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등도를 400여m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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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등도를 400여m 이어서..

G 1 1,742 2005.01.05 16:29
왕등도를 400여m 앞에 두고.. 회항한 것이다.
잘된 결정이다.

몇년 전 주의보 직전 상황인 날씨에 나를 포함한 세명이 낚시를 갔다
그당시엔 4시 철수가 보통이었는데 한시쯤 배가와서
주의보가 떨어졌다고 급히 철수하잔다.
일행 두명은 나보다 먼저 등대있는 포인트에 내리고
나는 안마도로 들어갔는데 내린 순서 역순으로 철수를 하게된다.
철수길에 바다는 심각할 정도로 변했다.
일행이 내린 포인트에 다달아 배를 접안 하려고
갯바위에 선수를 대고 엔진 RPM을 높여 그힘으로 밀고 있는중에
높이 쳐 올랐던 파도가 얕아지면서 선수가 부서질 듯 비명을 지르며
미끄러진다. 그때 배가 옆으로 기우뚱~ 아찔한 순간이다.
이러기를 여러차례...
강한 파도때문에 배 자체도 안정을 찾지 못하고 이리흔들, 저리흔들
하며 선뜻 접안을 하지 못하고 주변만 맴돌 뿐이었다.
갯바위에는 꾼들과 가족을 동반한 사람도 있었는데
그들의 겁에질린 표정을 잊을수가 없었다.
나는 뱃전에 나가 일행들에게 내 얼굴을 보여주고 안심을 시켰지만
공포에 휩싸인 그들의 얼굴을 보는 나도 그들도
서로 안타까움 뿐이었다.
한두번 더 시도를 하다가 선장이 나와 모두 등대위로 피하라고 하고
우리는 어쩔 수 없이 배를 돌렸다.
갯바위에 사람들이나 배에 탄 사람이나 발을 동동 구르기만 했다.
여러 사람의 안전을 위해 안타까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해경에 신고를 하고 우리는 어쩔수없이 배를 돌렸다.
철수길에 선실밖은 좌/우가 온통 바닷물만 보인다.
배가 오르락 내리락 할때 배보다 높은 파도가 일어난단 말이다.
어렵게 항구에 도착해서 나는 그들을 기다리고..
10시쯤 큰 배가 출동을 해 그들을 모두 무사히 구해올 수 있었다.
밤 12시가 다 되어서 격포항으로 그들은 생환했다.
살아 돌아온 그들은 등대위에 올라가 파도를 피했었단다.
낚시장비는 파도가 모두 앗아가 버리고 그들은 몸만 돌아온 것이다.
남자들의 뜨거운 포옹을 그때 나누었다.
서로 눈물이 하염없이 흘렀다.
나는 그때 이후 바다 일기가 좋지 않으면 출조를 하지 않는다.
출항중 또는 낚시중이라 할지라도 상황이 아니다 싶으면
회항을 하던지 철수를 주저하지 않는다.
그것이 나의 지론이다.

돌아오는 길에...
다들 표정이 밝아지며 서로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시작한다.
손난로를 만지작거리며 물끄러미 내 낚시가방을 바라본다.
저 속에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보검이 있는데...

얼마 전 최고급 갯바위 찌낚시대 생산계획을 세우고,
사장님 이하 내노라 하는 전문가들이 모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찌낚시대 생산계획에 들어갔다. 그 계획하에 시제품이 나온 것이다.
공장장이 정성스레 손수 손으로 말아 만든 대이다.
아직 시제품이고 앞으로 수정/보완해 가야 하기에
마무리 단계인 도장이 되지않아 카본특유의 검은색과 거칠음은 있지만
예사롭지 않은 명기가 예감된다.
현재 무게 182g, 후지 티타늄 가이드와 릴시트로 마무리하고,
도장을 마치면 200g내외로 완성될 것이다.
그 보검은 여러사람이 공장장과 열띤 토론을 벌이고 의견을 나누며,
탄생된 유일무이한 대이다. 최고급 소재와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생산 계획이다.

공장장의 열에들뜬 모습으로.. 열변을 토하던 모습이 눈앞에 선하다.

내 낚시가방에는 뜰채가 없다.
테스트 중에는 뜰채를 사용하지 않는다.
테스트가 진행되는 동안 뜰채는 없을 것이다.
일부러 부러지는 한계를 보기 위한 것이다. 어디에 문제가 있고 어디가 보강되어야 하는지 장/단점을 보기 위한 것이다.
공장과 필드에서 여러사람이 테스트 하게 된다.
이번 출조는 그 중 첫번째 테스트였는데....
테스트는 미루어 졌다.

이런저런 생각중에 창밖을 보니 격포항에 가까와진다.
한복입은 색시가 다소곳이 앉아있는 것처럼 바다는 얌전하다.
하늘을 보니 눈은 더욱더 세차게 내린다. 눈이 제법 쌓여있다.
배에서 내려 올해 첫눈을 밟는다. 담배 한개비 빼어물고
되돌아온 바다를 바라본다. 오늘은 자연이 왕등이에 외지인의
발길을 허락치 않는단다.

우리는 거칠었던 바다를 뒤로하고, 차에오른다.
- 끝 -

이상 머털네 e바다였습니다.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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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댓글
G 꽝조사2 05-01-05 22:52
어느 낚시업계에 종사 하시는분 인지는 모르지만
신제품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는것 같습니다.
지금까진, 군수용품에만 적용된 최첨단 신소재라...
내심 기대가 됩니다.
한가지 제 소견이라면, 완성품 무게가 190g 이하 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현존 최고급 낚시대인 가마가츠 인테샤GIII-1호도 200g 이지만
사실 무거운감이 없지 않아 있습니다.
이왕이면, 최첨단 소재이고, 2005년도 최신품이라면,
최강의 허리힘과 발란스로 ... 그러나 중량은 줄여가는것이
타사품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령할듯 싶습니다.
작년초만해도, 국내 유수 조구업체들이 앞다투어, 허리힘에 너무 치우친 나머지 ,220g이상을 육박하는 최고급대를 출시 하였지만,
처음에는 좋은 반응들이었으나, 아무리 무게 발란스가 좋은들 장시간
낚시하는데는, 결코 무거운 중량 만큼은 어쩔수가 없더군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1호 흘림대에 가장 이상적인 무게는 175~185g 이라고 생각 합니다.
국내 모사의 어떤 낚시대는 150g대의 1호대를 신제품으로 출시 하였지만
실제, 펼쳤을때의 무게감은 200g 낚시대보다, 더 무겁게 느껴지더군요....
모든면에서, 만족할수있는 이상적인 제품을 생산 한다는건 말처럼 쉬운일이
아니겠지만,
불가능를 가능하게 해야만이, 오늘날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방법이라 생각되어, 주제 넘는글 올렸습니다.
건투를 빌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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