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짧은 구정 연휴의 마지막날 집에서 눈치보며 뒹굴기도 싫고,
아직 장가 안간 친구놈도 몇 없어 술맛도 안날터이니 콧바람이나 넣고오자는 취지에
당일코스로 수도권 출조버스에 몸을 싣고 거문도로 향했다.
본래 일행이 한명 더 있었지만, 출조 차량의 편리함을 어필하는 일행의 권유를 흔쾌히 받아들였다.
왕복 운전의 피로도 없고, 포인트 우대선점 등의 면에서는 좋았지만,
하필이면 그날 거문도 사선은 정원을 몇 넘긴 덕분에 나올때는 여간 힘든게 아니였다...
이제 웬만한 식당에도 담배를 물었다간 낭패당하기 쉽상인 시대가 왔으니,
선주들의 정원에 대한 인식도 좀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다.

연휴 거문도의 당일낚시는 강한 바람과 차가운 수온으로 대상어에게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아쉬움과 허무함을 뒤로하고 철수하였고, 복수의 칼을 갈며 때를 기다리게 되었는데...
2월 22일(금) ~ 2월 24일(일) 만반에 준비를 끝내고 다시금 거문도로 향한다.

기상청, 예보를 말고, 중계나 하라~~!!
강한 북풍-북서풍이 번갈아가며 거문도를 휘몰아친다.
현지 선장의 걱정스런 넋두리와 길게 내뿜는 담배연기를 보자니 오늘 하루도 쉽지 않겠구나.
그러나, 이왕 여기까지 온걸 어쩌란 말인가, 열심히 하는수밖에...

금요일 아침 07 : 00 분. 거문도의 첫날이 시작되었다.
따뜩한 곰국으로 속을 채운 후,
선장의 인솔하에 십여명 남짓한 낚시꾼들은 배치바위를 돌아 서도 등대를 돈다.

구로바 직벽을 탐하고 싶어 가이드에게 출발 전 구로바에 내리겠다 하니,
배는 어느새 구로바줄바 사다리밑에 써치를 비춘다.
여기가 아니라고 배를 빼라는 손짓을 하다가 차례로 내려주고 왔는데
돌리기엔 안되겠다 싶어 다시 대라하고 일행과 내리게 되었다.
씨알급 감성돔과 혹시모를 참돔도 노려볼 요량으로 채비를 강하게 꾸린다.
1.25호 g사 로드와 s라인 3호 플로팅원줄, s라인 2호 목줄에 1.2호 어신찌
밑 채비의 안정을 위하여 1호 순간수중에 2b봉돌 두개를 분납하여 직벽을 더듬는다.
나름 조류 소통도 좋고 작은 홈통도 끼고있어 직벽을 타고 어슬렁 거리는 상사리라도 보겠다 싶어
열심히 낚시를 해보지만,
올라오는건 시발짝 볼락 몇수와 잡어 몇마리...

뻗어나가는 조류와 깍아지는 직벽에 조금만 벗어나면 깊어지는 수심에 고전을 면치 못한다.
이리저리 채비를 교환하고 열심히 해보지만, 거세어지는 바람과 공략 수심층의 부조화로
도시락배를 이용한 포인트 이동을 결정한다.

도시락배에 오른 다른 조사님들의 표정도 어둡다.
더욱 강해지는 바람으로 모두들 고전을 면치 못하는가운데,
거북바위 전 이백냥에 내려 오후 물돌이를 기다려 본다.

날씨는 더욱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잡어조차 입질이 전무한 가운데, 시간은 점점 흐른다.
철수를 얼마 안남기고 시원하게 찌를 가져가는 입질이 이어졌는데,
올라온건 30이 채 안되는 뺀찌...
반가운 마음에 뽀뽀한방 해주고 보내려 하다가 원도가 처음이시라는 일행분의 찬거리 용으로
미안하지만 챙겨놓게 되었다.
' 어한기다보니, 내가 너를 살려주지 못하는구나, 미안허이...'

시나브로 철수시간이 임박하여 일행분과 말끔히 정리 후 배에 올랐다.
밤새 잠한숨 안자고 내려와 피곤할만도 한데,
거문도의 매력에 표정이 한층 더 밝다.
선착장에 도착하여 바칸을 열어보니,
모두들 횟거리 걱정에 저마다 이것 저것을 담아왔다.
애써 나오는 웃음을 뒤로하고 안간여사장님(?)대표로 인증샷~~
겨울숭어가 제맛이라는 말로 서로를 위로하며 따뜻한 물로 샤워 후 쓴소주를 삼키고 잠을 청한다.
내일은 어떤 하루가 올까?
한치앞도 모르는게 우리네 인생사,
과연 내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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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탄은 내일 올리겠습니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진도가 안나가네요.
집중해서 올려야 하는데, 졸린 나머지....
궁금하실것 같아 힌트사진 한장 남기고 ZzZ...

과연, 어떤놈일까요???
내일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