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민족최대 명절인 설에
낚시에 대한 욕망에 불탄 나머지 조상님에 대한 예를 갖추지 못한점
꾸지람이 있으면 겸허히 받겠습니다)
설연휴가 다가오기 일주일전부터
이번설을 여서도에서 화끈한 낚시와 함께 보내기로 작정한 바
오픈하는 학원 관련일을 맡은게 언제까지 끝낼수 있을지가 걱정이었지
설 차례에 참석하지 못해서 집안 어른들이나 친지분들에게 믿보일 일은
그야말로 걱정 어느구석에도 없었으니....
수요일 밤
간단한 반찬거리와 튀김 전 등을 모친께 특별 하사받고
홀아비인 동병상련의 낚시친구(위 사진의 주인공입니다)와 띠띠빵빵 신나게 광안대교를 건넌다.
완도현지에가서 밑밥과 미끼를 준비할까 말까 하다가
고속도로에서 가락IC로 빠져서 밑밥용크릴 한박스와 파우더6개
보리두되를 주문한다.
양이 적지 않아 '며칠씩 할껀가 보네요?' 하는 주인장의 반영업용 멘트에 이은
어디가느냐는 질문에
'여서도요' 라 하니
설도 안 쇠고 낚시나 가는 놈팽이로 보이나 보다.ㅋㅋ(맞습니다 맞고요)
'손맛 많이 보이소' 하는 인사를 뒤로 하고
붕붕이는 남해고속도로를 달린다.
진주쯤 오니 그때껏 부슬거리던 이슬비가 진짜 비가 되어 내리기 시작하는데
광양IC를 갈아타니 비 세기가 점점 강해진다.
몸이 피곤하여 친구에게 운전대를 맡기는데
완도쯤 다와가니 AI문제 때문인지
도로상에서 차량 방역이 계속해서 이루어진다.
지난달에도 대모도 출조시에도 그랬던것처럼
새벽에 문을 여는 유일한 완도읍내 식당인
모 감자탕집에서 뼈다귀해장국으로 대충 허기를 때운다.
(언제나 먹어도 맛이 그저 그렇다 ㅜㅜ사장님 혹시 보시면 반찬 신경 쫌)
부른 배를 움켜잡고
새벽4시경 느긋하게 완도여객터미널 승용차 대기장소로 가니
헐~~~~~~~~~~
이게 뭐다냐????
전국각지에서 몰려온 귀성차량이
승용차 대기라인이 모자라 도로에 삼중라인으로 줄을 섰다.
참고로 2014년 2월 현재
완도에서 여서도를 객선으로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6시50분에 청산도행 직행배를 타고
다시 청산도에서 8시40분에 출발하는 여서도행 직행배를 갈아 타는 것이고
두번째 방법은
완도-소모도-대모도(모서)-대모도(모동)-장도-청산도-여서도로 이어지는
3시배를 타는 것이다.
다시 완도 여객터미널로 돌아와서 ---------
대기라인 차량수를 헤아리니
소모도-대모도행 6시10분 배를 이용할 차량이 몇대 있다 손 치더라도
못 되어도 60대는 되어 보인다.
이러면 절대 6시 50분 배를 탈수 없다.
첨부터 계획이 산산조각나는거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3시배라도 타야지 안그러면 눈물을 머금고
귀성차량과 함께 부산집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반포기상태에서 줄을 섰다.
첫배타는시간이 가까워지고 차들이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앞차들이 3분의 2정도 빠졌을까?
멈춰 선 차들 속에서 불도 끈채 잠시 누웠는데
어라?? 차가 또 움직이기 시작한다.
내차도 통과할 위치가 되어가자 매표원이 다가와서 어디가냐고 묻는다.
청산도요! 지금 배에 자리가 있는가요? 하고 물으니
차량대기가 너무 많아서 임시특별 편성이란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억수로 재수좋게 그리고 기분좋게 배에 올라타서
선실서 잠깐 눈을 붙이니 금방 청산도다.
청산도 매표소 화장실만 다녀오니
40분에 온다던 여서도행 배가 8시 18분인데 벌써 마중 나와있다.
다시 한시간가량 배안에서 잠을 청하니
우리의 목적지 여서도가 배를 반겨 두 팔을 벌린다.
음~오랜만이군ㅋㅋㅋ (8월 휴가에 오고 첨이니 어언 6개월 만이다)
지난 여름 들렀던 민박집에 찾아가서 인사를 드리고(미리 전화해놨음)
방에 짐을 푸니 밖에 비가 또 많이 내리기 시작한다.
낚시장비는 차에 놔두고 먹거리와 옷가지만 챙겨왔는데도
방이 자그마해서인지 한가득이다.
피곤함을 물리치려 한숨자고 일어나 낚시를 갈까 싶어 밖을 보니
바람이 너무 세차게 분다. 누워서 티비만 보다가 배가 고파
밥이나 해먹을까 싶어 화장실 물로 쌀을 씻어도 되는지
민박집 사장님(이하 선장님)께 전화를 하니
'설상 차려놨으니 밥하지 말고 어여 위로 오쇼잉' 하신다.
오후5시도 안되었는데
내일 지낼 차례상이 벌써 차려져 있고
그 옆에는 저녁상이 차려져 있다.
내일이 설인데 벌써 차례상을 차리냐 묻자
'둘밖에 없는디 머 간단히 하는거제
그렇다고 안할수도 없는거고요' 하신다.
자제분도 없이 부부가 두 분이서 살아가신단다.
'애들 있으면 여기서 살수도 없지요잉'
왠만하면 섬밖에 잘 나가지도 않는다고 하시는데
애처럽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겠다 생각이 드는데
정신차려 생각해보니
내 처지가 더 불쌍한 것 같다.
우리가 맛있는 밥상에 밥술을 뜨고 있으니
선장님은 협박조로 이리저리 오라고 전화를 돌리고
동네분들 한분 한분 계속 모여든다.
혼자 사는 50대 섬노총각들이 불쌍해서 선장님이 다 모았는가보다.ㅋㅋ
이게 외로운 섬사람들의 情이 아닐까?
호칭을 보니 목포사장님도 계시고
부산사장님도 계신다.
또한분 오시는데 그때 벌써 우린 두 그릇을 비운 상태다.
잘 먹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일어서려니
선장님이 부산사장님이 도보포인트 전문가라고 소개해주신다.
특히 XX,XXX쪽은 여서도 최고라 하신다.
선장님이 내일 따라가고 싶으면 같이 가라고 하시고
부산사장님이란 분도 같이 데려가 주겠다면 하시는데
왠걸 원래 선장님배타고 동쪽으로 나가기로 이야기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부산사장님이 그러시니 거절하기도 그렇고
선장님도 같이 따라가보라면서 부추기니 미안하기도 하고 좀 그렇다..ㅋㅋㅋ.
선장님껜 결정을 못하고 내일 전화드리겠다 하고
부산사장님께 내일 뵙겠단 인사만 드렸다.
드디어 다음날 아침
6시쯤 곤한 잠을 깨어 일어나 배를 타기로 결정하고
낚시장비와 밑밥을 준비 후 선장님께 전화를 했다.
나오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도보안가시고요? 하신다.
예. 그냥 배타고 나가볼려구요.
배에 올라타니 부산사장님이 배앞에 언제 오셨는지 서 계신다.
'배 타고 갈가고요?'
예 도보는 담에 한번 부탁 드릴께요.
대신 오늘 갈 만한 곳 이야기 좀 해 주세요. 하니
이맘때 오늘 같은 날씨엔 서쪽에 딴여가 최고라 하신다.
선장님은 다른데로 생각했나본데
그리로 가 달라니 두말 않고 키를 잡는다.
포인트 도착 후 짐을 내리고 발앞을 보니
'야~~ 진짜 명포인트다' 라는 생각이 불쑥 든다.
그런데 앞쪽에 보여야 할 추자도가 멀리 수평선에 약한 해무가 끼어 하나도 안 보인다.
겨울철엔 날씨가 안 좋으면 내리기 힘든 곳이라는데
오늘 대박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발끝에서 솟아오른다.
채비 후 첫캐스팅에 앞서 (제주도쪽을 향하여 친구놈 사진한방 박아주고)
밉밥을 두어 주걱 뿌려준다.
그러자 갑자기 수면 2미터 아래쯤에
대충 보아도 길이 40cm 정도의 그 녀석들이 요동을 치는데....
(to be continued.)
별 내용도 없는데 죄송합니다.
완도서 쉬지 않고 부산까지 운전해와서 넘 피곤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