.

저는 최근 매번 대상어를 잡아나오는것에 대한 만족감? 지루함?
그렇게 가을 살감시 몇마리 잡았다고 어깨뽕을 잔뜩넣어 거만하게 다른곳의 탐색을 시작해보려
인터넷 조황을 살펴보니 가까운 구조라에는 벵에돔과 무늬오징어만 올라오더군요.
사진속에는 가뭄에 콩나듯 한마리씩 끼어있는 감성돔.

(완전진지)
그래.
내가 탐색해야 할곳은 바로 저곳이다.
벵에돔이 다수 올라오지만 그속에 감성돔도 분명 있겠지.



마침 연휴중 꽉찼다던 스케쥴이 극적으로 하루 비어버린 죄송동대표도 저의 탐험(?)에
동참하기로 의기투합하여 노래미의 제왕 구조라원정대를 결성.





그렇게 일요일밤 알람을 맞춰놓고 꿀잠에 빠져듭니다.

.......


띨리리리리리릴~!


여보세요..
형님 오고있어요?

어?
아..

기상시간을 생각했던 시간보다 한시간 뒤로 저장해두었더군요 ㅋㅋㅋㅋㅋ
머리가 나빠서 미안ㅋㅋㅋㅋ 가끔 산수가 안됨 ㅋㅋㅋㅋ
이자리를 빌어 죄송동대표에게 정중하게 사과를 반쪽 나누어 드립니다.




늦어진 시간만큼 미친듯이 꾹꾹 밟아서 도착한 경마장라인 낚시점.
무슨 버라이어티 티비프로 미션이나 걸린것처럼 빠른 동작으로 밑밥을 구입후 도시락까지 구입.
죄송동대표의 몸놀림이 이렇게 재빠른지 오늘에야 알았습니다.




밑밥은 당연히 우린 감성돔 밑밥을 준비합니다.
현재 구조라에 벵에돔이 득실득실 하다지만 우린 한결같이 감성돔타령 ㅋㅋㅋㅋㅋㅋ




구조라에 도착하기전 월매나 밟아놨던지 속도위반 딱지 하나 끊겼는지도 모르것습니다 ㅋㅋㅋㅋㅋ
그건 일단 나중에 확인을 해봐야겠군요.
속이 아프다.....

포세이돈호는 전날 예약을 해두어서 시간내로만 도착하면 모든것이 편안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구조라 포세이돈을 이용하실 낚시인들은 무조건 예약하시고 찾으시기 바랍니다.
아주 예전에 낫개찾듯 무작정 찾았다가 팅겼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군요.




 본래 낚시배에 승선하던 주차장쪽은 테트라포트 방파제 작업중이라 가게앞 길건너 정면에 보이는
주차장을 이용하시면 가까운곳에서 배로 바로 옮겨타실수 있습니다.

오늘은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청개구리 낚시인들이 많아서인지 벵에돔과 감성돔 대상어에 따라
큰배와 작은배로 나누어서 출항을 하더군요.
당연히 벵에돔보다 숫자가 적은 감성돔 낚시인들은 작은배로 이동.




드디어 출항.




구조라항에서 나온 포세이돈호는 가까운 갯바위에 감성돔꾼들을 내려주고 다시 서이말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그순간 마이크로 불리는 제 이름이 호명되고 앞으로 나가보니 오랫만에 들렸음에도
작은선장님이 제얼굴을 알아보시네요.

벵에돔 안잡으시구요?

감성돔 별로없는데 왠 감성돔을... 이라는 뉘앙스가 잠시 느껴졌지만 그래도 꿋꿋히..
감성돔 안나오면 벵에돔잡죠 뭐 ㅋㅋㅋㅋㅋㅋㅋㅋ
항상 입버릇처럼 말하던 나오는 괴기 다 잡는다는 신조.




우리는 이곳저곳 서치를 비춰보다가 결국 모자여라는 포인트에 하선했는데 추석 연휴동안
슈퍼문(super moon)을 볼수있다더니 진짜로 엄청나게 밝습니다.
마치 작업등을 켜놓은것처럼 주위가 환하네요.
이게 낚시에 좋은 영향을 미칠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 해봐야 알겠지요.




하선해서 채비를 준비하고 포인트를 둘러보는중에도 포세이돈호는 큰배, 작은배 둘다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사진을 찍어뒀는데 이렇게 밝은데 한밤중이라니요 ㅋㅋㅋㅋㅋㅋㅋ
슈퍼문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해뜰때까지 전갱이, 고등어는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가끔 아주 가끔 한마리씩 올라올뿐 거의 없다고 보는것이 맞는것 같구요.
바다는 이어져 있지만 다대포와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는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하선한 포인트가 워낙 지대가 낮아놔서 장비는 최대한 위로 올려두라고 작은선장님이 신신당부
하셨는데 대충 그냥봐도 오전 들물중에 잘못하면 발한번 담구겠구나 싶었습니다 ㅋㅋㅋㅋㅋ
그나마 다행인것은 장비를 수장시킬만큼의 너울은 없는 조용한 바다가 예보되어있는 상황.




해가 뜬후 제가 서있는곳 바로앞 모습인데 물이 점점 차올라옵니다.




갯바위 바로앞에는 자리돔이 득실득실 하구요.
이것만 봐도 구조라 바다는 가을보다는 아직 여름인것 같습니다.

벵에돔낚시에는 나쁘지 않을것 같구요.




해가 뜬뒤로 모기는 없는데 대신 이녀석들이 엄청나게 괴롭힙니다.
얼마나 집요한 녀석들인지 밑밥을 잘못쳤다가는 바늘의 미끼가 남아나질 않습니다.






최근들어 줄곧 사용하고있는 젝트 구멍찌로 중층부터 바닥까지 훑어보고 있습니다만 제가 예상했던
입질시간을 넘겨버렸고 공략범위도 가까운곳에서 먼곳까지 넓게보고 최대한 집중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선할 당시 작은선장님께 들었던 포인트공략법은 서이말방향으로 최대한 장타로 캐스팅해서
끌어오며 입질을 받는것이 유력하다고 팁을 주시더군요.
하지만 여건이 맞지 않아서인지 대상어의 입질은 찾아볼수 없었고 나름대로 제 방식대로 잡어낚시를
시작합니다. 잡히는것 잡는 낚시 ㅋㅋㅋㅋㅋㅋㅋ




감성돔 밑밥의 크릴덕분인지 사이즈는 작지만 긴꼬리벵에돔이 얼굴을 비추어주었고 생각보다
시원한 입질이 들어와서 감성돔 또한 밑밥을 꾸준히 쌓아주면 조만간 들어올것이라 기대를
할수있는 상황입니다.




감성돔 ... 감성돔...
나와라 나와라...




으아니 이거슨ㅋㅋㅋㅋㅋㅋㅋ
감성돔은 어디가고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는 미역치가!!!

알고보니 이곳은 미역치밭.
연속으로 올라오는데 이녀석을 갈무리하던 죄송동대표는 결국 한방먹고 GG선언 했네요ㅋㅋㅋㅋㅋ
하지만 엄청나게 아프다고 알려진 그녀석의 독이 죄송동대표에게는 먹히지 않는것인지 조금 쉬더니
다시 낚시 시작.

그의 몸에 특수한 해독 패시브스킬이 있는것인지 큐어포션이라도 몸에 지니고 있는것인지...
희안할 따름입니다.




미역치 따위... 훗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자여 우측으로도 여러명의 낚시인들이 낚시를 하고계신데 특별한 조황은 찾아볼수 없었구요.
저분들의 채비를 보아하니 다들 감성돔을 노리시나 봅니다.

고마운 동생이지요.
심지어 부모님도 완전 무시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