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적인 껄쩍지근한일로 기분도 꿀꿀하고
토요일 날씨도 괜찮은것 같아서 가까운 다대포 나무섬으로 다녀왔습니다.
물런 기분이 안꿀꿀했더라도 아마 다녀왔을듯 싶네요.
뭐.. 그렇다구요.
재송동대표가 오전 3시50분경 본인을 픽업해서 밑밥구입을 위해 크릴천국도착.
당연히 첫배가 5시인줄 알고있었더니 4시로 바뀌었네요.
낫개 은성호에 전화했더니 첫배나가고 현재 나무섬손님은 없으니 일단 3명 맞춰보라는 말씀...

이때부터 꼬인다 싶었습니다.
일단 낫개에서 나무섬나가는 손님이 본동보다는 작으리라는 추측하에
수년전부터 자주 다니던 본동 다x낚시에 전화했지요.
이모왈 지금 대기하는 손님이 한명있으니 우리 둘포함해서
한명만 더 맞추면 총 4명으로 나간다고 하시네요.
그래서 기다린다는 생각으로 재송동대표와 상의후 본동으로 출발합니다.
상의중에 재송동대표가 아는낚시점이 있다고했는데 이때 그 낚시점으로 갔어야했었습니다...

오랫만에 다대포 본동 선착장 나무다리를 보네요.
부서질듯 삐걱삐걱하면서도 희안하게 잘 버티고있는 나무다리....
낫개에서 은성호를 타고나서부터는 본동은 구르마 끌고 다니는것도 힘들고해서 잘 안찾아졌는데..
옛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일단 다x낚시앞 주차장에 주차후 선비계산을 하려고하니..
이모왈, 밑밥은?!
이모 오늘은 제가 따로 준비해왔습니다.
(정색) 밑밥 안사면 배 안태워주는거 모르나??
아, 오늘은 그냥 타고 다음에 와서 밑밥구입할께요.
밑밥 다른곳에서 구입해왔다고 정색하는데 참...
제가 모르는 사람도 아니고 입문때부터 계속 찾아오다가 요근래 자주 안찾았다고
기분이 상했던것인지 진짜로 밑밥때문에 그러는건지 황당하더군요.
밑밥이야기 나온뒤부터는 우리쪽은 쳐다도 안봅니다... ㅋㅋㅋㅋ
그와중에 낫개 은성호 선장님은 전화까지와서 지금 나무섬 3명있으니 빨리 오라하시고..
그땐 선비까지 지불한 상태라 은성호 선장님께는 지금 다른곳에 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리고 기다립니다.

낚시점에서 대기하던 한분과 재송동대표.
저보다 한살 어리다고 고맙게도 매번 솔선수범해서 구르마를 끌어주네요.

그렇게 출발하나 싶더니 선장님 도착해서 핸드폰 놔두고왔다고 다시 가게로 달려가셨다 오시고..
그뒤에도 출발을 안해서 이번엔 또 뭔가 했더니 손님한명 더 있다고 기다리더라는...
첫단추가 꼬이니 희안하게 계속 이상한일로 꼬이는군요.
그래도 갯바위에 도착해서 낚시하다보면 잊어지겠거니 출발합니다.

가고자했던 나무섬 12번은 당연히 첫배로 4분이나 내려있는 상황이고
촛대바위를 돌아서 부속섬으로 들어가봅니다.
다른포인트는 다 내려있고 55번이 비어있는 상황입니다.
바람도 뒷바람이고 해서 잠시도 고민하지않고 55번에 하선합니다.


헐...
내리자마자 덕지덕지 붙어있는 밑밥이며 크릴이며 쓰레기가 반기는군요.
쌀쌀한 바람이 불어올때는 없었던 그림인데 따뜻해지니
진짜로 쓰레기같은 인간들이 기어 나오나봅니다.

왜 이렇게 낚시합니까 진짜.....
두레박 살돈이 없나..

새벽부터 꼬인일은 갯바위에서도 끝날줄을 모르는군요..
그래도 낚시꾼 마음은 막상 일렁이는 바다를 보니 그나마 기분이 풀립니다.
일단 55번은 몇번을 내려본 포인트라 낯설지않고 편안하네요.

언제봐도 기분좋은 나무섬 촛대바위도 내린자리 우측으로 보입니다.

나무섬으로는 볼락외에 뚜렷한 조황이 없어서 사람이 그다지 없을줄 알았더니..
왠걸 곳곳에 다 내려계시네요.

얼마전 세워진 등대도 갯바위넘어 살짝 보이는군요.
등대를 세우느라 공사기간동안은 한동안 소음때문에 괴기구경하기 힘들었던 부속섬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않았던 밑밥은 크릴2 감성돔파우더1 빵가루1 이렇게 배합했고
피츠트라이던트, 2호원줄에 b구멍찌 전유동으로 시작.
오전 11시경이 간조로 알고있는데 조류가 촛대바위쪽에서 우리쪽으로 말려들어오는 상황이네요.
그렇다보니 저부력 전유동낚시가 제대로 구사될리가 없음...

밀려들어오는 조류에 전유동으로는 도저히 자신이 없어서
반유동(3B~5B)으로 채비를 바꾸고 있을지모를 중하층의 벵에돔이나 상사리를 노려봅니다.
날물진행중인 오전에는 비교적 조류속도가 빨랐지만 간조에 가까워지니 조류가 느려지네요.

사각바위와 55번 사이에 있는 여.
여쪽으로 흘리면 여 사이로 빠져나가는 조류에 간간히 뺀치와 상사리가 물어주는 포인트입니다.

저 멀리 형제섬이 보이는군요.
오후에 가까워질수록 바다상황이 나빠지고있는데
첫배로 형제섬, 외섬 들어가신분들은 고생길이 열린듯합니다.

이제 하선금지구역으로 묶여버린 54번!
한번도 못내려봤는데... 
이런 저런 생각중에 조류가 바뀌어서 잠시 멈칫하던 구멍찌가 갑자기 수면에서 사라집니다.
저번 안경섬에서 봤던 그 입질과 비슷한 시원한 입질이네요.
여유줄을 감으면서 챔질!
꾹꾹!
기분좋은 액션이 연출되는군요.
비교적 연질성향인 트라이던트 전문가용을 꺼내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재미있게 얼굴모를 대상어를 반겨줍니다.
크게 어려움없이 수면위로 띄워놓아보니 역시나 30cm 조금 넘어가는 참돔입니다.
오늘도 꽝이겠구먼하고 자포자기하던 재송동대표도 뻘건거 한마리 올라옴과 동시에
전의를 불태우며 쭉쭉 흘리기 시작합니다.ㅋㅋㅋㅋㅋ

참돔을 올렸던 이때 시간이 간조로 넘어가는 물돌이 시간이었던것 같습니다.
이후에는 밀려들어오던 조류가 반대로 나무섬 본섬방향으로 흘러가더군요.
그래서 밑밥을 집중적으로 투하하고 최대한 흘려봤으나 결국 다음 참돔은 볼수가 없었네요.
모르긴 몰라도 간조후 본섬방향으로 흐르는 조류에 지속적으로 밑밥을 넣어주고
고부력으로 흘려준다면 시즌이 아닐때도 마릿수는 아니라도 얼굴은 볼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2연속 상사리손맛에 즐거운 낚시꾼.
여유로운 낚시도 좋지만 가끔은 뭔가 잡혀야 더 즐거운건 당연한거겠지요.
감성돔낚시는 그렇게도 애를 태우더니 뻘건녀석들은 그래도 저랑 궁합이 맞는가봅니다.

아들래미녀석에게 결재도 맡아야되고 주말 구이반찬용으로 바칸에 살려둡니다.
등에 있는 참돔 특유의 푸른 점들이 너무나 이쁘네요.
마트나 횟집 수족관에 있는 참돔을 보는것과는 차이가 있는것 같습니다.

시작부터 좋지못했던 낚시지만 그래도 한마리라도 올라와주니 반가웠던 오전 짬낚시였습니다.
참돔얼굴을 보고 얼마 지나지않아서 11시 15분경 이후로 낚시를 접고 12시경 철수배에 올랐네요.
그늘막을 펄럭이며 허탈해하는 재송동대표의 표정 ㅋㅋㅋㅋ

철수배에서 바라본 우리가 머물렀던 55번의 모습.

나무섬 본섬도 뒤로하고 철수합니다.
여기까진 그렇게 해피앤딩으로 끝이 나는가 했었지요.
다대포 본동 선착장 도착후 다시 열심히 구르마를 몰아서 다x낚시 앞에 파킹하고
키퍼바칸과 낚시가방을 차에 실어놓은후 밑밥통을 세척하려했는데
다x낚시 이모가 손수 밑밥통을 가져다 주는군요.
이거 삼촌들꺼 맞지요?
맞습니다. 씻을라고 거기 놔뒀는데요.
아니, 배도 태워줬는데 물까지 쓸라고?
????!
첨엔 이게 뭔소린가 했지요.
우리가 공짜로 탄것도 아닌데 배를 태워주다니요.
그래서 곰곰히 생각해보니 밑밥을 자기네 가게에서 사지도 않았는데 배를 태워주지 않았냐.
그런데 밑밥은 다른곳에서 구입하고 세척은 염치도 없이 우리가게에서 씻느냐.
대충 이런 말이었습니다.
평소 불의를 보면 엄청 잘 참는 본인이지만 이건 아니다 싶었지요.
동생에게는 긴말 말고 그냥 가자고 했습니다.
지나온 수년동안 봐왔던 모습은 이게 아니었는데 그동안의 그모습은
내가 밑밥값을 내고 받은 서비스였구나.
이렇게 생각하니 정말 착찹하더군요.
아무리 오랫만에 찾아갔었어도 인간 대 인간이 아니라 지폐몇장의 인간관계였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