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점점 깊어갑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춥다고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얼마전 큰형님 생일.. 3가족의 부부가 모여 조촐한 생일 파티가 있었습니다.
1차로 횟집에 모여 걸죽하게 한잔씩 하고 2차로 사무실 골방에 앉아 케익 절단식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큰형님께서 이번에 부부 출조를 제안합니다.
그 자리에서 모두 콜~ ^^


통영권으로 갈까, 거제권으로 갈지 고민하다가 부부출조를 제안한 사람이 큰형님 이기에 장소까지 큰형님
이 정해줍니다. 장소는 이맘때 대물이 나온다는 거제 죽도.
부품꿈을 안고 그날만을 기다리며 여자분들이 함께 가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이것저것 즐거운 마음으로
동출을 준비합니다.


얼마전 디*에서 소개된 죽도입니다.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니 죽도에서도 명 포인트가 몇군데 있는데,
이번출조는 여성동무들의 야영, 조과등을 생각해 노랑바위라는 포인트로 결정 했습니다.
노랑 바위는 큰형님이 큰놈을 올린 포인트라고 하니 가슴이 두근 거립니다.ㅋ
하지만 그보다 절 더 크게 기대하게 하는건 제가 사랑하는 사람한테 바다 한가운데의 밤하늘.
부산에서는 보기 힘든 쏟아지는 별을 볼 수 있게 하는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우리만의 갯바위의 만찬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저의 가슴을 더 흥분 시킵니다.

십 수년간 큰형님이 연을 맺은 '거제 대포 낚시'입니다.
사진은 없지만 선장님의 인상은 거의 옆집 아저씨 같이 편안하고 넉넉한 웃음을 지닌 분입니다.

평일이라 사람도 많이 없는 한적함과 높고 파란 하늘의 여유로움이 '삶은 참 행복하네..'라고 느끼게 합니다.

우연히 만난 저랑 같은 기장에 사시는 조사님을 근처 여에 먼저 하선시킨 후 목적지인 죽도로 떠납니다.

노랑바위로 이동중 한컷! 이분들도 저랑 같은 마음일까요? ㅎㅎ
진짜 행복합니다~~~^^

오늘 저녁반찬을 위해 내리자마자 낚시를 던지는 큰형님.
조금이라도 편한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열심히 주변 작업하시는 작은형님.
여성 동무 3명은 그늘에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ㅎㅎㅎ

열낚했지만 감성돔은 구경도 못하고 잡히는건 고등어,복어,메가리ㅋㅋㅋ
결국 오후 물때는 놓치고 맙니다.
하지만 여성 동무를 위해서 자연산 회를 장만합니다.

짜잔~~~~자연산 메가리와 아나고~~
맛있다고 난리입니다.ㅎㅎㅎ

자연산회부터 시작된 저녁은 삼겹살과 소주로 이어지고 많은 이야기와 함께 우리만의 밤은 깊어만 갑니다.
쏟아지는 별과 함께.

다음날 본격적인 낚시가 시작됩니다.

▲ 잡어를 대비해서 직접 잡아온 민물새우.


일본에서 가져온 목줄과 바늘.
쓸만한 목줄과 바늘등 낚시 용품이 너무 비쌉니다. 하는 업이 유통이라 일본에있는 알고 지내던 사장님께
부탁하여 조금 받은 바늘과 목줄.
사실 이번 동출은 개인적으로 이놈들을 테스트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바늘은 가마가츠와 비슷한 코팅바늘. 목줄은 아이거5 라는 5중 코팅 줄입니다. 정확한 가격은 밝히지 못하지만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좀 놀랐습니다.

▲ 오늘의 저의 채비. 수심과 조류를 생각해서 1호 구멍찌와 잡어를 생각해 속공 수중찌.

▲ 작은형님 채비. 1호 막대찌 채비입니다.
막대찌가 좋긴하지만 전 구멍찌를 좋아해서 주로 구멍찌를 사용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낚시 재미도
구멍찌가 더 좋아 구멍찌를 선호합니다. 어쨌든 열낚합니다.

▲ 씨알좋은 말쥐치.
거제권에서 낚시를 해보면 대상어인 감성돔을 제치더라도 참 어종이 풍부한 것 같습니다.
흔한 고등어에서부터 메가리등도 씨알이 틀립니다.
갯바위에 내리면 대상어가 아니라는 이유로 물칸에 던져버려 죽은 고기들을 흔하게 보는데, 냄새는 고사하고
참 불쌍하다는 생각을합니다.
먹지 않으실거면 제발 살려주셨으면 합니다.
저도 풍부한 거제의 풍부한 자원을 많이 잡았습니다. ㅎㅎㅎ 고등어, 메가리, 혹돔, 술뱅이, 말 쥐치~ㅎㅎ
전부 제가 좋아하는 고기들입니다.
대상어인 감성돔은 2마리~
4짜정도 되는 놈과 3짜 한 마리.

▲ 4짜 될랑말랑한 감성돔.^^;
전부들 낚시에 열중하지만 10시가 넘어서자 입질도 없고, 여성분들이 조금씩 지겨워 하더군요.
그래서 대충 낚시를 끝내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갯바위 만찬을 준비합니다.^^

▲ 고등어를 굽고 있는 쩍벌남^^ 둘째 형님.ㅋㅋ

▲ 쫀득한 말쥐치 회.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돕니다.^^ ㅎㅎㅎ

▲ 혹시나해서 준비해간 와사비. 생와사비라 아니라 아쉽지만 갯바위에서는 그래도 인기만땅 제품입니다.^^

▲ 오늘의 만찬입니다. ^^
사실 만찬이라고 하기에 볼품 없지만 바다의 깨끗한 공기를 마시며 먹는 갯바위 위에서의 음식은 안해본
사람은 절대 모르는 맛인걸 인정하시죠?
정말 정말 너무 맛있게 먹었습니다.
웃고 떠들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사이.. 벌써 철수 시간이 다가옵니다.

▲ 아쉬움을 뒤로 하고 철수때 찍은 노랑 바위.

떠날때는 항상 아쉬움이 남습니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일을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해지지만, 머리가
지끈한 일상이 있기에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행복이라는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왔습니다.
P.S

어렸을적 부잣집 친구들을 보면 참 부러웠습니다. 룸쌀롱에서 하룻밤 몇백씩 쓰는 소위 잘나가는 친구를
보면 행복해 보이고 부러웠습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해 지겠구나..'라는 생각을 참으로 많이 했습니다.
돈을 벌기 위해 밤새워 일한 적도 참 많았고, 지금도 돈을 벌기 위해 나름 열심히 일을 합니다.
전 지금이 참으로 행복합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좋은 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마음이 참 따뜻해 집니다.
좋은 옷도 아니고, 룸쌀롱의 비싼 양주도 아닌 좋은 사람들과 소주 한 잔 하는 그 시간을 지속하기 위해
돈을 벌고 열심히 일을 합니다.
하지만 돈이 아닌 누군가가 미워지고, 누군가가 보기 싫고 그 사람을 떠나 보낼 때. 나에게 주어진 행복한
시간도 날 떠나게 됩니다. 돈은 벌면 되지만 사람을 잃으면 많은 것을 잃어 버리는 거겠죠...
'니가 먼저가 아닌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가지고 주변을 한 번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어떨까요???
한 장의 사진이지만 참 보기 좋네요.(보신 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ㅎㅎ)
이런 시간이 계속 유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조행기와는 상관없는 사진이지만 기분 좋은 사진이라 올려봅니다.
여러분도 항상 즐낚, 안낚 하시고 행복한 삶을 사시길 기원합니다.
또 늦은밤 횡설수설입니다. ^^;
짧고 두서 없는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밤 되세요~