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전 좌사리에서 45정도의 참돔을 낚아내고
조금은 아쉬운 마음에 다시 좌사리를 찾았습니다.
원래는 지난주 토요일 쯤 들어가려고 했으나,
주위의 조우들께서 다들 바쁘다고...
그래서 이번주는 출조를 포기하려고 하는데
금요일 오후 진조호 선장님의 전화가...
"사이섬에 함 들어갈랍니까?"
한분이 야영하고 계신데 토요일 오전에 철수하시니 양해를 구하고 같이 낚시를 해 보랍니다.
금요일 저녁 9시 바로 짐을 싸들고 통영으로 달려갑니다.
척포에 들러 밑밥을 준비합니다.
크릴 12개에 파우더 3개.
조금때라 물살이 세진 않겠지만 사이섬의 물골은 빠르기로 유명하고
아직까지는 참돔이 부상할리 만무하니 적당하게 파우더가 필요해 보입니다.
밑밥과 먹거리를 챙겨서 부푼 마음으로 중화마을로 달려갑니다.
선장님과 인사를 나누고 장비를 챙기는데
....
....
이런...
낚시조끼를 집 베란다에 걸어두고...
소품통, 바늘, 봉돌, 참돔용 목줄, 랜턴, 수중찌까지....
몽땅 집에 두고 왔습니다.
이런 낭패가...일이 늦게 마쳐서 서두르다보니
이런 불상사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진조호 선장님께서 자기가 쓰는 소품통과 참돔바늘 11호 한쌈, 수중쿠션세트를
내어주십니다.
금요일 저녁 11시 몇분의 야영팀들과 함께 좌사리로 달려갑니다.
다들 12시, 2시 출조라는데 젊으신 선장님이라 그런지 조사들을 위해 부지런 하십니다.

좌사리열도에서 안제립여, 벼락바위와 함께 명포인트로 소문난 사이섬입니다.
서쪽은 직벽이라 동쪽을 바라보며 낚시를 해야하며
전형적인 날물 포인트로 날물시(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름) 두섬사이로 흐르는 빠른 조류에
채비를 태워 두 골물이 만나는 합수지점에서 대물들을 만날수 있습니다.
들물시 반대로 조류가 흐르게 되면 캐스팅과 동시에 곧바로
채비가 섬뒤쪽으로 돌아버리기에 거의 낚시가 불가능합니다.
여기서는 주로 3호찌 이상의 고부력반유동으로 수심25m이상을 주거나
잠수찌채비를 사용하여 낚시를 합니다.
사이섬에 도착하니 야영을 하시고 계신 분은 섬 위쪽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텐트도 없이...좌사리 모기도 안무서운지...
12시 만조 후 곧 날물이 시작되기에 서둘러 채비를 마칩니다.
원더랜드 AR1.75호대, 트윈파워 5000HG,
원줄5호, 목줄4호(가방을 뒤지니 구석에 안쓰던 목줄이 있더군요),
3호 야간찌에 참돔11호 바늘로 마감하고 청개비를 꿰어 수심25미터를 주고 캐스팅을 해봅니다.
야간참돔낚시의 경우 청개비를 사용하라고 배웠지만 저를 비롯한 주위의 어느 누구도
청개비로 잡는 걸 본적이 없습니다....하지만 배운대로 해봅니다.

멀리 불밝힌 어선들과 낚시꾼들의 야간찌, 하늘의 별만 가득한 좌사리 바다입니다.
날물이 시작되고 본류대가 동쪽으로 흘러가지만 입질이 있을리 만무하죠...
3호 야간찌 보이지 않을때까지 흘려보지만 청개비는 그대로 올라옵니다.
몇시간이 흘렀을까? "언제 들어왔습니까?" 하고 주무시던 조사님께서 내려오십니다.
3일째 이곳에서 야영을 하고 계신다는 대구분이셨습니다.
참 낚시꾼들은 대단하다는...
이 망망대해에 정말 조그만 섬에
그 노무 고기 잡을끼라고..ㅎㅎㅎ
하지만 낚시꾼들이 섬에서 그 고생을 하며 야영을 하는 이유가
꼭 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아닐겁니다.
그래도 먼저 오신 조사님에게 저는 3일만에 만난 사람이겠죠...
주섬주섬 챙기시더니 "커피 드십니까"하고는
뜨거운 커피한잔을 내려주십니다.
그리고는 낚시대를 들고 내려와서는 자신의 밑밥통에 3분의 2정도 남아 있는
밑밥을 제 발앞에 몽땅 털어 부어버립니다.
왜 저러실까? 생각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제가 가져온 밑밥량을 보시고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시고 자신의 것은 다 밀어 넣은 것이라더군요...ㅎㅎ

중날물이 넘어가고 간조가 가까워지니 여명이 밝아옵니다.
여전히 입질이 없습니다....

멀리 좌사리와 함께 여름 낚시의 메카 국도가 보이네요.

드디어 해가 뜹니다. 본격적으로 낚시를 해야하지만 날물의 진행은 끝이 나가고...
전형적인 날물 포인트인 이곳에서의 낚시가 점점 걱정스럽습니다.

AR 1.75호대와 트윈파워 5000번입니다. 사실 너무 무거워서 팔과 어깨, 손목이 아파옵니다.

이미 해도 중천에 뜨고 조금은 지쳐버려서 낚시대와 채비를 바꾸기로 결정합니다.
원더랜드 AR1호대에 임펄트 3000LBD, 3호 원줄에 가방에 있던
감성돔용 목줄2호(히로세 목줄)을 사용했습니다. 아무 생각이 없었죠...ㅎㅎㅎ

물살이 그리 세지는 않아서 3제로 잠수찌 채비에
B봉돌 2개를 물려 왼쪽 본류대에 태워봅니다.
서서히 채비가 내려감을 느끼고 오른쪽 조류와의 합수지점에
채비가 꼽히기(?)를 기대를 해봅니다.
밑밥을 꾸준히 밀어 넣어 보지만...입질이 없습니다.
서서히 지쳐갑니다. 한숨도 못잤겠다...따뜻한 봄 햇살이 정면으로 내리쐬고
배도 고프고, 사이섬의 발판도 좋지 못하고...
쪼그리고 앉았습니다.
아마 조금 졸았던 것 같습니다.
원줄이 살짝 도로록~풀려나갑니다. 놀라서 확 채었지만
25정도 되는 상사리(참돔새끼)가 올라옵니다.
방생하고 다시 밑밥을 밀어넣고 채비를 날려봅니다.
원줄이 본류대를 타고 나가다가 정면으로 정렬이 되고
툭툭툭...서서히 풀려나갑니다.
한동안 나가던 원줄이 멈춥니다....
그때 갑자기 스풀이 쭉우~~욱 풀려 나갑니다.
놀라서 스풀을 닫고 낚시대를 들어봅니다.
처음에는 크게 힘을 안쓰는 것 같더니
갑자기 낚시대가 찌잉 합니다. 장난이 아닌 힘이 줄과 낚시대에 전해집니다.
바짝 세운 1호대가 거의 활처럼 휘어버립니다.
원줄, 목줄이 버텨줄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입에서는 아!아! 하는 비명만이...
두어번 정도 브레이크를 쥐어던 손을 놓았던 것같습니다.
그렇게 대치한 시간이 한 3-4분 정도...
옆에 계시던 조사님도 놀라서 낚시대를 놓고 옆에서 뜰채를 쥐고 응원을 해주십니다.
녀석과 계속되는 힘싸움...아니 목숨을 건 싸움이 계속됩니다.
정말 조금씩 릴을 감기 시작했습니다.
2바퀴 감고 낚시대 세우고,
2바퀴 감고 세우고,
릴을 감을때 마다 낚시대 마디마디와 릴시트가 삐걱거리고
릴과 브레이크 레바가 마치 부서질듯한 진동이 느껴집니다.
내가 미쳤지...
1호대와 2호 목줄로...
후회 막급입니다.
녀석이 마지막 힘을 씁니다.
아~~~
브레이크를 놓을까하다가...놓으면 터질것 같은 생각에
낚시대를 조금 녀석에게 줘버립니다.
1호대가 버텨냅니다.
조금 준 원줄을 다시 당깁니다.
녀석이 올라오는 느낌이 듭니다.
녀석이 힘이 빠진 것이 그대로 원줄에 전달이 됩니다.
드디어 녀석이 빨간 자태를 드러내며 물위로 올라와서는 항복을 합니다.
얼핏봐도 6자는 훨씬 넘을 듯...
옆조사님께서 크다를 연발하시며
조심스래 밑으로 내려가서 뜰채에 담아냅니다.

좌사리열도 사이섬에서 잡아낸 대물참돔!!!
놈을 꿰미에 걸어 놓고 목줄을 보니 두군데 정도 미세한 상처가 있었지만
충분히 늘어나면서도 터지지 않고 버텨주었더군요.
조사들의 입소문이 괜한 것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히로세 목줄" 강력 추천입니다.

대구 조사분께서 찍어준 기념사진 한컷! 고기는 멋진데 저는 별루군요...
한동안 정신을 못차리다가 다시 목줄을 갈고 채비를 던져보지만
조류가 감아돌면서 엉망입니다. 조류가 소용돌이를 만들면서 온갖 부유물들이 발앞에서
바다로 빨려들어갑니다.
간조의 정조시간을 지나 들물이 진행됩니다. 1시간이 지났나..
들물의 힘이 약하면서 다시 조류는 날물 방향으로 서서히 뻗어 나갑니다.
이 때 다시 한번의 강력한 입질!!!
앞의 녀석 정도는 아니지만 천천히 대의 탄성을 이용하여
중치급 한녀석을 올렸습니다.

추가로 낚은 중치급 참돔!!!

철수를 앞두고 두녀석을 바칸통에 담아봅니다.

대각선으로 넣어도 꼬리가...
간간히 상사리들의 입질은 있었지만
후로는 들물이 진행되면서 뒤로 돌아가는 조류에 더 이상의 낚시가 힘들어 졌습니다.

사이섬 오른쪽 포인트

사이섬 왼쪽

사이섬 위쪽에서 바라본 포인트

사이섬 건너편 노랑바위 포인트(?)

멀리 보이는 국도

철수길에 뱃머리에 앉아서... 선장님이 마이크로 "앞으로는 조끼랑 1.75대 버리고 오시소!
내가 다 빌리줄테니...ㅎㅎㅎ"

77cm 대물 참돔...선장님 말로는 살아 있어으면 80cm 되겠네 하네요!!

큰놈의 빵이 너무 좋아서 55짜리는 너무 작아 보이네요.
55짜리는 살려서 갔지만 집으로 가는 도중에 횡사....
암튼 이번 출조는 참 운이 좋았습니다. 1호대와 2호 목줄로 녀석들을
걸어낸 것도 운이 없었다면 불가능했겠지요.
앞으로 계속 낚시를 다니더라도 이런 녀석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요?
녀석과의 싸움에 주말 내도록 근육통에 시달려야 했지만
다음 출조가 또 기대되는 것은 이런 녀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
이런 맛에 바다낚시에 빠지는 것일 겁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 대물참돔시즌!!
낚시꾼들의 마음은 셀레어 옵니다.
여러분의 추천이 저에겐 큰 힘이 됩니다.
꾸우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