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 떠날때 보다 돌아올때 빈 쿨러가 더 즐거운 이유...그리고 돼지고기매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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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 떠날때 보다 돌아올때 빈 쿨러가 더 즐거운 이유...그리고 돼지고기매운탕

G 5 1,957 2004.02.13 15:31
몇 일전 부산에서 요식업을 하는 형님이랑 간만에 남해 노대도로 1박2일 낚시를 다녀왔습니다
몇 해 전에만하더라도 생활의 여유가 있어 자주다니던 출조 낚시였지만..
모든 일에 순탄치만 않은게 인생살이 인지....어려워지는 가정형편에 멀리 간다는것은 생각지도 못하고
낚시가고 싶은 마음 그 마음 선배님들은 아시죠?

그렇게 가고 싶던 마음 인낚에 올라오는 조황과 사진들을 읽고 보며 혼자 웃으며 ,4짜 5짜 감씨 들고 있는
모습들 보며, 나는 생각으로 그리고 마음속으로 손맛을 느끼며 잡는 상상을 하며 만족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용돈 모아 갈려구 했지만 자고 있는 이제 세살배기 딸과 오는 6월이면 나올 아이를
가진 배부른 아내의 모습을 보면 선뜻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전 지금 형님을 도우며 일을 하고 있고형님도 그 동안 많이 참아 왔었는지
모든 경비 다 대준다며 가자고 했습니다.혼자 있을 아내를 생각하니 그렇게 가고 싶었던 낚시였지만 많이
망설여지다 아내를 친정에 데려다 주고 낚시를 다녀오는게 마음 편할것 같아 그렇게 했습니다.

막상 출발하니 예전 같으면 대물의 설레임에 들떠 있어야 할 마음이 왠지 담담하기만 한것이..제 마음은
예전의 출조 낚시때의 마음과 달리 많이 변해 있었습니다.
잡겠다 는 욕심도 없는 마음 이 마음 어쩌면 내 현실의 , 내 마음이 갈구했던바로 그 마음
인낚을 보며 상상했던 그 마음 뒤에 지금 이 마음! 나 자신이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 있었음을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제겐 재충전이 필요 했던 것입니다....형님도 물론이구요..

새벽부터 낚시를 했지만 차가운 수온에 잡어 입질도 없구
야영을 하기로 한 그 곳에서 야영 장비 풀지말고 조황이
안 좋으면 오후에 자리를 옮겨 주겠다는 선장님도 고마웠지만우리는 그 곳에서 낚시를 했습니다.

입질도 없고 어둠은 깔리고 전자찌 채비를 하고 나도 형도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어둠속에 빨간 불삧 하나만 쳐다보다
가져간 술 한 잔 하기로 하고 대를 접었습니다.
혹 잡을지 모를 고기로 끓여 먹겠다는 매운탕 재료로 우리는 구워먹으려 했던 돼지고기로
말 그대로 돼지 고기매운탕을 끊여 먹었습니다.

돼지고기 매운탕 선배님들 드셔 보셨나요?
태어나서 돼지찌게는 먹어 보았지만 돼지고기 매운탕은 처음 먹어 보았습니다.
형도 저도 그 맛을 보며 웃어야 했습니다.그런데 맛은 정말 끝내 주더군요^^

먼 바다 저편 이름 모를 섬마을 외딴집 불빛들이 조금씩 흐려지며 우리 형제는 간만에 이런 저런 얘기주고 받으며
술에 취해가고 있었습니다.
형님은 하늘의 별을 보며 이렇게 이야기 하더군요
"와 진짜 별 많다"
"그렇네요 형님, 예전에 시골 집갔을때 보았던 별과 아주 어렸을적 엄마를 기다리며 대문밖 평상에서 누나들 다리에 누워
올려다 보았을 때도 저렇게 별은 많았었는데..."

그러고 보니 밤 하늘에는 별이 있다는 것도 잊고 살았다는 생각에 조금 나 자신도 씁쓸한 웃음을 지어야만 했습니다.
"이런 섬에 외딴집이라도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형님아 우리도 나중에 꼭 하나 만들어 살자"
"그래 꼭 그라자"
그렇게 우리 형제는 다짐을 하고, 나는 이런 섬을 사랑하는 섬원주민님의 글을 떠올리며
정말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잠이 들었습니다.

다음날, 짐을 챙기고 우리 형제들은 돌아오는 길이 그렇게 행복할수 없었습니다
낚시 갈때보다 돌아올때가 즐거웠던 것은 우리는 낚시를 통해 삶의 재충전이 이미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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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G 섬원주민 04-02-15 08:11
별이 쏟아지는 곳에서 형제간 우애를 다졌군요.
섬에 살겠다는 분들이 하나 둘 늘어나니 저도 외롭지 않게 되었습니다.
G 유아독존 04-02-16 00:29
님의 글을 보니 정말 맘이 따뜻해 짐을 느낍니다....
저는 형이 있지만 낚시를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혼자 다닙니다...
비록 고기는 못 잡으셨지만 진한 형제애를 느끼셨다니
저 또한 형님이 보고싶어집니다...
님의 글 제목이 이제야 가슴으로 이해가 되는군요...
님의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G 바람소리 04-02-16 12:20
어제 그제 바람이 무척 강하게 불어 차가웠습니다
그래도 햇 볕은 정말 포근해서 차 안에 있으니
내일 이라도 곧 봄이 올 것 만같았습니다.
봄이 오면 오곡도에도 파릇파릇 봄이 올라 올겠지요
청명한 하늘과 꽃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과 멋진 풍경을 상상해 봅니다
봄이 오면 독존님 섬원주민님의 가정에도 행복이 가득 했으면 하는 바램 입니다.
행복 하세요^^
G 미스타스텔론 04-02-16 20:46
진한 형제애를 보고 형제가 없는 저로서는 부러움뿐입니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는 말 이제 실감나는 내용입니다.
나중에 멋진 섬에 아름다운 별장을 갖기를 기대합니다.
저는 8만평의 섬을 갖고 있는데 빈집도 있고 회사사장이 욕심을 냈지만 노 탱큐.
그러나 진정한 낚시인은 소유보다는 즐기는데 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뜨거운 형제애 계속 누리시길 바라고 건겅하시고 즐낚하세요.
G 더불어정 04-02-19 13:11
바람소리님!
눈가에 이슬이 맺힘니다.
내 바로 아래 동생이 지금
부산에 살고 있는데
지금 한 8년째 반신불수가돼
투병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녀석은 3년전 어머님이
돌아 가셨는데도 지금도
모르고 있을 것입니다.
혹 이야기하면 설움에
복받쳐 상처가 더 커질까바
식구들이 이야기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그녀석과 함께 갯바위에 한번
올랐뫘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해 왔는데 오늘 님의 글을
대하니 동생 생각으로 눈물이 납니다.

형제애를 한번 더 일깨워 준
님의 조행기,잘 읽고 갑니다.
언제나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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