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돔으로 배채우기 ㅠㅠ

매번 출조할때마다
오늘은 기필코 대물을 걸꺼란 부푼기대와
이번엔 꼭 마릿수 손맛을 꼭 봐야지 라는
허황되지만 당찬 다짐을 하고 또다시 장비를 챙겨본다.

오늘의 목적지는 거제 느태 방파제...

이젠 놈들이 나올때가 됐을낀데...
이런 허황된 생각을 요며칠 사이 계속 하고 있었는데.
선장님이 전화오셔서 오전에 벵에가 한두시간 정도 피어 오른다고
우리 일행에게 얘기를 하셨단다...
오키.....
됐다.....

Let`s go
그래...오늘이다...오늘에야말로...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데.....

ㅋㅋ 오늘 너거 벵에들 다 주거쓰~~~~
옆에서 곰새우 님이 출발도 하기전에
벵에들에게 겁을 주는 소리가 들린다...ㅎㅎ

자~~~~ 이리하여

2013.05.05일 밤10시

정예의 특수 부대원처럼 5인조 벵에사냥꾼 대구 추~울발...

항상 느끼는 거지만 출조차 안에선 마냥 즐겁기만 하다...ㅎㅎ

오늘은 출조시간이 조금 일러서 여기저기 한번 들러본다.

여기 들러서 이것도 사보고~

저기 들러서 저것도 사보고...

옥포항에 도착하니
우리일행을 방파제로 실어줄 배가 떡하니 우릴 기다리고 있다.

때마춰 선장님도 출근을 하신다...

배에 장비들을 실고 방파제로 추~울발...

방파제에 도착하니 석축 공사를 새로 한것 같다.

밤중이라 어두워서 잘안보이지만
시멘트 가루 같은게 바닥에 많이있는것 보니
바람이 좀 불면 시멘트 먼지가 장난이 아닐것 같아 보인다...

일출때까지 뭐 딱히 할일도 없고해서
우선 배부터 채워놓고 난 다음에 열낚을 할것을 다짐하고...
라면을 끼리 묵는다...

근데...

오늘따라 라면이 참 맛있다......^^
고기가 잘될려나...?ㅋㅋ

어둠이 막 가시고...
2명은 외항에서 대물벵에를 노려보고
3명은 내항에서 열씨미 벵순이를 불러본다...

벵순아~
벵순아~

오전 11시까지 암만 애타게 불러봐도 벵순이는 들은척도 안하고...

망상어 치어들과 자리돔들만 고개를 돌리며 아는척을 한다.....
이런...

오늘도.......?

매주 낚시 갔다 오면서 느끼는 점이 있다...

매번 꽝치면서 하는 매번 똑같은 핑계...

흠..아직은 이지역이 고기가 안붙었군...
흠..오늘은 수온도 안맞고 바람도 글코 날씨가 잘안따라 주는군....등등

오늘도 이런 핑계밖엔 생각이 안난다...

아직 좀 이르군.....
표층수온은 높지만..
바다속은 아직 여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나 보군....
다음주나 다다음주쯤이면 벵순이들이 마중을 나오겠군.....등등

이렇게 생각하고 낚시대를 접을려는데

옆에서 동화사 님 께서 벵에보인다 라고 외치신다..
때마춰 조리장 님 께서 26짜리 한마리 올리신다...

뒤이어 곰새우 님 께서도 한마리...
어라~ 저건 좀 작네...

낚시대 도로 쭈욱 펴서 뽀인트 중간에 낑기가꼬 몇번 떤져본다...

벵순아~ 어딨노~~
한번만 물어봐라~~~
...

근데...
얘들이 흔적도 업이 30초만에 사라져 부럿네...
흐미...

포기하고 12시쯤 지나서 낚시대를 접는다....

1시에 배가 들어오기로 했으니...
배도 고프고 하니깐 밥을 먹어야 되는데...

밥이 없다...
라면도 없다...
물도없다....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다......

근데...
내가 이럴때 먹을려고 자리돔 열댓마리를 바칸통에 살려 두었다.....

이거라도 썽그리 묵자~~ㅎㅎ

동화사 님 께서 찬성하셔서 조리장 님 께서 칼질을 하신다.....

쓱~싹 쓱~싹 쓱~싹 쓱~싹

잠깐사이에 벵에.돌볼락.자리돔등 잡어 모듬회가 만들어졌다...

오우~ 조리장 님 칼솜씨 베리 굿......

바람과 물 님 께서 포획해오신
볼락 몇마리는
이미 오래전에 하직하셔서
구이용으로 패~~~~~쓰

바람과 물 님 께서 좀전에 외항에서
힘한번 못써보고 놓친고기의 무용담을 들으며
우리는 열씨미 젓가락질을 해댄다...

그래.
역~쉬 이맛이야...

어종불문하고 갯바위에서 먹는 이 회맛 이야말로
정말 지대로 된듯한 맛이 느껴진다...

정신없이 젓가락들이 삿대질을 한다....
꼭 집나간 벵순이를 뭐라고 나무래는 것만같다...

헛두울~헛두울~
......

아~ 잘먹었다...

몇점 먹지 않았지만
굶다가 먹어서 그런지 너무 맛있고 너무 배부르다...ㅎㅎ

엉....?
근데...
우리땜에 1시간씩 기다리신 조사님이 옆에 계신다.
속으로 미안합니다...를 몇번이고 외친다.

우리와 같이 12시에 철수할려고 그분은 기다리다
우리가 벵에가 보여서 철수를 1시간 미루는 바람에
그분만 더운데서 1시간씩이나 기다리셨다...

한번더 죄송합니다...를 외치고
그분과 우리일행은 느태를 뒤로하고 배를타고 나온다...

표층수온이 20도를 가르킨다...
새벽엔 15도...
현재날씨는 26도...

이날씨가 조금만 더 지속되어 준다면
아마 전국에 있는 벵순이들도
손님 맞이하러 나올것 같다 라는 생각을 한다...

무거워진 눈꺼풀을 애써 치켜뜨며
동화사 님 께서 운전을 하신다.....
죄송스럽다...

돌아오는길에 칠서 휴게소에 들러
그날의 피로를 그날에 풀고.....

일행 모두에게 다음을 기약하며...

집에 왔다.

그리고 나는 반기지도 않는 낚시인의 와이프에게
쓴웃음을 짓는다.....최대한 배고파 보이게...

지금 나는...
.
배가 고파서...
..
배가 너무너무 고파서...
...
삼겹살을 구워 먹는다...
....
손도 안씻고...
.....
쌈까지 싸 먹는다...
......
배가 너무 고파서...
.......

..........

~~~~~~~~~~~~~~~~끄~~~~~~~읕~~~~~~~~~~~~~~~~~~~~

출연자.
조리장 님.동화사 님.바람과 물 님.곰새우 님.그리고 저 녹운도끝바리

문장내에 있는 짧아 보이는 말들은 조행기의 이해를 돕고자
자연스럽게 쓴것이니 최대한 너거럽게 봐주세요...

그리고.
느태 방파제.
공사를 얼마전에 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깨끗해 보였습니다...

자신이 가져간 쓰레기는 자기가 다시 가져올줄 아는
자연과 바다를 사랑하는 진정한 낚시인이 되길 간절히 바래봅니다...

이상 2013년 5월 6일
녹운도끝바리 의 느태 방파제 조행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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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댓글

1 추담 13-05-08 10:40 0

자리돔...ㅎㅎ 수년전 안도에서 뜰채로 떠서 양끝 먹었던 생각이 나는군요

모든 어종이 대상어로 하면 외 안잡힐까요...!

그래서 마음을 비우고 가라는 말들을 많아 하는거겠죠

좋은 분들과 즐거운한때를 보내고 온것만 해도 좋을텐데 맛난 자리돔을 드셨으니

출조길 즐거움은 최고였을것 같내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