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삼부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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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삼부도에서...

G 1 2,775 2005.01.20 21:28
삼부도에서 그 곳이 어디라고
그 곳 골창진, 그 곳이 어디라고
바람이 한번 불어 파도가 세 번 핥고 가는
겨울 차가운 갯바위에서

오래전 부터 어둡고 차가운 먼섬
갯바위에 몸을 얹고서는
어둠이 한껏 무르익은 새벽 세시
보이는 것 없으니
철썩 철썩 파도소리만 들린다.

내가 오른 이 갯바위에는 어디에도 길이 없다.
앞뒤 사방 서너 걸음과
검은 바다의 출렁임만이 있을 뿐이다.
10m되는 밧줄을 꺼내 바위에 놓아 본다.

낚시대 끝으로 전해오는 움직임, 전율
그 생명은 인간이 이름한 망숭어 한 마리.

새벽바다를 가로지르는 검은 배들의 실루엣
머잖은 시간에 새벽이 온다.
새벽너머로 아침바다가 온다.
만조를 향한 한차례의 파도가 물방울을 피워
나의 몸을 적신다.

아직 잠에서 깨나지 못한
새벽빛이 아침바다에 스며들어
물결따라 고갯짓을 해델때면
내가 흘려 보낸 빨간 찌는

저멀리로 흘러간다. 머리통처럼 까불데는
검정머리 부표 저너머로 멀리로 흘러간다.
저 찌가 저 물을 거슬러 스스로 올 수 없다.
빨간찌는 바닷물이 되어간다.

밤바다가 물러가고아침바다가
출렁출렁출렁출렁 온갖
생명들 깨워데면 부지런한
전갱이들 무리지어 달려가고

청색의 눈을 가진 볼락들이 꽃처럼 피어올라
꽃밭을 만들어 간다. 마음속에,꽃밭 속에
육지 냉장고 잠시 머물렀던
크릴새우, 고향 찾아 던져데면
잘도 잘도 물어간다.

멀리로 달려가는 어부의 배가 만들어낸 파도가
줄무늬로 밀려와 갯바위를 때려데면
철석 파도가, 철석 파도가 피어 올라
무지개로 허공을 수놓아

그날도 환희의 바다는, 생명의 바다는 항시처럼
만만 시간의 출렁임을 출렁일 뿐이다.마음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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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G 지혜아빠 05-01-21 17:53
님의 글을 읽으니 삼부도의 그 옛날이 생각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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