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넘치는 당금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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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 넘치는 당금항

2 solo조사 14 5,988 2015.07.24 14:57

반갑습니다. 갯핑의 송종환입니다.


저는 당금항이 참 좋습니다.

때론 혼자서 장박도 했었고 때론 좋은 분들과 사귀어 좋은 추억을 선물로 받았죠.

당금항의 파도소리는 마치 나를 위해 연주해 주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고

한가로이 헤엄치고 있는 잡어들이 사랑스럽기까지 하죠.
 
 
 



 저는 또 다른 추억을 담고자 굿은 날씨 속에 출조를 강행합니다.

비가 오락가락 하는 게 수상쩍은 날씨지만 모처럼 휴가를 얻은 동호회 형님과

대구에서 당금항으로 출발합니다.

도심 숲을 떠나 저구항에 도착하니 상쾌한 바람이 저희를 반겨줍니다.

저는 바다내음 물신 풍기는 바다가 좋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배에 오릅니다.


 


 

저 멀리 당금항이 보입니다.

오잉~? 저건 뭐지 하며 선착장을 유심히 보니 아가씨 3명이 물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당금항 선착장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용기가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걱정도 들었습니다.

저는 가벼운 눈인사를 하고 왠지 어색한 마음에 한 번 더 뒤돌아보고 그녀들을

스쳐지나 방파제로 향합니다.

방파제 담벼락을 바람막이 삼아 그늘막과 텐트를 치고 낚시채비를 합니다.

테트라에서 벵에돔 30cm 1수 25cm 2수를 하고 굵어지는 빗방울을 피해 텐트로 피신합니다.

이번 여행은 3박 4일 일정으로 잡았기에 먹거리가 넘쳐납니다.

야영의 꽃 삼겹살을 굽습니다.

당금항에서 인연을 맺은 울산형님도 합류합니다.

사전에 약속이 없는 뜻밖에 만남이라 더욱 더 반가웠습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무렵 낮에 본 아가씨 3명이 저희에게 다가옵니다.

약간은 촌스러운 우의를 입고 낚싯대 달랑 한 대 들고 와서는

“아저씨 낚시 좀 가르쳐 주세요” 살 떨리게 상냥한 서울말로 부탁을 합니다.

그 순간 저는 세상에서 제일 자상하고 친절한 젠틀맨이 됩니다.

그녀들의 자극적인 향수가 제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우선 여기 음식 좀 드이소” 그리하여 저희는 합석을 합니다.

구판장 누님도 합류하여 조촐한 파티를 엽니다.

여행의 묘미는 이런 건가 봅니다.

낯은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함께 어울릴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그녀들은 서울의 모대학교 체육학과 졸업반이며 매물도에 3박 4일 일정으로


여행을 왔다며 자신들을 소개합니다.

밝고 활발하며 씩씩한 성격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그녀들의 때 묻지 않은 얘기를 경청하니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평화로워지며

20대 초반의 그 시절이 그리워집니다.

저는 정성스레 낚시채비를 해서 수줍게 건넵니다.

전겡이와 볼락이 작은 씨알이지만 제법 올라옵니다.

그녀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에 저 역시 절로 미소가 나옵니다.

갓 잡아 올린 전겡이로 회를 떠주니 연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웁니다.

어느새 밤이 깊어 그녀들은 민박집으로 저희는 텐트로 향합니다.

텐트에 누워 오늘 하루를 정리합니다.

지금은 결혼을 하여 다소 삭막한 삶을 살지만 저의 가슴 한편에는 동심이 살아있고

학창시절의 순수함과 애틋한 감성이 살아있었습니다.

저도 아저씨이기 이전에 남자였음을 느낀 하루였습니다.


 

 


새벽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비로 인하여 저희는 대피소로 몸을 숨깁니다.


날은 밝았는데 성난 파도와 우렁찬 빗줄기에 철수를 결정하고 짐을 챙깁니다.

그녀들도 날씨가 점점 나빠진다는 소식에 철수를 합니다.

통영 여객선터미널에서 왕복 표를 끊었다고 하는데 날씨 탓에 여객선이 출항을

하지 못하여 어쩔 수 없이 저희와 같이 낚싯배를 타고 저구항으로 갑니다.

저구항에서 저희 차로 통영 터미널까지 태워주고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잠시나마 제 마음을 빼앗아 버린 당찬 아가씨들 무사히 귀가 하셨나요?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 하세요.

그대들 덕택에 훗날 저의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을 당금항의 추억이 또 하나 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은 미리 허락을 받고 올립니다.




궂은 날씨가 심술을 부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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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푼 가슴을 안고 당금항으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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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당금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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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삼겹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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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필사의 노력 ㅎㅎ 제롱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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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가 불러야 흥이 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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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맑은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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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장 누님  울산형님  그녀들  그리고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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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놀다 보니 벵에돔 사진도 못 찍고 비 때문에 사진도 몇 장 없습니다.
 
별 볼일 없는 조행기 끝까지 읽어주신 회원님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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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굳은 기상에 당금을 다녀오셨네요. 저도 아주 가끔 여행오신 분들과 또는 낚시오신분들과 가벼운 추억을 만들었던 일이 종종 있습니다. 모대학교 사진과 여학생 혼자 와서 저를 좀 찍어도 되냐고해서 사진찍힌 경험도 있네요. 굳은 기상이었지만 너무 즐거워 보이고 부러워 보입니다.ㅎㅎ 이런게 또 낚시의 메력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
66 solo조사 15-07-24 18:36 0  
아디다스님이 올리시는 유익한 정보가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언젠가 당금항에서 만날날이 있겠죠.
그때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눕시다, 감사합니다.
1 수시로 15-07-24 16:40 0  
멋진 곳에서 좋은분 만나서 즐거운 추억 만드셨네요^^
조행기 읽다보니 옛날 추억이 나서 잠시 회상에 젖어봤습니다 ㅋ
저행기 재미있게 봤습니다
항상즐낚 하십시요~
1 solo조사 15-07-24 18:37 0  
수시로님 볼품없는 글에 호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1 해나 15-07-24 17:53 0  
즐거운 추억꺼리를 얻은 조행이었군요.
낯선곳에서의 낯선 만남
그것도 동성이 아닌 이성간의 만남이란
묘한 설레임을 동반케 되지요.

기상이 나빠져 조기철수를 해야 했고
돌아 나오는 길목이긴 해도 통영 터미널까지 도움을 받았던
서울 아가씨들에겐 더욱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당금마을의 추억이 되었겠습니다.

혹시 '벵에돔'을 '벵어돔'으로 오타 하신게 아니라면
앞으로는 '벵에돔'으로 바로 잡아 주시고
3박의 여정이 아쉽게 1박으로 끝이 났지만
즐거워 하는 모습이 보기에 참으로 좋습니다.
1 solo조사 15-07-24 18:38 0  
해나님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실수를 바로잡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정했습니다. 벵에돔 ^^
1 코난3 15-07-24 19:00 0  
당금항방파젠 제가 벵에돔낚시에 열정을 배웠다고 해야겠습니다,
울산에선 오래전부터 서생근처 고무보트타고 일명 여치기낚시에 숫한 벵에돔을
낚아내곤했습니다,
당금방파제는 저에게 갈때마다 손맛을 안겨준 씨알급벵에돔과 긴꼬리벵에와 감성돔.
사진매니아의 출사대상이되곤 합니다,
지나던 여객선이 멈추고 저의 파이팅모습을 선장이 마이크로 고기를 걸었다고 방송하면
여행객의 시선집중,,,,,,셔터소리,,,,,
그리고
저의 단골구판장 소라민박집,,,,할머니의 귀여우신 웃음이 생각납니다,
지금도 저의 부인은 당금가자고 합니다,
1 돔사랑 15-07-25 08:15 0  
오랜만에 당금항 소식이 반갑네요
좋은분들과 소중한 추억이하나더 늘었겠네요
늘 즐거운 출조 되시길  바랍니다 ^^
28 도라 15-07-25 09:03 0  
여행에서의 백미
그것은
뜻하지 않게 찾아와 주는 우연이 으뜸 아닐까요.
님께서 소중히 간직하는 그 당금.
또 다른 많은 이들도 당금의 아늑함(?), 평화스러움(?) ......
제 각기 포장하고픈 미사여구가 부족해버리는 곳이 아닐지....

제게 당금은,


반 달

 도라


해파
부서지는 소리.
스산스런 저 소리는,
매마른 잎새의 바삭 거림과는 사뭇 다르다.
무거운 고요를 쥐고,
방향 잃어 정체 없이 정형적이지 못해 요란만스럽다.

풍음
귓볼을 순식간에 스쳐지나 긴 여운의 선을 그으버린다.
칠흑 그 속에서도,
희뿌연 색채라도 띄는 양.
앙탈의 도를 넘어,
저곳 해파의 요란에 가세를 더 해버린다.

난시를 잔뜩이나 머금은 내 시야에는,
간헐적이지만 오차없는 등대불만이
해파를 나무라고,
풍음을 나무라고,
고즈녁에 휩싸인 외딴섬 작은 마을 뒷 산 능성 위,
미동없이 떠있는 반달을 달래느라....


동무는 비박의 단잠에서 저 요란이 어쩌면 자장가 음율일까?
무심히 모름일까?
이도 저도 아닐까?
도대체 동적 포착이라곤 불가능했을,
깊디 깊은 이 야심의 네 망중에 고독은,
나를 내려다 보는 온화한 네 그 빛은,
네 감출 수 없는 그 외로움을
찾으려 애써지 않아도 읽혀지는 내 눈치 끝에 매달린다.

2013년 12월 25일 매물도 당금방파제에서  새벽 깊은 밤.

얕기만 하여 부족한 한계로 보다 더 꾸미지 못하는 역량은,
진짜배기 시인이 부럽기 한량없는 그런 당금입니다.

아~~~
저 위 댓글......
코난 쓰리 어부인께서 좀 더 닥달을 하셔서....
그들 틈에 나를 끼워만 준다면....
그 어느 지난날을 또다시 품어보리......

굿 조행기 덕분에 감흥이 새롭게 살살~~  ^^*
59 폭주기관차 15-07-25 09:14 0  
기상이 좋지않은 상황에서
출조 강행하시어 즐거운 시간하셧네요.
여행길에 뜻하지않은 만남과 인연으로
삶에 활력이되는... 여행이주는 즐거움의 또 다른
모습이 아닐런지요.
뜻하지않은 여행객에의해 내 유년시절을 돌아보고
나에게도 저런시절이 있었지 하면서 아련한 추억속
한페이지를 꺼내어 회상하게 만드는 마력이...
이글을 접하는 저 자신도 기억창고를 열어보게 되네요.^&^

기상악화로인하여 일정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철수하였지만
즐거움이 가득했던 출조 여행길이 아니었나 생각되네요.

비가내리는 주말아침~ 멋진 조행기 감사합니다.
잘 보앗네요.
편안한 휴식이되는 그런 주말시간 하세요.^&^
1 벵킬님 15-07-25 10:41 0  
동화같은 얘기에 시간가는줄 모르게 읽었읍니다,,정말 옛날생각납니다..
고생하셧구요ㅣㅣ항상 안낚하시길 바랍니다,,,
1 초고감도 15-07-27 11:09 0  
소중한추억  만드셨네요 마냥부럽기만합니다
조행기잘보고갑니다
2 드렉풀리는소리 15-07-27 18:44 0  
솔직한 남심을 잘표현한  조행기 잘봤다.
궂은 날씨지만 즐거운시간 만들어
좋아보인다~
정신줄 놓지말고 현실로 돌아오시게~  ㅋㅋ
조행기 잘봤다 .  무슨 소설같이 재밌네 ㅎ
재미나는 조행기네요 잘봤습니다..그리고 가운데 여자분.... 딱 제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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