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거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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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2

1 봉이 29 6,831 2012.01.07 21:30
 둘째날(일요일) 동이 트기전 민박집이 부산하다.
주인 아주머니의 투박스런 전라도 사투리와 높은 음성으로 자연스레 모닝콜이 되는...
이 얼마나 낚시인에겐 즐거운 아침인가?
도시에서야 아침마다 따뜻한 방바닥에서 몸을 떼내기가 어렵다지만,
이곳에서는 자칫 게으르다간 종선에 몸을 싣지 못하는 불상사가 일어나니~
아무리 피곤한 몸일지라 하여도 1초만에 몸을 세우게 되는 현상이 일어난다~ㅎ
 
 나는 아직까지 제데로 낚시를 배운적이 없다.
몇해 전 찌매듭님의 황홀한 조행기에 존경심이 절로 생겨 조심스레 동출의 메세지를 띄웠건만,
아직까지 이렇다할 답변을 해주시질 않는다...
하기야, 나같아도 짐짝 하나를 더 늘릴 생각은 없을게다.ㅎㅎㅎ
 
첫날 저녁 만찬에서 조심스레 서울에서 내려오신 사장님께 한수 가르침을 부탁드렸다.
같이가신 양양 조사님께는 양해를 구하고...
조과의 중요성보단 같은 시간 같은 하늘 아래에서 인생 선배 겸 낚시 대 선배님들께 배울수 있는 기회란,
나에겐 아주 좋은 기회이니 말이다.
 
단체 출조팀들을 먼저 하선해 주신 선장님이 부속섬으로 뱃머리를 돌린다.
아마 오동여쯤 갔을듯 하다...
서울 사장님과 내가 한팀이 되어 열심히 쪼아보지만, 4짜 중반급 한마리를 사장님이 걸어낸것 외에는
이렇다할 조과가 없었고, 나에게도 30이 안되는 귀여운 녀석이 인사를 했지만,
꿰미 내리기가 민망한 녀석이라 바늘을 살짝 빼서 돌려보냈다.
 
 오후가 되자 단체팀들의 철수로 부속섬엔 나를 포함하여 5명의 조사님들이 남았다.
너무나 강한 북서풍에 몸이 휘청거릴 정도로 힘든 낚시였지만,
쉽사리 오지 않는 기회이다 보니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낚시를 이어갔다.
통영 내만권의 필수품 3호 막대찌까지 꺼내어 노려보지만,
강한 바람과 너울 앞에서는 나약한 미물에 불과하다.
 
오후 2시가 되자 선장님이 배를 몰고 나타났다.
주의보가 예상되어 철수를 해야 한다고...
미련없이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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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에 올라 간단히 요기를 하고, 아직 해가 있길래 3구 구경을 해보려 나섰다.
3구 전체가 홈통인걸 감안할때 저정도 너울과 바람이면 부속섬 낚시가 예상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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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수관을 PVC 파이프로 연결해 바다로 보내는 형식이다.
우리내 도시 사람들이야 저런 시설들이 땅 아래속으로 묻혀있지만,
섬에서야 어디 쉬운게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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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땀 한땀 쌓았을 계단과 담을 보니, 이곳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을지...
수많은 세월 모진 풍파를 이겨낸 견고성과 지혜에 감탄이 절로 난다.<img src=

절경이로세~ㅎ<img src=

 주인은 떠나고 폐허가 된 집을보니 씁쓸 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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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당 한켠에 이렇게 큰 바위는 아마도 이집의 기둥이였을게다.
아이의 놀이터 였을수도, 아낙의 빨래걸이 였을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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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생명의 기원...
이곳 섬에서는 저 하찮아 보이는 물줄기가 얼마나 큰 재산일지 새삼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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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끌모아 태산을 만들듯이,
작은 물줄기가 고이 모여 섬 사람들의 풍요로운 삶을 이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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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날 군인들의 취사용 솥인가~??<img src=

 멸공을 외치며 이곳 가거도에서 혹독한 군생활을 보낸 선배님들께 경의를 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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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라한 폐교가 되었지만,
이곳도 그 시절에는 꽤나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키워줬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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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실존의 인물이 아니란 얘기를 얼핏 들엇던것 같다.<img src=


 나라의 사상 교육용으로 허구의 인물이 만들어졌던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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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된 교육...
그나마 나정도 또래의 사람들이야 선생님께 참된 교육을 받았다 생각 되지만,
요즘 학교 소식들을 보고 듣고 할때면, 참된 교육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떨어지는 선생님들의 권위...참 안타까운 현실임은 모두가 잘 알것이다...
학교에 찾아가 선생님 멱살잡이 하는 몰상식한 부모는 되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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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구경을 마치고 이른 저녁을 먹고 바람소리를 벗삼아 깊은 숙면을 취했다.
장장 12시간은 잔것 같다.
도시에 살면 보통 5~8시간 이상 자보기가 쉽지 않지만, 이곳 섬에서는 저녁상을 물리면
할일이 없어지는게 여간 심심할지 않을수 없었다.
그렇다고 밤마실을 나갈수도 없는 노릇이고~ㅎㅎ
자연히 늦은 밤참 먹을일도 없고 하니, 이보다 더 좋은 다이어트 방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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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셋째날(월요일) 걱정과는 다르게 기상이 썩 나쁘지 않았다.
3구 전체에 낚시인은 5명 뿐이라 포인트도 입맛데로 골라 내릴수 있었거니와~
선장님도 골수 낚시인이라 우릴 내려주고는 홈통바리에서 4짜 중반되는 놈 두어마리를 낚아온다.
 
나는 양양 조사님과 함께 오동여 인근에 내려 열심히 낚시한 결과 3짜급 서너수로 만족해야 했다.
그래도 매일 대상어의 얼굴을 볼 수 있다는것이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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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닝구 차림의 칼잡이는 프로연맹의 허영구라는 인물인데,
60에 육박하는 놀래미를 낚아 들어와 우리들의 입맛과 식감을 높여줬다.
적당히 기름기가 뜨는 매운탕은 민박집 아주머니의 손재주와 어우러져 충청도 촌놈의 식감에도
상당히 만족할만한 맛을 우려내어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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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말 상다리와 비교하면 안된다.
50명의 저녁상과 평일 5명의 저녁상은 달라도 아~주 다르다...ㅎ
놀래미 매운탕 사진은 없구나....먹느라 바빠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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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 조사님의 행복한 표정~ㅎ
왼손에 들고계신 액체를 몸속으로 다 넣으셨을게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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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양에서 장장 12시간 이상을 가야만 가거도에 도착한다.
그 열정 하나만은 대한민국 최고라 여겨진다.
 
" 덕분에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였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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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상의 악화가 예상되어 화요일 조기철수가 예상되었다.
파이넥스호가 새벽에 가거도로 들어와 오전 10시경 육지로 나간다니,
화요일 배로 나가지 못한다면 토요일 철수배까지 기다려야 한다는데....
쉽게 오지도, 가지도 못하는 이곳에 어렵게 왔는데 이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란 말인가....
 
쉽게 결단을 못내리고 있는데, 양양 조사님께서는 사모님과의 약속때문에 올라 가신다고 한다,.
한프로님도 철수 한다고 하고... 아, 어쩌지~???
 
쉽게 고민을 풀지 못하고 있다가, 결심을 굳혔다.
 
' 10시 철수때까지 3마리 못채우면 계속 하고, 3마리만 잡으면 나가는거야~!! '
 
나름 이런 가이드 라인을 정하고 갯바위에 서니 홀가분하게 낚시할수 있었다~ㅎ
7시 30분경 갯바위에 내려 10시 정각까지만 낚시할수 있는 시간인데, 마음은 전혀 급한게 아니였다.
왜냐~?? 이미 나의 마음은 토요일로 향하고 있었으니까....ㅋㅋㅋ
 
단 두시간의 낚시.....
과연 어떤 결과가 났을지???
낚시 입문 최초의 5짜.....폭발적 입질.......
.
.
.
.
.
3탄을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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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 댓글
1 코난3 12-01-07 22:16 0  
우와~ 다음편이 정말 기대가 됩니다. 저도 예전에 4~5일로 하태도엘 갔다가 태풍만나서 11박12일 갖혀 하태도 구석구석 도보로 낚시하였던 적이있었지요. 결국 대흑산도까지 종선타고 갔다가 겨우나왔습니다. 나오는 과정도 정원초과로 몆시간동안 옥신각신끝에 출발하여 울산까지,,, 원없이 낚시해보긴 처음이였지만 직장에서 아웃될뻔했던 출조였습니다,,,ㅎㅎ 그때,,제가 기록(58센티)감성돔잡았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다음편을,,,
1 봉이 12-01-08 17:28 0  
저녁 식사 후 3탄 만들어 놓겠습니다.
재밌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ㅎ
1 t신의경지 12-01-07 22:46 0  
수고하셨습니다..가거 3구가 좋은디..거기서,,5짣열마리 낚은기역이..ㅎㅎ
1 봉이 12-01-08 17:29 0  
헐~ 오짜 열마리~ㅎㅎ
대박인데요~?
1 가물치 12-01-07 23:16 0  
학교올라가는 길도 보이고 4번째사진 보이는곳...

3구에서 바다보고 우측 홈통인데요..

여름에 주의보 떨어지면 홈통안까지 돌돔이 많이들어옵니다.

그리고 우측보이는곳 돌아가면 빈지박농어포인트가있죠..

서일이 어르신이 제일좋아하는 포인트이기도하죠.

다음에 혹시 가거도가시게되면 멍신여라는곳을 한번내려보세요.

들물때 물이 천장판쪽으로갑니다.

수심 6~8m 정도주고 앞쪽에서 입질없으면 50m정도 흘리면 입질들어옵니다.

목줄은 무조건 2호이상으로하세요.

제가그곳을 제일좋아하는데요..

갈때마다 그곳에서 항상 대박을쳤습니다..
1 봉이 12-01-08 17:29 0  
멍신여에 내릴까 칼바위에 내릴까 고민햇습니다만,
한프로님의 초이스로....ㅎㅎ
3탄에서 소개해 올립죠~^^
1 꽝초보 12-01-08 08:55 0  
이승복이 거기 까지, 있다니 일본눔들 참..,
1 꽝초보 12-01-08 08:57 0  
이승복이 거기 까지, 있다니 일본눔들 참..,
조행기 잘보고 갑니다.
1 훈민 12-01-08 10:19 0  
그런데 공산당이 싫어요! 라고 허구는 아닌고 실제 북한군 ! 이 한 집안을 어린아이까지 몰살하면서 생긴 이야기로 알고 있어요^^;;  입을 칼로 찟어버리고 ㅡㅡ;;    정말 너무 멋진 섬이네요~~ 저런곳에서 딱! 한달만 살아 봤으면 좋겠네요^^
1 봉이 12-01-08 17:30 0  
담에 기회되면 한달 있어보세요~
아마 냉장고 가득~!! ㅋㅋㅋ
1 참볼락 12-01-08 11:28 0  
훈민님은 이제30대 이면서 허구 아니라 우기니 정말 이상 하군요.저같은 50,60대 사람들은 늘 정치권에서 만들어 내는 거짓말 이야기들을 듣고 살아 더이상 속지 않읍니다.자기들 하고 사상 맞지 않으면 빨갱이로 몰고 집안을 모조리 박살 내던 시절 이제 전설 같은 이야기로 남기 바랍니다.꿈에 그리던 가거도에서 정말 짧게 시간을 보냈네요.잘리기전에 빨리 현업에 복귀해서 다음 좋은날에 가시기들...
1 봉이 12-01-08 17:31 0  
잘리기전에 현업에 복귀를~? ㅎㅎㅎ
재밌으시군요....
둥글게 살아 보자구요~^^
1 갯바위에서 12-01-08 11:46 0  
언젠가 가거도로 장박한번 가보고싶은데 ...흠..
1 봉이 12-01-08 17:31 0  
사진의 포스가 남다르십니다.
장박 꼭 가실꺼라 생각되는데요~? ㅎㅎ
1 타짜감시 12-01-08 12:07 0  
양양에서 가거도라 대단한 열정이십니다.
꾼들에게는 꿈의섬이 아닐런지요.........
1 봉이 12-01-08 17:32 0  
대단한 열정이지요...
타짜님도 즐낚 안낚 하세요~ㅎ
가거도 구경 잘 하고 갑니다.
3구에 있을때 봤던곳이 있는것
같기도 하네요..
수고하셨습니다.^^
1 입질의추억 12-01-08 22:32 0  
6짜 노래미 회맛 끝내주겠습니다.
양양에서 오신 분. 국토를 대각선 타고 내려오신 열정도 대단하시구요
3탄에선 오짜를 보나요^^
1 봉이 12-01-11 20:04 0  
아쉽게도~쓰읍~!! ㅎㅎㅎ
입질님 조행기 잘보고 있습니다.
파워블로거 존경합니다...^^
1 즐낚인생 12-01-08 23:01 0  
우~~와!!!
솔직히 1탄은 다들 비스무리한 그런 얘기...라 생각 했건만?
천만에 말씀..만말에 콩떡 ㅋㅋㅋ

아주 구미가 당깁니다요^*ㅎㅎ
3탄이 엄청 기대가 됩니다.

글고 보니, 글을 아주 재미나게 씁니다.ㅎㅎㅎ
쥑이는 아부성~~
1 박따구리 12-01-08 23:08 0  
저녁식사시간 한참지난거같은데..3탄왜안올려주나요!!!!ㅋㅋㅋ보고싶네요ㅋ
1 박따구리 12-01-08 23:08 0  
저녁식사시간 한참지난거같은데..3탄왜안올려주나요!!!!ㅋㅋㅋ보고싶네요ㅋ
1 백호 12-01-09 08:26 0  
이승복 사건은 1968년11월9일 울진삼척 지구에 특수무장공비 120명이침투
  양민 23명을 2달동안 학살한 실제일어난 사건입니다                                                  (피해자 동래에 아는사람이있었음)
1 봉이 12-01-11 20:06 0  
아하~!! 그렇군요.
잘배우고 갑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
1 38광땡인생 12-01-12 20:24 0  
매번 느끼는거지만 정말 감질맛나게 글을 잘 쓰셔요^^
필력,어휘력 대단합니다~! 꼭 한번 뵙고 싶은 맘이 생길 정도로
조행기 잘 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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