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부럽고 멋지십니다.
열기 올해는 제대로 한번 못 나가봤네요.
줄 한번 태우러 가야할텐데..ㅎㅎ
수고하셨습니다.^^
이제는 자꾸 무서워 집니다..나이가 들어 갈수록 뮤서워 지나 봅니다...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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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신만고끝에 올라온 한 마리 달랑, 서이말등대 옆에서.......]
얼마만에 찾아 온 오늘의 낚시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시간을 보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굳은 결심을 하고 매물도로 향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임선장과의 작별인사를 뒤로 하고 남쪽으로 달렸다
해금강이 눈 앞에 다가오고 내 마음은 약해지기 시작한다.
몇 년 전에 해금강 앞에서 열기를 많이 잡던 생각이 발길을 붙잡는다.
[거제 해금강이 눈에 들어온다. ]
잠시 담궈 보고 가자...........
시간은 흐르고 채비에 진동은 없고 , '혹시나' 하고 또 배를 돌리고 또 내리고를 여러번,,,,,,,,,
이상하리만치 입질이 없다.
'이러다가 매물도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우려감이 온몸을 엄습한다.
'아이고 무시라 , 그러면 안 되지.............'
혼자서 위로도 해 가며 외도를 지나고 다대를 지나고 손대를 지나 달리다 보니 눈에 확 들어오는 광경에 내 눈은 뚱~그레지고 말았다.
시야를 가득 메우는 거기는 바로 어유도 앞의 많은 낚싯배들이다.
'옳다구나. 오늘이 바로 어유도 시즌이구나. '
가슴이 두근거리기 시작한다.
작년에 낙원과 함께 어유도 앞에서 열기로 각자의 쿨러를 채운 곳이 바로 어유도니까.
[어유도 앞의 많이 모인 외줄낚시배들,]
가 보니 낚시점에서 나온 손님 태운 배들과 어민이 뒤섞여 서로 포인트 차하려고 배질이 바쁘다.
그 중 진해 모닝 낚시점에서 나온 배도 보였다. (아래사진 오른쪽 청색 배)
진해에서 한 사람 당 10만원 받고 태워 나와 여기까지 온 것이다.
그런데 한심한 생각도 들었다.
기왕에 먼 곳 까지 올 바엔 구을비나 홍도쪽으로 가면 조과가 더 좋을텐데,....... 겨우 이곳 어유도에 오다니,,,,,,,,
(나중에 집에 와서 조황을 뒤져 보니 내가 오후 2시 반 부터 6시 까지 잡은 양의 1/5정도밖에 되지 않았음.)
[배들끼리 경쟁하듯 여기저기서 열기를 히트하고 있다]
이곳 어유도에 도착하니 어느 덧 오후 2시 반이다.
아침에 8시에 배로 천성을 출발하였는데 목적지인 이 곳에 바로 왔어야 했었단 후회가 가슴을 짓눌렀다.
나도 서둘러 포인트를 찾고 채비를 내리니 입질이 온다.
수심 65m , 상당히 깊은 곳이다.
내가 7여 년 전에 고무보트 타고 이 지점으로 보이는 곳에서 신발작 왕열기를 낚아 본 바로 그 지점 비슷한 곳이었다.
가왕도와 어유도의 거의 중간 지점인 듯하다.
오늘 오전 내내 잡은 것이 고작 5마리인데 드디어 입질다운 입질을 받으니 심장박동이 빨리진다.
별로 크지 않은 씨알이지만 겨우 5마리 줄을 타고 올라오는 열기가 반갑기 짝이 없다.
그러나 내가 열기 줄태우는 것을 본 배 한 척이 내 옆으로 와서는 포인트를 차지해 버리고 나니 나는 밀려나는 신세다.
바로 열기 전생터 같다.
이러다가 안 되겠다 싶어 나만의 포인트 어유도 바로 앞으로 달려갔다.
채비를 내리니 10초도 안 되어
'우두두둑!!!!!!!!!!!!!'
올려 보니 9마리가 조롱조롱 매달려 있다.
'역시 내 포인트는 살아 있었구나!'
그때부터 담그기만하면 15개 짜리 채비에 10마리 안팍으로 줄줄이 사탕이다.
그때 또 큰 배 한 척이 내 옆으로 다가왔다.
진해 대성낚시배다. 사람도 많이 태우고 왔다.
내가 하는 포인트 바로 옆에서 또 배질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
나와는 불과 30미터 밖에 안 떨어져 낚시를 하는데 그 쪽은 나보다 씨알이 잘다.
완전히 젖열기랄까.
나는 중치급과 젖열기가 섞여 올라오는데.........
이것이 바로 포인트의 차이인가 보다.
몇 번이고 배를 돌려 담그기만 하면 서로 경쟁하듯 줄을 타고 올라오는 열기들.......
정말 오랜만에 신이 났다.
한 달 동안 곰팡이 피던 손맛이 이제는 지가 내린다.
추위와 또 대를 잡은 손가락이 굳어져서 지가 자꾸 내린다.
입질이 오면 일단 배를 돌려서 진해 대성낚싯배를 등지고 열기를 물 속에 잠긴 채로 한 마리씩 살짝살짝 배 바닥에 내려 놓았다.
계속 올라오는 열기는 식을 줄을 모른다.
어유도의 열기밭의 특징은 바닥의 여가 세지 않다는 것이다.
거의 너레바위 수준이랄까 .
그런데도 열기는 많다는 것,
정말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5시가 되니 대성 낚싯배는 철수를 한다.
그 후로 나는 입질이 올 때까지 계속 낚시를 했다.
입질은 계속되고 대 여섯마리씩은 계속 올라온다.
6시가 되니 해는 떨어지고 어둑어둑해지는데 따문따문 올라오는 열기도 뜸해지고 낱마리가 올라오는 정도다.
나도 철수를 하기로 하고 매물도 당금마을로 가기로 했다.
이제 오늘 낮낚시는 끝을 맺고 쿨러를 보니 한 쿨러 꽉 찼다.
물론, 밑에 얼음과 반찬이 들어 있지만,,,,,,,,,,,,,,
매물도 당금마을로 가니 신경쓰고 복잡했던 마음이 가라앉는다.
당금마을은 적어도 나에게는 우선 친근하고 온화한 마음에 어릴 때 살던 옛고향 같은 동네다.
매물도를 수 십 번 왔지만 언제나 나를 포용해주는 당금마을의 분위기가 그렇게 느껴지는 거다.
그 이유로 우선 이곳에는 나의 무료 호텔(?)이 있다.
매물도는 밤볼락 낚시 때문에 내가 자주 찾던 곳인데 발렌타인호라는 배의 선실이 바로 나이 무료호텔이기 때문이다.
물론 선장과는 많이 친해진 사이이기에 맘 놓고 숙박을 할 수 있다.
밖에는 바람 불고 엄청나게 추운데 선실에 들어가 침낭속에 들어가 자면 조금도 한기는 느낄 수 없었다. (바쁜 마음에 사진을 못 찍어 왔네요.)
오늘은 아침도 거르고 점심도 거르고,
그런데도 크게 배가 고프지는 않다.
어제 이웃집 낚시꾼이 잡아 온 감성돔과 열기회를 잔뜩먹고 잤더니 소화도 덜 된 상태라 그랬나보다.
이제 저녁식사를 해야한다.
밥을 열어보니 추위에 밥이 굳어서 돌덩이 같다.
가져 온 재첩국을 끓여 밥과 함께 국밥을 만들어 가져온 김치로 간단히, 또 든든히 배를 채웠다.
[매물도에는 수도시설과 함께 식탁도 있답니다.]
드디어 기대해 온 볼락을 치러 가야 한다.
매물도엔 내가 고무보트 시절부터 보트로 볼락 치느라 구석구석 일주를 여러 번 하였고 어느 홈통에서 볼락이 잘 되는지는 이미 훤하다.
매물도 동쪽의 수심 깊은 직벽 홈통으로 가 보았다.
며칠 전에 만들어 둔 뱃전에 장착한 초록색 엘이디 집어등의 위력을 테스트 하고 싶은 마음에 서둘렀다.
역시나 뱃전 집어등의 효력은 뛰어났다.
불도 밝으니 잘잘한 멸치가 뱃전을 포위하였다.
그런데 왕볼락의 소굴에 왔건만 볼락은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역시 이 곳 매물도는 3월이 제철인가 보다.
욕지도와는 완전히 성질을 달리함을 새삼 느꼈다.
15m 바닥가지 채비를 내리니 꺽더구가 한 마리씩 묵직하게 털털거리며 올라온다.
집어등 아래로 바글거리는 불과 5cm 안쪽의 멸치새끼들을 뜰채로 퍼 담으니 제법 두 홉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이것으로 볼락낚시 미끼나 열기낚시 미끼로도 최상이 될 듯하였다.
집에 냉동실에 얼리기로 하고 담아두었다.
포인트를 옮겨 갔더니 거기에는 또 학꽁치들이 배 주위로 바글거리고 분주히 움직인다.
또 뜰채로 10마리쯤 떴다.
어유도 볼락 포인트로 가 보고 낮에 열기낚시했던 포인트에도 가 보았으나 밤볼락의 얼굴은 전혀 볼 수 없었다.
어느 덧 시간이 밤12시를 넘기고 있었고
하는 수 없이 당금마을 호텔로 갈 수 밖에 없었다.
요즘 계속되는 불면증은 오늘 외박에서도 나를 잔뜩 괴롭힌다.
몸은 피곤하고 나른한데 정신이 깨어있는 것이다.
언제나 이 불면증을 이길 수 있을런지.........
늦게 잠을 들었지만 눈을 떠 보니 벌써 날이 훤히 새고 난 뒤였다.
바쁘게 밥을 챙겨먹고 배를 몰았다.
계획은 등여로 가서 낚시할까 했는데 어유도에서 마릿수가 많고 보니 멀리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금마을을 뒤로 하고 ]
우선 마을 앞의 어초를 뒤지기로 했다.
아무래도 어초는 씨알이 좋기 때문이다.
어초에서 두 시간 정도 시간을 보내고 나니 굵은 씨알을 열 마리 정도 잡긴 했으나 포인트 안착시키는데 너무 힘이들고 시간이 많이 걸렸다.
어유도 앞에서 했으면 벌써 반 쿨러는 잡았을 것 같기도 했다.
어유도로 뱃전을 돌렸다.
역시 어유도는 날 배신하지 않았다.
어유도 갯바위에서 100m 정도 떨어진 곳이 내 냉장고 포인트인데 낚시를 하다 보니 200m 떨어진 곳에서 어선 한 척에서 열기 줄을 태우는 모습을 보았다.
'아하, 저기도 포인트구나...'
하고는 바로 그 쪽으로 가서 대충의 자리를 잡아 담궈보니 수심이 무려 73m나 나온다;
이 부근의 열기 포인트 중에서는 최고의 수심이다.
그런데........
봉돌이 바닥에 닿자마자 바로 '와다닫다다닫다다 ............ '
대 끝이 정신을 못차리고 춤을 추고 있다. 그것도 한참 동안이나.
올려보니 이 번 출조에서는 가장 큰 사이즈로 13마리나 줄을 타고 있는 것이다.
이 후,
계속해서 10번 정도 담그기만 하면 줄 타고 또 올리고......
한 참을 그러더니 서서히 입질이 뜸해지고...........
내가 몰살을 시켰나?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3시다.
철수하는 길에 한 곳 , 어제 처음 낚시했던 자리로 가서 담궈 보니 그 곳 역시 입질은 이어지고 서 너 번 줄 태우고는 서산으로 떨어지는 해가 두려워 마음이 급해지고 결국 철수하기로 했다.
이틀동안 잡은 고기를 정리했다.
쿨러 속의 얼음을 제거하고 담으니 한 쿨러와 반 망태기다.
내가 낚시한 열기낚시 중에 최고의 양을 기록하게 되었다.
물론 이틀동안 잡은 것이지만.,......
만약 어제 아침에 바로 이 곳으로 와서 맘 먹고 포인트를 알고 낚시를 했다면 3쿨러는 넉근히 잡았을 듯도 하였다.
4시 12분에 철수,
지금부터 1시간 30분을 배로 열심히 달려야 한다.
막막하기도 하고 혹시나 엔진에 이상이라도 생긴다면,,,,,,,,,,,,
이런 저런 걱정을 머릿속에 품고 열심히 달렸다.
약간의 파도 외에 바람도 별로 없고 배질하기 너무 좋다.
흐뭇한 마음에 훈훈함이 더해지고 달리는 뱃길도 즐겁기만 하다.
손대를 지나고,
해금강이 보이고 촛대바위(모녀바위?)가 망부석처럼 남쪽을 향해 기도하는 듯하다.
거제 외도가 눈 앞에 들어오고.........
지심도가 코 앞에 펼쳐지네요.
동백나무 숲으로 덮은 지심도 안쪽으로 배를 달리니 옛날보다 깔끔하게 꾸며놓은 모습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관광객이 많이 찾다보니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가 보다.
또 한참을 달리다 보니 드디어 아주 멀리에서 거가대교가 눈에 잡힌다.
희망봉을 돌아나오듯 도착지점이 다가온다는 희망을 갖고 지루함을 참을 수 있었다.
차로 통영에서 집까지 2시간 20분에서 차가 막힐 때는 5시간도 차를 몰았지만 지루한 지는 몰랐는데 혼자 배로 한시간 반 거리도 무척 지루한 건 왜일까?
옥포 조선소를 지나다 보니 해가 서산에 걸리고 해거미도 꼬리를 감추고 있고 곧 어두워진다는 두려움이 엄습하는 순간 시동이 꺼진다.
45리터 기름통이 앵꼬를 기록한 것이다.
다시 한 말을 보충하였다.
어제 밤에 볼락낚시 한다고 돌아다니고 또 매물도까지 오는 도중 중간 중간에 낚시 시도를 하지 않고 바로 달렸다면 아마 기름 한 통(45리터) 만으로 이틀 외줄낚시 하고 오면 딱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연비를 계산해 보니 2.57km/L 가 나온다.
이 연비는 아침 8시부터 밤 12시까지 시동을 끄지 않고 달리다가 포인트에서 배질한 것과
다음날 아침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계속 시동을 켜 놓은 상태로 측정된 것이니까 27시간 계속 시동을 끄지 않은 상태로 계산한 연비이다.
아마 달리기만 한 것으로 계산하면 연비가 3km/L 는 충분히 나올 듯 하다.
과연 연비는 대단히 좋은 이텍엔진인 것이다.
나는 다음에 배에 엔진을 달더라도 이텍엔진을 달 것이다.
해가 지고 날이 어두워 오는데 북서풍이 점점 기세를 더해 온다.
바람이 세어 파도에 물이 튀어오른다.
손도 시렵고 해서 주머니에 휘발유 포켓손난로를 오늘 아침에 켰는데 주머니에 넣고 손 시려울 때마다 잡고 있으니 너무 따뜻하고 좋다.
이 손난로는 테스트해 보니 36시간 동안 따끈따끈한게 낚시하는데 추위에는 아주 좋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되었다.
2년 전에 사 놓고 한 번도 안 쓰다가 이번에 첨 써 본 것이다.
양지암을 돌아 거가대교가 보이지만 한참을 달려서야 가덕 거가대교 휴게소가 앉아있는 천성마을에 당도하게 되었다.
천성마을의 가로등이 불을 밝혔다.
저녁 5시 53분에 도착하였다.
그러니까 매물도에서 이곳까지 논스톱으로 오는 데 1시간 35분 정도 걸린 셈이다. (사진 찍고 담배 문다꼬 배 세우고 또 시동 꺼져서 시간 보낸 것 빼고.)
천성마을의 동네로 돌아드니 마을이 너무 정겹게 느껴진다.
우리집에 다 온 것 같은 느낌은 바로 희열이었다.
혹시나 엔진이 고장을 일으킬까 노심초사한 것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6시 10분에 배를 올리고 즐겁게 집으로 향해 고고.
배를 혼자 정리하는데 15분 정도밖에 소요되지 않은 것이다.
어두워서 물론 배 청소는 하지 않았다.
급하게 하느라 문제가 발생했다.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문제.........(이 이유는 아래에 있는 글 읽어보면 알아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에 녹음시켜 둔 음악이 흥겹게만 들리고......
서부산 톨게이트를 지나고 나니 퇴근시간 차들이 몰려 엄청 막힌다.
겨우 겨우 조금씩 빠져 나와 감전사거리에 신호대기중에 갑자기 스치고 지나가는 사건 하나.
"아차!!!!! 내 낚시가방!!!!!!!!!!!!!"
가슴이 덜컹 내려 앉는다.
어떻게 해야 할까?
'800m 밖에 남지않은 집에 가서 배를 풀어놓고 갈까?'
'바로 차를 돌려서 돌아갈까?'
하다가 한 시라도 급하다는 생각에 바로 차를 돌렸다.
가슴이 두근 반 서근 반 콩닥거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
거기에 내가 아끼는 전동릴과 외줄대, 그리고 칼디아 4000번 릴 두 개, 또 참돔 대와 각 종 대 몇 가지,
구입가격으로 치면 무려 160만원이 훨씬 넘는다.
제작년에 포항에 갔을 때 30만원짜리 카메라를 낚시터에 두고 왔다가 다시 ?았지만 그 경우와는 상황이 다를 것 같았다.
이번은 천성 슬러프의 위에, 그러니까 차들이 지나다니는 길목에 내려놓았기 때문에 손 탈 우려가 더욱 많은 것이다.
'어민들도 자주 들락 거릴 것이고, 내가 나올 때 주차장에 차들이 다섯 대나 있었는데 나갈 때 길 가에 덩그러니 놓여진 낚시가방을 보고 그냥 지나갔을까?'
온갖 생각이 머릿속에서 부딪혀 복잡하고 신경 쓰다 보니 눈이 튀어 나올 것만 같이 우리~하다.
99% 잃어버릴 것은 자명한 현실이란 생각에 기대는 완전히 허물어진 상태였지만
그래도 혹시나 맘 착한 사람이 있어 주워 가지고 있다가 찾아줄 지도 모를 일이라는 게 1%의 희망이었다.
나의 덤벙거림과 건망증은 나이가 들수록 조금씩 심해지는 것 같다.
내 생각으로 는 배에서 짐을 이리 저리 내리다 보니 보통은 차의 운전석 쪽에 짐을 내려놓고 차 안으로 정리하는데 오늘따라 낚싯대 가방을 차의 조수석 쪽에 내려놓고 나중에 다시 실어야지, 하고 생각했다가 차가 출발할 때 안 보이니까 그냥 싣지않고 출발해 버린 것이다.
돌아가는 동안에 나 자신에 대한 후회스러움과 자책감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원망하고
"난 바보같은 놈이야."를 여러 번 되뇌이면서 오로지 기댈 곳은 부처님밖에 없었다.
그래서 ㅣ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백 번도 넘게 혼자 독백을 수 없이 외치면서 트레일러를 단 채로 최고 시속 120km로 마구 달렸다.
물론 찾지 못 할 것이라는 명백한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기 때문이었다.
어느 덧 나는 나 자신에 대해 원망스런 맘 때문에 속으로 울고 있었다.
천성마을에 도착하니 7시 58분이다,
다시 돌아오기까지 약 두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순간,
반전의 순간이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하였다.
언듯 보니 길바닥에 시커먼 뭔가가 멀리서 보였다.
"혹시나?"
하고 생각하는 순간 가까이 가 보니 가방이 길 가에서 슬러프 내려가는 길 옆에 덩그러니 누워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럴 수가? "
"이 컴컴한 밤중에 가방이 그대로 있다니? "
아무에게도 손을 안 타고 그대로 남아 있다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현실로 밖에 안 받아들여지는 상황이 아닌가?
반가운 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었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해 안 되는 이 장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나는 또,
"부처님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또 수 십 번 외치고 오는 길에 계속 중얼거리며 감사하였다.
이것은 나에게 앞으로 더욱 착하게 살라는 부처님의 게시로 생각하고 정말 착하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고 마음 다짐을 했다.
나무관세음 보살 ~~~~!!
어둠이 장악한 천성마을은 아름다운 불꽃놀이마냥 저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었고 그 불빛은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는듯 보였다.
나는 카메라의 손으로 들고 찍는 야경모드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복 장면을 카메라에 고이 담아두었다.
느긋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 속에서 바라보는 모든 불빛은 오늘만은 나를 향해 존재하는 듯 하였고 신항만의 아름다움이 오늘따라 더욱 빛나보였다.
집에 와서 싱크대에 부어보니 싱크대 8부정도로 그득하다.
나 혼자 잡은 양으로는 내 생애 가장 많이 잡은 열기조과이며 기록적인 조과가 된 하루였다.
"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이것 장만하는데 마눌과 함께 꼬박 4시간 걸렸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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