뽈사모의 금오도 정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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뽈사모의 금오도 정출

G 6 2,016 2003.11.10 23:26
한 달전에 공지되어 간다, 못간다로 많은 회원님들의 애간장을 태우고도 부족해서
주간, 월간, 장기예보까지 무려 또 한달을 일기예보만 쳐다보며 기다렸던 금오도 정출!
섬의 지형이 큰 자라를 닮았다고 해서 유래된 섬. 전남 여수시에서 거제 해금강까지
지정된 한려해상국립공원인지, 전남 홍도에서 신안군, 진도군, 완도군, 고흥군 등을
거쳐 여수시 돌산읍에 이르는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인지 헷갈리는 섬. 해조사님이 태
어나셨을때 천사들이 날아와 아기 해조사님 탄생을 축복했다는 그 섬. 그 섬 한자락에
야외음악당인지 야외목욕탕인지 너무 유명해서 "신의 축복과 용왕님의 윤허가 아니고선
입도가 불가능하다"는 억설마저 신비롭게 들리는 그 섬을 바라쿠다님의 배웅과 해조
사님의 마중속에 여수에 도착하였다.

난 저렇게 못 산다. 나이도 나이거니와 천리길을 마다안고 달려와서 금오도 갯바위에
내려주고 다시 천리길을 돌아가신 반쪽바늘님! 연인사이도 아니고 부자지간도 아닌
데 무엇이 그 먼 길을 쉬지않고 달려오게 하였을꼬?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내 빈머리
자락엔 "그냥 보고싶다"라는 말 외에는 달리 이유가 없지 않을까? 아마도 반쪽바늘
님의 千里馬만 주인 잘못만나 하룻밤새 이천리를 넘게 달렸으니 애마만 불쌍쿠나!
돌아기시거든 애마에겐 삼일간의 휴가와 수안보온천 하루이용권, 근육이완제 한 알로
당분간 쉬게 하심이 가한줄로 아뢰오!!

갓김치로 유명한 돌산도에 들어서자 "차가 다닌는것을 보니 실리도보다는 크네!"하시
는 또랑낚시님의 농담과 차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그림같은 어촌마을을 감상하면서
"저기 작은 섬에 별장 하나 지어 눌러 앉았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그릴 즈음 우리
가 탈 배 "한바다호"가 놓여 있었다. 이건 낚시 짐이 아니야! 이사 가는거지. 왠 솥에
50인분 가스통, 그리고 멧돼지 바베큐용 석쇠판….짐을 너무 많이 실은 관계로 선수
(船首)가 눌러 앉은 배는 제속도를 못 내고 금오도로, 금오도로…..

오른쪽엔 개도, 왼쪽엔 화태도와 월호도를 벗어나자 멀리 앞쪽에 자리잡은 금오도의
자라가 왼손을 흔들며 나를 반긴다. 나로도를 바라보는 서쪽 등대를 지나자 마음에
드는 직벽지형이 있는구나. "저기 함 내려보면 좋겠네"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 절벽에
흰 페인트로 적어놓은 여섯글자가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구나. "낚시금지구역"

기상조건이 여의치 않아 야외음악당을 포기하고 마당바위에 배를 대고 짐을 내렸다.
한바다호가 토해내는 끝없는 짐을 다 내리고 아쉬운 반쪽바늘님만 태워 돌려보내는
금오도 눈썹엔 소리없는 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담에 만날땐 꼭 날밤까기입니다.
악기하나 다룰줄 모르고, 노래도 자신없는 내 처지를 돌아보건데 음악당 보다는 마당
바위가 휠씬 낳다. 밤이 되어 매화와 천국이가 춤을 출때쯤 노래라도 한 곡조 뽑으라
는 지엄한 명령이 상부에서 떨어진다면 낭패가 아닌가! 여긴 음악당이 아니니까
그런 일은 없을끼고. 특히나 마당바위엔 공주님, 살감모님외엔 마당쇠들이 지천으로
깔려 있지 않은가?

해조사님이 준비하신 잘 익은 갓김치와 살감모와 공주님이 손수 퍼주시는 밥 한그
릇을 후딱 해치우고 보니 어둠은 벌써 우리를 감싸안았고, 가랑비에 젖은 옷은 쌀
쌀한 한기를 품어내고 있었다. 비 피할곳을 찾아 장비를 챙겨두고 바위에 걸터앉아
캄캄한 밤바다를 보았다. 지난 한달을 무지 힘들게 보내고 급한 일은 정리가 다 된
뒤에 오는 편안한 출조의 그 기분이란 사람의 마음을 정말 가볍게 만드는 것 같다.
애창곡 "밤배"를 한 번 읇조리고 뒤를 돌아보니 "마루"님이 비를 맞고 우두커니 서
계신다. 텐트준비를 안했고 그렇다고 아무텐트나 들어가기가 조심스러우셨나 보다.
얼른 싸부님을 찾아 마루님을 모시고 나니 마음이 가볍다.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처음엔 매화만 춤을 췄다. 해조사님이 틈틈이 안주를
치니 구경꾼이 하나 둘 늘더니 취기가 오른 천국이가 술기운을 못이기고 춤을 추기
시작했다. 비오는 날 둘러앉은 뽈님들의 환호에 매화와 천국이는 마당바위 위에서
얼큰하게 "마당놀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구경꾼의 열기가 더해지자 녹자가 흥에
겨워 대나무를 끌어안고 야시꾸리한 쇼를 하기 시작하자 뽈님들의 눈이 충혈되고
혀가 살살 꼬이고, 발음이 부정확하게 들리고, 뭔가 재밋는 얘기가 오가면 목젖의
반동을 이용한 음식물이 상대편 얼굴사이로 날아다니는 불상사가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까진 다 좋았다. 매화와 천국이의 춤과 마당놀이도, 녹자의 야시꾸리한 쇼도
친하게 지내다보면 오버할때도 있다. 그런데 몸을 제대로 가누지도 못하는 김홍주.
자기 나이는 올해 사십(40℃)이라나. 자기 집에서 담았다는 이상한 술로 연세 많으
신 또랑낚시님, 오미오님, 마루님, 물찬제비님을 눕히는 분개스러운 만행을 저질렀
다. 다음 출조에 김홍주 그사람은 안부르면 좋겠다.

따뜻한 사람들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열 두시가 넘어 자리를 파했다. 밤새워 낚시할
만한 자리를 찾아 전자찌를 띄워놓고 언제 또 올지 모르는 금오도 갯내음을 폐속에
가득 담았다. 세상이 죽은듯이 고요한 새벽 두시경, 난바다쪽으로 흐르던 전자찌가
별똥별처럼 사선을 그리며 사라진다. 챔질후 낚시대를 세웠다. 꾸우욱 차는 힘이
드랙을 역회전을 시켜 드랙을 약간 조일려고 손을 갖다대는 순간 목줄 중앙이 여에
쓸려 터지면서 아쉬움과 허전함이 가슴속을 파고든다. 밑밥을 몇 번 주고 다시 그
자릴 노려보지만 손바닥만한 상사리만 몇 수 올라온다. 볼수록 이쁜 참돔의 자태때
문에 '미녀사냥꾼"이라고 닉네임을 만들지 않았던가? 아쉽다. 다음 기회에…

오전 열시 반경. 짐을 챙기는 뽈님들 사이를 오가다 난 들어서는 안되는 공주마마의
비밀을 듣고야 말았다. 짐을 챙겨 내려가는 공주님의 낚시가방에 달려있는 펑키헤어
스타일의 인형을 보며 냉장고님이 한 마디 하신 모양이었다. 이쁜인형도 많은데
어쩌구 저쩌구… 그러자 듣고 있던 공주님의 신경질적인 언성이 날라왔다.
"내 컨셉이 미친년이다. 왜?" 아이고 차라리 안들었으면 좋았을것을. 마냥 고귀한
공주님이라고 생각했을낀데…….

비닐로 싸고 스치로폴통에 담아 따뜻했던 한그릇 밥과 잘 익은 돌산 갓김치. 금오도
에서 한 밤중에 공수된 농어. 새벽녁에 일어나 아침 백숙 준비. 끝까지 남아 텐트며
침낭이며 다 챙겨놓고 큰 비닐에 쓰레기까지 다 챙기신 해조사님! 결국 낚시가방에
서 낚시대 한 번 못 꺼내 보셨습니다.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가슴깊이 감사
함을 이렇게 글로 전합니다. 그리고 해조사님과 가정에 행복한 일들로 가득하시길
기도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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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댓글
G 여수상규 03-11-11 03:13
무척 즐거운 하루셨겠내요 ^^*
낚시란 때론 인생을 논하는 회의장이나 다름없을때도 있지요...
짠내음을 맡으며 아무리힘들고 피곤해도 뒤돌아보면 한컷의 사진처럼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 순간을 늘~ 그리워하는 낭만파들......
G 더불어정 03-11-11 11:43
<낚시=레져>라는 사실을 실감케 해주는 글이군요!
큰고기와 많은 고기 잡는 것을 목표로 착각하는
많은 낚시꾼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항상 여유로움이 험한 인생에 윤활유 역할을
해 주리라 생각됩니다.
G 미녀사냥꾼 03-11-11 12:53
오랜만에 뵙는 닉네임이네요. 잘 지내셨읍니까? 여수상규님, 더불어정님. 특히 더불어정님의 좋은 글귀 많이 읽었습니다. 저희 뽈사모 홈피만 매일 들락거리다 보니 인낚에 모처럼 들렀습니다. 시간
나시면 저희 홈피에도 놀러 오시지요(inkugi.hompy.com) 윗 글중에 지난 토요일 정출지는 마당바위가 아니라 금오도 야외음악당이라는 사실을 뒤에 알았네요. 그럼 다음에 갯바위에서 같이 서는 날을 기다리며......
G 여수바다사랑 03-11-12 13:01
여수바다사랑 입니다..그날 너무도 고생들 많이 하셨습니다...
비가 내려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즐거운 정출이 되었다니
너무도 다행이군요..
무사히 사고없이 정출을 마무리한걸 감사 드립니다..
근데 출수하고 뒤풀이 준비까지 해놓았는데 들리시지도 않고
너무 서운하더군요..
다음을 기약하며 ~~~ 여수바다사랑
G 미녀사냥꾼 03-11-12 15:01
"바다사랑"이라는 상호가 너무 맘에 듭니다. 한꺼번에 너무 많은
분이 오셔서 누가 누군지 헷갈리시죠.다음에 해조사님 보고 싶어
여수 들리는 길에 꼭 찿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배편이며
밑밥이며 신경 써 주신것 참석하신 모든 분들이 감사하게 생각합
디다. 낚시보다 바다를 좋아하다보면 또 뵈올 날이 꼭 있을 것이
라 사려됩니다. 뒷풀이까지 생각해 주셔서 감사하구요. 그건 다음
만남을 위하여 남겨 놓을랍니다. 바다관련 사업이라 힘드시더라도
친절과 성심을 다하는 그 마음 지속하신다면 바다사랑님을 찾는 고객은 앞으로도 많을거란 생각을 하면서 이만 접습니다. 건강하시고
사업 번창하십시요.....
G 갯바위사랑 03-11-13 02:38
고맙습니다..바다사랑님~

해조사님이랑 바람피로 ?..??갈때면..^^

들리지요..

사업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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