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참 빠르네요... 벌써 10년이라니요
 
언제였나 제 프로필을 보니 가입년도가 2003년이더군요.
 
그동안 인낚에서 정보도 많이 얻고, 장비 거래도 하고, 또 심심할 때 마다
 
좋은 친구같은 곳이었는데 특별히 활동을 열심히 하거나 도움이 된 것도 아니고
 
그저 낚시지식인에 좀 아는 분야가 나오면 부족한 답글이나 다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올해 가입 10주년 기념해서...
 
서툰 글이지만 조행기도 올리고 평소 나누고 싶었던 얘기들도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첫 조행기를 올려 봅니다.
 
대물 낚는 장면, 대박 치는 장면은 아닐지라도 그저 좋은 마음으로 봐주세요 ^^
 
 
거주지가 서울이라 갯바위 한 번 밟는 게 어지간해서는 쉽지 않아 날 잡아 한 달에
 
한 두번 정도 출조를 가는데 서울에선 그나마 추자도가 가장 가까운(?) 갯바위랍니다 +_+
 
운전 안해도 되고 비행기 한 시간 + 여객선 한 시간 정도... 총 3~4시간이면 편히 갈 수 있으니까요.
 
본래 본가가 부산인데 부산 살 땐 추자도라 하면 정말 '꿈의 구장' 이며 일 년에 한 번 정도나
 
가볼 수 있을만 한 곳이었는데 지금은 기상만 허락하면 매 달 가는 곳이 되어버렸네요.
 
 
이번 조행기는 지난 3월 초 조금 물때 출조한 내용입니다.
 
대물 영등감시 한 번 낚아 보려고 1월부터 벼르다 기상 때문에 계속 최소! 취소!
 
이러다간 시즌이 끝날 때까지 한 번도 못갈 것 같아 강한 바람에 약간 무리해서 2박 3일 출조 감행!
 
 
첫날은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본섬 나바론 어느 포인트에서 바다 구경만 하고 민박집으로...
 
둘째 날... 꽤 화창한 날씨였으나 바람은 여전히 탱탱~ 불어대네요.
 
오늘의 포인트는 상추자 북 쪽에 위치한 수령섬 돈여를 마주한 자리....
 
본래는 마주 보이는 돈여(낚시꾼 서있는 여)에 내리려 했으나 새벽에 날물이 덜 빠지고
 
파도가 너무 쌔서 못내리고 포인트 이동 타이밍엔 이미 다른 꾼 들께서 ㅠ.ㅜ
 
돈여는 선장님이 보증한 대물 포인트로 날물 조류가 사진 상의 여 우측으로 쫙 뻗어 나갈 때
 
3~5미터권 얕은 수심, 여밭 지형에 흘리다 보면 오짜 이상급 대물이 잘나오는 자리 랍니다.
 
채비를 강하게 쓰지 않으면 대부분 펑펑~ 터져 나가는 곳으로 실제 요번 시즌 대물이 꽤 많이 나왔습니다.
 
아무튼 아쉽지만 일명 수령섬 1번 자리에 내려 날물에 최대한 원투... 전방 10여 미터 전방에 있는 간출여를
 
넘겨 본류대에 태워 뻗어 나가는 조류에 채비를 태워야 하는데 이게 바람통에 쉽지가 않습니다.
 
빠른 조류와 바람에 힘이 들어 포기하고 바람과 조류가 좀 죽길 바라면서 전방 간출여와 갯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골에 채비를 태워 봅니다.
 

< 수령섬 1번 자리 - 날물 포인트, 전방 간출여와 돈여 사이 본류대 물골을 노려야 대물 입질을 받음 >

 
오른쪽으로 자분자분~ 흘러가던 2호찌가 깜빡~ 하더니 슈슈슈슉~~
 
챔질하니 뭐가 덩커덩~ 하네요 ^^;;
 
덩치 큰 숭어가 올라 옵니다... 사이즈는 약 60 정도 되네요...
 

< 겨울 숭어 - 낚아 내는 손맛도 괜찮지만 횟감으로도 감성돔 못지 않게 찰지고 맛나답니다 >

 
그렇게 계속 덩치 큰 숭어 군단(10여 수 이상)과 싸우고 나니 힘이 듭니다.
 
도시락을 맛나게 먹고 들물 포인트로 이동하려다 힘 빼기 싫어서 그냥 그 자리에서 하기로 합니다.
 
돈여 마주보는 쪽은 들물낚시가 어려운 자리라 낚시 자리 오른쪽 갯바위로 약 30여 미터 이동하여
 
왼쪽으로 살살 흘러 나가는 지류권에 남은 밑밥을 뿌려 가며 낚시를 해 봅니다.
 

< 들물 지류 낚시 포인트 - 눈만 달린 잔챙이부터 40센티급이 섞여서 나옴 >

 
오전에 고생을 좀 해서 오후엔 대충 하려고 했는데 왼 쪽으로 잠방잠방 흐르던 찌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어~ 어랏~ 찌 어디 갔노! 하면서 살짝 채니 꾹! 꾹! 하네요... 오~ 왔다!
 
대물은 아니지만 그래도 40센티급 감성돔이 올라와 줍니다.
 
본래 고기 욕심이 없는 저였는데 결혼하고 나서는 와이프가 낚시 갈 때 마다 생선 좀 잡아오라 하여
 
최근에는 따박 따박 챙겨 간답니다... ^^
 
그렇게 짧은 오후 낚시 시간 동안 비슷한 놈 둘 추가 하여 3수 하고 철수했네요.
 

< 37~40센티급 감성돔 - 영등철엔 어울리지 않지만 그래도 땟깔과 손맛은 좋네요 ^^ >

 
ㅇ ㅏ~ 조행기 만드는 게 보통 일이 아니네요...
 
약간의 귀차니즘으로 인해 요기 까지만 하고 마지막 날도 같은 포인트에서 낚시를 했기에....
 
 
------------------------------------------  중략  ---------------------------------------------
 
하고 결과만.... ^^;;;
 


이렇게 또 아쉬운 출조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 왔습니다. 낚시는 항상 아쉬운 것 같아요...
 
낚은 감성돔은 일부는 회로... 일부는 구이로... 그리고 한 마리는 특급 중화 요리사가 요리한~~~~~
 
 


도미 탕수? 찜? 으로 요리조리 맛나게 먹었답니다...
 
 
본래부터 혼자 다니길 좋아하기도 했지만 20년 넘는 낚시 경력 동안 조우라고는
 
국민학교 때부터 친구.... 2명 뿐이랍니다. 그 마저도 초보에다가 다들 먹고 사느라고 함께 하기가 힘드네요.
 
10년 전 쯤이었죠... 낚시에 미쳐 부산에서 어린 나이에 작은 출조 낚시점을 운영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하도 형님들 모시고 다니다 보니 지쳐서 혼자 다니는 게 편했나 봅니다.
 
 
이제부터라도 인낚의 많은 선후배 님들과 교류도 하고 동출도 하고 조행기도 남기고 즐겁게 다녀야 겠어요 ^^;;
 
저는 41살에 낚시 보단 주변정리와 갯바위 청소를 잘 하고, 요리도 잘하고, 배려심도 많은 놈이랍니다~~
 
미남은 아니지만 얼굴도 함 올려 봅니다. 많이 아는척 해 주시고 동출도 델고 가세요 ~~~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