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바다, 그 속 이야기(상상 속 갈치낚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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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다, 그 속 이야기(상상 속 갈치낚시이야기)

1 Zfishing 14 4,750 2012.10.17 10:27

[ 이 이야기는 기상 때문에 출조도 무산되고 뭐 할까 고민하가다 그동안 다닌 갈치낚시를 되돌아보고
여기 갈치낚시를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정보가 되지 않을 까 싶어 몇 글자 적어봅니다.
각각의 낚시스타일이 다른 건 저도 잘 압니다. 혹시나 도움이 될까 싶어서... ]
 

집에서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 보니 이 생각, 저 생각... 마음만 바쁩니다.
아무 생각없이 낚시채널 틀어놓고 그저 시간 때우기 하고 있는데
TV에서 흘러나오는 한마디가 귓전에 맴돕니다.
“낚시는 조과물로 즐거운 것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것이 즐거움이다.”
문득 어릴 적 소풍가던 때가 생각납니다.
김밥에 사이다에 과자봉지를 챙기는 즐거움도 있었지만
내일 보물찾기할 때 선생님들이 어디다 보물 쪽지를 숨길까 상상하는 즐거움도 있었습니다.

이번 주 출조 하시나요?
갈치? 우럭? 주꾸미? 광어?
어떤 어종이던 지 이번 출조 상황에 맞는 채비 준비하시지요?
그것이 즐거움 아니겠습니까?

같이 상상 속의 갈치 낚시 떠나볼까요?

 

날이 꾸리꾸리하면 낚시도 못 가고... 배전에 있는 나를 상상해 봅시다.
갈치낚시배를 탔습니다.

포인트에 도착하고 사무장과 선장은 풍 내리기에 바쁘지요.
해는 아직 바다 속으로 넘어갈 생각이 없나 봐요.
주위를 둘러 보니....
로드에 전동릴 부착하고 인터라인에 합사줄 끼우느라 낑낑대는 분도 계시고,
허거덕... 이미 10단 채비 물속에 담그고 바늘줄 연결하시는 분도 계시네요.
미끼 썰기 위해 얼음 냉동고 뒤적거리는 분도 계시고요.
아직 오루 4시 40분인데...
모두의 얼굴표정이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풍이 완전히 펴짐과 동시에 전투낚시모드입니다.

흠... 앞으로 새벽 4시 30분까지는 낚시하니까 12시간이나 남았는데...
모두들 조금 여유를 가지세요.

체력이 실력입니다.
<img src=

모두들 채비를 바다에 담구니 저도 맘이 바빠집니다.
부랴부랴 준비하는데... 아직 집어등도 안켜졌는데...
헐... 와!하는 탄성과 함께 어느 한분의 채비에 대갈치가 올라옵니다.
제 맘도 덩달아 더 바빠집니다.
얼른 채비를 담급니다.
<img src=

상황을 즐깁시다!
지금 상황은 해는 아직 중천에 떠 있고...
당연히 집어는 안되었겠지요.
그럼 갈치는 어디서 나왔을까요?
깊은 바다에서 휴식 즐기거나 또는 잠에서 막 깬 미친 갈치가 나온 거 아닐까요?
그럼 나도 요행을 바라고 깊은 바다로 유영층을 맞추어야겠지요.
미친 갈치 하나만 물어다오... ^.^//
하지만 내 로드의 끝은 요지부동...
이따금 초릿대가 깔작거리다 멈추는 액션만 지루하게 이어집니다.

상황을 즐깁시다!
이 시간 초릿대만 응시하면 눈만 아픕니다.
내 자리에서 과감히 물러나 같이 간 동료들과 시원한 캔커피도 한 잔하고
사무장과 바로 전 출조 때의 낚시패턴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어 보고
아니면 선실에서 잠시 눈을 붙이는 것도 좋고요.

저녁도 먹었고, 집어등도 들어왔고, 여기저기 뜨문뜨문 갈치도 올라오고...

자! 이제 본격적인 갈치낚시 스타트!!!
흠... 유영층은 어디에 맞추어야 하나?
선장님은 선수와 선미는 15미터권, 중간자리는 25미터권에 맞추라네요.

상황을 즐깁시다!
시간 시간마다 갈치의 유영층은 다 틀립니다.
내 자리가 어디든 내 갈치 유영층을 찾아야 합니다.
어떤 분은 잡아낸 갈치의 수심층이 어디냐 숨가쁘게 묻고
어떤 분은 그것도 모자라 직접 제 전동릴 수심계를 직접 확인도 하고 갑니다.
선장님의 집어층 안내를 참고해서 여기저기 두드려봅니다.
첫갈치입질은 무조건 올려보고 후킹된 바늘의 위치에 따라 다시 유영층을 조절해봅니다.
대충 찾은 것 같네요.
수심 20미터권... 물론 제 전동릴 수심 기준입니다.
초저녁부터 유영층 정확히 찾아내고 보니 늘 1타 3-4피...
정신없이 갈치가 올라옵니다.
 

애고고...갈치 정신없이 올라오는데...
마눌님한테 전화가...
퇴근 좀 늦는다고 저녁상 차려 놓으라네요.

2부로 나누어 글 올릴께요. ^.^//

Coming Soon...


 

아까 수심층 찾고 정신없이 갈치 올라오는 상상까지 했지요.

그 다음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어부들처럼 쌍포로 갈치를 묶어놓고 낚아내면 이 갈치집어층이 깨지지 않겠지만
(쌍포채비를 아시나요? 긴 장대에 채비를 하는데 채비 1벌이 올라오는 순간
다른 채비 1벌이 바로 해당 유영층으로 내려가는 시스템입니다. 먹이가 늘 머물러 있으니
집어된 갈치들이 흩어지지 않는 형태로 일반인은 사용하기가 좀 어렵지요.)
채비 넣기가 무섭게 갈치가 올라오면 슬슬 지치고 게을러지는 제 성격에
잠시 딴 짓하다 보면 집어층이 깨지고 어느 순간 갈치 입질이 딱 끊깁니다.
꼭 그것이 아니더라도 채비 재투입까지의 잠깐 시간에 갈치가 흩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저기 갈치는 마구 올라오는데 나는???
한 30여분 갈치 유영층 찾다 보면 슬슬 짜증이 납니다.

자! 이 상황을 즐깁시다.
어짜피 어부 쌍포채비가 아닌 다음에야 갈치유영층은 깨지기 마련입니다.
짜증은 조과를 방해하는 최대의 적이지요.
즉, 대박조과를 좌우하는 것은 바다상황이 아니라 내 자신입니다.
유영층을 바꾸어 봅시다!
사실 남에게 물어 볼 필요도 없습니다.
이전에 찾았던 최초 유영층에서 아래로 5미터 정도만 더 내리고
최소 15분 최대 30분 정도 채비를 머물게 해 봅시다.
채비를 오르락 내리락하면 갈치 집어가 안되겠지요? 뚝심있게 기다립니다.
깔작거리는 입질은 무시.... 도끼질입질이 있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15분이 지났는데도 입질이 없어 영 불안하면 얼른 올려 미끼상태 확인하고
새 미끼로 갈아주세요. 싱싱한 새 미끼로 다시 유혹해 보죠...뭐...
30분이면 분명 도끼질 입질이 들어옵니다.
도끼질 입질 후 어느 바늘에 갈치가 달려 있는 지 확인하고
그 수심층에 전동릴 영점을 맞추고 다시 마구 잡아냅시다!
그런데 좌우측에서 잡히는 갈치는 죄다 커 보입니다.
난 꾸준히 풀치만 올라오고...
아! 또 짜증이 납니다.


 

이 상황도 즐겨봅시다!

은빛갈치는요... 조금 멀리서 특히 집어등 아래에서 보면 뿌옇게 퍼져 보이는 것이 정상입니다.
또 내가 안경을 끼고 있다면 갈치 은비늘이 나도 모르게 안경에 묻게 되어 퍼짐 현상이 나타납니다.
또, 전날 조황사진에서 봤던 갈치들이 다 4지급 이상이었기에 심리적으로 더 불편합니다.
왜 내가 잡는 건 다 풀치지? 하는 의문 때문에 남의 갈치가 더 커 보이죠.
장담컨대 그 분한데 물어보십시오. 큰갈치만 잡고 있는지...
그 분도 오늘 갈치 씨알이 너무 잘아서 불만이라고 말할 겁니다.
또, 본인은 잡은 갈치를 쿨러에 넣어 두었다가 집에서 보면 괜찮네 하는 생각 많이 하시게 됩니다.
조황에서 본 갈치들, 현란한 사진 찍기 기술에 좀 더 커 보이는 겁니다.
동요하지 마세요....
내가 잡는 갈치만 작은 것이 아닙니다. 작은 사이즈가 아니라 괜찮은 사이즈인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 짜증내면 나만 손해인 것 아셔야 합니다.
큰 갈치 잡는 법 알려드려요?
내 채비에 몰려있는 작은 갈치 다 솎아내면 큰 갈치가 잡힙니다.
그래도 좀 알려져 있는 속설은...
미끼를 생미끼로 공략하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이 방법은 산란철에 사용하라고 들었고요,
큰 갈치 집어되면 작은 갈치는 찝적대지 않는다네요.
그리고 새벽 3-4시 전후로 큰갈치들 입질이 왕성해지니 체력 비축 잘하라고 들었습니다.
<img src=

들은 대로 조과물에만 너무 집중 안하고 낚시 잘 즐기고 계시지요?
야식도 드시고... 갈치회도 좀 드시고... 허리도 좀 펴 보시고...
참, 이 정도면 갈치 쿨러도 많이 차 올랐겠네요?
몇 마리나 되나요? 갈치 잡느라 모르셨죠?
갈치는 싱싱하게 쿨러에 잘 보관되어 있나요?
혹시 잡은 갈치를 쿨러에 대충 구겨 담은 것 아닌가요?

이 상황도 즐길 수 있습니다.

자! 갈치를 쿨러에 넣는 법입니다.
처음에 얼음은 쿨러 절반 정도를 담으세요.
포인트 도착 후 바닷물을 길어 얼음이 잠길 정도까지 붓습니다.
갈치가 잡히면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10마리 정도를 한방향으로 넣고
(갈치머리 꺾어 넣는 건 다들 아시지요?)
다음 10마리는 다른 방향으로 넣습니다.
결국 갈치머리 부분은 양뱡향을 보게 되고 그 부분은 얼음 녹은 물에 잠기게 됩니다.
꺾은 머리로 새어나온 피가 자연스럽게 그 물에 쫙 빠지게 됩니다.
살부분도 더욱 탱탱해집니다.
이 정도면 갈치나부랭이가 아니라 소중한 다이아갈치가 되는 겁니다.

새벽 1-2시 쿨러에 대충 7부 능선을 넘고 있으면 최소 120-150마리는 되었을 겁니다.

자! 새벽 3-4시경 큰갈치 입질은 대비해 좀 쉬었다 갑시다.
뭐 하고 쉴까요?
잠시 30분 가량 쉰다 생각하고...
눈 붙인다고 선실로 들어가시면 못일어나십니다.
가벼운 운동과 시원한 음료수, 커피로 휴식을 취하세요.

이 상황도 재미있게 즐겨봅시다.
갈치꼬시기 놀이는 어떨까요?
바다 속에는 갈치가 내 미끼를 물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겠지요?
이거이 먹어도 되는건지 안되는건지 고민하고 있을 겁니다.
로드 맨 긑 부분을 툭 쳐 보세요.
그 진동이 합사줄을 타고 내려가 기둥줄로 바늘줄로 전달되어 미끼도 파르르 떨리게 됩니다.
미끼가 도망가려는 액션이 연출되겠지요?
갈치 입장에서는 미끼가 도망가려하니 고민할 여유가 없어질 겁니다.
그 순간 도끼질 입질이 시작되면 온 몸이 짜릿해질 겁니다.
후킹이 되었으니 서너바퀴 릴을 돌려놓고 다음 입질을 기다립니다.
기다리다가 로드를 아까처럼 또 툭 치면 안됩니다.
바늘에 설걸린 갈치라면 그 진동에 바늘이 빠질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그 갈치의 요동에 모든 미끼가 더 크게 나풀거릴 겁니다.
시간도 많으니 생미끼를 준비해 놓을까요?
그간 잡아놓은 고등어, 만세기가 있다면 지금 포를 뜨세요.
막바지 전투에 이 생미끼를 이용해 큰 갈치를 잡아야 합니다.
그래야 마지막으로 쿨러 맨 위가 큰 갈치로 채워지고 조황사진이 잘 나오지요!
선사 홍보를 위해 이렇게 도와주는 겁니다. ( ^.^// )
참, 생미끼의 사용은 입질 타이밍이 꽁치 보다 많이 걸립니다.
마지막 전투도 조바심없이 느긋하게 기다리세요.
<img src=

이제 마무리할 때가 되었네요.
나름 만족하시지요?
밤새도록 보이지 않는 물 속 갈치들과 신경전 펼쳤으니 많이 피곤하실 겁니다.
빨리 정리하고 선실에서 항에 돌아갈 때까지 좀 쉬세요.
돌아오는 길에 밤샘 전투장면 동료들과 리플레이하다보면 버스에서 떡실신합니다.
잠시라도 쉬어두세요....

하루밤 갈치낚시가 끝났네요.

낚시는 조과물을 통해 즐거운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 상황 상황에 맞게 대응해 내가 아는 지식 다 동원해 대상 어종과 싸우는 것입니다.
그 날 전투를 통해 내가 많이 이겼으면 뿌듯함에 더 즐거울거고
내가 많이 져 조과물이 형편없다면 더 공부하고 나올테니 다시 한판붙자 하면 되잖아요?
그런 것이 낚시의 즐거움 아닐까요?
그 날 그 날 그 상황에 맞게 대응해 가는 과정이 전 너무 즐겁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갈치와 하룻밤을 보내시나요?
정말 즐거우셨기길 바랍니다.

이번 글은 글쓰는 내내 저도 참 즐거웠습니다.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낚시, 이게 제 일입니다.

편안한 하루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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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1 Zfishing 12-10-17 19:34 0  
기분이 조금이라도 업되셨다면 그걸로 감사합니다.
1 원성호 12-10-17 13:37 0  
짧지않은 글이지만 금방읽은것같이 느껴지는..재미난글 잘보았습니다..^^
1 Zfishing 12-10-17 19:35 0  
낚시하시는 분들 다 공감하실 수 있는 글이라 생각되었습니다. 재미나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상상속에 갈치 여행~
읽으니 장면이 그대로 그려 집니다.
심해갈치 한번 가야하는데...
시간이 여의치 않네요..
대리만족 하고 갑니다.
잘 보고 갑니다.^^
66 Zfishing 12-10-17 19:37 0  
말이 상상이지...사실은 갈치낚시 이미지트레이닝입니다.
자주 가는 갈치낚시지만 이렇게 이미지트레이닝하고 갈치 출조길에 오릅니다.
59 폭주기관차 12-10-17 22:07 0  
아직 갈치낚시는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지만 조만간 한번 다녀와야지
하면서도 자신이없고 시간도 안되고
동행인이 없으니 더더욱 안가지내요.

잘 보았습니다.
59 Zfishing 12-10-17 22:59 0  
갈치낚시 은근히 중독성 있습니다.
꼭 한번 도전해 보세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1 77까삼 12-10-18 16:13 0  
작년초 아는 행님이랑 술잔 기울이다가...."동숭아 올해 심해 갈치 함 안가볼래???
니 대장쿨러 알제 갔다하모 쿨러만땅이다....함 가볼래" 요라길래...
지금은 완전 갈치 환자 다된거 같습니다..낚시대에 쿨러에 릴에 채비도 집에서 맹글고..^^
좋은 글 잘보고 갑니다...
1 Zfishing 12-10-18 22:11 0  
좋은 글로 평가해주시니 너무 감사합니다.
자주 글 올려 놓을께요~~~
1 돔태공 12-10-18 23:48 0  
멀미 때문에 선상은 엄두도 못내는 데... 이글 읽으니 갈치 꼬시러 가고 싶어 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
1 Zfishing 12-10-19 11:54 0  
멀미는 마음에서 온다 그러던데...
열정으로... ㅋㅋㅋ 즐낚하시길 바랍니다.
1 김조사 12-10-20 09:30 0  
갈치 낚시여행

전채적으로 그림을 잘 그려 주셨네요

모든 어종이 마찬가지로 고기와의 싸움인데 한번 더 생각 나게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봤읍니다 ^^
1 Zfishing 12-10-20 11:25 0  
이쁘게 잘 그려졌나요???ㅎㅎㅎ
늘 마음 속에 낚시하던 장면들이 남아있어요.
그래서 낚시가 즐거운가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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