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재도의 특별한 여름(하늘이 뚫린 날, 선더볼트 작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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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재도의 특별한 여름(하늘이 뚫린 날, 선더볼트 작전을....)

56 찌매듭 18 5,203 2012.08.29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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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만을 놓고 보자니 서 씨 아저씨는 별로 탐탁하지가 않은가 보다.

“어디서 돌돔이 그리 나온다는 게야?!”

때를 잘 맞추면 두, 세 자리 숫자도 가능하겠지만 물때와 시간은 맞는데 
하늘이 물속을 뒤흔들고 있으니 어떤 변수가 있을 텐데 큰일 났다…….

“내가 아직 시력이 온전하질 않으니 그냥 자리나 편한 곳에서 할 테니 조금만 내려가시구려…….”
“그쯤에서 두 자리 수 돌돔을 몇 번이나 했는데 물속 길이 태곳적부터 돌돔이 지나다니도록 
 만 들어 졌는지 물 밖에서 보기와 달리, 물속은 멋들어진 모양이외다.
 겨울철에는 시간에 맞추어 감생이가 꼭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고 아저씨의 
 피 같은 돈을 떼먹고 자취를 감춘 김 가 놈이 큰 참돔을 낚아들기도 하던 곳이 라우…….

“물이 움직이는 시간도 딱 맞는데 날씨가 이러니 어쩌려는 진 몰라도 그 자리를 
 양보 할 테니 열심히 해보시라요…….”

방파제에서 만난, 옆집 선장이 철수하는 손님이 그대로 남겨 놓고 가는 성게를 
박스채로 주면서 ‘돈 안 받을 테니 그냥 쓰시라’ 고 넘겨받은 것을 끌고 들어왔기에 
서 씨 아저씨는 보라성게 두 알을 꿰어 긴 장대부터 펼쳐 들었다.

“에구, 바람이 이렇게 불어 장대가 철렁이는데 무겁고 고생스러운 짓을…….
 찌낚시나 한 대 펴고, 내가 준 짧은 장대나 사용하시구랴…….
 물속이 이상하여 바닥장대 안 먹혀요~~~!!! 입질 간사하니 막대찌 쓰시고……. “

두어 번 던져 보더니 안 되겠는지 접어 넣고는, 짧은 장대를 펴들었지만 의심스러웠는지
다시 구멍 찌 채비로 바꾸었다.

“진짜, 여기서 돌돔을 잡았다 이거지??????”

“아이~~~, 진짜라니께? 거기에 받침대를 박아 놓으면 좋겠지만 곧 잠겨 버려 
 내일아침까지는 사용을 못할 게구 짐을 더 올려 놓아야할게요, 물이 많이 올라올 텐데”

약간 떨어져 있는 경록 군은 볼락이며 이런 저런 고기를 벌써 몇 마리를 낚았다는데 
전 유동 채비로도 잡고 반 유동으로도 잡고 이리저리 채비를 바꾸어가며 별스런 고기를 
여러 마리나 낚았다나보다.

“역시네요……. 짚어 준 곳에 숨은 여가 있고 그 부근에 보내면 볼락이 물고 나오고......”

같이나 내렸다면 그리도 궁금해 하는 크릴 눌러 끼우기로, 일곱 마리까지 끼우기를 
일러 주었을 텐데…….



돌돔 잡이에는 그저, 성게나 지렁이만 고집하는 서 씨 아저씨나 다른 이들은 
그런 미끼를 마다하며 매번, 마릿수 돌돔구경을 하는 내가 의심스러운가 보다.
혹시나 호주머니에 염장한 지렁이라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훑어보기도 하는데
게으른 편에 속하는 돌돔은 큰 미끼는 선호하나 너무 휘날리거나, 덥석거리며 
물어대는 식성이 아니라는 말도 믿기지가 않는가보다.

우리나라 최고의 돌돔 꾼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돌돔 朴, 아저씨를 보면 
추자도며, 여서도며 이름난 섬들마다 찾아 다녀 보았지만 거문도의 돌돔씨알이 
가장 크다며 거문도만 고집한지가 오래되었다. 

통발로 잡는 게 고동 채취가 불법이라지만 박 씨 아저씨만 나타나면 근처의 
거문도 배들이 은근슬쩍 통발 몇 개씩을 내려놓아 집집마다 모아온 게 고동을 
밤중에 부러 찾아와서 아저씨가 머무는 집 앞에 내려놓고 갈 정도로 최고의 
돌돔 꾼으로 인정을 받는 분이었다. 

누구라도 큰 돌돔을 잡아 거문도 선전을 해준다면 이런저런 손님들도 많이 찾아와 
거문도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는 것이 많이 잡아서 횟집들 수족관까지 
채워주곤 했으니 거문도에서 잡히는 돌돔의 80% 정도를 박 씨 아저씨가 
낚아낸 것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었을 게다.

입질이 간사하다 싶으면 지렁이를 듬뿍 끼워 원투를 하여, 가장, 물이 
약하게 흐르는 곳을 찾아 공략을 하는데 후끈한 입질은 말할 것도 없고
껌뻑 거려도 채보고, 끄떡 거려도 채보고, 이리 채보고, 저리도 채보는 횟수가 
많다 보니 미끼 근처에 와서 껄쩍 거리다가 재수 없이 눈 부근도 꾀이고 
아가미에도 꾀여 횡액을 당하는 돌돔도 많다보니 다 자란 겁 없을 돌돔들에게도 
저승사자가 따로 없었을 것이다.



탐라의 관탈도 마당여 부근에서 돌돔 원투낚시를 하는데 성게를 미끼로 한 채비를 
가라앉혀 놓으면 조금, 끄덕인 후에는 아무런 뒷 소식이 없기에 채비를 회수해 보면 
빈 바늘이거나 성게의 빈 껍질 쪼가리만 달려 나오니 무슨 영문인질 모르겠다. 
유심히 지켜보니 바닥에 성게가 내려앉기도 전에 공중에서 공격을 당하여 
그 지경이 되는가. 본데, 무거운 봉돌이 끌고 내려가는 속도가 제법일 텐데 
번개같이 성게를 훑어먹다니???

근처에서 조업을 하던 어부가 이렇게 활성도가 좋은 날에는 바닥에 닿기도 전에 
돌돔이 훑어 먹어버린다며 일 년에 몇 번 없는 먹성좋은날일거라고 했다.

하루 낚시였건만 성게를 잔뜩 갖고 들어 온 것이 낚시도 할 줄 모르는
머릿수만 채운 일행들만 보고 성게를 잔뜩, 업어 씌운 낚시점 아줌마 때문으로
바가지를 쓴 날이라고 투덜대며 사람이 까먹어야 절반이나 본전을 찾겠다고 
홍홍 거리고 있던 참이었기에 큰 것들을 골라 껍질을 으깨어 근처에다 뿌려주어 
더욱, 돌돔들을 흥분시켜 놓고는 바늘을 덧달아서 끄덕~! 해도 채보고, 까딱~, 거려도 
채보다 보니 주둥이 근처에도 걸려 나오고 아가미에도 걸려 나오는 것이 돌돔이 
많긴 많은 날인가 보았다. 

한번은 내려가는 성게가 공격을 당하지 않고 바닥에 내려앉았다 싶기에 
잠시 노려보다가 끄떡~! 이는 입질을 보고 힘차게 챔질을 했더니 순간적으로 
바위에 걸렸나 싶더니만 내리 달리는 것이 두 팔로 버티기가 힘들 정도였고 
낚싯대의 나무로 된 끝부분을 양물 윗부분의 살덩이 근처에 대고 있었기에 
파고드는 아픔에 잠시나마 고통의 비명도 질러 보았는데 58짜리의 돌돔 이었다. 
‘이 정도의 크기의 놈이 이리도 힘이 세니 육짜배기, 칠짜배기 돌돔은 과연 힘이 어떠할까?’

이런저런 낚시가 일찍이 도입이 되고 생활이 되어 버린 탐라에서는 채비나 용품도 
뭍에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것이 많았기에 탐라 나들이 한 번이면 얻어듣고, 
주워듣고 보고 배우는 것이 제법 있을 때로, 탐라인과 관탈도에서 낚시를 해보면 
담배개비만한 굵기의 케미라이트를 이빨로 우악스럽게 물어 꺾어서는 투명 호스를 잘라 
굵은 막대찌에 끼워 사용했는데 가끔씩 큰 고기를 만나기에 자주 채비를 떨구다 보니 
물 건너온 비싼 내셔널 전지 찌 사용은 부담스럽고, 썩, 크지 않은 돌돔이라면 
마릿수가 낳다 며, 굳이, 소고기 값보다 비싼 뻘건 지렁이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며 
크릴미끼만 고집하고 있었는데, 사용하다 남는 플라스틱 케이스에 담긴 크릴을 
버리지 말고 모아 달라고 했다.  

바늘에서 잘 떨어지지를 않아 사용하기가 편하긴 하지만 밑밥용 크릴 한 장보다 
값이 더 비싸다 보니 잘 사용을 안 하고 있다며 여러 마리를 눌러 끼워야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 있다고 했다.

크릴을 바늘에 여러 마리까지 끼우려 한다면 몇 마리까지 끼울 수가 있을까?
바늘 크기에 달렸겠지만 이번에 함께 했던 김 영감님도 옆에서 잠시 지켜보더니
자기도 살, 살, 끼워보니 다섯 마리도 끼울 수가 있게 되었다며 그렇게 크게 끼워 
사용한다면 굳이 깐 새우나  지렁이를 토막 내어 끼울 필요가 없는 크기라고 했지만 
나하고는 끼우는 방법이 약간 달랐다.

아이스크림을 먹는다면 우리네는 한 수저씩 크게 떠서 ‘어~그적,’ 거리며 
씹어 먹다시피 하는데, 멋스럽게 먹는 방법을 따지는 불란서 인들은 
혓바닥위에 올려놓고 입천장으로 내리눌러 기름을 짜듯이 압착시켜 녹여먹는 방법으로 
아이스크림의 맛을 즐긴다고 한다. 빨리 빨리의 습성으로 다른 민족성이 엿보이는 
대목으로, 치아에 직접적으로 단 성분이 닿지를 않아 치아건강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가끔씩, 즐기는 오늘밤의 투게더를 그런 방법으로 먹어 보기는 한다만
돌돔도 그런 멋스러운 입맛에 젖어 있진 않을까?

우악스러워 보이는 돌돔이라고 매번 입질이 옆 차기식 삼단 입질 을 하고는 
경쾌하게 끌고 들어가지는 않던데 그 작은 입으로도 소라나 성게를 깨기는 하지만 
아무리 입을 크게 벌린다고 해도 그 크기는 한정이 있는 것으로, 작지만 부피가 큰 
미끼에만 관심이 많은 고기인 것 같다.

잡아 올린 돌돔들을 갯바위에 저절로 만들어진 제법 큰 물 웅덩이에 담아 놓고 
몸놀림을 보면서 놈들의 습성을 살펴보니 몰려다니면서 일관된 행동을 보이는걸. 
관찰하면서 습성을 대충이나마 알게 된듯했기에, 썩, 큰 돌돔을 잡겠다는 넋 나간 
유혹만 잠시, 물리친다면 지천으로 깔려 있는 적당한 크기의 돌돔을 매번 못 잡을 리가 없을 것이다.

낚싯대 끝에나 잠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이상한 입질을 보고서 채비를 살며시 
회수해 보면 크릴의 연약하지만 질긴 껍질들만 바늘에 남아 있는 것을 보았을 것인데 
복어 같은 잡고기 일거라고 넘겨 버렸던 입질이 흉폭하리라고만 생각하는 돌돔의 
짓일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하고 넘겼던 것이다.

둔탁한 낚싯대에다 큰바늘에 미끼를 달아 던지면, 대부분이 떨어져 나갈 수밖에 없는데
얼마 후에 다시 채비를 거둬드려 보면 빈 바늘뿐…….
무슨 방법을 달리해야했다…….

민물낚시에서도 바늘근처에 옥수수가 섞인 밑밥 겸 미끼를 흡입하다 걸려드는 
잉어낚시와는 달리 붕어 잡이에 있어서는 바늘에는 항상 미끼가 달려 있어야 하듯이 
돌돔 잡이도 그리해야 한다고 서 씨 아저씨에게 목이 껄껄하도록 되뇌어 주었지만 
역시, 소귀신이 씌워있는 것이 맞는지 눈만 껌뻑이며 무덤덤한 표정이니
오늘도 근사하게 책임 있는 한 수를 보여주어야겠다…….



서 씨 아저씨가 통째로 끌어안고 있는 성게 박스를 뺏어와 몇 알씩 으깨어 흩뿌려 주면서
주위에 있을 돌돔에게 때가 되었음을 널리 알리면서 잠시 집중을 해보니
돌돔 특유의 간사한 입질이 나타났다.
(요것들아, 제발, 제발, 나를 거부하지 말아다오)

맞다싶은 순간을 노려 정확한 챔질에 들어갔고 얼마간의 싱갱이 끝에 놈의 모습이 
보이며 서서히 물속에서 끌려나와 주었기에 보란 듯이 서 씨 아저씨 쪽으로 들어 올려 
갯바위에 나뒹굴게 하니 그제야 마음에 변화가 오는듯했다.

거푸 비슷한 크기의 돌돔을 낚아낸 후에는 농어가 한 마리 끌려나왔고
분명 돌돔인 듯한 입질을 보면서 재빠르게 챔질을 했으나 과격한 당김으로 버티는 것이
6미터 장대로는 상대를 할 수가 없는 큰 놈이었다…….

좌측의 벽 쪽으로 달려가는 놈의 모습과 크기를 대충 머릿속으로 가늠했지만 
맑은 물색이다 보니 어느 정도 떠올랐기에  그 모습을 보니 더, 더욱 
먹을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방향만 맞추어 주니 봉돌만 튕겨 나왔지만 
이미 마음을 비웠었으니 분해할 것도 안타까워할 것도 없이 무덤덤하기만 했다. 
놈의 형태와 크기만 파악했던 것으로도 족했기에.......

잠시 후에 적당한 놈을 한 마리 더 낚고는 연이은 입질이 있었는데 이번엔 
돌돔이 아닌 다른 물고기가 걸려들었는데 80센티, 남짓한 크기의 농어로 
이 역시나, 6미터짜리의 짧은 낚싯대로는 감당이 안 될 일이었다.

낚싯대나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부러 터주었기에 매끈하고, 가벼운 낚싯대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지만 목줄이나 바늘은 다시 묶어야 했고 바늘위에 큰 봉돌도,
그러고 보니 없어져 버렸고 만…….

돌돔이란 고기가 게으르고 집중력이 없다보니 크게 휘날리는 미끼에는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절반의 부력을 바늘윗부분에 주기도 하는데 2호 봉돌무게를 바늘 위 한 뼘에다 주기도 하니
정 군이나 서 씨 아저씨나 보면서 기함을 했던가 보다.......
저, 죽을 고기잡이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는데........

서 씨 아저씨가 무거운 장대를 걷어치우고 찌낚시를 시작했는데 이리도 철렁이고 
물 흐름이 빠르면 볼락도 저 절벽 밑에서 멀어져 갔을 게고 돌돔의 입질을 파악하기도 
어려워 더 이상, 낚시가 어려워지는데 점점, 바람이 거세지는 것이 짧은 낚싯대일망정 
붙들고 있기도 힘들어서 그만, 받침대에 걸어 놓고 잔뜩 곧추세워놓고 더 위쪽으로 짐들을 옮겨 놓았다.

처박기의 달인인 서 씨 아저씨의 친구가 주고 간 달달 볶았다는 갓김치가 맛나게 
저녁 도시락의 주 메뉴로 등장을 했고, 등짝을 내려놓으려고 그나마 편편한 곳을 찾아 
억지로 쪽잠을 청한지가 얼마 안 되었는데 ‘후드득~!’ 하니 빗방울이 돋기 시작하니
서둘러 서 씨 아저씨가 커다란 우산을 펼쳐 놓고 있는 곳으로 가서 붙어 앉아 
있을 수밖에 없게 되었다.

민물용으로 나왔을 파라솔 세트를 구입하여 단단하게 설치 할 수 있도록 
손재주를 부렸기에 어느 정도의 바람에도 버텨 줄 수가 있었다. 
자정께부터 시작된 비바람이 우비 속을 파고 들어와 양물보따리까지 적셨고 
척척하다 못해 미적지근하고 뜨뜻해 오는 것이 앉아서 오줌을 지린 걸로 
착각이 들 정도로 후지근하기를 반복하는 밤이 너무도 길고 지겨웠다.

그 바람에도 용케 버티어 주는 받침대에 걸린 위태해 보이는 낚싯대를 보며 
‘차라리 떠내려 가버리면 이참에 고생스러운 낚시를 그만 두어버려야겠다’ 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번 낚시여행이 무척이나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드는 건 또 웬일일까? 

비로 인한 습기가 피부로 베어들었는지 목도 마르지 않았고 무사히 밝은 날을 
맞을 수나 있을까 걱정을 끓이다 보니 별다르게 할 이야기도 생각나지 않아 
무언의 침묵 속에 여섯 시간 정도를 꼼짝을 못하고 있었으니 온몸이 굳어 버렸나 보다.

저쪽에 떨어져 있는 경록 군은 우산도 없이 우비만 입고서 반성을 하듯이 
고개를 떨구고는 혼자서 얼마나 무섭고 외롭고 쓸쓸할까? 
고기 욕심에 예전에 귀신이 나왔다는 자리까지 찾아가서 낚시를 하기도 했다는데 
오늘 저 자리까지는 귀신이 찾아오지도 않았을 게고……. 
몇 번을 소리쳐서 불러 보아도 대답이 없으니 제대로나 있는 건지…….

천둥번개를 동반한 비가 밤새도록 내린 양으로는 이백미리는 될 것 같은데 
만재도를 다니면서 이렇게 큰 비를 맞아 보기는 또 처음일세.......

아마도 낚시를 다니면서 가장 큰 비는 만난 것이 소관탈도 계단에서였던 것 같다.
낚시를 갓 배워, 그 재미에 푹 빠진, 후배 놈을 데리고 멀쩡한 날씨에 낚시를 갔었고
초저녁까지는 쉬지 않고 고기가 물려 나오는 재미에 날이 흐려진 것도 몰랐었다.

어둑해져서는 무언가 큰 고기를 후배 놈이 낚아든 것 같기에 우럭이라도 
걸었는가보다고 물어보니 긴 꼬리 벵에돔이라고 했다. 
“아니? 지금 너 돌돔케블라 목줄채비에 통 지렁이 미끼를 썼잔여? 그런데 그것도 
 벵에돔, 긴 꼬리라니????   이 넘이 벌써부터, 허풍을?????”
“잘 모르긴 해도 낚시 책에서 본 긴 꼬리 벵에돔이 분명한데요?”

“긴 꼬리가 똥벵어와 달리 그리 흔한 고기도 아닐뿐더러 크릴도 아니고 둔탁한 
 케블러 목줄로 된 채비를 물고 나올 수는 없는 건데…….”
“또 걸었는데……. 같은 놈 같은데요??? 맞나??? 맞네?! 긴 꼬리 45~!!!!!”

후배가 있는 곳까지 쫓아가서 확인을 해보니 맞다, 맞아, 긴 꼬리…….
담대한 긴 꼬리 벵에돔이 날이 저물자 갯바위 가까이 나와 채비와 미끼도 가리질 않고
초보기가 있는 후배 놈에게 몸을 팔겠다고 덤벼들었으니 저 녀석에게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다는 게야???????

그런 법이 아니지만 이런 일이 생겼다고 늦은 도시락을 먹으며 한바탕 설파를 했지만
고기를 잡은 놈이 땡이라고 우기니, 할 말이 없던 차에 빗방울이 돋기 시작했고
날이 밝을 때까지 내린 비에 우산과 우비로 온몸을 가렸지만 기록적인 강수량으로
그 또한 200미리가 훨씬 넘는 대단한 양이었다. 
울며불며 밤을 지새웠던 놈이 결국은 절명 여에서 또 한 번 혼이 나고 부터는 
취미를 작대기 휘두르기로 바꾸고서는 바다와의 인연을 끊고 말았는데 요즘은 
조금씩 궁금해지는 모양이니 서해권 참돔선상낚시나 주꾸미 잡이라도 한번 같이 가봐야하려나 보다.



날이 밝으면서 비가 그치기 시작했고 떨어져 있는 일행과도 무사함을 확인 할 수 있었고
바람에 날아가 잃어버린 물건도 없으니 또 챙겨들어야겠다만 낚시가 지겨워지고 
몸이 무거우니 어쩌면 좋담?!

허허, 비가 오기는 정말 많이 왔나보다. 
만재도 본섬의 골골마다 비룡폭포 보다 굵은 물줄기들이 생겨났고 길바닥에도, 
허드레 우물 통에도…….        
민박집으로 올라가는 골목길로도, 쏟아져 내려오는 빗물이 세찬 날이다
통이란 통을 모두 꺼내놓고 귀한 하늘이 주신 물을 받느라고 아저씨와 아줌마는 정신이 없었다…….

매일같이 땀으로 젖은 몸과 빨래를 할라치면 샤워기에서 나오는 물이 주사기에서 
나오는 물과 같이 가늘고 힘이 없기에 여러 사람이 사용을 하자니 제법 시간이 
걸리기에 가득이나 부족한 잠잘 시간도 더 부족했으나 워낙, 물이 귀한 곳이고 
담수화 시설이 잦은 고장을 일으키기 때문인데 만재도에 처음 전기가 들어왔을 때는 
뭍의 생활을 흉내 내어 세탁기를 들여 놓은 집도 있었지만 우물에서 머리에 이어 
물 길어다 언제 세탁기를 돌려 보려고……. 
결국, 다시 뭍에 있는 아이들 집으로 보냈었는데…….
오늘은 하늘 물이라도 풍족한 날이다 보니 민박집 아저씨가 신이 났다

“매일같이 애기 오줌같이 나오는 물로 몸 닦기도 감질이 났을 거여…….
 오늘은 물 한번 실컷 써보시겨~~~~ 
 내가 양동이로 받아 모은 하늘 물, 얼마든지 퍼다 줄게~~~~ 
 어, 시원, 하다~~~~ 나도 오늘은 등목을 한 번, 해야겠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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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댓글
1 별똥별 12-08-29 18:49 0  
아,,, 빠져들어서 읽고 말았습니다. 만재도 꼭 한번 가보고 싶게 하시네요. 그리고 가서 크릴 돌돔낚시 한번 시도해보고 싶네요.(막대찌를 밤낚시 하는 개념인가요? ^^;) 앞으로도 찌매듭님 조행기 계속 볼 수 있었으면하는 바람입니다. 발주처 예산이 부족하여 겨울에 공사중단 예정인데, 겨울철 만재도는 어떨지 또 궁금하네요.
1 찌매듭 12-08-29 20:09 0  
아직 만재도를 안가보셨는가 봅니다.
모든 고기들이 크릴맛을 알아버렸기에 그 맛에 흠뻑 빠진지도 오래되었습니다.
밝은 낮에야 낚싯대 끝에 나타나는 미약한 입질을 파악할 수가 있지만
어두워진 밤에는 적당한 막대찌에 향어 입질 같이 나타나는 어신을 보려면
케미토막같은 입질도 챔질을 하다 보면 우악스런 입질로 이어지기도 합지요
11월이 넘어서면 물이 탁해지며 여름 시즌이 끝나기에
노래미와 잠시 정신 나간 시력 나쁜 참돔,
우럭들만 간간히 입질을 해주는 감성돔철이죠....
겨울시즌이 가거도보다 훨씬 짧기에...
짧다기 보다는 물색만 보고 포기한다는 말이 맞겠지요만,
어찌 되었던 11월 중순이 넘어서는 북서풍의 계절에는 감성돔 위주로
낚시를 합니다.
11월말이나 12월 중순전에 만재도를 다녀옵지요
59 폭주기관차 12-08-29 19:05 0  
햐~ 퇴근전에 한편을 만나고 퇴근해서
샤워후에 열었는데 5탄이 올아와 있내요.

그렇게 많은 비가 내리는날 그것도 한밤중,
새벽녂까지...경험이 있습니다만.
왠지
처량해지기도하고,내가 지금 무슨짓을 하고있는건지
이런저런 생각도들고...그러더군요.^^*

오늘은 돌돔낚시에대한 좋은 정보들을
얻어갑니다.
마지막사진 상차림이 푸짐합니다.
저녂먹을 시간인데 많이 땡기내요.^&^

태풍이물러가고 오늘하루 맑은 하늘이 열렸는데
사람이 참 간사한것이 그렇게 세차게 바람이 불때는
언제고 오늘은 더워서 또 어제의 날씨를 그리게되나
봅니다.^&^

조행기 잘 보았구요.
6편이 올라오겟지요.?기다리렵니다.
59 찌매듭 12-08-29 20:15 0  
정말이지 이번 같은 고생만 이어진다면 진즉에 낚시를 때려 치웠을지 모르겠습니다 ^^;;
물줄기가 시원치 않다보니 씨김시간이 뒷사람과 많이 벌어져 토막상이 차려지기에 함께들 식사하기도 어렵더군요
끈끈하니 땀이 베어나와 물줄기를 뒤집어써 봅니다만
폭주님과 같은 생각이 드네요...
어제의 고생을 잊기에 반복되는 고생길에 나서나 보지요?
농어 몇마리를 얻어 자신 동내 아저씨가 호프에 치킨을 곁들여 주기에
잠시 나갔다 왔습니다.
시간이 나는데로 6편, 7편을 마무리하고 9월 초순에 편히 안과를 다녀오려구요.....
그래도 시원하니 저녁바람이 좋은 날입니다 ^^//
1 돔사랑 12-08-29 19:28 0  
찌매듭님보다 쬐끔젊은 저도 컴맹수준인데(언제부턴가 배움의 귀차니즘에 빠져ㅎㅎ)
찌낚시 배울때만큼 노력 했다면 뭐든 도사가 됐을터. . . ^^;
찌매듭님의 조행기를 보면 너무나 대단하다는. . .

거제도가 고향이라 어릴때부터 해온 낚시. . .
찌낚시에 입문하고 조황에 허덕이며 쫓아다니다
즐기는 낚시로 전향한지 10여년이 다되어 가네요
하지만 찌매듭님에 비하면 하늘아래 개미 같이 느껴진다는. . .

그래도 계절별로 봄에는 뽈락, 여름엔 전갱이, 가을 겨울엔 감시를
놀기삼아 다니니 오히려 조과는 예전보다 훨씬 좋다는. . .

야영(1~2박)할 시간이나면 즐기는 낚시라 족발이나 삼겹살은 기본이고
토종 삼계탕도 한번씩 해먹는데 바닷가에서 쏘주와 같이 먹으면 정말로 맛있다는 ㅎㅎ

사랑스럽기도^^; 존경스럽기도한 찌매듭님 조행기를 보고나면
가끔씩 찌매듭님과 같이 즐기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도 해봅니다

노모님과 함께 평안 하시고 건강하시길 기원하며
마음의 양식이 되는글 잘 읽고 갑니다 ^^*
1 찌매듭 12-08-29 20:30 0  
배움에야 가릴 것이 무에 있겠습니까?!
스마트폰을 장만하고 처음에는 짜증도 났는데 약간, 익숙해 지다 보니 화면이 좀 더 넓고
큰 것을 장만할걸 그랬다는 후회도 듭니다만.....
노모가 좋아하시기에 전갱이 잡이 저도 무척이나 즐깁니다만
거문도에서와 같은 30급이 넘는 전갱이라면 굳이 돔낚시만 고집할 것도 없는 손맛+입맛입니다.
간편한 먹거리라도 넉넉히 준비하면 갯바위에서의 긴 밤도 지겹지가 않겠지요?! ^^
사랑스러우시다 하시면 어째, 소름이 돋을것도 같습니다만....ㅎㅎㅎㅎ
집 나간 아들이 돌아 오기만을 기다리다 지쳐 잠드셨을 노모의 모습을 보곤
덥썩 손을 잡았더니 설잠이 드셨었겠지만 바로 잠이 깨어
무사히 돌아 와서 고맙다고 반색을 하시기에
또 한번 울컥했더랬습니다......
1 어신따라 12-08-30 10:54 0  
200미리나 넘게 퍼 붓는 빗줄기 속에서 날밤을 지새셨다니 정말
고생이 많았었겠습니다.
돌돔 입질의 여러 형태를 현장감 있게 설명하셨네요.
만재도 주민들의 삶 까지 정감있게 생생하게 그려주셔서 정말 잘 봤습니다.
건강관리 잘 하시고요.
수고하셨습니다.
1 찌매듭 12-08-30 11:51 0  
십년전 가거도에서는 밤새도록 더 많은 비를 쫄딱 맞으며
서서 밤을 샌일도 있었습니다
모두가 짐가방을 물에 던져 보내고 정신분열을 일으킨듯한 사람을 달래 보기도 했었으니까요....
지금이야 여러형태의 낚시방법들이 변형이 되어가면서 별 희안한 방법들을 보여주는군요
예전엔 몰랐기에 못잡았던 많은 고기들이 속속들이 잡혀 나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포인트에 대한 적확한 시기, 기타 등등은 따라낼 수 없는 것들도 있다하겠습니다.
만재도, 가거도 현재 모든 통신 수단이 불통이라 뭍으 가족들이 애를 태우고 있습니다
이번 태풍까지 지나가야 배들이 들어 갈 수 있을텐데.
가거도보다는 만재도는 덜 피해를 보았다는 연락이 잠시 있었다는데 그나마도 연락이 안된다는군요
또 하나의 태풍에 피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1 원조밤안개 12-08-30 13:28 0  
오랜만에 찌매듭님 조행기 잘 봤습니다.
처음부터 정독하니 시간이 많이 걸리는군요. 읽는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글을 적는 시간은 얼마나 많이 걸렸을까요?
너무자 잘 보고 갑니다. 좋은글 읽게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1 찌매듭 12-08-30 15:43 0  
쓰다가 보니 자꾸만 길게 쓰게 됩니다만, 소설도 있고 논문도 있는데
그다지 긴 글은 아닐겝니다.
빨리빨리, 퍼떡퍼떡 조급해 지다 보니 조금이라도 긴글에는 여유를 못갖는 것같습니다.
간단한 문자나 채팅에만 길들여지다 보니 이러다간, 서류 검토는 어찌할지....
타이핑은 어느 정도 되는데 빼트리고 나중에 생각나는 부분이 있어 더듬다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같아요....
왜, 자꾸만 기억이 안나는 것이 늘고 잊는 것이 생기는지?
그제는 전화기를 어디에 놓고 와서 한참을 찾았는데
딸래미에게 구박 많이 받았습니다 한달도 안된 것을 벌써 저러니 목에 메고 다니라네요.... ㅠㅠ
거의 다 정리가 끝나갑니다.
많은 비로 디카를 못꺼내어 사진이 적었던 이번이었습니다 ^^;;
비의 양이 엄청 나네요.
저도 앞전 출조에 그 비를 맞았습니다.
5~10분 왔는데 장비며,옷이며
속옷까지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
요즘 갑자기 쏟아지는 비가 무섭더라구요.
막걸리캔은 처음 봅니다.ㅎㅎ
수고들 하셨습니다.^^
66 찌매듭 12-08-30 15:46 0  
생전에 이리도 많은 비는 가거도, 관탈도, 이번 만재도가 세번째였구요
소양댐에서는 산으로 올라가다 지쳐 차라리 떠내려 가는 것이 낫겠다고 탈진했더랬지요
소양댐의 향어낚시 전성기때 많은 사람들이 호우를 경험해 봤겠습니다만
물 올라 오는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답니다......
서울은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막걸리캔은 벌써 열종류 이상이 나와 있더군요
값도 제법입니다 맥주값과 비슷합니다
1 멈춤봉 12-08-30 15:42 0  
질풍노도,폭우를 저짝동네(?)에서 일으키고 있어 송구 스럽습니다만..
궁금해 왔던 찌매듭님 흔적에,좋은걸 어찌 하오리까 입니다..^^;;

소장가치가 있는 찌매듭님의 조행기는..
오롯이 제 착각일지라도, 컴 번개같이 휘돌려 버리는 큰놈한테
"다 저장해라" 이기도 합니다..

만재도 함 안가고는
제 명대로 살지 못할것 같습니다

가게 된다면
찌매듭님의 감촉 그대로만 느끼고 오고 싶단 생각 이구요...

고맙습니다
건강 유념 하시기 바랍니다.
1 찌매듭 12-08-30 15:50 0  
만재도를 더 이상 오몀되기전에 꼭, 다녀 오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그곳도 서서히 멍들어 가고 있지만 그래도 우리세대까지는 견디어 주지 않을까, 생각이 드네요
민박집이 개인 사정상 한 집이 줄어 가득이나 작은 섬이 여유가 생겼습니다
숙식이 불편하고 포인트가 적어 가거도로는 많이 가는가 봅니다만
가거도나 만재도나 색다른 맛과 멋이 있으니 어디가 좋다할 수는 없겠습니다
태도도 좋고 흑산도가 개발이 되면 또 좋은 곳으로 다가 올겝니다
추자나, 거문도가 수명이 다된듯 색이 바란 것도 다 이유가 있겠지만
서서히 모든 것이 바래기만 바랄뿐입니다.
건강하세요~~~~ ^^//
16 천안감시 12-08-30 19:13 0  
항상 즐거운 맘으로 잘보고 있습니다.
16 찌매듭 12-08-30 20:46 0  
아~! 천안감시님, 오랜만인 것같아요~~~~~~~
한동안 뜸하고 소원했더랬습니다.
태풍피해도 없으시고 잘 지내셨죠?
건강 무탈하세요~~~~~~~ ^^//
1 自由人 12-08-31 11:42 0  
마지막 사진속의 밥상이 그립습니다^^*
만재도를 꼭 한번 가보리라..다짐하고 또 다짐해봅니다
1 찌매듭 12-08-31 12:11 0  
민박집 아줌마는 제 팬이죠.....
우선 아저씨보다는 영계니, 제가 더 구엽지 않겠어요?
물줄기가 대충 씻는 사람들이 먼저 사용하는데 나중 사람과 시간차가 많이 벌어지니
먼저 밥을 주기도 합니다.
약간, 반찬 차별도 하는데 제 도시락엔 후라이가 두개....
딴 사람은 한 개.....
추자에서도 그랬지만 아마도 저에게는 쌍알이 걸린듯하지만, 아닐까요? ^^;;
틈나는대로 설겆이도 돕고, 고기 손질해줄때 션한 음료도 드리니
아마도 제 생선엔 이쁘다고 소금도 더, 뿌려주는가 봅니다 -_-?
추석연휴를 이용하시겠군요?
가거도는 몰라도 만재도는 물때도 그러하거니와 밥 해줄 집이 없을겝니다
손님도 적은 섬이니 대부분이 자식들이 있는 목포로 명절쇠러 나가겠지요.
가거도에서 사리를 보내고 만재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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