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해꾼 갯방구감시 입니다^^
 
안그래도 척박한 서해안낚시, 올해는 조황마저 아주 부진합니다. 4월말 부안 격포 및 안면도에서 시작된 감성돔낚시가 반짝 조황을 보이는가 싶더니 예년에 비해 아주 저조한조황, 짧은 기간으로 오름감생이 시즌을 마감하였고, 참돔낚시 역시 어마어마한 강수량으로 인한 많은 담수유입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사상 최악 수준으로 시즌을 마감하였습니다.
 
지난 11월부터 내림시즌이 시작되긴 하였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고약해지는 북서풍에 주의보가 아닌 상황임에도 출조가 불가한 상황입니다. 고기는 있으나 잡으러 갈 수가 없네요. ㅠㅠ
 
바야흐로 12월, 시즌 마감이 임박하였고, 기록어 도전이 가능한 시즌이 도래하였습니다. 물론 1월까지 고기는 낚아낼 수 있으나 북서풍때문에 출조를 나갈 수가 없음이 안타깝네요. 아쉬운 마음에 지난 조황이라도 몇 컷 올려볼까 합니다.
 

#1. 태안 신진도 인근 포인트

- 10월 22일 터프감생이님과의 동출
- 조황 : 대상어 없음


충남 태안의 갯바위에 서면 항상 설레입니다. 서해안 대부분의 포인트가 전방 10~15m를 벗어나면 뻘밭지형이지만, 이곳 태안은 온통 복잡한 수중여가 산재한 유일한 서해안의 포인트입니다. 따라서 조금전후로 물색이 맑아져야 고기가 나오는 여타 포인트와는 달리, 사리때 물이 뒤집어져야 입질받기가 수월합니다. 조금때는 수심 4~5m 바닥이 훤히 보일정도로, 왕등도나 십이동파도 같은 원도권 갯바위보다 물색이 좋습니다.
 



정말 열심히 쪼아봤지만, 대상어를 만나지 못했습니다. 출조객 전원 빈작이었구요. 망연자실한 터프감생이님의 힘빠진 뒷모습입니다. ㅎㅎ
 
 

#2. 태안 신진도 인근 포인트
- 11월 5일 단독출조
- 조황 : 살감생이 2수 (33,35cm)
 


역시나 같은 지역의 옆포인트입니다. 중들물 상황이네요. 갯바위에 색이 다른 경계선이 보이실겁니다. 사진상으로 3m 정도 되어보이는데요. 고저차가 6~7m 정도 되는 지역이라 물이 들고 나감에 따라 포인트를 이동해가며 낚시해야 합니다. 고기가 잡히던 포인트가 몇시간 후 바닥을 드러내는 곳. 눈앞에 빼곡하게 박힌 거대한 여덩어리들이 자취를 감추는 곳. 힘들지만 재미있는 곳입니다.
 

 

옆포인트에서 열낚중이신 조사님들. 2009년 11월에 거대한 너울에 죽을뻔 했던 4번자리 포인트입니다.
 


잡어가 엄청납니다. 바닥엔 30cm를 훌쩍 넘는 대형 놀래미와 우럭, 광어 등, 수면엔 형광등 학꽁치와 고등어들이 가득합니다. 미끼가 살아서 내려가지 못하는 상황이라 민물새우를 사용했습니다. 역시나 바닥에 닿자마자 놀래미와 우럭이 달려드네요.
 
 


옆포인트 조사님께서 뭔가를 끌어내고 있습니다. 감성돔인 줄 알았으나 6짜 숭돔...
 

 

제가 낚시한 포인트 옆쪽 홈통입니다. 수심 5m 정도인데 바닥이 훤히 보입니다. 서해안포인트는 대부분 홈통을 끼고 낚시합니다. 홈통으로 들어오는 혹은 돌아나가는 지류권 낚시인데요, 일반 갯바위 가장자리에서는 조류가 너무 빨라 낚시가 거의 불가능합니다. 고부력채비로 채비를 정렬시켰다 하더라도 스풀 150m가 금새 풀려나갑니다.
 
 


오늘의 조과 - 33, 35 쌍둥이 감성돔입니다. 총 12명 출조에 3수가 나왔고 그 중 2수를 제가 했네요. 살다보니 이런날도 다 있네요^^ 이곳 감성돔은 대부분이 자연산입니다. 바다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자라난 녀석들이죠. 남해안처럼 다량의 인공종묘는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느끼는 것이지만 남해안 감성돔들보다 깨끗하고 이쁘게 생겼습니다. 눈도 크고요. 저한테만 그렇게 보이는걸까요^^
 
 
 


2009년 11월에 죽을 뻔 했던 4번포인트입니다. 북서풍이 조금만 불어와도 바다가 순식간에 뒤집힙니다. 주의보 상황도 아니었고 0.5~1.5m 파고에도 바다가 언제 뒤집힐지 불안불안 합니다.
 
 
 






 
11월 5일 이후로 3차례 저곳으로의 출조를 시도했으나, 북서풍의 영향으로 출조를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태안반도 도보포인트를 이잡듯이 뒤지고 다녔으나 빈작이었고, 11월 중순 신진도 배양장포인트에서 1수의 조과를 올렸습니다.
 
12월 3일엔 왕등도 출조길에 나섰습니다. 예보는 안좋았으나 출조점에서 강행하더군요. 너울이 너무 심해서 사진도 제대로 못찍었습니다. 저는 빈작이었고, 무수히 많은 낚시인 중에 단 2곳의 포인트에서만 조황을 확인할 수 있었네요. 다음주 왕등도 또는 태안출조를 마지막으로 올해 서해안시즌 출조를 포기할까 합니다. 너울만 없더라도 1월까지도 낚시가 가능하기에 너무 안타깝네요.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2001년 1월 9일, 지금은 하선금지가 되어버린 격렬비열도에서 수많은 출조객 중 저만 홀로 한마리 올렸던 기억이.... 비록 30cm의 잔씨알이었지만 값진 녀석이었네요.
 
 
 

그리운 왕등도...
2009년 출조중에 찍은 사진입니다. 저날도 바다가 꼴랑꼴랑 했지요^^
 
 


 

 
그리운 왕등도 감생이.
다음주 출조에 꼭!! 다시 보고 싶네요^^


다음주 출조 후에 다시 조행기 올려보겠습니다.
항상 어복 충만하시고 안전하고 즐거운 낚시 즐기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