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첫째날 밤과 둘째날 낮까지 도리시마 예정이었는데 날씨가 2% 부족했나보다.
저녁에 포인트 이동키로 하고 에너지 보충을 위해서 일본마트에서 사온 소고기를 구워본다.
도리시마는 추자도의 절명여처럼 남녀군도에서 떨어지 독립여로, 출조선별로 하선날짜를 미리 정해놓는데 사이즈는 조금 작아도 마릿수는 폭발적인 곳이라고 한다. 10번 와도 한두번 내리기 쉽지 않은 곳이라고 한다.

와규(화우)인지는 모르겠으나 맛은 아주 좋다. (가격은 한후 1+ 정도인데 솔직히 맛은 더 나은 듯,,,)
엠군님이 알려준 까페에서 야전침대 사면서 같이 산 미니로스터인데 가스불로 편리하게 직화구이가 된다.
앞으로 갯바위 고기파티 자주 할 듯~

이번 원정에서 준비한 장비는 낚싯대 3대, 릴 3개이다.
세이하 1.7-53 & 토너경기에 3000D스풀-4호원줄 (낮낚시)
세이하 3-53HR & 레마레 8000D-6호원줄 (밤낚시)
BBX NZ 2-53, 세르테이트 4000-5호원줄 (낮/밤 예비)
찌는 00, 0, B를 주로 썼고, 목줄은 낮에는 4호(입질없으면 3호), 밤에는 6호(터지면 8호 쓰려고 했는데 안창걸이가 안돼서 8호 사용 안했음)
바늘은 GRAN 미장 8호를 기준으로 야광참돔바늘 9~11호, 낮에 입질 없으면 구태 7호까지 낮춰 썼다.

세이하 3호(226g)에 레마레(360g) 끼운 모습...
가벼워서 채비조작하기 좋고 피곤하지 않다. 초반에 챔질만 잘 하면 긴꼬리 7짜로 충분할 것 같음.
세이하 매니아인데,,, 이번 출조에서 1.7호/3호로 원하는대로 대상어을 제압할 수 있었고 너무 마음에 들었다.
얼마전 베이시스로 바꾸면서 처분한 1호대가 살짝 그리워진다.
낮낚시는 1.5~1.7호, 밤낚시는 2.5~3호 낚싯대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셋째날 오전에 포인트 이동하면서 찍은 갯바위
둘째날 저녁에 포인트를 이동했는데 밤낚시만 해서 사진이 없다.
문제는 둘째날 포인트도 잠잘 곳이 마땅치 않아서 체력이 많이 고갈된 점...
3일 안자고 낚시하고 싶은 마음이지만, 현실은 지치면 낚시고 뭐고 잘 안된다.
야영낚시에서는 체력안배를 잘 해서 낚시에 집중하는 시간과 휴식시간을 잘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어떻게 온 남녀군도인데,,, 촌놈 마라톤하듯이 달려서 막판에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다. (아쉬운 부분,,,)
둘째날 밤낚시에서는 고등어 조업차 무려 남녀군도로 온 어선들을 보았고, 동료조사님이 그 고등어를 잡았다.
무지막지하게 큰데,,, 나중에 알고보니 꽤 비싼 값에 팔린다고,,, (그래야 그 어선들도 수지타산이 맞겠지...)

또다른 갯바위

셋째날 내린 SOS 포인트,,, 멀리 정면에 "호타테이이와"가 보인다.
몇해전 시마노TV에서 다카하시 데츠야가 레마레로 멋지게 낚시했던 곳,,,
나중에 알고보니 같이 출조한 분 중에서 내려서 짧은 시간에 마릿수 손맛보셨다고,,,

동료조사님이 곶부리쪽에 자리잡았는데,,, 거기서 호타테이와쪽으로 쭉 본류가 흘러나간다.
낮낚시에 긴꼬리벵에돔을 노리려면 조류가 강한 곳이어야하는데,,,
(파해된 포인트 공략을 살펴보지 못했으나) 발앞에 밑밥쳐서 띠를 만들고, 00나 잠수찌 정도로 이쁘게 정렬해서 밑밥띠 쪽으로 같이 흘려주면 대물 긴꼬리가 마구 물어줄 것 같은 그런 상황이었었다.
하지만 나는 우측에 자리 잡았기에 우에서 좌로 20여미터 정도 구간을 공략할 수 밖에 없었다.
그것도 조류가 너무 빨라서 호타테이와 쪽 본류를 공략하지 않는 이상 낚시가 불가하여 조류가 죽기를 기다리며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결정~

SOS 좌안... 독립여가 근사하다.

SOS 우안... 역시 멋지 여가 보인다.

혹시나하고 낮에 3호대를 들이대보지만 잡어등살과 예민한 입질에 대상어 보기가 어렵다.
오후낚시와 밤낚시 대비해서 2호대에 4호원줄로 추가로 채비해두고 휴식~

갯바위 흘림낚시에 다소 고전하던 동료조사님이 뒤편에서 돌돔원투낚시로 큼지막한 돌돔을 걸어낸다.
돌돔낚시로 고기 잡는 것 실제로 처음 봤는데,,, 상당히 인내심을 요구하는 장르인 것 같다.
뜰채질은 내가 해줌 ^^

이날이 일요일이었는데,,, 갯바위2박일정의 일본조사가 호타테이와를 떠난다.
그리고 다른 조사가 나중에 내리는데 그분이 동출멤버였던 것 같다.

엠군님이 알려준 까페에서 구입한 야전침대에 누워서 휴식을 취한다.
아,,, 편하고,,, 아픈 허리도 좀 개운해지고,,, 기력도 회복되는 것 같다.

그렇다면 다시 낚시해야지~
BBX NZ 2호대에 4호원줄 연결하고 흘려본다. 조류가 꽤 죽었다.
낮낚시는 교과서적인 벵에돔 낚시이다. 발앞에 3주걱으로 잡어 묶어두고 다소 원투쳐서 정확하게 동조시키면 대상어 입질이 온다.
물론,,, 용치놀래기와 고등어를 섞어놓은 듯한 재빠른 잡어한테 당하기도 하지만,,, 잡어분리외에는 답없다.
바람이 좀 심했는데,,, 00찌로 채비 안정감있게 정렬시켜서 밑밥동조시키면서 낚시하면 정말 이쁜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경우에 따라 G7 봉돌을 달거나 무거운 바늘로 채비 안정화,,,)
사실 줌대를 거의 써보지 못해서,,, 입질 올 때마다 줌 펴는 연습을 했다.
그런데 잡어도 많고 4짜 정도 벵에돔은 그냥 줌 안 펴도 쉽게 낚여서 막판에는 귀찮아서 그냥 낚시를 했다.
대략 오후 4시쯤인가... 극성을 잡어들이 갑자기 없어졌다. 아,,, 살짝 긴장...
하던대로 조류상단에 채비와 밑밥을 동조시키고 흘리는데 찌가 쑥 내려간다.
챔질~~~ 아,,, 대를 세울 수가 없다... 빨리 줌도 뽑아야하는데,,, 고기가 맹렬한 기세로 처밖으면서 앞쪽으로 온다.
드랙없는 LB스풀이라 일단 브레이크 꽉 잡고 대를 겨우 세웠다. 줌 펼려고 하는데 원줄이 그냥 터져버린다.... (4호원줄-4호목줄)
흠... 아마도 돌돔이 아닌가 싶다...
낮낚시라소 다소 방심한 탓 같기도 하지만,,, 4호목줄로는 먹기 힘든 고기가 아니었다 싶다. 그렇다고 3호대 들이대면 입질받기고 힘들 수 있는,,,
이런 경험이 많이 있으면 어떻게 대응방법을 찾을 수 있을텐데,,, 라는 위안을 삼으면서 낮낚시 마무리...

지난 이틀간의 낚시로 쿨러도 어느 정도 채웠고, 사실 놀멘놀멘 낚시를 하고 있다.
중간에 밥도 챙겨먹고,,, (하루에 도시락 2개에 밥과 간단한 반찬을 주는데,,, 가져온 김치와 먹으면 식사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라면이나 간식 등으로 칼로리 보충해주면 더 좋고,,,)
그래도 나름 유명한 포인트인데,,, 밤낚시에 근사한 긴꼬리벵에돔 다시 노려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낚시 준비~
밤낚시이고 좀은 구간 공략이니 밑밥을 철저하게 갯바위 가장자리에 흩뿌리고, 채비를 정렬시켜서 공략구간을 지나가게끔 조작해본다.
그렇게 몇번을 흘리는데 제로전짜찌가 깜빡거린다.
살짝 챔질~ 욱하고 빨려들어간다.
3호대 끝을 구명복 배꼽쯤에 대고 대를 세우고 고기가 머리돌려 도망가기 전에 곧바로 릴링,,, 제법 힘을 쓴다.
제발 쥐돔만 아니기를,,, 물이 빠져서 6미터 뜰채질 혼자서 하는데 정말 힘들다... 낑낑대면서 담고 올려보니,,,

미끈하게 빠진 50 조금 넘는 긴꼬리벵에돔이다.
이후 입질이 뜸해지고, 바람도 터져서 야전침대&침낭 조합으로 취침~
사실 새벽에 일어나려고 했는데 너무 깊게 잠들어버렸고,,, 날씨가 나빠져서 철수차 배가 일찍왔고,,, 부랴부랴 짐싸서 철수~~~

푹자고 일어나니 포구 도착~
할머니가 출조점 사장님이신 듯 한데,,, 그 따님이 무려 사진의 트럭(낚시짐을 모두 싣고)을 손수 운전~

철수 후 온천에서 몸나라시~

온천에 있던 수족관... 대표어종이 모두 있는...

철수하고 조과물 다듬어서 쿨러에 담고,,, (실력과 운에 따라서 좀 더 잡기도 하고 덜 잡기도 하고,,,)
참고로 냉동실에 밤새 얼려서 다음날 아침에 배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회로 먹기는 곤란한 듯...
갯바위에서 맛보길 잘 한 것 같음...

출조점에서 저녁식사를 서비스해주는데,,,
불판 요리와...

미터급 부시리 회 (뱃살 아주 맛있음...)와 기타 등등 일본 음식과 술로 갯바위에서 주린 배를 채우고,,,

할머니의 일본집에서 마지막 일박~
건설회사 다녀서 마감을 살펴보니 나무를 주로 쓰는데 못을 쓰지 않고 꼼꼼하게 마감한 특징이 보였고,,,
우리나라보다 더 따뜻한 기후인지 단열이 조금 취약해보이는 느낌 (어차피 온풍기로 난방하는 다다미방)

깔끔한 잠자리

일정이 마무리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지워지지 않는 갯바위 손때

다시 돌아가는 배편에 화물을 부치고,,, (kg당 300엔)

돌아오는 여객선에서 김치찌개로 점심식사하고,,, 선내의 목욕탕에서 여독을 풀고 한국으로 귀환~

그리고 어제 강화도 신선지에서 아들녀석 데리고 빙어낚시하면서 긴꼬리벵에돔을 계속 설명함.
"아빠 돌돔이 쎄? 긴꼬리벵에돔이 쎄?" "아빠 청새치가 쎄? 황새치가 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가르쳐서 꼭 긴꼬리벵에돔 6짜 조사로 키울 생각~~~ ㅎㅎㅎ
-ps-
주말에 지하철 1호선 타면 에베레스트 등정할 차림의 등산객이 많아서 외국이 놀란다고 합니다.
실상 우리들이 쓰는 고가의 일산장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긴꼬리)벵에돔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구들을 그 목적과 한계에 맞춰 쓰지 못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남녀군도 참 좋은 낚시 환경이더군요.
그런데 옛날에는 우리나라도 남녀군도 못지 않은 낚시환경이었을 것 같습니다. (일본에서 원정도 왔다고 하니...)
더 늦기 전에 아끼고 잘 가꿔서 우리 아들, 손자 세대에는 우리나라 필드에서 멋지게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물렸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