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마다이는 정성스레 장비를 챙깁니다.
목줄을 묶어놓은 채비집도 챙기고,소품 케이스도 세심히 정비 합니다..
" 뭐 빠진건 없을까?"
대장 쿨러도 챙겨넣고,캔커피와 바나나 우유도 잊지 않습니다.
미리미리 차에 짐을 실어 놓았습니다.
원래의 예정과 다른 돌발 출조일정이라 조금 혼란 스럽기도 했지만, 미조낚시 원선장님의 배려와
대물킬러 형님의 수고로 1박2일 낚시로 최종 결정 되었습니다.
천상 낚시꾼의 피가 흐르나 봅니다.
지난번 꼬마 낚시대회의 기억이 새삼 떠오르며, 기분좋은 설레임으로 저절로 콧노래가 나옵니다.ㅋㅋ
요번엔 130짜리 한마리 해야 하는데...
잡힐지 않잡힐지도 모르는 대물을 상상하며 바보처럼 혼자만의 미소를 지어 봅니다..
아....그런데.....
마눌에게 또 낚시간다고 하면 로우킥과,어퍼컷이 날라올것 같은데...
걱정이 앞섭니다..
이리저리 궁리끝에...
" 자갸..."
" 응 왜요?"
" 아...글쎄...태규 어머님이 돌아 가셧다지 뭐야...거기좀 가봐야 겠어.."
" 어머, 그래요?....태규씨 슬프겠다..."
내 친구 태규라는 녀석은 경주에 삽니다..
그의 어머니는 벌써 10년전에 돌아 가셨고요..
낚시 가려는 1박2일의 일정을 마련 하자면 어지간한 거짓말로는 택도 없어서, 이미 돌아가신 친구
어머님을 다시 한번 돌아가시게 만들었습니다..ㅠㅠ
" 아무래도, 조금 일찍가서 위로좀 해주고 밤새고 와야겟어..."
얼굴색도 않 변하고 거짓말을 하고 말았습니다..
걸리면 클난다...
아침일찍 일어나 서둘러 짐을 챙기고,마산 하나로 마트로 갑니다.
아침출조라니...조금은 어색한 기분 이지만 이런 출조도 새롭네요...^^
오늘은 하나로 마트에서 몇가지 쇼핑을 해야 겠어요.
늘 주차장으로만 이용 하다보니 쬐끔 미안한 마음이 들고..그렇네요..
거기에서 회장님과, 해암 형님을 만나 완도로 달렸습니다.
차가 똥차라서 그런지 120킬로를 넘으면 바퀴가 빠질것 같아, 120킬로를 넘길수가 없습니다..ㅋㅋ
해암 형님 에게는 오늘은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마수걸이 해야할 BG가 광빨을 머금은 채 싸우고 싶다고 울고있고, 해암거사라 놀려대는 "마다이"와
"대물킬러"에게 뭔가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죠,,,,
사리가 생기기 전에 하산 하여, 법명을 "방어사랑" 형님에게 물려줘야 할 막중한 임무를 띠고 있기
때문에 아주 단디 마음을 잡수신것 같습니다..
"형님, BG사진은 제가 멋지게 찍어 드릴테니까...걸기만 하셔요..."
마다이가 응원을 해봅니다...

카페 돌아가는 이야기며, 낚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완도 미조낚시에 도착,,,
미리 와 계시던 사하라 형님과, 돌부리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점심식사를 합니다..
오늘의 메뉴...장어탕...
국물이 하얀 여수식과는 다른,,, 구수한 된장맛이 일품인 장어탕입니다.
따끈한 국물을 보니, 소주꾼인 사하라님과 해암님이 한잔 생각이 나시는듯....
잎새주를 죽이기 시작하시네요...^^
술은 여자가 따라야 제맛이지...암..^^

남자들이란....ㅋㅋ
결국 주인 아주머니을 옆에 앉히고 작업에 들어갑니다...
"오라버니 한잔 드셔요...오호홍홍"
해암 형님도 질세라..
"어허..내 잔은 잔이 아이가? 내 잔도 한잔...."
"아이....낮에 술 마시면 장사 모하는디....고만..고만,,,."
말로는 사양 하면서도 아주머니는 넙죽넙죽 잘 받아 드시네요...
머리 허연(?) 노인네 두분이 한 여인(?)을 앞에두고 주거니 받거니...경쟁이 붙었습니다..ㅋㅋ
금세 소주 몇병이 비워 집니다...
조금 늦은 수도권팀이 모두 도착을 하였고 여서도로 출발합니다..
현장에 도착을 해보니 바람이 조금 불었고, 너울이 일고 있었습니다...
두 물때의 낚시라 시간은 넉넉 하였지만 내일 해상 일기가 어찌 변할지는 알수가 없습니다.
오늘 쿨러에 좀 채워 놔야 내일 맘편히 낚시를 할수 있을텐데...
모두들 그런 생각들을 하였겠지요...
오늘의 채비는 오키나와 8호대, 솔티가6500릴,원줄16호, 목줄14호,그리고 13호바늘....
열심히 흘려 봅니다..
너무 늦은 오후시간인가??
아무도 입질이 없습니다..
그렇게 그렇게 아까운 두 세시간은 흘러갔고...
부시리 물때는 지났다고 판단한 원선장님의 제안에 따라 야간낚시를 위해 참돔 포인트로......

포인트를 옮기고, 배를 대고나니 어느새 어두워 졌네요...
각자 준비해온 먹거리로 저녁식사를 하며 쐬주 서너병이 비워 집니다.

사하라 형님의 돼지고기 수육이 제일 인기가 있네요...^^
야간낚시조와 기절조(ㅋ)로 나뉘어졌습니다..
마다이는 기절조...ㅋㅋ
오지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고,잠들어 보려합니다
한참을 자는데 밖이 많이 시끄럽네요...
열혈꾼들은 참돔낚시에 열중인 모양입니다..
후다닥 소리도 들리고 물고기가 바닥에서 튀는 소리도 들리고...
" 아...뭔가 잡았나보다...참돔인가? 부시리인가?
무척이나 궁금 하였지만 멀미약 기운이 떨어졌는지 조금 어지러웟고,몸이 말을 잘 듣질 않네요..
배는 요동치고 있었고,제대로 잠을 자는둥 마는둥 뒤척이며 그렇게 기나긴 밤을 보냈습니다.
뒤척이며 보낸 밤이 고난 이었지만, 대물 잡는 꿈도 꾸고, 아주 푹,,자고 일어나보니 어제 보다는
훨씬 날이 좋아졌습니다..
야간 낚시를 열심히 하신 분들은 중치급 참돔과 부시리 몇수로 쿨러에 담아 놓았다네요...
그분들은 조금 마음이 편하시겟죠...ㅎㅎ
일렬횡대로 모여서서 열심히들 낚시를 합니다...
조금은 빠른듯 흘러가는 물빨이 한참을 흘렷는데 변할 기미가 보이질 않습니다.
아시는 분들은 아시겟지만, 여서도는 물살이 너무 빠르면 포인트가 너무 멀리 형성되어 입질 받는데
애로 사항이 많습니다.
조류가 조금 죽어 주어야 히트 확률도 높고,밑밥빨을 제대로 받을수 있습니다.
물살이 빠르다고 채비를 무겁게 해서는, 밑밥과의 동조가 이루어 지지 않아서 입질을 받을수 없고요..
좀 죽어드는 조류가 보편적인 여서도 부시리 낚시의 조류입니다..
왔다...!!
등대님이 휘리릭 챔질을 합니다.
삐리릭 삐리릭 소리를 내며 릴링을 합니다..
" 커요?"
" 참돔인것 같아요.."
휨세로 보아하니 참돔이라면 어느정도의 씨알은 될것 같습니다.."
오레가 강철5호대가 그닥 많이 휘질 않습니다..
잠시의 실랑이 끝에 올라온녀석은 참돔으로 예상됐던 중치급 부시리..
중치급 부시리 성공,,,
조금전 방생한 아가 참돔외에 조과가 없는 저는 이것 마저도 부럽네요...ㅋㅋ
등대님,얼마전 스텝역할의 임무를 부여 받으셨죠...
그 역할을 흔쾌히 응해주신 등대님 오늘 아주 바쁜하루 였습니다..
낚시하랴, 주변인 챙기랴, 밑밥주랴...피곤 할텐데 잠시도 쉬지않고, 늘 싱글벙글....
그의 미소가 너무나 보기좋고,고맙고, 흐믓합니다...
어느새,배의 온 주변이 멸치와 학공치로 버글버글 합니다.
밑밥 바구니에서 나오는 밑밥띠를 따라 수천마리의 학공치와 멸치떼가 밑밥을 가로채 갑니다.
밑밥이 채 5미터를 벗어나질 못합니다...ㅠㅠ
짜증이 난 등대님과 오부님이 낚시대를 휘휘 저어 쫒아보지만 효과는 전혀 없고...
무심히 흘러가던 원줄을 무언가 휘리릭 가져 가길래 챔질을 해보니...
예쁜 청소년 참돔이 올라 옵니다..
35센치 급인데 색상이 넘 예쁩니다..
방생하자니 아깝고, 가져가자니 쪽 팔리고...
누가 볼새라 쿨러에 쏘옥 집어 넣었습니다..ㅋㅋ
두어 군데에서 아가야 참돔과 쥐치등 잡어(?)가 낚여 올라 왔지만 전혀 만족할 만한 사이즈는
아니네요..
" 아자자..왔어!!! "
배의 후미쪽에서 낚시를 하던 원선장님에게 입질이 왔습니다..
부시리 힘빼주기 전문가...원선장...
그 특유의 강제집행법....
강철 5호대가 바트대까지 완전히 휘어 집니다..

힘찬 릴링과 펌핑이 이어지고...
키리릭...키리릭...드랙이 풀리고,....
몇바퀴를 감아 놓으면 이내 키리릭,,키리릭,,,드랙이 풀려 나갑니다..
인간과 물고기의 힘겨루기...
그는 고통과,환희가 교차 하는듯...미묘한 신음소리를 내고,거친숨을 뿜어 냅니다...
밀고,,, 당기고,,,
낚시대는 부러질듯 휘어집니다.
거의 다 올라와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질주를 보여주는 대물의 파워입니다..
다시 드랙이 풀리고....
한참의 힘 겨루기 끝에 올라온 녀석은 135센치급 대 부시리였습니다.
원선장의 승리로 끝났고,그는 가뿐 숨을 쉬며 우리를 향해 승리의 V자를 그려 보이네요..
부시리 힘빼주기 전문가 노릇을 많이 해서 그런지...
이젠 허리도 아프고, 어깨도 아프고, 엘보우도 걸리고,,,
몸이 많이 망가졋다고 엄살 입니다..
그 대물 한마리가, 처음이자 마지막 이었고,저는 또 다시 기록을 향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불어 닥친 너울과 강풍...
바이킹 타기가 시작 되었습니다.
순식간에 변하기 시작하는 바다가...무서워 집니다....
서둘러 장비를 접어 가방에 놓고 지하 선실에 누워 잠을 청해 봅니다만 배가 공중에 떴다가
쳐 박히기를 몇차례,,,
"아이고 등짝이야...으..."
콰당...! 콰당....!
천둥 치는 소리와 비슷합니다...ㅠㅠ
선장님 사모님이 뜨끈하게,굴을 넣어 끓인 굴 떡국이 차려져 있습니다...
전날 저녁부터 아무것도 먹지못한 저는 완전 게걸스럽게 먹어줍니다..^^
그리고 이어진 세덩이로 토막난 대 부시리 ...
원래 등대님 몫 이엇는데 흔쾌히 내주시네요....
아 회를 먹을줄 알았으면 떡국을 조금만 먹을껄.....ㅠㅠ

3분의1로 세토막난 꼬리부분...
헐...마다이와 등대님의 눈에서 광선이 발사됩니다..
" 어허...뼈에 살이 너무 많이 붙어있잖아요..어허이.."
원선장의 칼이 조금 빗나가기라도 하면 옆에서 잔소리를 해댑니다..^^
원선장의 칼 놀림에 꼬릿살은 분해되고...
이렇게 변했습니다.
꼬리 부분의 절반을 갈라 썰어 놓았는데도 쟁반이 꽉 찹니다...
아직 반쪽이 더 남이 있는데도 이렇게 많네요...
큼직 큼직하게 썰어놓은 부시리 꼬리부분의 쫄깃한 살을 혀로 느끼니 찰진 육질이 가히 일품입니다.
먹고먹고 또 먹어줍니다...^^
장정 10여명이 풍족하게 먹고도 남을 만큼의 푸짐한 양 입니다...
미련이 많이들 남았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뜨거운 악수를 하며 각자의 집으로 향합니다.
" 박교수님, 밤낚시 하면서 BG 손맛좀 보셨겠네요.."
밤낚시에 해암님이 중치급 부시리와 참돔을 낚은 생각이 났는지 회장님이 BG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BG 5호대는 해암님이 큰맘먹고 지난달에 장만한 신품 낚시대 입니다.
신품을 구입하고 난후 아직 한번도 손맛을 못봤지요...
" 아...그게요...참..."
" 왜요? 몇마리 잡으시는것 같던데..."
" 미리 채비 해 놓은 낚시대가 있어서,BG는 꺼내지도 않았어요..부시리 잡을때 쓰려고....허허허."
허걱...결국 BG 개시를 못 하셧다는 말씀....
징크스가 없다면 낚시가 재미가 덜하다는 농담아닌 농담을 주고 받았지만, 않좋은 징크스는 빨리
벗어나고 싶지요...
왜,,,마수걸이가 이렇게 힘든걸까요?
다른 낚시대로는 잘 잡히는데...새로산 낚시대는 고기가 물어주질 않을까요...ㅋㅋ
제가 누구보다 그심정 이해 합니다...
저도 아주 호되게 신고식을 한 케이스 입니다...
해암형님 힘내세요...형님 곁에는 제가 있잖아요..
그리고 저요 오늘부터 이제 다시 도 닦기 시작하렵니다...^^
낚시하며 있었던 일과, 신년회 일정 토론을 하며, 웃고 떠들고 즐겁게 마산으로 돌아 왔습니다..
두분을 하나로 마트 옥상 주차장에 모셔 드리고 대구로 향합니다.
무심코 핸드폰을 꺼내 보았습니다.
헐....부재중 전화 아홉통...
그중,마누라 에게서 온 전화가 일곱통이나 되었습니다..
앗,,,전화 않된다고 이곳저곳 연락 해 본거 아닐까?
혹시...낚시간거 눈치 챘을까? 걸렸나??
집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 엄마 있냐?"
"아니요,,나가셨는데요? "
일단 다행, 마누라가 집에 들어오기 전에 얼른 들어가서 샤워까지 끝내야 합니다.
낚시복과 장비를 차에 놔둔 채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집으로 들어 갔습니다.
서둘러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가는데...
" 아빠..고기 많이 잡았어요? "
" 어라? 니들이 아빠 낚시간걸 어떻게 알았어?"
" 아빠..내가 카페에 들어가 봤지요"
아 차 차...우리 신동이 녀석...울 카페 회원 이었던걸 잊고 있었습니다..
" 낚시 출정 예정에 "마다이" 이름이 있던데요? "
아빠의 닉네임까지......
" 엄마도 알고 계시냐? "
" 엄마가, 아빠 낚시복과 구명복이 않보인다고 수상하다고,,,, 그래서 제가 얘기 햇어요.."
아...딱 걸렸습니다...ㅠㅠ
신동이땜에 딱 걸렷습니다...
괘씸한 녀석의 머리를 한대 쥐어 박아 버렷지요..
마눌한테 거짓말 한거, 용서 받으려면 최소한 일주일 정도는 잘 보여야 합니다..
에휴,,,내 팔자야.....ㅠㅠ
하루종일 아이들이 어지럽혀 놓은거.. 청소기를 돌리고....
오늘따라 싱크대에 설거지 꺼리는 왜이리 많은지....
오늘 마다이는 피곤한 몸을 뉘지도 못하고,그렇게 설거지를 합니다...ㅠㅠ
터자무도 웃고, 꽝이라도 웃자..
마다이..

대물 부시리 낚시의 메카 "으랏차차 홍도" 로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