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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목과도

1 해나 19 3,311 2015.01.06 12:34
 
  이나이 되어 조행기라는걸 올릴때 마다 늘, '부질없이 소모적인 작업일 뿐이다'라 되뇌이면서도 오늘 또
  그 소득없이 소모적인 작업을 하게 되는 나를 이해 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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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어젯밤 항도 「물미도민박집」에 합류한 김성현씨와 총 7명이서

  3일 밤에는, 팥섬에서 잡은 고기로 몇병의 소주를 자빠트렸는지도 잊은채 늦도록 마시고

  4일 새벽 3시에 일어나 정신선씨가 준비 해 온 '고디탕'으로 아침을 먹은 후

  4시에 배를 타기 위해 민박집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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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소치도가 보이는 호도의 남서편에 일행들을 3포인트로 나눠 하선 시키고

  뒷편의 '작은 목과도' 호도가 보이는 남서쪽 포인트에 나와 제로찌는 자리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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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으로 낚시란것이 쉽지 않은건 할때마다 느끼는 일이지만,

  오늘처럼 답을 찾기 힘든 날도 그리 흔치는 않았던 것 같다.

 

  어제는 이 자리에서 한사람이 45-48까지 3수를 하고 다른 한사람은 40전후로 2수를 했다는데,

  나름대로는 제로찌와 내가 가진 재주를 다 해 조법을 달리 해 가며 보이지 않는

  물속의 감성돔들과 겨루기를 해 봤지만 어떤 반응도 얻지 못했던 날이였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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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30쯤에 포인트에 내려, 준비된 집어등이 없어 아쉬운대로

  옛방식의 흔한 손전등으로 발밑을 비춰 놓고 먼저 그 불빛 주변에 민장대 맥낚채비로

  다음에는 아직 서툴기만 한 뽈루 채비까지 동원 해 볼락을 노려 봤지만 볼락은 겨우 5수....

 

  날이 밝아져 막대찌가 보일무렵 부터 반유동으로 감성돔을 공략 하기 시작,

  거의 잡어도 없는 상황에서 몇번의 밑걸림으로 바늘을 뜯겨가며 집중을 했으나

  물밑에선 어떠한 입질에 대한 반응이 없는 가운데 조류는 점점 빨라져 거의

  낚시를 못할 지경까지 이르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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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로찌와 나는 낚시를 잠시 접고 서로 "5물이 어찌 이토록 빠를까"라며

  발밑으로 본류대가 바로 치고 흐르는걸 내려다 보기만 해야 했다.

 

  뒷쪽에서 흘러오는 섬의 곶부리라도 된다면 『흘림 맥낚』이라도 시도 해 볼텐데,

  우측에서 좌측으로 내 달리는 조류 앞에서 달리 방법을 찾지 못하며 아직

  더 많은 연구와 방법을 찾아 봐야 할 수준임을 절감 할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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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젯밤, "여기도 감생이 나오니 내일도 그냥 팥섬에서 낚시를 하자"던

  '장가이버'님의 의견대로 했더라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까지 들 만큼

  "오늘 조황이 좋았다는 미조권으로, 한마리를 잡아도 대물을 노려 보자"며

  은근히 뻐근한 손맛의 대물쪽을 강조했던 내 모양새가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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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시간 흐르는걸 아깝게 생각하며 지난 새벽 볼락 몇마리 낚아 낸

  왼쪽 작은 홈통(중들물 기준, 발밑에서 5~6m 앞까지 수심 2~3m 정도)쪽을 흘끔 보니,

  작은 반조류대가 형성 되는곳이 눈에 띄어 얼른, 즐겨 사용하는 0.8호대에

  3b 전유동으로 반조류가 시작되는 지점을 찾아 캐스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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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사진에서 처럼 밑채비를 하면 바늘의 하강속도가

  반유동 0.5~0.6호보다 오히려 빠르게 느껴지는걸 경험자라면 다 알것으로 본다.

  물론 조류의 속도에 따라 스텔스를 장착한 경우에는 바늘이 더 빠르게 입수 되기도 하지만.

 

  아무튼 이렇게 채비를 바꿔 시작한 낚시의 첫수확은 내 뼘으로 한뼘(20cm) 정도의

  산란을 마친 노래미가 되었고, 그 다음에 받아 낸 입질에 완전 속았다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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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릴새우 미끼를 새로 꿴 채비가 약 8~9m 내려 갔을즈음, 천천히 왼쪽 食指(식지)로

  풀어주던 원줄이 잡아채듯 초릿대가 곤두박질치는 입질에 덜컥 '뭔가 심상찮은 놈이다' 싶어

  얼른 낚싯대를 세우는데 처음엔 꼭 5짜 감성돔의 저항처럼 꿈쩍을 하지 않았다.

  밑걸림이 아니란건, 조금전 그 내려 꽂히듯 하던 입질 때문이었고, 순간의 긴장은 

  힛팅후에 보이는 그 저항의 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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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잠시 대를 세운각도 그대로 버티다가 조금 더 힘을 주며 대의 각도를 더 주는데

  뭔가 대물 감성돔 하고는 달라 '뭐지?'하며 릴링을 하니 감성돔이 아닌건 확실 하고

  저항하는 힘도 완전히 달라 실망을 한채 올려 놓고 보니 족히 한뼘 하고도 거의 반뼘이 더 되는

  (30cm에 육박)색갈도 검은빛이 강한 왕사미(왕볼락)가 아닌가.

  (아래 사진에서 보듯 앞에있는 13~14cm짜리 볼락 뒤편의 볼락 크기를 비교 해 봐도)

 

  개인적으로는 감성돔 4짜하고 바꾸지 싫은 왕사미지만 일단 노렸던 감성돔이 아니라는데는

  실망을 하지 않을수 없었던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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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같았으면 뽈락이 아무리 탐나도, 이처럼 배가 풍선같이 부푼 알배기 왕사미라면

  바다로 되돌려 보내고도 남았을 내가 오늘은 일단 살림망에 넣어 두는 얌체가 되었다.

  볼락 매니아 일수록 스스로 금어기와 릴리즈 사이즈를 정해 지켜야 함에도....

 

  본류대 방향이 약간 달라지니 약 한시간가량 생기던 반조류대도 사라지고

  그렇다고 낚시를 할만큼 약해진 조류도 아니라서 또다시 무료함에 빠졌다.

  쉬는 시간에 어두울때 펴 뒀던 민장대도 닦아 접고, 흩어진 짐꾸러기도 정리를 한 후

  누군가 어질러 놓고 간 쓰레기도 주워 갯바위 청소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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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조시각이 가까워져 오며 들어 난 톳나물이 햇볕목욕을 하는 시간.

  추운 겨울인데도 바람이 없으니 상승한 기온과 덧입은 옷으로 인해

  몸에는 땀이 배이는 날씨다.

 

  우리는 잦아든 조류에 다시 낚시를 해 보지만 역시 어떤 입질도 받아 보지 못하고

  예상 간조시각보다 빠른 오후 1시도 못돼 조류 방향이 날물에서 들물쪽으로 바뀌는걸 보고

  또 온 신경을 다 쏟으며 낚시에 열중을 했으나.... 겨울 치고는 봄볕같은 날씨에

  옷 속으로 땀만 흠뻑 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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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아 와서 실패의 원인을 생각 해 보다가 딱 한가지 걸리는건.

  '왜 포인트가 멀다는것과 횡조류라는 고정관념에만 묶여, 5b정도의 전유동으로

  遠投를 하여 천천히 앞으로 당겨 오며 공략을 해 볼 생각을 못했을까' 이다.

 

  계절에 맞는 지역을 알고, 그 지역중에 최근에 조황이 나쁘지 않았다면

  언제든지 우리는 "고기가 없어서 낚아 내지 못한게 아니라 최선을 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주장 하는 나 이므로 최선을 다 했노라고 말은 했지만 결국

  이번엔 그렇지 못했다는 결론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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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실패의 원인이 '현장 상황에 적절한 공략법을 찾지 못한것'에 있었던것 같다.

  조금만 생각을 더 해 보고, 조금만 더 비슷했던 지난 날의 경험을 떠 올려 보았더라면

  집에 와서 생각 해 낸 생각으로 아쉬워 하지는 않았을거고

  결과도 분명 달라질수 있었다는 후회. 그러나  

 

  "후회는 아무리 빨라도 늦다"라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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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밝기 전 어두울때 잡은 5마리의 볼락중

  감성돔 입질인줄로 긴장했다 올린 왕사미 꼬리부분을 베고 누운 2마리의 토실한 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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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려 보내 주지못해 그저 마음이 아픈 알배기 왕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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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사미 뱃속에 들었던 알만 꺼 내어 쪄서 접시에 담긴 담았는데

  누가 이걸 볼락 한마리의 알이라고 믿을까 싶은 『뽈알 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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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박지에 싸서 오븐에 굽듯이 쪄 낸 뽈알.

  그 위에 초간장을 뿌려 먹으니 부끄러운 말이긴 하지만

  "그 맛은 어떻게 표현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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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갯바위에서의 하루가 흘러 가고

  비록 원하고 갔던 감성돔 구경은 못한채 돌라 섰지만

  바다위에 지는 아침 저녁 노을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기만 하다.

 

  -2015년 1월 4일 남해 미조 「작은 목과도」에서 '해나' 씀-


 <img src=

 ♬ Across The Desert - Paul Heiner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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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댓글
1 마테우스 15-01-06 13:03 0  
아쉬운 하루였네요. 나도 그날 작은목과도에 내려서 물이 너무쎄서 포인트 이동을 하였네요. 1월이 가기전에 꼭 대물 할껍니다.
1 해나 15-01-06 17:52 0  
감사 합니다.
낚시를 쉰지 5년만에 2014년 10월부터 다시 시작해
12월 두미도에서 5짜와 조우를 하였고, 낚시를 하던 지난 날들도
매년 5짜는 몊수 건져 오던 일이라
올 2015년에도 영등철이 가기 전에 그러리라 믿고 있습니다.^^*
56 찌매듭 15-01-06 13:21 0  
목과도가 어딘가 했더니 미조부근에 있는가 봅니다.
볼락낚시를 위하여 , 미조 한전에 근무했던 선배를 만나기 위하여
미조 나들이를 자주했던 때도 있었기에 미조가 낯설지만은 않습니다.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다'지만
또 경험만큼 좋은 교훈도 없지않겠는지요......

재미있고 즐거운 낚시여행, 안전하게 이어가시기를 소망합니다~~~~
56 해나 15-01-06 17:55 0  
한동안 도마에 올랐던 미조였던지라
선듯 결정 하기가 좀 그랬지만 그래도
지난 수십년간 좋은 관계로 지내 오던 지인이 있어
연락을 해 봤더니 3일날은 "4짜 중반으로 제법 마릿수가 나왔다"
해서 갔으나.... 조행기대로 꽝 찼지 뭡니까.
31 남기지마~ 15-01-06 14:47 0  
오늘 해나님의 조행기에서 결연함 마져

느껴지네요  예전에 미조자주다닐때 안내려

본섬이  없을정도로 자주다녔었는데 저도

큰목과도나 작은목과도에서 나무빠른

조류탓에 가지고간 제일높은 호수의

막대찌4호로도 감당이 안되서  찌를

때버리고 봉돌만무겁게 달아서  흘림

낚시를 했던 기억이있네요~^^

꼭 그런 날이면 그곳에가지말고 다른곳을

선택했었어야 한다는  미련이나 아쉬움이

크게남는것 같습니다  그래도 날씨라도

덜추워서 다행인것같네요  조행기 구경잘하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31 해나 15-01-06 17:59 0  
목과도가 세개 있는데
조도와 가까이있는 '소목과도'는 일명 '노루여'로 불리고
그리고 '목과도''와 '작은 목과도' 중에 저는 저날
'작은 목과도'에 내렸습니다.
말씀대로 물빨이 대단한 섬들이지요.
그런줄 알면서도 '쑥섬'이나 '뱀섬'을 택하지 않았던건
앞날의 조과 때문이었는데, 5물과 6물은 비교가 되지 않았다는...ㅎ
1 땡감시 15-01-06 14:49 0  
뽈알찜이 정말 맛나게 보입니다
비록 많은 마릿수는 아니지만
그나마 맛난 뽈락으로 입맛은
보셨네요
축하드립니다
담번엔 찐하고 멋진 손맛 보시기
바랍니다 수고하셨네요^^
1 해나 15-01-06 18:02 0  
정말 염치없이 하도 오랜만에 만난 30급 볼락이어서
돌려 보낼수가 없었던 허울 뿐인 꾼의 모습을 보이게....ㅎ
알찜을 먹으며 '대페 이것들이 다 부화를 하면
얼마나 많은 마릿수의 뽈들이 되었을까...' 싶어
지금도 챙피하고 볼락들에게 죄스런 마음을 감출수가 없어요.
1 무한릴링 15-01-06 16:49 0  
와 멋진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뽈락알찜 입맛 땡기네요 ㅎㅎ 다음번에는 대물과의 멋진 파이팅 있으시길 기원합니다^^
1 해나 15-01-06 18:04 0  
감사 합니다.
뽈알찜이 맛은 좋았으나
마음 한켠이 많이 불편 했답니다.
59 폭주기관차 15-01-06 20:08 0  
수고하셧습니다.
비록 원하시는 대상어를 만나지는
못하셧지만 대물급의 볼락을 만나셧으니
부럽습니다.

저또한 토요일(3일)에 고성에서 나무여를
갓었는데 철수후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카고를 햇더랫습니다.
그런데 너울이 어찌나 강하던지 중심잡기가
어려웠지요.그런데 거기에 카고대를 두대를
날려두고 낚시를 햇으니 입질이 들어와도
파악이 안되었지 싶습니다.
다행히 약 48정도의 감시와 이동후 38급의 두마리를
만나서 다행이었지만 그렇게 너울이 강할때는
한대만 펼쳐서 손에 들고 있었어야 입질파악이 쉬웠을
것인데 하는 후회가 밀려오더군요.^&^

길어졌네요.^^&
다음 출조길엔 원하시는 대상어로 짜릿한
손맛 보시길 바래봅니다.
59 해나 15-01-07 10:12 0  
바로 전날 항도 팥섬에서 잡은
5마리의 감성돔 낚시 얘기를 두고
목과도에서 실패한 조행기를 쓴데는,
대다수 올라 오는 조행기가 성공한 얘기들이라
일부러 저는 엇박자를 한번 타 봤습니다 개구쟁이 처럼^^*
기관차님의 나무여 성공을 축하 드리구요.
해나님 여기서도
뵈어서 더 반갑습니다.
뽈락씨즌이라 밤뽈락 한번
나가볼려고 계획중인데~
조만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해나님 조행기 보니
뽈락 손맛이 그립네요.
추운데 수고하셨습니다.^^
66 해나 15-01-07 10:14 0  
여기서 만나니 더 반갑지 않습니까?
그런데 밤볼락 꾼들이 너무 많은것 같아요.
섬마다 푸르스름한 집어등이
멀리서 보면 반딧불 처럼....ㅎ
50 발전 15-01-07 01:16 0  
사진과 글에서 깊은 낚시의 철학을 느낄수 있네요.
건강하시고, 오래 즐거운 취미 생활이 이어지길 기원드립니다.
젊은 사람 뺨치는 수준의 낚시 실력이십니다.
50 해나 15-01-07 10:15 0  
감사 합니다.
안도권엔 구석구석 감성돔이고 볼락일텐데
그런곳에 근무를 하시는 발전님이 부럽습니다.
25 킬리만자로 15-01-07 03:13 0  
훌륭하신 해나님 비록 소득없는 소모적인 작업 이실지라도
여러사람 적어도 제겐 너무 현장감 넘치며 아름다운 사진들이
소중하게 와닿네요...복짓는다 생각 하시고 앞으로도 조행기 올려 주세요ㅎㅎ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25 해나 15-01-07 10:19 0  
글을 쓴다는게 꼭 어떤 댓가가 있어야 한다는건 아니지만
우리 인낚에는 저보다 연장자님도 많겠지만, 이번엔 글을 쓰면서
'70을 두해남긴 이 나이에 이 무슨 주책인가' 싶어
서두에 넋두리를 해 본겁니다.
건방 떠는걸로는 받아 드리지 말아 주시기를....ㅎ
1 해나 15-01-07 10:52 0  
참고로 유튜브에 공개 한 앞날의 팥섬 조행기 동영상을
아래에 첨부 해 봅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RKoq2vGVJ1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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