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파제 근처 하여튼 분실물 .. 낚시 하시는 분들 모두 엄청날걸요.
근데, 스마트폰 새거, 그건 좀 심하다, 정신이 하나도 없겠네요. 낚시대 하나도 아니고..
............. 음........... 기양 8000만원 짜리 액땜한 셈 치세요..!
얼마전 유니피스 인테그라 밑밥주걱 품평단에 당첨되었습니다.
12/31일까지 사용후기를 남겨야 했지만
시간이 없어서 출조를 못가다가 12/22일 토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장소는 거제 능포방파제입니다.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낚시 두어시간하면서 주걱 테스트 해보려 했습니다.
오랜만에 떠난 낚시이기에 방파제이지만
정말 기분좋게 떠났습니다. 여친이랑 함께~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ㅜ.ㅜ
여러분 저에게 생긴 그 일이 궁금하시다면 손가락을 눌러주세요~
여친은 차안에서 드라마보고 있고 저 혼자 방파제로 향했습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 날씨도 좋지 않아서 차있는곳에서 채비를 하고
아주아주 간촐하게 낚싯대랑 밑밥통만 들고 갔습니다.
바다를 보시면 알겠죠?
바람이 무지무지 붑니다.
느껴지세요?
아주아주 신나보이는 발걸음이!
그 일이 있기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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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어떤일이 있었냐하면
아... 글을 쓰려고 하니 갑자기 울컥합니다.
그렇게 저는 능포방파제 빨간등대로 아주아주 가벼운 발걸음으로 향했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아 낚시하는분들은 몇분 안되셨구요.
등대 뒷편의 테트라포트 위에 올라서서 바람을 등지며 낚시를 했습니다.
체험용으로 받은 밑밥주걱으로 적당히 밑밥을 뿌려가며 낚시를 시작했습니다.
발앞에는 몰이 많이 자라있었고...
그 밑으로는 망상어가 빠글빠글 했습니다.
나름대로 포인트를 구상해가며 바람의 영향을 최대한 적게 받도록
채비를 운용했습니다.
몇번의 캐스팅...
왠지 좋은 느낌!!
그리고는 자물~자물 사라지는 찌~~~
가볍게 챔질을 했습니다.
얼마만에 보는 눈맛인지 찌가 들어가는 모습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어떤놈이야!!!!!
바닥입니다. ㅡㅡ;;;
바닥에 제대로 걸렸습니다.
낚시대를 퉁퉁 팅겨서 밑걸림을 뺐지만
목줄이 터졌습니다.
이번 출조의 목적이 유니피스 인테그라 밑밥주걱 사용후기를 적기 위함이라...
새로운 목줄을 매기전에 낚시대를 한 옆에 잘 세워두고
밑밥을 여러자세로 캐스팅 해봅니다.
오버스로우, 언더스로우, 사이드스로우
가까이 또 멀리 흩뿌려 보기도 하구요...
평소 낚시가면 핸드폰으로 조행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래서 언제든 바로바로 꺼낼수 있도록 구명복 윗주머니에 넣어둡니다.
특히 이번같이 사용후기 사진이 꼭 필요할때는 더욱더 많은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하여 밑밥이 잘 뭉쳐져 날아가는 사진도 찍었습니다.
하지만 타이밍 맞추는것이 여간 힘든게 아닙니다.
어렵게 어렵게 밑밥이 정확히 날아가는 몇 컷과 함께 동영상도 찍었습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촬영을 마치고 이제 낚시에 집중해보려 했습니다.
그리고 목줄을 메고 새 미끼를 집을려고 허리를 숙이는 순간...
뭔가 네모나고 허연 물체가 테트라포트 틈 사이로 떨어집니다.
툭! 툭! 툭! 세번의 부딪힘과 함께 바다로 퐁!!빠집니다.
바람이 많이 불었지만 테트라포트에 부딪히는 소리는
새해를 알리는 종소리보다 더 선명하게 귓가에 울립니다.
떨어지는 허연 네모난 물체는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제 휴대폰이었습니다.
ㅜ.ㅜ
그냥 휴대폰도 아니고
구입한지 이제 10일된
아
이
폰
5
순간 몸이 굳어집니다.
이 세상 모든 시간이 멈춘듯 합니다.
바람소리도 파도소리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고 보이지 않습니다.
바로 밑으로 뛰어내려갑니다.
없습니다. 보이지 않습니다.
눈에 불을 키고 물속을 바라봅니다.
혹시나 돌틈에 끼어있진 않은지 찾아봅니다.
없습니다.
일명 멘붕 상태에 빠집니다.
아무 생각도 나지 않고 좁은 테트라포트 틈새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나의 아이폰5를 찾습니다.
'제발, 제발, 제발'
없습니다. 점점 이 상황이 받아들여 집니다.
여친에게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뭐라고 해야하나?
내년 결혼하려고 절약해야 된다. 아껴야 된다. 이런 생각만 하는데
산지 일주일밖에 안된 80만원짜리 핸드폰을 수장시켰습니다.
내 자신이 미워집니다. 바보같이 느껴집니다.
2년전 물건방파제에서 20개의 찌가 들어있는 찌케이스를 수장시켰던 날이 불현듯 지나갑니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욕이 나옵니다.
"아이 x발 테트라포트!!!"
대답없는 돌덩이에 소리쳐봅니다.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낚시하던 자리로 올라갔습니다.
근데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듭니다.
"핸드폰도 잃어버렸는데
6짜나 한마리 물어라.. 아이씨.."
미친거 같았습니다. 제 자신이...
그리고는 채비를 접었습니다.
여친 웃으면 묻습니다.
"고기 잡았어?"
"아니.."
"근데.. 표정이 왜그래?"
"어!? 자기야 있잖아... 음.."
"니 핸드폰 물에 빠잤제?"
"으응..."
"내.. 그럴줄 알았다. 그래..촉이 이상하더라..
전화를 안받더만.. 어이구"
무섭습니다. 어떻게 알았을까요? 여자의 직감이란 대단한거 같습니다.
능포방파제에서 고현까지 여자친구에게 욕을 얻어 먹었습니다.
할 말이 없었습니다.
근데 원래 제 성격이 되게 심각한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지라
분위기 전환 해보려고 한마디 했습니다.
"내가 전국에서 아이폰5 분실자 첫번째일거야?
와~ 대단하다 그치?"
그 말을 고현에서 했는데
고현에서 마산 올때까지 한마디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멘붕인 상태로 하루를 보내고 하루가 지난
지금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글을 씁니다.
그래서 사진은 없습니다.
원래 제가 쓰는 조행기는 아주 많은 사진을 올리지만
오늘은 사진이 없습니다.
여러분 이제 다시 위에 제가 방파제로 걸어가는 사진이 어떻게 보이나요?
뭔가... 왠지... 어딘가... 슬퍼 보이지 않나요?
여러분 저의 80만원 짜리 조행기를 잘보셨다면 손가락 한번 눌러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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