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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엔 몸도 마음도 풍요로워야 하지만 요즘엔 도통 내 의지대로 움직이는게 없는듯 하다. 그래서 그 해법을 찾다가 아! 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래 바다로 떠나자~
출퇴근길이며 늘상 마주하던 바다에 낚시대를 담근지도 8월 초였으니 근 50여일을 낚시라는 장르와 담을 쌓고 나름 분주하게 살았던 내 삶에도 휴식을 주어야지......,
9월 22일 회사 낚시 동호회와 잡혔던 정출이 이런저런 이유들로 무산이 되었는지라 서둘러 형에게로 전화를 했더니 “변경된 01045458245......,” 멘트가 나오더니 형이 전화를 받길래 내일 낚시 자리 있냐고 하니 아침 6시까지 오랜다.

생게장과 고등어 조림
형수는 살아 있는건 만지지 못한다며 살아 있는 게를 질식 시킬려고 냉장고에 몇 시간을 넣어 두었다 꺼냈더니 오히러 더 팔팔하게 살아 있더란다 ㅎㅎㅎ
새벽 4시쯤 알람보다도 더 일찍 뜨지는 눈을 비비며 카스테라 하나 입에 물고는 출발을 한다. 완연한 가을이라 그런지 새벽 공기가 서늘하다 못해 차갑다. 굽이굽이 돌아가는 산기슭의 외기 온도는 12~14℃를 가르키고 있어 웬지 낮선 조황이 될것 같은 초조함도 살짝 생기고......,
고성 IC를 올라서 여유롭게 하이패스로 진입을 하는데 아 글쎄 단말기가 동작을 하지 않는다. 무선 단말기에 밧데리가 다 방전된줄도 모르고 집입을 하였던 것이다. 그자리에 멈춰서 크락션으로 도움을 요청하자 요금징수하던 반대편 차선의 직원이 빼곡히 창문을 열더니 다음 IC에서 정산을 하면 된단다. 통영 IC에서 일반 차선으로 내리며 사정을 이야기 하니 하이패스 카드를 달라더니 쓰윽 정산을 해준다.

우연 낚시점 텃밭에 있는 수줍어 하는 호박꽃
저도 어여쁜 꽃이랍니다~
괜히 사람들이 마음대로 지어낸 잣대에 저울질 마소서~
6시 5분전 가계에 도착하니 형이 오랜만이라며 반가이 맞아 주고 가게 의자엔 이미 낮익은 얼굴이 있어 서로 인사를 건네고 후다닥 형수에게 달려가 인사를 건네니 역시나 참 오랜만에 왔다며 반가이 맞아준다.
낚시가게엔 “우연 수제찌” 만드느라 온갖 잡다한 도구들이랑 채색도구들이 즐비하다. 근간 현황을 물어보니 고부력 수제찌인 3.0호는 몇 개 남지 않았고 조사님들의 저부력 수제찌를 만들어 달라는 요구에 요즘 만드는 중인데 한 개 만드는데도 워낙 공력이 들어가는지라 기대에 부응하기 힘들단다. 그리고 형 전화번호도 바뀌었단다. 워낙 오래된 전화라 바꾸었다길래 뭔가 했더니 아직도 2G 폴더폰 그대로다 ㅎㅎㅎ 하긴 밧데리 소모도 많고 전화 거는거랑 받는거 이외는 달리 사용할 것도 없으니 통신비 저럼하고 오래가는 2G 폴더폰이 여러면에도 좋을것이란 생각이다 그런데 전화번호가 참 기가막히게 좋은번호라 난 한번만에 외는 천재성?을 발휘하였다 ㅋㅋㅋ 4545(사오사오)8245(빨리사오) 장사집 전화번호로 완전 대박이다라는 느낌이......,

50%쯤 완성도를 보이는 저 부력찌들
조사님들의 부탁은 많은데 한뜸한뜸 마음을 불어 넣는지라 쉬이 만들지 못한다 한다

어수선해 보이지만 열정과 창작의 산실~
깍고 밀고 다듬고 색칠하고 붙이고......,
스포츠를 좋아하는지라 리모컨도 필수고
열과 혼을 모으는데는 커피랑 담배가 제격인기라~
의자 밑에 잠들어 있던 강아지가 졸이운데 누가 시끄럽게 하냐는것처럼 나서며 가볍게 꼬리를 흔드는데 하얀색 털이 참 고와서 손을 내미니 성큼 다가와 드리눕는다. 털을 쓰다듬으며 강아지 이름이 뭐냐고 물었더니 진순이로 개명을 하였단다. 아빠는 진돗개고 엄마는 풍산개라 진풍이로 이름 지었는데 형수가 촌스럽다며 진순이로 바꿨단다. 그러면서 형은 나보고 “진순이는 아무에게나 안가는데 아우에게 가는걸 보니 아우는 영혼이 맑은 사람이란다”. ㅎㅎㅎ 나보고 영혼이 맑댄다. 난 산적인데 말이다 ㅎㅎㅎ 난 재빨리 형수에게 암놈이니 새끼 낳으면 한 마리 달라고 하였더니 번호표 뽑고 대기하란다. 보는 사람들 마다 달라고 하니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며 ㅎㅎㅎ 형수가 새끼가 젖 땔때쯤 전화만 해라 내가 후다닥 가서 납치할테니 하고 씨익 웃어 주고 말았다.

진순아!
산적 오빠야도 니 좋아한데이~
담에 어른되거드랑 니 새끼 한마리 우리집에 보내도오~
형수야! 나 번호표 뽑고 대기중인거 잊지 마소 ㅎㅎㅎ
언제나 그랬듯이 정성이 가득한 아침밥이 차려지고 아침을 먹을려는데 형수가 내 오른쪽 새끼 손가락에 동여매진 붕대를 보며 놀란다. 난 아무렇지도 않게 “칼날에 베어 4바늘 꿰맸다”라며 서둘러 밥을 먹지만 맛난 반찬 집어 먹느라 제일 늦게 밥을 먹고 말았다. 형수가 향 좋은 차 한잔을 들고 오더니 어떻게 된거냐고 재차 묻길래 벌초하는 당일 꿈이라면 희한하게 잘 맞아 떨어지는 셋째 누님이 내꿈을 꿨는데 희미하게 보이는 캐딜락 차량 같은게 보이더라며 근데 너무 해맑게 웃고 있어 그 차가 무슨 용도인지 모르겠지만 조심하라며 전화가 왔었다고 하니까 “기(氣)가 심상치 않는 누님을 두셨구랴 그만하기 다행이다요” 한다.

또 하나의 흔적들
낚시줄 같은 실밥을 풀어 줬더니 이놈들이 탈출하는 벌레들 같기도 하고......,
웬만해서는 병원에 안가는 성격이라 참으려고 했는데 너무 깊게 베인지라 ㅋㅋㅋ
그때 상황은 대충 이랬다. 평일이라 혼자서 하는 벌초에 어머니가 따라 나서고, 할머니와 아버지 묘소를 벌초를 하고 난 후 나무만 몇그루 난 밭에 풀을 베는 순간 숨겨진 돌에 칼날이 무뎌져 시동을 끄고는 물 한모금 마시고 새 칼날로 바꾸며 볼트를 조이는 순간 렌치가 볼트를 벗어나며 칼날에 장갑이 아주 짧은 순간 닿은듯 했는데 어느새 피가 낭자하다. 오토바이를 타고 서둘러 집에가서 소독을 하며 손가락을 보니 너무 많이 베인듯 하였지만 어머니가 산소에 계신지라 밴드로 대충처리하고 나머지 벌초를 끝내고 말았는데 그 와중에도 지혈되었던 피들이 자꾸만 뚝뚝떨어졌지만 어머니가 행여 눈치라도 챌세라 조심조심하였다. 집으로 돌아와 대충 씻고는 병원 응급실에 가서 4바늘을 꿰매고 파상풍 주사에 두둑하게 동여매진 반창고며 항생제 처방까지 받고 나서야 통증이 비로소 느껴지기 시작하였던 것이다.
누나야! 내가 나오는 꿈을 꿀것이면 이왕이면 로또 번호나 불러주는 꿈이나 꿀것이지 그래서 캐딜락이 아닌 리무진을 타고 나오는 꿈이나 꿀것이지 에공~ 하긴 울 셋째 누님 꿈이 로또 당첨되어 정원이 넓은 집 짔는것이 꿈이니......,
아침을 먹고는 서둘러 짐들을 챙기며 다들 분산하다. 형은 하청에 정박되어 있던 배를 합류하기로 한 탑포까지 운행하기로 하고 나보고 낚시 가게 차를 운행하여 오란다. 저번에 한번 운행하고 갔었지만 기어가 스틱이라 운행하는 묘미가 오토 보다는 더 맛깔스럽다. 한참을 달려 구천저수지를 돌아가는데 산기슭에 이번 태풍 때문인지 유독 빨리 시든듯한 가을이 성큼 와 있는 느낌이었다.

하루의 꿈을 영글게 할 우연낚시배가 접안을 한다.
잔잔한 호수 보다도 더 맑은 바다
뭔가 낚일것 같은 바램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으나~
탑포에 도착을 하니 거제에서 한분이 차로 먼저 도착을 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짐을 옮긴후 형에게 전화를 하니 오고 있는 중이라 해서 승선 명부를 들고 출항신고서를 접수하고 왔다. 예전에 나도 연안복합어선이 한척 있었던지라 출항신고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으나 무인(無人)으로 작성하는 출항신고서라 약간 의아했다.

아직은 살폿이 잠든듯한 아침의 바다
가만히 물속을 들여다 보면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다 보일것 같은 그런......,
잠시후 계류장으로 “합동호”가 들어오고 우린 서둘러 짐을 옮겨 실고는 청아한 가을 바다에 설익은 꿈들을 낚으러 출발을 한다. 행여나 기워둔 손가락이 젖을새라 수술용 장갑을 끼고 나니 그럴싸해 보인다.
간간히 보이는 낚시배들과 갯바위 꾼들의 설레임들을 보았지만 샛사람으로 떨어진 수온탓인지 누구하나 근사한 낚시대 휨새를 보여주는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

꿈을 낚는 낚시대
투명한 가을 하늘
맑은 푸른 바다에서 금방에서 펄떡이는 꿈들을 건져 올릴것 같은 긴장감과 설레임들이 교차를 하고
속이 탄 형은 오전에만 4곳을 옮겨 다니더니 “라면 먹고 힘내서 오후 물때나 보자”며 서둘러 라면을 끓이고 우린 허기진 쿨러를 채우듯 라면으로 가을 바다의 공허함을 메꾸고 있었다.

자리 이동중에 파라솔을 펴고 카고 낚시중인 사람들이 얼마나 부럽던지
요날은 햇살도 참으로 따사로웠거든요 ㅎㅎㅎ
가끔 상사리급의 참돔만 고개를 내밀뿐 바다는 아직 가을 감성돔 특유의 손맛과 마리수를 안겨주지 않았고 4번을 더 옮긴 낚시에서도 감성돔 2마리와 참돔 15여수 그리고 전갱이와 역시 고만고만한 고등어가 전부였다.

철수길에 본 어초 만들기
마치 외계인들이 문어 모양의 우주선을 타고 와서 지구를 침략이라도 하는 듯한 착각을......,
아마도 만화책을 많이 봐서 그런갑따~
다음메 저 어초가 들어간 곳을 집중공략하면 대어가 낚일 것 같은 예감이~
보통 4시 30분쯤 철수를 하지만 5시가 다 되어서야 철수를 해보지만 넉넉지 않는 조황이지만 돌아온 낚시가게엔 흥분과 설레임들이 교차를 한다.
철수하면서 느긋하게 바깥을 보니 짧은 글 부스러기 한줄이 떠 오른다
- 감성돔을 그리며 -
단풍이 드는데
단풍이 드는데
감생이는 오데갔노
찬바람 이는데
찬바람 이는데
감생이는 오데갔노
낚수대는 소금꽃이 피었는데
소금꽃이 피었는데
감생이는 오데로 갔노
왼손으로만 세수를 하고 형수에게 밴드나 하나 달라고 하니 가희 녀석 연고와 밴드를 가져 오더니 부은 손가락이며 실밥을 보더니 “얼마나 아플까? 호~오” 하며 호들갑을 뜬다. 요런게 딸 아이 키우는 맛이 아닐까? 난 아들만 둘이길래 요런 솔솔한 재미가 없었으니 ㅎㅎㅎ

은비가 타고 다닌다는 빨간자전거
한참 오래전에 "빨간 자전거가 그대 가슴에~" 이런 문구를 사용하던 CF 광고가 있었는데 가물가물 생각이 날것도 같고 말것도 같고 ㅎㅎㅎ
참돔 세 마리를 챙겨들고 집에 왔더니 어머니는 “제수용으로는 조금 작네”하시며 서둘러 장만을 하시고 난 대충 씻고는 TV를 보다가 어느새 스르르 잠이들었는데 연신 낚시대가 휘어지는 감성돔을 낚는 꿈을 꾸다보니 아침 햇살이 코끝을 간질고 있었다.
다시금 바닷 내음만 꿈꾸던 시간들이 지나고 26일 새벽 부스스 일어나 출발을 한다. 전날 과음한 술이 해독이 안된 느낌이지만 이미 약속을 했으니 졸리움을 떨치려고 창문을 열고 달리는데 춥다 ㅎㅎㅎ 시트에 열선을 올리고 달리자 그때서야 추위는 사라지고......,
낚시 가게에 도착을 해서 어제 술 한잔 마셨노라 하니까 다들 내가 술 마실줄도 아냐며 놀랜다 ㅋㅋㅋ 고래는 아니라도 술 한잔쯤은 하곤 한답니다~
정갈한 아침 밥상이 나오고 국물이 나왔지만 난 밥은 못 먹는다며 국물만 홀짝이고 있으니 형수가 한 마디 거들고 나선다 “아침 줬는데 밥 안 먹는 사람은 앞으로 절대 밥 얻어 먹을 생각을 꿈에도 꾸지 마라”며 나는 “술 마시면 뒷날 아침 안 먹는데요~” 응수를 하였지만 형수가 “한 때 껌좀 씹었다며 알아서 해라”며 엄포를 놓는지라 하는 수 없이 세 숫갈인가 말아서 먹고 말았다. 형수야 내 형수 등살에 술 먹고 아침 먹은건 처음인기라 ㅎㅎㅎ

시원한 북어국에 내가 좋아라 하는 도다리 찜에 된장에 담구었던 고추까지 나왔지만 전날 마신술에 도통 입맛이 없어 국물만 훌쩍이고 있으니 한때 껌좀 씹었다던 형수가 어찌나 협박을 하는 바람에 기어이 밥까지 먹었다는 전설아닌 전설이 되었던 아침(난 술마시면 다음날 점심 까지는 뭘 먹지 못함 ㅎㅎㅎ)
연신 하품을 하며 정박지까지 가서는 냅따 선실로 들어가 드러눕고는 “형아~ 고기 많이 낚이면 깨워줘요” 하고는 이내 코를 골고 말았다. 한 시간쯤 지났나 보다 형이 “산적 좋아라 하는 전갱이 낚인다 일어나라~” 하길래 밖으로 나와보니 청명한 가을 바다가 눈부셨다. 서둘러 물간을 보니 전갱이 몇 마리와 볼락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어 낚시 채비를 하고 담궈보니 물색도 좋고 찌도 잘 흘러 가는데 입질이 없다 헐~~~
몇 번의 자리를 옮겨 보지만 여러종류의 고기들만 올라오고 간간히 상사리급 참돔만 낚이고 감성돔은 어디로들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해장엔 역시 라면이 최고여!
요 맛난 김치는 우찌 맹글었을까?
입에 짝짝 달라붙는데 좀 달라고 해보까나 ㅎ
근데 요즘은 채소값이 워낙 비싸 삼겹살에 상추를 싸 먹는 시절이니 우야노 에공~
라면으로 해장을 하고 나서야 살짝 기운이 쏫는지라 몇 번의 자리 이동과 참돔 낚시처럼 스풀에 감긴 원줄 거의가 풀릴때 까지 줄을 흘러보았지만 역시나 입질은 없다.

낚시인의 망중한~
고기가 안 낚일때는 자는게 최고여~
자는곳이 화장실 옆이면 어떻고 선실이면 또 우떻노
고단한 일상을 잠시 접고 꿈속에서도 난 감성돔을 낚아 올리고 있는 것을~
솔솔 불던 바람이 좀 거세어지고 밀물이 시작되자 형이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옮겨보자 하더니 그곳에서 감성돔이 몇 마리 나온다 그러더니 입질이 뚝 끊어지더니 찌가 미동도 않는데 자꾸만 미끼가 없어지는지라 목줄도 1.7호에서 1.5호로 바꾸고 낚시 바늘도 감성돔 4호에서 3호로 급기야는 2호로 바꾸며 온갖 기교를 뿌리며 낚아 올려보니 복어가 올라온다. 약간의 실망감이 앞섰지만 계속해서 밑밥을 품질을 하며 기다림의 여유를 즐기고 있을 때 쯤 한참의 시간이 흐른후 찌가 스스르 잠긴다. 감성돔 특유의 입질이라 숨을 길게 들여 마시고 살짜기 내 뱉고는 챔질을 하니 물속에서 저항을 하며 바닥으로 쳐 박는게 예사 씨알이 아니다 싶어 조여진 트랙을 살짝 풀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를 하며 온 정신을 집중을 하며 릴링을 하는데 순간 낚시대가 허전해진다. 곁에서 지켜보던 형이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고......, 허전해진 마음, 허전해진 낚시줄을 감아들이고 보니 1.5호 2.5m 쯤 되는 목줄 중간이 여에 쓸려서 너덜너덜하다. 떨리는 손으로 1.7호 줄로 바꾸고 다시 그 언저리쯤 넣어보지만 더 이상의 입질은 없었다.

산적이 해적질해서 잡은 감성돔
감성돔아 니 오랜만이다
참말로 오랜만이다
반갑데이~

유난히 빛깔 좋던 감성돔 한마리
스마트폰에 찍혔던 감성돔은 더 이쁜데 에공~
대신 씨알은 잘지만 돌돔에다 능성어며 농어란 하기엔 약간 작은 체급의 고기까지 낚이고 보니 나름 셋이서 하는 낚시치고는 물간이 제법 넉넉하게 보인다.

감히 누가 날 건드려?
바닥을 얼마나 긁었는지 요런 미역치들만 간간히 올라들 오고
가만히 들여다 보면 감성돔 만큼이나 멋진 놈이긴 한데 ㅋㅋㅋ
예전에 무심결에 바늘빼다가 요놈이 저항하는 바람에 가시에 찔려 한참을 땀 흘리던 사건이 ㅎㅎㅎ

난 참돔인데요
얼릉 커서 어른이 되어야 할낀데 아깝께도 운명의 갈림길에 섰네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바다의 품에 돌려 주었답니다.

옆 조사님이 낚아 올린 돌돔
마침 형도 제법 준수한 씨알의 돌돔 한마리 낚아 올리길래 뜰채 들고 대기하고 있었더니 결국 뜰채 들어오기 전 목줄을 끊고 도주~
그날 쫄깃쫄깃한 돌돔회 먹을 수 있었는데 아까버라~

회맛이 일품인 능성어
우째 요놈들의 대가리가 몸통의 거진 절반이나 차지 하는 느낌이 들꼬~

난 성대라고 하지요
바닥에서 다리로 걸어다니기도 한답니다 ㅎ
가슴 지느러미를 활짝 펴면 참 이쁜데 이날은 화가 잔뜩 났는데 지느러미 한번 펼쳐 주지도 않았다

요넘 이름이 뭘까요?
낚여 올라 오길래 형! 요놈 이름이 뭐꼬? 하니까 가르쳐 주던데
요즘은 돌아서면 잊어 버리니 ㅎㅎㅎ
철수하는 차 안에서 썰어 먹고 갈거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가게로 돌아오니 문이 잠겨 있고 형수 차가 안보인다. 형이 문을 열며 “오후 늦게 볼일보러 나간다더니 이제 나갔나 보다” 한다. 에공 내가 감성돔 4마리나 낚은거 보여줘야 하는디......, 안타까워라~
가게까지 살려서 온 감성돔들을 삐를 빼고 신선도를 유지하려고 얼음을 준비하니 같이 낚시했던분이 먼저 가겠다고 하여 챙겨주고 나니 형이랑 둘이 회 먹기가 멋스러워 그냥 감성돔 4마리에 농어 한 마리 싸들고 부리나케 집에 오고 말았다.

죽은 척 하고 있는 감성돔 한마리 썰고 좀 작을 듯해서 농어도 한마리 썰었더니 어찌나 맛나들 하시는지 곁에서 보고만 있어도 즐겁네요
감성돔 한 마리와 농어 한 마리를 썰어 막걸리 한잔의 여운을 즐기는데 집사람과 어머니 젓가락이 감성돔이 맛나다며 그것만 용하게도 골라 입으로 가져간다 ㅎㅎㅎ
집사람은 늦은 설거지를 하고 올해 84살이신 어머니는 남은 감성돔 3마리를 다듬으시며 추석 차례상에 올리면 되겠다 하시며 즐거워 하신다.
다음날 아침 밥상에 감성돔 맑은 지리탕이 올라오고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감성돔 한 마리가 온기를 품으로 접시위에 누워져 있어 지리탕만 먹고 어머니 드시라고 감성돔은 그대로 뒀더니 어머니는 점심때 감성돔 구이를, 저녁땐 어제 먹고 남은 농어 횟감으로 농어 매운탕을 맛나게도 끓여 드셨다.
10월 7일에는 아버지 제사라 그 전에 씨알 좋은 감성돔을 두어수는 낚아야 할텐데......, 벌써 몸이 앞선다.

넉넉한 다솔사의 담장
가을이면 붉은 단풍들이 앞다투어 피어 나던 그 길을 걷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