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_^ 오랜만에 조행기를 써보네요.
워낙 오랜만에 낚시를 가다보니...
그런것 같습니다.
갯바위는 몇달만에 나가보는것 같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떠나는 갯바위낚시이기에 부푼기대를 안고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급하게 준비하여 시작한 출조에는 꼭 뭔가 빠뜨리는것들이 있는데요.
그것이 저에게 이런 시련과 고통을 안겨줄지 몰랐고 또한!!!
그로 인해 조행기에 제목또한 '미친낚시'라고 정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각설하고... 조행기 시작합니다.
지난 주 금요일...
오랜만에 연차를 쓰고 낚시를 가게 되었죠.
급하게 낚시장비를 챙기고... 통영으로 출발했죠. 척포로~
그냥 즐기고 오자는 마음으로 나왔것만
통영에 가까워오자...
큰 수확(?)을 얻어오겠다는 야심찬 각오로 바뀌게 되네요.
더운날씨지만 척포로 향하는 도로가에는 몇몇분들이
낚시를 즐기고 있습니다.
"어르신 뭐좀 잡으셨어요?"
급히 배에 오르고
낚시배는 척포항을 뒤로하며
물살을 가르며 나를 즐겁게 해줄 갯바위로 달려갑니다.
약 반년만에 오른 갯바위는
무더운 날씨에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고
저또한 아주 뜨겁게 흥분하고 있었죠. (너무 의미심장 ㅡ.ㅡ)
왼쪽편의 갯바위에서 조사님 두분이 열낚을 하고 계시고
언제나 그렇듯 나의 나쁜 시력의 두 눈은
갯바위에서 만큼은 '600만불의 사나이'의 눈이 되어 옆에서 뭘 잡아올리는지 주시하고 있습니다.
물 속 이곳저곳에 박혀있는 바위들은
그 녀석들의 은신처가 되기에 충분했었고
저 또한 저곳에 그녀석들이 있음을 확신하게 만들기에 충분한 지형조건이었죠.
날물
너울이 자리를 위협했지만 날물때인지라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낚시를 하기에는 충분한 조건이었죠.
오른쪽자리...
새섬은 10년전 낚시를 처음 시작할때부터 많이 찾던곳이라
여기저기가 눈에 익은 자리들이 많이 있죠.
그러나 포인트 이름은 잘 모르기에...
'저기도 내려본듯 하군'
하며 생각해보지만 고기를 잡았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았죠.^^;;

뒤편으로는 골창이 형성되어 물이 이리저리 요동을 칩니다.
너울이 높아 장비가 쓸려가지는 않을까 걱정하지만...
곧 나는 시원한 오줌을 갈기며(?) 오늘 낚시를 어떻게 진행해 나갈지
생각해봅니다.

오랜만에 오른 갯바위가 너무 감명깊었기에
갯바위에 오른 자랑스런 두 발을 담아봅니다.
그녀석들에게 줄 밥도 준비했고

먹음직스런 새우와 지렁이도 준비했죠.
헉!!!
미끼 꺼내놓고 사진을 찍으면서 알았죠... 빵가루를 가져오지 않았다는것을...
그러나 거제권이 아닌 통영권에서도 빵가루가 필요할까라는 스스로 의구심을 가지고
스스로 '괜찮을거야' 라고 위안을 삼으며 낚시를 시작했죠.
잠시후 반년만에 오른 갯바위에서
저에게 온 친구는 '역치'였습니다.
길지 않은 시간에 올라와준 역치 친구가 괜시리 반가웠고
나의 비싼 벵에바늘을 깊이 삼켰지만
너그러이 용서하며 고향으로 돌려 보냈죠~
밑밥을 열심히 뿌리며
그녀석들이 활짝~ 만개하기를 바랐지만
보이는것 '상어'친구들이네요...
그 밑에 벵에친구들이 있을것 같지만
눈에 띄게 피진 않는군요.
그래도 전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니까
'열심히 하다 오면 와줄거야'
라고 생각하며 바짝 쪼아봅니다.
그 후로 1시간
또 한 1시간
올라오는 녀석들은 '망상어','볼락','미역치','용치놀래기'
벵에친구들은 어디에 숨었는지 보이지 않는군요.
그러는 동안 저의 두 팔(arm)은 씨씨씨씨뻘뻘뻘겋게 달아오르고 있어요.
지금 말씀드리지만...
'쿨(cool) 토시'를 사놓고 트렁크에 고이 모셔놓고 안가져왔어요.
반팔입고 있는데...
그래요... 전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니까요
'고기만 잡으면 상관없어'라고 생각하며
그냥 낚시를 했죠. 고기만 잡으면 전 상관없으니까요

약 3시간의 낚시후
장갑을 살짝 들어보니 팔이 투톤(two tone)이 된걸 확인했어요.
시계도 살짝 들어보니 역시 투톤이에요.
그래도 낚시?
할만했어요. 그래서 투톤의 팔로 낚시대를 들고
또 다른 투톤의 팔로 밑밥을 뿌렸어요.
그 때 느꼈어요.
'나는 미쳤다. 이건 미친낚시다'

오후 4시쯤 되어서
옆에서 낚시하던 분들도 다 집에 가셨어요.
그 분들은 벵에를 잡으셨어요.
부러웠어요.
전 못잡았으니깐요.
그래도 전 '긍정적인 성향'의 사람이니깐 괜찮았어요
아직 2시간여가 남았거든요.
우리에게 들물이라는 물때가 있으니까요.

물속에 있던 바위들이 보이기 시작해요.
바위가 벌겋네요.
꼭 통영 햇볕에 그을린 저의 투톤(two tone) 팔(arm) 처럼...
저 멀리 욕지도 가는 배가 보여요.
그냥
괜히
just
부러워보여요. '천장'이 있는곳에 있다는 그 단순한 이유로.
그래서 저도 가지고온 우산을 들고 잠시 쉬었어요
그러다가 깜빡 졸았어요
갑자기 바람이 불더니 우산이 날아가 버렸어요
지난 주에 척포 바다에서 뒤집어진 시커먼 우산 보셨다면
그건
제 우산이에요..
만약에 주우셨다면 그냥 버려주세요.
"물샙니다^^;;"
이때부터...
'긍정적인 성향'의 제가...
짜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저도 사람이니깐요. ㅡ_ㅡ
짜증이 나서 물도 안끓이고 그냥 생라면을 먹었어요.
근데 바삭해야할 라면이 눅눅했어요.
그래서 짜증이나 있던 저는...
더 짜증이 났어요. ㅡ_ㅡ

늦은 오후가 되니
등 뒤에 절벽으로부터 그림자가 생기더니 낚시 자리 조금을 그늘로 채워줍니다.
팔도 따깝고
배도 고팠지만
그늘을 바라보며 '샐쭉'웃으면서 다시 낚시를 시작해요.
그리고 올라온 녀석은 '용치놀래기'
다시
짜증이 나기 시작해요.
바닥을 보이는 밑밥...
이젠 빨리 밑밥이 없어지길 바래요.
날씨 더울때 가게에서 빌려주는 밑밥통을 이용하는것도
더운날씨에 조금은 도움이 되는것 같아요.

철수 시간이 다가오고
이젠 낚시자리에 완전히 그늘이 졌어요.
하지만 이미 늦었어요
제 팔은 완전한 투톤(two tone)이 되었거든요.

들물이 진행되요.
아까 보이던 바위가 점점 물속으로 들어가요
집에 가야할 시간이 가까워진거예요.
집에 가고 싶어졌어요.

빈작을 든 낚시꾼의 철수길은 왠지 쓸쓸해요.
사진으로 보니 저의 투톤 팔이 잘 안나오네요
안타까워요. 제대로 못 보여드리는게 ㅜ.ㅜ

고생한 나에게 '사이다'를 선물했어요.
원샷하고 집으로 향해요.
팔은 따깝지만... 금새 기분이 풀어지고
다시 낚시가 가고 싶어져요.
그리고 오늘의 나의 실수들을 정리해봐요
1. '토시'를 챙기지 않은 것
2. '선크림'을 챙기지 않은 것
3. '작은 아이스박스'라도 들고 갈것
4. '미끼'는 다양하게

집에 도착하고 팔이 따가워 죽을것 같아요
감자를 으깨서 팩을 했어요.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너무나 따까워요.
다시금 '토시'를 챙기지 못한 자신이 한심스러워요 ㅜ.ㅜ
고기도 못잡고 고생한 저에게
여친이 '회'를 선물해주네요.
눈물이 핑 돌아요.
너무나 고마운 여친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해요
'자기야~ 몇일뒤에 내가 꼭 벵에돔 잡아서 회쳐줄게~'
여친 曰 : 집어 치아라
이상 ~ 저의 미친낚시(?) 조행기를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구요.
여러분~ 저같은 분들은 없겠죠? ㅎㅎ 팔이 너무 따가워서 낚시 다녀온지 5일만에 조행기쓰네요~
여러분 여름낚시 단디 챙겨서 다니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