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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원 때문에

G 5 3,089 2003.06.06 21:02
6월 4일 오전.
" 00 아. 나 낼 낚시 가면 안될까----?"
" 쫌 있으면 주말에다가 현충일 연휸데 또 낚시....... 갔다와서 집 청소 도와줘."
만세를 불렀다.
이렇게 쉽게 허락해줄 줄은 몰랐는데, 그날 오후 낚시대 만지작 거리느라고 하늘 한번 못 처다보며 있었다.
시간이 흘러 자정이 가까워지니까 밤귀신 아빠를 닮은 아들놈이 왠일인지 12시도 되기전에 잠을잔다.
" 나 지금 출발하면 안될까?"
" 잠도 안잤는데 좀 자다가 3시쯤에 출발하지?"
말이나 될 소리! 청주에서 출발해 바다낚시 갈라치면 몇시간 걸리는데...
" 그냥 지금 출발하고 졸리면 자고 새벽부터 낚시할려고.... "
" 의구---- 아주 가고 싶어 죽겠지. 내 낚시에 미친사람하고 뭘 하는지... 가다가 졸리면 운전하지 말고 자 알았지? 가다가 김밥이나 사먹어 낚시한다고 또 쫄쫄이 굶지말고"
난 그렇게 받은 만원 급하게 주머니에 넣고 "그래 "
현관문에서 식구한테 뽀뽀한번 해주고 내려가는 계단이 꽃길이었다.

'오늘은 뭘 타고 가지...소형 승용차를 타고 가야지 하며 사무실에 들려 소형차를 끌고 가스충전소로 갔다.
내 차림을 보던 아르바이트생이 "낚시 가세요?"
"응" 가스가 신나게 들어가더니 '폭'하고 트림을 한다.
지갑에 카드하나 달랑 들고다니는 난 또 카드를 내밀었다.
" 사장님. 다른 카드 없어요?" "왜"

불운의 시작이었다. 마그내틱이 손상되어서 카드가 조회기에서 읽혀지지가 않는것이다.
할수 없이 낚시조끼에서 비상금 4만원으로 가스요금 만8천원인가을 냈다. 좀 전에 받은 만원을 생각하며.....
시동을 걸고 출발을 하려는데 갈려고 했던 거제도가 망설여진다. 만약에 진짜 마그네틱 손상이라면 내일도 카드를 못 쓰는데 아까 만원하고 지금 남은 2만 2천원하고 삼만 이천원,
참 지난번 남해 갔을때 쓰지도 못해 냉동실에 다시 얼린 크릴이 두장을 생각하니까 밑밥은 괜찮은데 경비가 문제다.
청주에서 거제도는 남은 삼만 이천원으로 가기엔 너무 멀고, 대진고속도로로 가까운 남해는 지난번에 손가락만한 고등어로 가기 싫고, 괜히 낚시간다고 했나?
아니지 언제 또 이렇게 순순히 보내줄까 하며 강릉쪽 계산을 해 봤다.
서청주에서 주문진까지 도로비 9100원 왕복 18200원. 참 지갑에 그전에 쓰다가 남은 고속도로 카드가 생각났다. 총5장인데 많게는 7천원 부터 600원까지 총 계산을 해보니 19,000원이나 된다.
도로비는 해결. 밑밥 두장 좀 불안하지. 고기 안잡히면 밥이나 많이 줄 요량으로 파우다 크릴 바늘 등 소품을 얼추 계산 해 보니 20,000원 정도 나온다. 나머진 담배사고 생수사고. 밥? 언제는 낚시 다니며 밥 먹었을까. 요즘 날도 더울텐데 12시까지만 하고 오지 뭐.

출발했다. 중부고속도로로 영동고속도로로 적당히 추월하며 주문진 낚시가게에에 도착하니 새벽3시다.
연료가 얼마나 남았는지 뒤 트렁크를 열고 가스를 보니 딱 50% 남았다. 갈때 오천원만 더 넣으면 안심하고 가겠구나 생각에 안심이 됐다. 새벽 세시에 낚시가게 노크를 하기가 참 미안스러워 열쇠로 톡톡 건드렸을 뿐인데 어찌알고 문을 열어 주신다.

이제 남은 돈 12,000원. 생수사고 담배사고 커피먹고 남은돈 7,000원.(무슨 조행기에 순 돈 야근지..)
소개해준 방파제에 도착 한시간 정도 잘까? 잠이 오질 않는다.
가로등 불빛 아래서 낚시대 꺼내고 찌 끼우고 목줄 연결하고 바늘 달고 뜰채 조립(미친 황어 때문에) 채비 준비 끝. 아마 초소에서 근무서던 군인이 보면서 미친놈이라고 했을 것이다.
새벽4시30분 꽤 밝아 온다. 넌지시 초소를 바라보며 방파제로 걸어들어갔다. 통과였다.

그렇게 낚시는 시작되었다. 품질을 하니 아직 망상어가 보이질 않았다. 30분 품질하면 남정바리 형님이 꼭 걸릴것만 같은 새벽이었다.
챔질. 아무것도 없다. 챔질. 손바닥만한 남정바리. 삼발이 구멍사이로 방생. 챔질 그리고 황어.
황어를 피하기 위해 채비를 반유동에서 전유동으로 전환. 멀리 캐스팅. 그래도 황어.
날이 무척 덥다. 구명쪼끼를 벗어 조심스럽게 삼발이에 걸쳐 놓았다.
망상어가 피어 오른다. 그래도 재미삼아 민물대 2칸 반대를 펼쳐 잡고 방생 잡고 방생.
뒤에 사람들이 있다. 훌치기 꾼이다. 긴장이 된다. 전방 30m 전방에 숭어가 지느러미를 보였다. '슝 슝 슝'
한명이 아니라 여러명이다. 내 뒤에서 날리자 저 멀리 있던 사람들이 삼발이 위를 껑충 껑충 거리며 뛰어와 "슝 슝 쓩 "
시간도 11시가 다 되었고 왠지 오늘은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레박으로 삼발이 깨끗하게 청소하고 쓰레기 담고 철수길에 올랐다.

고속도로를 오르니 30도 가까운 날씨 탓인지 꽤 더웠다. 에어컨을 아끼며 사용하며 마지막 남은 7000원으로 연료를 채우고 서청주 톨게이트까지 왔다.
도로카드를 주며 남은 카드를 내밀었다. "3800원이 부족한데요." "예?" "3800원이 부족한데요.
"4000원 5300원 잔액이 있는데 왜 돈이 모자란다고 그러시나"
그러더니 카드를 보여준다. 4000원잔액이 있는줄 알았던 카드가 인쇄가 희미하게 되어있어 0원을 못 봣던것이다. 결굴 차를 밖에 대고 사무실 까지 끌려? 갔다.

명함을 내밀며 " 사실 청주에서 랜트카하는 사람입니다. 신용카드가 에러가 나서 그러니 송금해 드리겠습니다." 온몸에 땀내 풀풀 나며 비린내까지 나는 사람을 한참을 쳐다 보던 아가씨가 그러세요 한다.
" 00야 나 지금 톨게이트 사무실인데 여차저차하니 3800원 좀 송금해 줘라"
" 돈 3800원이 없어서 그러고 있어? "
난 그날 망신을 당했다. 돈 3800원 때문에....

다음에는 비상금을 7만원으로 올려야 되겠다고 굳게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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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댓글
G a230 02-12-01 06:00


제 아들놈 '환'입니다. 낚시꾼을 만들려고 하는데 색깔이 아닙니다. 지 애비는 까만데 아들놈은 각시 닮아서 영.... -[06/06-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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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오미오 02-11-30 00:00
참 황당하고 챙피하였을님 상상하니 웃음이 ,,,,,ㅎㅎ 그래도 행복해보입니다
마나님 몰래 수표한장 꼬부쳐 놓세요 저도 옛날에 돈없어 옆사람들에게 라면얻어먹은 기억이,,,,,,,,,ㅎㅎㅎ -[06/06-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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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개똥반장 02-11-30 00:00
으으음.....낚수꾼은 "삥땅"이 필수임니다...호호호호.. -[06/07-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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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실키 02-11-30 00:00
낚시꾼의 애환이네요, 재미게 잘읽었구요, 항상 즐낚하세요 -[06/07-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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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파란두더지 02-11-30 00:00
전 회사에서 차비보조금으로 매달 14만원씩 현금으로 나옵니다 그래서 그걸모아 낚시장비두 사구 낚시갈때 돈안주면 쓰종 비상금으로 ㅎㅎ울와이프는 아직두 제가 비상금 통장이 잇는지 몰라염 ㅎㅎ;;재미잇게 잘읽엇습니다 -[06/07-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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