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바람 그리고 낮선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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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바람 그리고 낮선 그리움

1 산적되고싶어 14 3,885 2012.03.04 13:58


 


 

여리게 내리는 비는 봄을 재촉하는 비일까?
TV 드라마 “해를 품은 달”에서 주인공 이름이 연우(煉雨)라 하여 안개와 같이 뿌옇게 내리는 비, 보슬비를 일컫는데 지금 내리는 비가 그 수준쯤이지 않을까?

3월 2일(금) 새벽부터 일어나 몇 번을 바깥에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기를 하였는지 모른다. 그러다 보니 희뿌연 아침이 밝았고 에라 모르겠다 심정으로 집을 떠난다.

고성을 넘어서자 빗방울이 조금 더 굵어져서 전화기를 들었다.

전화기 너머로 이제 고등학생이 되어 한층 성숙한 “은비” 목소리도 들린다. 이름도 참 곱다. 은비라~ 빗방울과 참으로 잘 어울린다는 이름이다. 어여쁜 딸이 있었으면 이 이름으로 지어도 참 고울 것 같다는 생각인데 사내놈들만 둘이라 ㅎㅎㅎ

간단히 고등학생 된 것 축하한다며 아빠 바꿔달라고 하였더니 잠시후 형이 전화를 받는다. “형님 산적입니다. 비가 많이 와서 가다가 돌아 갈랍니다 담에 낚시함 가입시다”, “그냥 와봐라 비가 조금 오니 바닷 바람이라도 쐬러 가보자”. 언제나 낚시 간다고 일정을 잡으면 비가 오거나 바람이 불어도 낚시를 그대로 떠났었는데 오늘은 게으름이 더 앞서는 것은 왜일까?

전화를 끊고 고만고만한 빗방울을 뚫고 도착을 하니 8시 10분쯤이다.

길가에는 등교를 하는 아이들의 밝은 웃음꽃들이 봄꽃마냥 피어오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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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받아서 마지막 건조중인 막대찌입니다.

전부 수작업으로 만든거라 모양은 약간 투박해도 예민함은 뛰어나 감성돔 낚시에는 제격이지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우연낚시점”문을 열고 들어서며 인사를 하자 형이 “오랜만이다 반갑네” 하며 손을 잡아준다. 가계엔 주문 받아서 마지막 건조중인 우연막대찌가 그동안 바람 때문에 바다로 떠나지 못했을 형의 안타까움이 하나하나 막대찌를 깍고 다듬고 칠을하고 말렸나 싶으니 안쓰럽기까지 하는데 형은 또 2.0호와 3.0호를 내밀며 선물이다 한다. 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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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받은 2호찌와 3호찌입니다

그날 요넘들로 테스트를 해봐야 하는데 빗님이 가로막는 바람에~

조만간 테스트 하러 달려가야겠습니다 ㅎㅎㅎ

부엌에서 아침 준비중인 형수에게도 넙죽 인사를 하니 잠시후 아침상이 나온다.

좋은 쌀로 갓 지은 윤기 흐르는 밥과 이미 작고하신 아버님이 즐겨 드시던 고추를 된장 입혀 쪄낸것이며, 파래 무침이며 아직은 약간 설익은듯 하지만 내가 좋아라 하던 볼락젓갈에 쇠고기들이 퐁당퐁당 놀고 있는 미역국이며 말린 고등어 졸임에 나물무침까지 나와서 이건 왠거냐고 물어보니 어제가 은비 생일이었단다. ㅎ 생일 덕분에 나물무침까지 근사하게 아침을 먹는데 형이 왠일인지 밥 한공기를 더 달란다. “좋은 사람과 함께 먹으니 더 맛나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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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거나한 우연표 아침입니다.

깔끔하면서도 정갈함이 묻어있는~ 하지만 맛은 일품이라는 ㅎㅎㅎ

커피도 한잔 마시고 채비를 차려 나서려는데 빗방울이 더 굵어진 느낌이다. 멍하니 하늘만 바라보다가 “형! 조금만 더 있다 날씨 보다 나가자” 하고선 밖을 내다 보다 안에서 이런저런 꿈들을 듣다 보니 시간이 흐른다. 그동안 형은 멀리서 달려와서 낚시도 못 떠나는 내가 안스러운지 나보다 더 자주 바깥을 들랑거리고......, 난 오히려 더 여유가 생기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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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준이가 써 붙인 커피 자판기 안내문

다음부터 무심히 커피만 뽑아 마실것이 아니라 동전 하나 넣어 주는 센스가 필요할 것 같다

맞춤법이 틀려서 더 정겹지 않은가 말이다.


잔손가지 두어가지 봐주다 보니 이내 점심때가 되어 국수에 막걸리까지 한사발 하고선 커피 한잔을 하며 가계에서 입으로만 즐기는 낚시를 하고는 집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눈으로만 즐긴 하루 낚시를 마감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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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 한잔과 어우러진 점심국수

형은 한때 저런 국수를 한다발을 삶아 먹었다니 헉!!!

내가 먹은 그릇이 어느것이었더라?

짜릿한 손맛만 낚시가 아니라 온종일 내리던 빗소리와 잔잔한 음악이 어우러진 맛깔스런 일상의 낚시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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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낚시 실력이 거꾸로 가는 느낌이다.

본시 실력이랄것도 없었지만 말이다.

낚시만 가면 바람을 몰고 다니는 꼴이란 ㅎㅎㅎ 그렇다고 애써 잡은 출조일을 없었던 것으로 할 수는 없는일......,

 


지난 몇 번의 허탕과 분탕을 이렇게 또 올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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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30일 볼락 출조에 앞서 아침 식사중~

바람 때문에 꽝이었지만 아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콧바람 나들이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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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락 낚시중 거친 파도속에서 뛰어놀던 벵어돔이 아들 낚시에 걸렸네요

이 추운날에 벵에돔이 낚이다니 ㅎㅎㅎ

아들도 약간은 놀란 표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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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낚아 올린 성대입니다.

낚시대 휨새가 장난아니라 잔뜩 긴장햇었는데 요놈이 올라오더라구요

이렇게 큰 성대는 시장에서도 구경을 못했었지요

손자가 낚아온 고기를 어머니는 맛나게도 국 끓여 드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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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락 낚시중인 아들

지난 2월 25일 두미도에 낚시회에서 볼락 출조를 갔었습니다

거의 매번 쿨러가 넘치도록 볼락을 잡았었는데 이날은 찬바람이 얼마나 불던지 볼락 구경을 재대로 못했지요.

11명이 내려서 겨우 20여수 ㅎㅎㅎ

그것으로 썰어서 소주 한잔씩만 걸치고 추위에 오돌오돌 떨다가 배오기만 학수고대하던 시간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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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적입니다.

한것 가진 재주는 다 부려보았고 발품도 얼마나 팔며 돌아다녔는지 묵직하더라구요 ㅎ

그런데 볼락은 얼굴도 못보고 쏨벵이 4마리가 전부였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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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었던 몸과 마음을 녹여주던 손난로 입니다

주위에 모여앉아 서로의 체온을 느낄 수 있어서 더 행복했지요
유난히 곱게 빛나던 밤하늘은 별빛 만큼이나 열기가 따스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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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은 볼락은 요렇게 썰어서 소주와 함께 위에 저장을 했습니다

추위 몰아내는건 소주가 제격이지요 ㅎㅎㅎ

한 몇일 병원에 쫓아 다녔더니 소독 냄새가 낮설지는 않는데 아직도 약간은 비린내가 나는듯하다. 7일에는 아산병원에 새벽같이 달려가야 하는데 낚시를 떠나는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 왠지 서글픔이 앞선다.

몇일 전 누구에게 한 말이 있다. “당신은 들풀 같다고. 모진 비바람이 불면 더 몸을 낮추었다가 화려한 몸짓으로 들꽃을 피우는 것처럼 잠시 드러누울지언정 절대 쓰러지지는 않을거라고”

짖궂은 날씨다.

비가 올려면 오던지 아님 봄볕 그리운 만물에게 짠한 미소라도 한번 날려주던지 할것이지 바람에 비에 또 그리움까지 날린것은 뭐란 말인가.

근데 “우연낚시”의 그 우연은 무슨 의미일까? 다음에 가면 물어봐야 겠다. ㅎㅎㅎ 흔적도 없이 오다가다 우연히 들리는 그런 우연일까? 아님 빗소리를 즐거워하는 우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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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댓글
이번에도 우연에 가셨네요. 뱅에돔 한마리가 얼굴을 보여주었네요. 25일 뽈락도 무지 아쉽네요. 회가 꼼 뱅에돔 숙회처럼 보이네요.ㅎ 수고하셨습니다.^^
66 산적되고싶어 12-03-04 14:49 0  
김해장유아디다스님!
ㅎㅎㅎ 우연을 벗어날 생각은 없습니다
낚시라는 행위가 어부가 아닌 이상 즐거운 취미활동이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테니깐요 ㅎ
그냥 사람들 웃음이 좋아서 자주 가게 되네요
어김없이 아침은 먹을 수 있어서 더 행복하지요 ^*^
어쩌면 이번주초 시간이 날것도 같은데 또 빗님이 바람을 동반하여 온다고 하니 걱정이 앞섭니다.
볼락회가 벵에돔 숙회처럼 보이다뇨 ㅎㅎㅎ
벵에돔 껍질을 토치로 살짝 거슬린 회가 먹고 싶어 안그래도 입맛을 삼키고 있었는데 어떻게 아셨는지요 ㅎㅎㅎ
3월이니 대물 감성돔이 낚이길 기대하겠습니다 ㅎ
 
50 발전 12-03-04 16:22 0  
틀린 맞춤법에 정겨운 웃음 한번 웃고 갑니다.
우연낚시에 다녀오신 조행기는 다 읽어 봤는데요.
산적님의 성격이 잘 배여 있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예의 바르시고, 정을 알고, 등등등
막대찌 두개를 선물 받으셨으니 그 찌로 대물 감성돔을 꼭 올리셔서
선물 주신분을 흐믓하게 해 주시길 바래봅니다.
.
오늘 일요일인데 비와 바람이 많이 분다고 해서 집에 계신 분들이 우연낚시의 밥상을 보고 침흘리며 보실 분들이 많을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저도 정성이 담긴 밥상 받으러 꼭 한번 다녀가야 되겠네요.
즐낚하세요.
50 산적되고싶어 12-06-12 21:30 0  
발전님!
항상 정겨운 님 모습 보기 좋습니다.
살아가면서 엮은 소중한 인연이라 참 편하지요
가서 고기라도 많이 낚으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낚시라는 장르도 하나의 스포츠이다 보니
요즘엔 그냥 즐기고 있습니다.
다음엔 선물받은 막대찌로 근사한 고기 한마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8 도라 12-03-05 09:33 0  
사진빨 막대찌....
급 땡김 참을 길 없사와....
당장...
손에 거머쥘 액션 취해 봅니다...
아지매 한테 아양을 좀 떨어야...거머 쥐어 지려나....
아무나한테 안 맡길 것 같아서.....
맡겨만 주신다면...그 손길에 깃든 얼을...망각치 않으리라 만.....
덕분에...
귀한 막대찌 하나 모시게 된 것 같아...
아주 아주 아주..
땡땡땡~~~큐큐큐 입니덩.....ㅎㅎ
28 산적되고싶어 12-06-12 21:31 0  
도라님!
좀 난해 합니다 ㅎ
늘 즐거운 낚시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1 jufs장유감시 12-03-05 15:11 0  
비가 와서 낚시 못가셨서 안타깝습니다.

우잡니까.하늘에 구멍난것을

다음에 대물하세요.
1 산적되고싶어 12-06-12 21:33 0  
jufs장유감시님!
비가 와서 낚시 못가면 낚시대 손질하며 지내는 여유도 생기곤 하지요
여긴 시골이라 비오면 제법 운치가 있지요
우산 쓰고 들길을 거닐면 나름 생각들이 많이 정리가 되곤 하지요
조만간 바다를 보러 가야겠습니다.
님도 즐거운 낚시되시기를~
59 폭주기관차 12-03-05 17:16 0  
산적님~^&^

오랫만에 산적님 조행기를
접하는 듯 합니다.^&^

무탈하셧는가요?
우연을 다녀오셧내요.
우연표 식사는 정말 끝내주더군요.
저도 수제찌 두어개를 우연에서 준비 했는데.
참 좋으내요.

예민성도 뛰어나고 멀리 흘렷을때 시인성을 위해
찌톱 하나까지도 신경을 쓰셧더군요.

매끈하진 않지만 참 매력적입니다.
우연에 다시 가게되면 몇개 더 준비를 해둬야
할 듯합니다.^&^
조행기 잘 보았내요.
59 산적되고싶어 12-06-12 21:36 0  
폭주기관차님!
요즘은 뭘 하는지 게으름병이 도저서 이러고 있습니다 ㅎ
우연 막대찌는 참 특별하게 만들어졌더군요
그래서 다른 막대찌보다 더 예민성이 있구요
수제찌 다운 정성이 들어있어 애착이 더 가지요
예전에 두미도 인근에서 선상낚시하다 선물 받은 찌 하나를 잃어버려 배 돌려서 찾은 기억도 있지요
저에겐 참 소중한 추억이지요
늘 안전하고 즐거운 바다 여행 되시길
1 백만불궁뎅이 12-03-05 20:41 0  
대구에 사는 만불이 입니다..참 산적님 조행기와 가끔 올라오는 우연님의 좋은 글을 보면은 꼭 한번은 가고 싶은 곳이기도 하구요..혼자 갈려고 하니~~참 어렵습니다..ㅎㅎㅎ 무엇보다도 혼자 움직일려고 하니 좀 뻘쭘 합니다..참 나이도 한참 어려요~~~
1 산적되고싶어 12-06-12 21:39 0  
백만불궁뎅이님!
여자들이 보면 혹! 하고 쓰러지는 궁뎅이를 가지셨나 봅니다 ㅎㅎㅎ
언제 지나치는 길이면 한번 들려보십시요
투박하지만 따스한 사람의 느낌을 느낄 수 있을겁니다.
혹 평일에 시간이 되신다면 미리 연락한번주십시요
동행해 드리겠습니다 ㅎㅎㅎ
1 허송세월 12-03-07 20:52 0  
막대찌 소재가 부들이던가요?
사진으로는 구분이 어려워서요 ^^
1 산적되고싶어 12-06-12 21:40 0  
허송세월님!
답장이 늦어 죄송합니다.
그동안 인낚에 접속을 안해소 못봤네요
막대찌는 전부 수작업으로 제작을 하며
찌 소재는 민물낚시용 부들이 아니고
영구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오동나무로 만들었습니다.
자세히 찌 만드는건 잘 모르겠습니다.
늘 안전하고 즐거운 조행길 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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