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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방맨의 하루

1 산적되고싶어 16 5,234 2013.01.30 14:24
 

살아가면서 기념하여야 할 날들이 많이들 생기는 것 같다. 이미 결혼한 유부남이라면 결혼 기념일은 물론이고 마나님 탄신일까지 챙겨야 하는 실정이고 보니~ , 행여 결혼 기념일이며 마나님 생일을 까먹었다간 다음해까지 시달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잊지 말고 챙겨 주어야 하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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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집에 심어 두었던 보리수 나무가 워낙 크게 자라 밭에다 옮겨 심었더니 열매를 더 많이 맺는다.

길가를 오가는 사람들이며 산새들까지 즐거운 쉼터를 제공 하였을터~

누군가는 기관지 부실한 사람을 위해 즐거이 보리수 나무를 심겠다 한다.

목요일 새벽 유난히 일찍 눈이 띄인다. 화장실이라도 가볼 요랑으로 불을 켜니 몸을 뒤척이며 자던 Wife “새벽인데 뭐하러 일찍 일어나노? 왜 낚시라도 가고 싶나요?” 한다. 이게 웬 떡이냐 싶어 “응! 간만에 바람이라도 함 쐬볼까 싶네”, “함 갔다 오이소~”

횡제다. 후다닥 창고로 달려가 낚시가방에 구명조끼, 낚시복, 낚시신발, 보조가방 하나를 챙기고 나니 텅텅 비었던 트렁크가 한가득이다 ㅎㅎㅎ

“다녀 오꾸마~” 한마디 내 뱉고는 차에 타려는데 신발 밑에 야릇한 촉감이 느껴진다. 작년 봄부터 키우던 강아지를 차 근처에 묶어 두는데 그놈이 실례 한 걸 밟은 것이다. 대충 바닥에 비벼 닦고는 신발을 벗어 탁탁 털고 차에 올랐지만 이상 야릇한 기운을 감출 순 없었다.

집에서 거제로 달리는 길은 두 갈래다. 바닷가 꼬불꼬불 길을 달리는 것과 작은 언덕을 올라 산모퉁이를 끼고 도는 길인데 난 주로 후자를 택해 달린다. 언덕을 올라 급 커브길의 내리막길을 도는데 자욱한 안개꽃이 피더니 급기야는 거의 앞이 보이지 않는다. 속도를 점점 줄여 30km/h 정도를 달렸는데도 갑자기 도로에 전조등 빛이 반사가 되어 급히 제동을 하였으나 이미 차량은 살얼음 판 위에 올라섰고 이리저리 미끄러지기 시작한다. 1~2초의 아주 짧은 순간에 무척이나 많은 생각을 했다. 경사진 언덕 아래로는 더 위험하니 무조건 콘크리트 벽을 들이 박아야 한다에서부터 브레이크는 발을 떼고 미끄러지는 반대쪽으로 핸들을 가볍게 꺾어야 한다......, 모든 경우의 수를 다 생각하고 나서도 한참이나 시간이 남는것 같았는데 다행이도 계속 미끄럼을 타던 차량은 가까스로 제길을 찾은 것이다.

순간 머리카락이 주빗 서고 등에는 식은땀이 흥건히 흐른 느낌이다. 속도를 한것 줄여 산 기슭을 빠져 나오니 이제는 고성 가는길에서부터 자욱한 안개꽃만 가득이다.

평상시 보다 속도를 더 낮추어 고성에서 통영가는 고속도로에 올랐지만 거기 역시도 안개만이 새벽이 다가 오는것을 저지하는 점령군처럼 버티고 있었다.

다른때 보다 늦게 낚시점에 도착을 하니 형은 아직 보이지 않고 형수가 요리를 하고 있길래 인사를 하니 놀라면서 연락도 없이 어쩐 일이냐고 묻길래 어제 형에게 어쩌면 갈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요~ 하니 그때서야 그랬나요 하며 반겨준다.

식탁쪽에 기름 난로는 모터 소리만 요란하길래 자세히 보니 기름이 없다. 둘러보니 옆 기름통이 보이길래 전원을 끄고 기름이나 넣을 요량으로 기름통을 들어보니 기름이 없다. “형수야 기름 다 떨어졌네~”, “삼촌아 기름 벌써 떨어졌나? 난 기름 떨어진줄도 몰랐네~” 잠시후 형이 나오고 맛깔스럽게 차려진 아침 밥상이 나온다.

먼저 나의 시선을 사로 잡은건 김치다. 2차로 담은 김치라는데 얼마나 맛갈스러운지 더운밥 한공기에 저 김치만 있어도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먹어 치울 맛이다. 그리고 함께 곁들여진 무김치는 사각사각 살 얼음이 얼어 아삭아삭한게 입맛을 자꾸만 끌어 당기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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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봐도 아삭함과 정갈한 맛스러움이 한것 풍기는 우연표 김치

예전엔 저런 김치를 몇 백포기식 담아 불우한 이웃들에게 나눠주고 또 택배까지 보내주었다는데 요즘은 손목이 아픈 근초염인가 때문에 그러지 못한다며 많이 아쉬어 하고 있었다.

그소리 듣고 아무리 맛있었지만 형수야 조금만 담아 주이소~ 하지도 못했다.

이윽고 나오는 볼락~ 시각으로도 즐거운데 노릇느릇한 냄새가 풍기는 후각까지 즐거워 젓가락이 멈출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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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는 노릇한 볼락구이다

방금 구워낸 것이라 카메라 렌즈까지 가득 구이맛이 전해지는 느낌이다

숯불이나 장작불에 구워 먹으면 더할나위없이 맛난 고기지만 허겁지겁 달려온 아침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는 볼락이었다.

조만간 볼락 낚시나 함 가야할텐데......,

느긋한 아침 식사가 끝나고 나니 형수가 향기차 한잔 내 온다. 약간은 싸늘한 공간에 향기가 가득하니 금새 훈훈한 온기가 가득 넘치는듯 하다.

잠시후 인근에 산다는 두 사람이 오고 미리 준비를 마친 우리는 출발을 하려는데 미리 시동을 걸어 예열을 해뒀지만 유리창 가득 쌓인 성애는 쉽사리 이별을 하지 못하는 눈치더니 잠시후 유리가 맑아지며 옅은 아침햇살이 쏟아져 들어온다.

라이에이터가 뿜어내는 더운 열기와 따스한 봄 햇살 같은 태양의 간지러움 덕분인지 나에겐 졸음이 찾아온다. 다른때 같음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로 시간 가는줄 몰랐을텐데 이번에는 꾸벅꾸벅 졸다 아예 잠들어 버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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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항전 바다는 소풍나온 어린애를 흥분시키듯 참으로 고요하였다.

햇살 좋고 바람 좋고 바다 역시 짱이고~

허나 바다는 잠시후 굶주린 허기를 채우듯 바람을 일으키고 파도는 덩달아 춤추고 난리부르스였다.

얼마를 달렸을까? 이미 차는 정박지에 도착을 했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바다는 완전 저수지 마냥 일렁이는 파도 하나 없다. 형이 출입신고를 하고 오고 배가 출항을 하려는데 그때부터 바다는 돌변하기 시작한다. 바람이 불고 파도가 일렁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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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익은 모자이다

바쁘게 온지라 모자를 잊고 왔는데 마침 선실에 모자가 있었는데 아뿔사!

예전에도 저 모자를 쓰고 꼴방을 찼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ㅎㅎㅎ

다음에는 모자를 챙겨오지 않았음 그냥 낚시라도 하여볼 판이다 ㅋㅋㅋ

한적한 아침을 합동호는 서서히 달리기 시작하는데 형이 갑자기 배를 멈춘다. 스크류에 밧줄이 감긴듯 하다.

아니나 다를까 스크류 위 커버를 열고 보니 스크류에 가득 줄이 감겼다. 줄의 굵기가 여러 가지인걸로 봐선 아마도 양식장등에 사용했던 줄을 그냥 바다에 버렸는데 그게 감기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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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류에 가득 감기었던 줄

형은 씨린 바닷물에 손을 담그고 낫으로 저 줄들을 꺼집어 올리며 탄식을 한다.

"바다 사람들이 바다를 더 아끼고 사랑하여야 바다가 더 풍요로울텐데 요게 뭐꼬~"
요 줄들은 쓰레기봉투에 고이 담아 낚시 가게에서 처리를 하였다.


 

형은 근처 부포를 잡더니 손맛에 굶주린 꾼들에게 낚시를 하게 하고는 한참을 차가운 물에 손을 담궈가며 감긴 밧줄을 끊어 내자 그때서야 배는 미끄러지듯 달리는데 파도가 거세지더니 물살이 튀어올라온다. 늘 출항때면 선수(船首)에서 바다를 즐기던 나도 하는 수 없이 뒤쪽으로 피항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장사도를 돌아 설 때쯤엔 거세어진 바람에 파도까지 합세를 했지만 낚시를 못할 정도는 아니어서 조심스레 어탐기로 탐사를 하더니 인근 갯바위 근처에 닻을 놓고 낚시를 시작하는데 조류도 좋고 물색도 넘 좋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도에 배가 요동을 치기 시작하여 가만히 서서 낚시 하기가 힘들어진다. 어쩔 수 없이 닺을 걷어 올리는 도중 옆에 조사님이 씨알 굵은 전형적인 겨울 노래미를 한수 꺼집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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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 며칠전 장사도 인근에서 40급 감성돔을 낚았다며 거기로 갔었더니 아 글씨! 파도가 장난아니잖아

그래서 장사도여 안녕!

다음을 기약하며 좀더 내만으로 달렸었다.

거제 외도를 몇번 구경했던 사람들은 요즘은 장사도에 들린다던데 작년에 들린 장사도는 외도에 비해 실망감은 있지만 오밀조밀한 맛이 나름 있다고 하겠다.

좀더 내만으로 달려 조심스럽게 어탐을 하던 형이 “여긴 고기들이 제법 있네 여기서 하면 손맛 찐하게 보겠다”하며 양 닻을 길게 놓고는 밑밥을 가득 뿌려 집어를 하고 채비를 흘리는데 채비가 들어가기가 무섭게 다들 미끼가 없어진다.

뭘까? 뭐가 입질을 하길래 찌는 미동도 않고 미끼가 없어질까? 하며 열심히 몰두를 하고 있으니 잠시후엔 전방으로 흐르던 물이 배 뒤로 밀려가서 이번에는 채비를 배 뒤쪽으로 흘렀더니 1분도 안되어 다시 전방으로 흘러가고 다시 전방으로 흘리면 또 다시 뒤로 흘러가고 전방에 한참을 찌를 날려 보내도 금방 배 뒤로 밀려오고.....,

오랜만에 낚시 왔다며 구명조끼를 안 챙겨 온 조사님이 배에 있던 주황색 구명동의를 입고 있다가 불편하다며 잠시 벗어둔걸 바람이 어디서 보았는지 금새 알아차리곤 바다에 그대로 날려버려 형이랑 둘이서 열심히 원투를 쳐서 구명동의를 바늘에 걸어 당기며 “손맛 하나는 찐하게 본다”며 열심히 릴링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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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날려간 구명동의를 낚아 올리며 묵직한 손맛을 느끼는 조사님의 막대찌가 즐거워 보였다.

형은 “까탈스런 놈들이네~”라며 막대찌도 더 예민하게 셋팅을 하고는 목줄도 바꾸며 감성돔과의 일전을 준비해 보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따스한 날씨라 좋던 수온이 바람불어 뚝 떨어져 그런지 쉬이 고기들이 얼굴을 비춰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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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순시중인 경비정

그 경비정 위를 날으는 여유로운 갈매기 한마리가 따사로운 오후를 영글게 하고 있었다.

거기다가 바람까지 불어 원줄 관리가 제대로 안되는 지라 최대한 초릿대를 물속에 쳐 박듯이 하고는 뒷줄 견제를 해보지만 까탈스런 조류에 고기 입질은 없고 시야에서 멀어진 막대찌를 감아 올리는 순간 갑자기 돌풍이 불더니 낚시대가 휘청하며 초릿대 끝에 낚시줄이 꼬였는데 미처 그것을 보지 못하고 감는대만 열중하다 보니 초릿대가 부러지고 말았다 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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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솔하게 낚시하다 부러진 초릿대

마음 같아서 그냥 부러진것만 잘라내고 사용하고 싶었지만

아끼는 흘림대라 수리해서 사용하기로 하였다 ㅎㅎㅎ

다음에는 저 녀석이 기록어를 끌어 올릴것만 같은 착각에 ㅋㅋㅋ

지난 겨울에 비상금 털어 산 낚시대라 소중히 사용했었는데....., 가방에서 예비용 흘림대를 꺼내 채비를 교체 하고는 다시 흘려 보았지만 여전히 입질 없기는 매한가지~ 다른 조사님도 겨우 두어번 입질을 받았을까? 혹독해진 바다는 쉬이 가슴을 열어 주지 않는다.

잠시후 형이 라면을 끓여 내 오는데 김치와 곁들여 먹는 라면 맛이란 가히 일품이 아닐 수 없다. 라면 한 젓가락에 김치 큰걸로 하나 골라서 씹어 삼키며 입안 가득 잘 발효된 김치향이 느껴지는 지라 혼자서 유독 김치를 많이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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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의 별미는 누라 뭐래도 요 라면이 아닐까 싶다.

아삭아삭 한 맛의 김치와 함께 먹는 라면~

아무리 매서운 추위도 국물 한그릇 들이키면 힘이 왕창 솟는 선상표 라면!

라면 국물은 차가운 날씨 덕분인지 더 매력적으로 다가와 후루룩~ 불어서 마시는 느낌이란 또 다른 낚시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뜨거운 국물로 인해 뱃속까지 따듯해지고 나니 움츠렸던 마음이 한결 힘이 나는 느낌이다.

잠시후 더 이상의 입질이 없자 다시금 배를 옮겼는데 선상 낚시배 서너척도 바람을 피해 그곳으로 피항을 왔는듯 싶었으나 어느 한사람 입질을 받아 내는 사람이 없는 듯 하다.

슬슬 낚시가 지루해져 갈쯤 옆 조사님 낚시대가 제법 큰 휨새를 보이더니 아차 하는 순간 목줄이 날아가 버린다. 그 조사님은 흥분을 하면서 분명 감성돔 입질이라고 확언을 하는 바람에 다시금 심기일전해서 낚시를 해보지만 다른 사람들은 입질도 없는데 그 조사님은 다시 입질을 받아 올리는데 이번에는 망상돔이다.

난 행여나 수심층이 맞지 않나 해서 손수 만든 12호 수심측정용 봉돌을 바늘 끝에 매달고 수심 체크를 하는데 잠시후 막대찌가 쏭~ 하고 떠 오른다. 바늘 끝에서 수심측정용 봉돌이 빠져버린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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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쓰는 금침 바늘이 감성돔용 4호 바늘인데

어느 조사님이 쓰시다가 배에 두고 간 바늘~

요놈의 바늘로 낚는 고기는 당췌 얼마만한 고기일까?

우리들의 욕심일까?

고기의 탐욕일까?

잠시후 그 조사님 또 한번의 입질을 받아 올리는데 또 망상어다. 그 후론 바람이 더 불어 난 낚시대를 접고 선실에 들어가 그대로 누워 잠들어 버렸는데 얼마쯤 잤을까? 육지에 다 왔다며 깨운다.

낚시점으로 돌아오는 길도 봄날 닭병 걸린 것 마냥 내내 졸다 깨따를 반복하며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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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으로 쓰던 파우더 뒤쪽에 낚시에 도움 될만한 내용들이 있었다

나도 이번에 처음 보고 놀랐는데......,

행여 아직도 파우더 뒤쪽 안보신분들이 있음 한번쯤 눈여겨 볼만하다 하겠다.

가게에서 손이라도 씻을 요량으로 가게 안쪽에 딸린 수도에 쪼그려 앉아 있으니 아들인 현준이 녀석 산적삼촌 냄새가 난다며 용케도 찾아 내길래 꼬옥 안아주며 머리 쓰다주고는 간다는 인사를 끝으로 운전하고 오면서 삼천포에 들려 횟감이라도 좀 사갈까?라며 생각을 하다가 그냥 집으로 들어서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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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요즘 조사님들의 요구가 빗발쳐 저부력찌를 틈틈히 만드는 중이었다.

오동나무들이 새악시 같은 물감을 바르고 단장을 하고는 바다를 두둥실 두리둥실~

형은 좀더 예민한 그리고 좀더 시인성이 좋은 수제찌를 만든다고 이것저것 궁리가 많단다~

다른 때 보다 일찍 집으로 들어서니 Wife 왈 “뭐좀 낚았나요?”하며 보조 가방을 열어보며 반기는 폼이 “내 생일인데 횟거리라도 좀 낚아 왔냐?”라는 늬앙스가 풍기는 것 같아 약간 움츠려 드는 느낌이었으나 “간만에 바닷 바람도 좀 쐬고 맛난것도 먹고 왔으니 되었제”로 응수를 하고 말았다.

저녁을 먹고 나서 Wife 생일인데 딱히 해준것도 없고해서 설거지를 해주고나니 좋아라 하더니 모임이 있다고 나선다. 잠시 자리에 누웠다가 시내에 나서 손지갑 하나에 봄의 향기가 유독 강한 후레지아꽃 몇 묶음 사고나서 집으로 오려는 순간 운전석 뒤쪽 문 아래쯤에서 찌~이익 소리가 나길래 후다닥 멈추고 확인을 해보니 깨어진 보도블록 턱 받이가 밖으로 약간 돌출이 되어 있었는데 거기에 제법 긁히고 말았다.

그러고 보니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이 영상처럼 스쳐가며 속된 말로 제수 옴 붙은 날이었나 보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벽에 개똥을 밟았고, 낚시가서 입질 딱 두 번에 초릿대 부러졌고, 시내 나왔다가 차 긁혔으니 이렇게 재수 없는 날도 있었단 말인가 싶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새벽 산기슭 돌아갈 때 살얼음 위에서 그렇게 미끄러지면서도 아무일 없었던건 내 운수가 그나마 좋았던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이 추위에 바다업을 하고 사는 선장님들은 바다가 원망스러울것이고 또 출조를 못하는 조사님들은 손맛이 근질근질 할텐데 얼릉 봄내음이 산들산들 바다를 타고 올라 바다가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

근데 그 좋던 바다들도 왜 내가 가는 날은 유독 심술이 심한가 모르겠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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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댓글
1 박따구리 13-01-30 14:40 0  
우여곡절이많았던 하루셨네요^^항상재미난조행기 잘보고있습니다 안낚하시구요~~
1 산적되고싶어 13-02-03 13:40 0  
박따구리님!
우여곡절도 잼난 추억으로 남고 말았네요 ㅎㅎㅎ
조행기도 아닌 조행기를 조행기랍시고 올렸는데 ㅎㅎㅎ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한 출조길 되세요
한번 맺은 인연~
꾸준히 변함없이
이어 가시는걸 보니
참으로 보기가 좋습니다.
낚시인이라면 조황을 찾아가기 마련인데
조황이 있으나 없으나
꾸준한 모습에 저는 미소가 지어지네요.
초리대 수리 잘 하셔서
대물 손맛 꼭 보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66 산적되고싶어 13-02-03 13:42 0  
김해장유아디다스님!
불교 신도는 아닙니다마는
이승에서 한번 만나는 인연이 만들어기전까지 전생에서 억겁의 시간들이 있었다지요
쉽게 맺는 인연도 아니지만 또한 쉽게 끊는 인연도 아니고 싶네요 ㅎ
혼자 개똥철학인지는 모르겠지만요 ㅎㅎㅎ
초릿대가 이번에 일 저질렀으니 다음엔 진짜 일 저지러질 않을까요?
그때까지 줄기차게 달려보겠습니다
34 노스윈드 13-01-30 20:46 0  
보리수나무가 저런 열매를 맺는 군요.
남해의 막대쩨에 매료되어 한때는 8,90cm의 장대찌를 사용한적도 있지요.
그런데 재료가 오동목 이군요.
저는 부들을 이용했는데.
34 산적되고싶어 13-02-03 13:46 0  
노스윈드님!
보리수나무를 시골에서는 뽈똥 나무라 하지요
원래 재래종은 열매가 작은데 이건 개량종이라 열매가 큰 편이지요
막대찌는 시인성도 좋고 또 멀리 장투 날릴 때 좋아 요즘은 많이들 사용하는 추세인가 봅니다
형이 만드는 막대찌는 전량 오동나무로 만들어 일반 부들이나 갈대찌보다 더 보관성과 물에 대한 저항성이 우수하더군요
오시는 분들도 가끔 그런 소리를 하였구요
그리고 여기서 만드는 찌들도 길이가 84~87cm급은 됩니다 ㅎ
막대찌가 주는 짜릿한 손맛 많이 즐기시기를~
59 폭주기관차 13-01-30 23:47 0  
한겨울에 보리수의 빨간 열매를보니
탐스럽게 생겻내요.^&^
오랫만에 산적님 조행기를 접하내요.

동안 많이 바쁘셧던듯 합니다.
간만에 나선길,,,대상어 손맛이라도 보시고
몇마리 챙겨가셔서 사모님 생일상을 차리면
아주 좋았을텐데...아쉽내요.

잘 보았습니다.
다음 출조길엔 대물 하세요.
59 산적되고싶어 13-02-03 13:51 0  
폭주기관차님!
보리수 열매는 예전 봄에 찍어 둔것입니다
ㅎㅎㅎ 술 좋아라 하시는 분들은 술로 담아 이쁜 빛을 내곤 하던데.....,
대상어는 늘 날 싫어라 하는가보더라구요
그렇게 좋은 날씨도 내가 가면 날궂이를 하고요 ㅎ
다음에는 근사한 놈으로 한방 찍어서 올리겠습니다
늘 손맛 짠한 출조길 되시길~
10 바다사냥꾼 13-01-31 10:22 0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볼락 사진을 보니 저절로 군침이 도네요 ㅎㅎ
밧줄을 보니 .... 안타깝네요 ..
바다에 쓰레기가 좀 사라졌으면...ㅠㅠ 하는 개인적인 바람입니다
다음출조엔 꼭 손맛 입맛 보시길 ^ㅡ^
올한해 어복가득하시고 안낚하시길 빌겠습니다^^
10 산적되고싶어 13-02-03 13:54 0  
바다사냥꾼님!
볼락은 참 멋진고기인것 같아요
손맛도 좋고 마릿수도 어느정도 보장이 되니깐요
노릿노릿하게 구워진 볼락은 감성돔 보다 더 맛나곤 하지요
그래서 가끔 볼락출조를 다니곤 한답니다 ㅎ
바다사냥꾼도 행복한 시간들되세요
1 묵직한손맛 13-01-31 12:31 0  
글을 읽는 내내 조금은 씁쓸한 기분이 들기도 하는군요.
작년 초가을쯤인가 매물도로 출조를 가는도중에 잘 달리던 배가
갑자기 서 버리더군요.
선장님이 급하게 다시 시동을 걸어보지만 걸면 끄지고 다시 걸면 끄지고 하여
선장님께서 이상하다 하면서 스크류부분이 있는 뚜껑을 열어보니.....
진짜 황당 할정도로 줄을 감고 있더군요.
그날 같이 출조한 지인과 형님 총4명이 붙어서 낫으로 2시간 가까이 짤라보았지만
도저히 안되더군요.
겨우 어느정도 배가 움직일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서 다시 회항했던 생각이 납니다.
배는 자꾸 갯바위쪽으로 붙는상태고 줄은 안 끈어지고 배는 움직이도 않고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하고 황당했던 생각이 듭니다.
낚시꾼도 문제지만 주업으로 하시는 배선주님들도 문제라고 봅니다.
나 하나쯤 괜찮겠지 안이한 생각...그 한사람이 백명이 될수 있고 천명이 될수 있다고 보면
바다는 그냥 쓰레기장으로 변할거라 생각이 드네요.
산적님! 좋은 그림과 함께 글 잘 보았습니다.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건강하세요.
1 산적되고싶어 13-02-03 13:57 0  
묵직한 손맛님!
대명처럼 묵직한 손맛보시길 바랍니다.
스크류에 줄이 감겨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었군요
저도 예전에 그런적 있었지요 ㅎ
그때 저는 닺을 내렸는데 물살에 자꾸 떠밀려 내려가 진짜 혼줄이 난 기억이 있습니다
바다를 업으로 하시는 분들이 바다를 더 아껴야 풍성한 미래가 있을텐데 간혹 마구잡이로 버리는 분들이 보이기도 하여 안타깝기도 하지요
늘 즐거운 출조길 되시길 바랍니다.
1 캐치앤릴리즈 13-01-31 12:41 0  
한편의 낚시 수필 잘 읽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1 산적되고싶어 13-02-03 13:58 0  
캐이앤릴리즈님!
바다낚시보다 민물낚시에 꽤 잘 어울릴 대명인것 같습니다
작은 고기를 낚으면 방생하는 즐거움도 누려야 하는데 쉬이 그러지 못하는것 같아 약간 부끄럽기도 하네요
그리고 낚시 수필 같다는 과찬은 너무 고맙습니다
멋진 시간들로 충만하시길 바랍니다.
1 재워니 13-02-03 10:23 0  
보리수 열매가 탐스럽네요
한편의 잔잔한 글 잘봤습니다.
1 산적되고싶어 13-02-03 14:00 0  
재워니님!
보리수열매 맛나지요 ㅎ
잘 익은 보리수 열매 한 입 가득 물고나면 그윽한 자연의 향까지 느껴지는 것 같지요
졸필을 이렇게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늘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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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 12:00 ~ 1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